하지만 임서우의 짤막한 한마디에 그녀의 자신감이 와르르 무너졌다.“대표님이 좋게 봐주는 건 감사하지만 난 이미 회사를 관두기로 했어.”신수아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임서우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을 텐데.다만 임서우는 그녀를 단호하게 거절했다.막 이유를 물으려 할 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신수아는 휴대폰을 들고 문밖에 가서 전화를 받았다.임서우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신수아의 목소리는 너무 잘 들렸다.“장 사장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전에 제가 몇 번이나 확인했잖아요. 분명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해서 저도 모든 자금을 투입시킨 건데 프로젝트가 절반 진행된 상황에서 투자를 멈추겠다니요? 이런 장난이 어디 있어요?”“나도 알아요. 이 프로젝트는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건 사장님을 믿기 때문이잖아요! 우리 쪽에 자금이 곧 끊길 텐데 인제 와서 투자를 안 하겠다면 나더러 어떡하라는 거예요?”“장 사장님, 한번... 여보세요? 장 사장님? 여보세요? 개자식이!!!”신수아는 눈앞이 캄캄해 두어 걸음 휘청거리다가 콰당하고 휴대폰을 떨어트렸다.그녀는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휴대폰을 주웠다.“다행히 보호막만 깨졌어...”그녀는 휴대폰 액정을 살펴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휴대폰을 아껴서 그런다기보다 일단 고장 나면 장 사장과 연락이 안 닿으니까.신수아는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사무실 문을 열고 임서우에게 말했다.“어디 가지 말고 나 올 때까지 기다려.”임서우는 성급히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그는 어제 사무실에서 동료들의 수다를 엿들었는데 회사에서 전에 맡은 프로젝트가 자금 운용이 원활하지 않아 신수아가 장 사장에게 투자를 부탁했다고 한다.장 사장은 그녀의 말을 듣고 흔쾌히 동의했지만 두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로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장 사장은 그녀의 믿음을 이용하여 일단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도록 자금을 대라고 했다. 그러고는 이틀 안에 무조건
임서우는 제 자리에 앉아 신수아가 돌아오길 기다렸다.또한 이제 곧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도 기대했다.그러나 신수아가 돌아오기 전에 허민서와 박건우가 먼저 회사에 왔다.허민서가 막 회사 로비에 들어설 때 김도현이 씩씩거리며 그녀를 질책했다.“허민서 씨, 드디어 왔네요. 당장 돈 갚아요! 젠장! 임서우 그 개자식이 뒤에서 몰래 신 대표님께 우릴 고자질했어요. 그 바람에 동료들 모두 오전 급여가 삭감됐다고요. 더 말할 것도 없어요. 당장 돈 갚아요!”김도현은 다짜고짜 허민서에게 고함을 질렀고 그녀는 문 앞에 서서 어안이 벙벙해졌다.한참 후에야 그녀도 주변 동료들의 질책 속에서 방금 사무실에 일어난 일을 파악하게 되었다.허민서도 몹시 짜증 났다. 이미 임서우와 이혼했는데 이 거지 같은 녀석이 아직도 회사에서 그녀의 얼굴을 깎아내리고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홧김에 가방에서 이혼신고서를 꺼내 머리 위로 번쩍 쳐들며 사무실 동료들에게 말했다.“다들 똑똑히 봐요. 난 이미 서우랑 이혼했어요. 이건 이혼신고서에요. 지금부터 나랑 임서우는 남남이니 더는 우리 사이를 엮지 말아요!”시끌벅적하던 사무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허민서와 임서우의 갑작스러운 이혼 소식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김도현은 그녀 손에서 이혼신고서를 홱 뺏어가 자세히 들여다봤다.“헐! 진짜 이혼했어요? X발! 그것도 오늘에?”허민서는 이혼신고서를 다시 가방에 넣고 속상한 듯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여러분은 회사에서 서러움을 당하면 바로 날 찾아오지만 난 속상할 때 누굴 찾아가죠? 임서우랑 결혼한 이 반년 동안 쥐구멍만 한 집에서 지내고 싸구려 옷만 입고 다녔어요. 외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요. 그럼에도 매일 당신들의 푸념을 들어줘야 했죠. 서우가 이 건물에서 배달 알바를 하는 것 때문에 종일 나만 놀렸잖아요. 난 이 서러움을 어디 가서 풀어요? 아까 구청 앞에서 이혼 절차를 마치고 나올 때도 허세 부리는 거 있죠. 돈 주고 여자 단역배우를 찾아서 짝퉁 차를 몰고 오더니 내게
잠시 후 박건우가 그만하라고 손짓했다.이에 임서우를 둘러싸고 삿대질하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입을 다물었다.박건우는 한쪽 눈을 뜨고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거들먹거리면서 임서우에게 다가가 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네 말 맞아. 김도현 내 끄나풀이야. 동료들이 자꾸만 널 겨냥하는 것도 실은 내가 김도현한테 이간질하라고 시켰어. 내가 이렇게 한 목적은 단 하나, 바로 허민서를 얻기 위해서야. 너 같은 역겨운 택배 배달원이랑 하루빨리 이혼시키려고 그랬어! 제발 거울 좀 봐. 네가 허민서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병신 같은! 지금 너무 화나지? 약오르지? 날 때리고 싶어 죽겠지? 와봐! 손 대보란 말이야!”박건우는 임서우의 귓가에 대고 건방지게 말했다.이어서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임서우에게 맹비난했다.“내 BMW z4는 초호화 옵션이라 몇천만 원은 더 돼. 네가 피를 팔든 신장을 팔든 뭘 하든 간에 당장 새 차로 물어내. 그럼 우리 일도 없던 거로 할게. 만약 안 그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그땐 일이 얼마나 커질지 몰라. 적어도 10년은 판결받아야 나올걸.”김도현이 허민서에게 박건우의 스포츠카에 관한 일을 전해 들은 후 옆에 모인 동료들도 박건우의 BMW z4 스포츠카가 무참히 깔려버렸단 사실을 알게 됐다.뭇사람들은 침까지 튀겨가며 임서우를 죽일 듯이 맹비난했다.잠시 후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다들 그만. 대표님 오셨어!”다들 그제야 입을 다물고 제자리로 돌아가 일하는 척하며 키보드를 두드렸다.“내게 새 차를 물어내지 않으면 너 감방 갈 줄 알아. 병신! 잘난 척하더니.”박건우도 으름장을 놓고 제자리로 돌아갔다.이 사이 허민서는 줄곧 임서우를 직시하지 못했다. 그녀는 감히 임서우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박건우를 사랑해서 선택한 게 아니라 단지 돈이 더 많아서 선택했고 오늘 임서우가 동료들의 질책을 당한 것도 매우 억울하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다.임서우는 열심히 돈 벌어서 전부 그녀에게 썼지만 정작 그녀는 윤리와 도덕을
대표 사무실에서 신수아는 의자에 기댄 채 두 눈에 서러운 눈물이 가득 고였다.좀 전에 발생한 일이 그녀를 너무 분노케 했다.방금 장 사장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그가 글쎄 신수아에게 휴식실로 가서 함께 자자고 제안했다!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의 후속 투자금에 관한 일은 의논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신수아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녀는 절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줄곧 본인의 실력으로만 커리어를 쌓아왔으니까.그녀는 또 한편으로 저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사회경험이 부족한 탓에 장 사장과 협력하면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니까.인제 그녀 앞에 놓인 건 두 가지 선택뿐이다. 장 사장에게 복종하거나 16억 원의 자금 결함으로 회사가 파산하는 걸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첫 번째 선택은 죽어도 안 할 것이다.그렇다고 자신이 직접 일궈낸 회사가 망하는 걸 눈 뜨고 지켜봐야 한다는 말인가?신수아가 막막하게 눈물을 흘릴 때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왔다.신수아는 재빨리 손으로 눈물을 닦고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녀가 차분하게 의자를 돌리자 눈앞에 임서우가 나타났다.신수아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하며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 들어 임서우에게 물었다.“임 부장, 다 고민했어? 오늘 바로 부임할 거야?”임서우는 아무 말 없이 눈물에 젖은 그녀의 긴 속눈썹을 보다가 테이블에서 티슈 한 장 뽑아서 냉큼 건넸다.신수아는 흠칫 놀라더니 티슈를 받고 난감한 듯 눈물을 닦았다.임서우는 밖에서 서러움을 당하고도 직원들 앞에서는 애써 강한 척하는 그녀의 모습이 조금 안쓰러웠다.그는 얼른 신수아를 위로했다.“이 세상이 비록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여자가 사업을 하려면 여전히 남자보다 힘들어. 이익 앞에서 여자가 더 많은 부정적인 함정에 직면하게 되니까. 신 대표가 올곧은 자세로 여기까지 왔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신수아는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물었다.“뭘 좀 많이 아나 봐?”임서우가 고개를 내저었다.“잘
협력... 파트너?신수아는 임서우에게 프로젝트 부서의 부장직을 맡겼고 기본급여에 프로젝트 성과급만 지급할 뿐, 그에게 회사 지분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임서우는 머리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며 홀가분하게 말했다.“내가 얼추 계산해봤는데 만약 지금 회사에 16억 원이 입금된다면 이번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완성할 수 있을 거야. 만약 거기에 4억 원의 추진 자금을 더 보태면 신 대표의 능력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완성할 거야.”신수아는 그의 말에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임서우의 예산은 그녀가 사석에서 홀로 계산한 것과 거의 비슷했다.그녀는 남들에게 단 한 번도 이 일을 언급한 적 없는데 임서우가 대체 어디서 전해 들은 걸까?신수아가 한창 의아해하고 있을 때 임서우가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내가 신 대표 회사에 24억 원을 투자할게. 신 대표는 회사 지분의 51퍼센트를 나한테 양도해. 신 대표가 49퍼센트의 지분을 소유하고. 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신수아는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흥분 조로 말했다.“같지도 않은 농담을 하고 있네! 임서우 씨, 내가 만만해? 우스워 보여? 24억 원이 동네집 개 이름도 아니고 뭘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건데? 지금 서우 씨 월급으로 이 회사에서 평생이 아니라 다음 생, 다다음 생까지 일해도 벌어들일 수 없는 숫자라고!”임서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고작 24억 원 갖고... 나한텐 거스름돈이나 다름없어.”임서우의 태연한 표정에 신수아는 기가 차서 뒤로 넘어갈 것 같았다.이렇게까지 잘난 척하는 사람은 그녀도 본 적이 없었다.신수아는 줄곧 임서우가 성실하고 진취적이며 고생을 달갑게 여기는 젊은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이미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고작 24억 원이라고? 이봐 임서우 씨, 당신 매일 출근하고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택배 알바까지 하는데 그래서 한 달에 버는 돈이 얼마야?”임서우도 드디어 알아챘다.신수아는 지금 그
임서우는 막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신 대표, 나도 장난 아니야.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라고!”“그래, 그놈의 진지. 그럼 진지하게 한번 해봐?”신수아는 정장 외투를 벗어 던졌다. 안에는 타이트한 연 핑크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화끈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그녀는 들끓는 분노를 참느라 가슴이 저절로 기복을 일으켰다.신수아는 컴퓨터를 열고 장 사장을 위해 일찌감치 작성했던 프로젝트 협력 계약서를 찾아냈다.그녀는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재빨리 두드리며 일부 내용을 수정했고 잠시 후 옆에 놓인 프린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곧이어 완전한 회사 지분 양도 계약서 한 부가 프린터에서 발급되었다.신수아는 곧장 펜을 꺼내 계약서에 서명하고는 임서우에게 그 계약서를 내던졌다.“자, 네가 회사 계좌에 24억 원을 입금하기만 하면 우리 회사 주식의 51퍼센트는 바로 너에게 돌아가. 그 밖에 내가 추가 항목을 하나 더 넣을게. 만약 네가 오늘 이 계약을 이행한다면 나 신수아는 오늘부로 네 여자야! 사인해. 어린 여자 꼬드기는 수작으로 날 속이려는 거잖아? 날 기분 좋게 해주고 침대로 끌고 가서 놀다 버릴 생각이겠지. 좋아, 받아줄게. 이 계약서에 사인하고 오늘 24억 원의 융자금을 회사 계좌로 보내기만 한다면 이 회사와 나까지 모두 다 네 거야. 얼른 사인해!”임서우는 멍하니 넋을 놓아버렸다.계약서의 융자금액과 지분율 모두 문제없지만 신수아가 고작 24억 원의 융자금 때문에 그와 잠자리를 가지려 하다니...“신 대표,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신수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야유 조로 쏘아붙였다.“아니긴 뭐가 아니야? 난 남자친구 사귀어본 적이 없어서 아직 첫 경험도 못 해봤어. 너 좋을 노릇만 했네. 얼른 사인해. 사인하고 회사 계좌로 입금하면 우리 바로 호텔로 가. 우리 집도 되고 너희 집도 되니까 쭈뼛대지 말고 어서 사인하란 말이야.”신수아가 이렇게 나오니 임서우도 더 버틸 이유가 없었다.그는 펜을 들고 멋지게 계약서에 서명했다.그리고 휴대
신수아는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임서우를 쳐다봤다.그녀는 줄곧 임서우가 일부러 잘난 척하는 거라고 여겼다.회사 계좌에 24억 원이 입금된 걸 제 눈으로 확인해도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신수아는 다시 한번 계좌이체 기록을 열어 상세한 이체 내역을 확인했지만 이 돈은 확실히 임서우가 입금한 것이었다.이체 시간은 방금 임서우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던 시간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대체 어느 은행에서 이런 거액의 자금을 바로 회사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임서우는 오늘 확실히 딴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그의 일련의 행동에 신수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주주가 되겠다더니 바로 돼버렸고 회사에 입금한다더니 그 자리에서 입금했다.이렇게 통쾌할 수가!‘너 내가 알고 있던 임서우 맞아? 이게 대체 무슨 경우냐고? 지금 이거 꿈 아니지?’신수아는 이제 그만 꿈에서 깨려고 손으로 허벅지 안쪽을 힘껏 꼬집었다.그녀는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지를 뻔했다.이런 선명한 통증은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법, 이건 꿈이 아니었다. 눈앞에 일어난 모든 일이 진짜였다.그녀는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을 마주한 덤덤한 표정의 임서우도 번갈아 보았다.하지만 여전히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임서우, 이 24억 원 진짜 네가 입금했어?”눈부신 외모의 그녀가 자꾸만 멍한 표정만 지으니 임서우는 입꼬리가 씰룩거렸다.그의 인상 속에서 신수아는 항상 차갑고 도도한 여 대표의 이미지였는데 이런 귀여운 면이 있었다니, 임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까짓 돈으로 널 속여서 뭐해?”“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신수아는 순간 어쩔 바를 몰랐다.그의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한순간 좌불안석이 돼버렸다.그녀는 일단 꼬았던 다리를 내리고 새하얀 두 손을 얌전히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임서우는 지난날의 임서우가 아니니까.바로 전까지 회사 직원이고 그녀의 부하였지만 어느덧
그녀는 이런 사람을 인생의 친구로, 사업의 멘토로 줄곧 여겨왔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신수아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미안해, 서우야. 아까는 내가 널 오해했어.”임서우는 담담한 얼굴로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아니야, 이렇게까지 깍듯하게 대할 필요 없어. 비록 내가 회사의 절대다수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회사의 그 어떤 일도 간섭하지 않아. 내 사람을 회사에 투입할 일도 없어. 겉으론 내가 이 회사의 최대 주주지만 실제 결정권은 여전히 너한테 있어. 난 오직 돈을 벌고 내 몫을 챙기거나 손해 보고 내 몫을 배상할 뿐이야. 그러니까 수아 너도 이 24억 원을 잘 이용해야 해. 절대 밑지면 안 돼!”임서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그제야 모든 우려를 내려놓았다.만약 임서우가 24억 원을 회사에 투자할 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녀는 절대 주식의 51퍼센트를 그에게 양도하지 않았을 것이다.주식을 51퍼센트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임서우가 이 회사에서 절대적인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만약 그가 관리 능력이 없어 멋대로 굴었다가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면 신수아가 수년간 기울였던 심혈이 수포가 돼버린다.다행히 임서우가 한 말은 그녀에게 안정제를 먹인 격이 되었다.신수아는 자신이 있었다. 임서우가 회사 경영과 관리에 관여하지 않는 한 그녀는 3, 4년 안에 반드시 임서우가 배당금으로 원금을 돌려받게 할 자신이 있었다.임서우의 도움으로 회사가 위기에서 벗어나니 그녀는 마음에 걸렸던 큰 바위를 드디어 내려놓게 되었다.불과 1시간 전까지 그녀는 16억 원의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해 사무실에서 초조해하며 눈물을 훔쳤는데 뜻밖에도 하늘에서 24억 원이 툭 하고 떨어졌다.신수아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그녀는 눈앞의 구세주 임서우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지금 당장이라도 그를 벽에 밀어붙이고 터프하게 키스해버릴 심정이었다.그녀는 저 자신이 너무 행운스러웠다. 임서우라는 구세주가 떡하니 나타날 줄이야.임서우가 그녀 회사에
하지만 그는 백윤아를 놓아줄 리가 없었다.“이렇게 날뛰는 거야? 하하하. 하지만 네가 틀렸어. 난 너에게 백윤아 씨를 놓아주라고 하지 않았어.”임서우는 함재석을 바라보면서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뭐 하자는 거야?”함재석은 살짝 어리둥절했다.“넌 백윤아 씨의 체면을 구겨지게 만들고 싶잖아? 그러면 잘 됐어. 너에게 그 기분을 맛보게 해 줄게.”임서우가 그렇게 말하자 함재석은 가슴이 뜨끔해졌고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서윤아, 준비됐어?”“네. 준비됐어요. 정말 멋질걸요.”김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자 건장한 남자 몇 명이 걸어 들어왔다.몇 사람들은 덩치는 커 보이지만 모두 특이한 취향이 있었다.함재석은 어릴 적부터 귀하게 자랐고 외모도 꽤 잘생긴 편이었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함재석을 보는 순간 하나같이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변했다.“뭐 하는 거야? 다가오지 마.”함재석은 잔뜩 겁에 질려 소리쳤다.마음속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시작해!”임서우가 손짓하고 바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게걸스러운 표정으로 함재석을 향해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 난 함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누가 감히 날 다쳐?”함재석은 곧 죽을 어린 양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그들은 순순히 함재석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으악! 하지 마. 살려주세요!”함재석은 늑대처럼 비명을 질렀다.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함재석을 바닥에 눕히고 피스톤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권용하는 7, 8명의 카메라맨을 불렀다. 몇 대의 카메라가 함재석을 향하고 있었고 한 편의 연령 제한이 있는 영화가 시작되었다.한 시간 후.몇몇 건장한 남자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공장을 떠났다.함재석은 구석에 웅크린 채 온몸을 떨고 있었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느낌이 어때? 좋아?”임서우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악마야. 넌 악마 새끼라고!”함재석이 몸을 바르르 떨며 말했다.“뭐 하자는 거야?”“어때? 넌 남의
“감사합니다. 서우 씨.”백윤아는 울먹이며 말했다. 임서우가 없었다면 백윤아는 진작에 연예계에서 은퇴했을 것이다. 임서우는 그녀의 은인이었다.“아닙니다. 고맙다고 말해야 할 사람은 저죠. 윤아 씨를 남한 그룹 모델로 삼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윤아 씨는 수아의 절친이니 제가 반드시 해결해 줄게요.”임서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백윤아는 약간 감동되었다. 그리고 이런 남자와 함께 평생을 살 수 있는 신수아가 너무 부러웠다. 여자라면 모두 심쿵할 멋진 남자였다.심지어 백윤아도 가끔 임서우한테 반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임서우의 눈에는 신수아 밖에 없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서우 씨 제가 알기로는 윤아에게 손을 댄 사람은 권력이 있는 자라서 일을 처리하는데 좀 귀찮을 것 같네요.”권용하는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이렇게 많은 언론 매체들을 동원하는 걸 보면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아니야.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야.”임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함재석만 해결하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함석 그룹.함재석은 갓 연예계에 발을 들인 어린 여자애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하려고 회사를 떠났다. 그 여자는 섹시한 몸매에 청순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었다. 함재석은 오늘 그녀와 제대로 놀아볼 계획이었다.함씨 가문 도련님으로서 그는 매년 많은 예쁜 여자들과 놀러 다니곤 하였다.바로 함재석이 차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탕 하고 소리가 들리더니 함재석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그러자 갑자기 몇 명이 나타나 함재석을 들어 올렸다.짝!반 시간 뒤.청주 교외의 폐허가 된 공장 한 채.함재석은 의식을 회복했다. 그는 뒤통수가 너무 아픈 것을 느꼈다.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는 자기 앞에 한 젊은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남자는 당당한 표정으로 함재석을 째려보았다.“뭐 하려고? 이거 놔! 나는 함씨 가문 도련님이야. 죽고 싶어?”정신을 차린 함재석은 욕설을
“왜 무고한 사람을 망쳐놔요?”조현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녀는 오늘 기사를 보자마자 누가 백윤아를 모함했는지 눈치챘다. 그녀는 전에 이런 일을 수없이 많이 겪었기에 여자에게 결백함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아무리 경쟁자라 하더라고 함재석의 행동을 참을 수 없었다.“조현아, 네가 지금 떴다고 감히 이런 태도로 나한테 말하는데. 잊지 마. 넌 우리 함씨 가문에서 키워낸 사람이야. 널 뜨게 할 수 있다면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함재석은 독살스럽게 말했다. 그는 조현아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 조현아도 남자의 힘을 빌려 지금의 위치까지 왔기 때문이다.만약 조현아에게 인기마저 없었다면 함재석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조현아는 이를 악물며 함재석을 째려봤다. 그녀는 자신이 함재석 앞에서 보잘것없는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푸대접을 받았을 때 임서우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조현아가 지금의 성과를 이룬 것도 함석 미디어와는 별로 관련이 없었다.“함재석! 당신은 무조건 후회할 거예요.”조현아는 그렇게 말하고 사무실을 떠났다.“참!”조현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함재석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보기에 여자 연예인은 부자들의 노리개에 불과했다.이때 임서우는 윤설의 전화를 받았다.“서우 씨, 단서를 찾았어요. 백윤아 씨를 모함한 사람은 함씨 가문 도련님 함재석입니다. 함씨 가문도 청주의 명문가고 가문에 미디어 산업이 많아 언론 매체들은 함씨 가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윤설의 소유하고 있는 정보망은 제일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함씨 가문? 알았어.”임서우는 전화를 끊었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만약 함씨 가문이 정정당당하게 상업적으로 남한 그룹과 경쟁을 한다면 그는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더러운 방법으로 백윤아를 망치려고 했기에 임서우는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함재석은 반드시 자신이 한 일에
신수아는 당연히 백윤아가 이번 일에 연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백윤아는 전에 신수아와 연예인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비록 백윤아는 지금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뒤에는 그녀의 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한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런 스캔들이 터지면 그녀에게는 전례 없는 타격이 될 것이다.“여보, 지금 그러면 어떡하지? 윤아 씨에게 누명을 씌워서는 안 돼.”신수아는 매우 초조했다.“걱정하지 마. 먼저 윤아 씨부터 찾아.”임서우는 신수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화양 엔터 지사.갑자기 터진 스캔들에 백윤아는 어안이 벙벙했다.“윤아야,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권용하는 백윤아를 위로하며 말했다.“네. 저는 괜찮아요.”백윤아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녀는 방금 구석에서 펑펑 울었다. 비록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것은 아니지만 누명을 쓴다는 건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다. 게다가 그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으니 말이다.“서우 씨!”“대표님!”이때 임서우와 신수아가 걸어들어왔다.“윤아 씨, 괜찮아요?”신수아는 백윤아를 와락 안으면서 말했다.“저... 정말 그러지 않았어요...”백윤아는 신수아를 꼭 껴안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신수아는 백윤아가 우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걱정하지 마세요. 나랑 서우가 있는데 아무도 윤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거예요. 우리가 다 해결해 줄게요.”“지금 무슨 상황이야?”임서우는 권용하를 보며 물었다.“우리한테 매우 불리합니다. 사생활이 엉망이라고 대거 보도가 나기 시작하면서 이게 거짓이라는 게 증명되어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거예요.”권용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감히 누군가가 백윤아를 망치려고 하다니. 권용하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해명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변명을 늘어놓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권용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서우 씨, 어떡
신수아는 흔들의자에 앉아 겨우 좀 쉬면서 핸드폰을 들고 릴스를 볼 준비를 했다. 하지만 앱을 열자 한 기사를 보더니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럴 리가. 여보, 이거 봐. 큰일 났어.”신수아는 외치면서 임서우의 곁으로 달려갔다.“왜 그래?”“이 기사 좀 봐봐.”신수아는 핸드폰을 임서우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임서우도 기사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핫 루키의 은밀하고 더러운 사생활]임서우는 기사 제목을 보자 누군가가 고의로 백윤아를 모함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연예인을 갑자기 뜨게 만드는 것도 쉽지만 망치는 것은 더욱 쉽다. 흑역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대중의 질타를 받으며 은퇴할 것이다.특히 개인 생활 문제는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연예계는 워낙 복잡해서 백윤아가 모함당했을 가능성이 너무 컸다.만약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백윤아한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심지어 연예계에서 은퇴할 수도 있다.지금 백윤아와 남한 그룹은 한 몸과 마찬가지기에 그녀의 이미지는 남한 그룹의 신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소비자들은 백윤아 때문에 남한 그룹의 신제품을 구매했다. 만약 백윤아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신제품의 판매에 전례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이것이야말로 상대방의 진짜 목적이었다.“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신수아는 백윤아를 무척 믿었고 이런 여자가 아니라고 굳게 여겨왔다.하지만 익명의 폭로가 터지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신수아는 이내 백윤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신수아는 더 당황했다.그녀와 백윤아는 좋은 친구이기에 백윤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봐 신수아는 너무 걱정되었다. 만약 이번 일로 타격을 받고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면 신수아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 것이다.“여보, 어떡하지? 윤아 씨 혹시... 그러지는 않겠지?”신수아는 울먹거리며 말했다.“아니야. 걱정하지 마. 연예계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는데 처음 겪는 일이 아닐 거야. 게다가 용하도 있잖아.”임서우는 신수아를 위로하며 말
“병신들! 쓸모없는 것들! 어떻게든 남한 그룹을 막아야 해. 그걸 못해내면 다 꺼져! 꼴도 보기 싫어.”민예슬은 회의실에서 버럭 화를 냈다. 그녀는 남한 그룹이 이렇게 신속하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불과 며칠 사이에 남한 그룹의 신제품은 이미 청주 근처의 여러 도시 시장을 점유했다.그리고 고객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이것은 신아 그룹에게 전례 없는 타격이었다. 민예슬이 화를 내는 것을 보자 그룹 고위층들은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병신들! 다 꺼져!”민예슬은 사람들을 한번 째려보고 화를 냈다. 그러자 다들 재빨리 회의장을 떠났다.“강소진!”회사 고위층들이 떠난 후 민예슬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소진을 쳐다봤다.“네.”강소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짝!그러자 민예슬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갈겼다.“왜 내가 시킨 일은 아무 진도가 없어? 백윤아의 흑역사를 찾아내라고. 악플을 만들라고 했잖아.”민예슬은 화를 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할게요.”강소진은 아픈 볼을 감싸 쥐며 말했다.“이틀을 줄 테니 백윤아가 악플에 시달리지 않으면 너도 짐 싸고 꺼져.”민예슬은 차갑게 말했다.“네!”강소진은 얼른 회의실을 떠났다....고급스러운 카페.“재석 도련님, 도와주세요. 도련님만이 저를 살릴 수 있어요.”강소진은 앞에 앉은 파란 양복을 입은 젊은이를 보며 애원했다.함재석은 함씨 가문 큰아들이다. 함씨 가문도 청주의 명문가이다.강소진이 함재석을 찾은 이유는 함씨 가문은 청주에서 제일 큰 엔터 회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드래곤 네이션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연예인 조현아도 이 회사 소속 연예인이었다.만약 함씨 가문이 도와준다면 백윤아를 무너뜨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강 비서, 도와줄 수는 있지. 하지만 난 뭘 얻을 수 있어?”함재석은 웃으며 말했다. 연예인의 흑역사를 만드는 것은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강소진을 도와줄 명분이 없었다.“만약 도련님께서 도와주신다면 신아 그룹은 도련님
고서강은 방금 고씨 가문이 진도에서 키운 세력이 모두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씨 가문에서는 그들을 키우느라 수년이 걸렸다.하지만 그 성과는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졌다.그리고 그 모든 건 그의 아들 고정혁 때문이었다.“아버지.”고정혁은 걸어들어오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꿇어!”고서강은 차갑게 말했다.“아버지...”“꿇어! 이제는 내 말도 듣지 않을 거야?”고서강이 호통쳤다.그러자 고정혁도 감히 대꾸를 못 하고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네 잘못을 알아?”고서강이 물었다.“전...”고정혁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당연히 무얼 잘못했는지 알고 있었다.탁!고서강은 힘껏 책상을 내리치면서 말했다.“너의 무모함 때문에 우리 고씨 가문의 손해가 막심해. 10년 넘게 진도에서 키워온 세력이 이번에 뿌리째로 뽑혔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난 네가 남한 그룹을 상대해 싸워서 민예슬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거 알고 있어. 네가 민예슬을 좋아하는 것도 난 의견이 없어. 하지만 넌 우리 고씨 가문을 망칠 수은 없잖아!”남한 그룹과 신아 그룹의 일은 이미 드래곤 네이션에서 떠들썩하게 퍼졌다.고서강도 줄곧 이 일에 관심을 주고 있었다.그는 자기 아들이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민예슬 때문에 고씨 가문의 이익을 해치는 건 절대 안 되었다.“꺼져. 다시는 그러지 마.”고서강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는 자기 아들이 한 여자에게 홀딱 반할 줄은 몰랐다.서재를 나서자 고정혁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이 모든 게 모두 임서우 때문이야.’“임서우, 운 좋은 줄 알아. 하지만 난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고정혁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고정혁은 모두 임서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낭패를 보았다고 생각했다.지금 이 시각의 진도 공항.“여보!”신수아와 백윤아가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갔다.이번에 신수아는 백윤아 뿐만 아니라 운영 부서를 통째로 데리고 왔다.이 모든 건 남한 그룹을 도와서 빨리 청주 부
허성현은 멍해졌다.그는 임서우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틀림없이 이 새끼가 꾸민 짓이야.’그는 임서우가 도대체 무슨 신분인지 몰랐지만 분명히 눈앞의 이 사람은 감사국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사인할게요!”허성현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하지만 임서우는 바로 서류를 빼앗아 갔다.“이제야 사인하려고 하는 거야? 아쉽게도 너무 늦었어!”임서우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허성현을 바라보았다.“그게...”허성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임서우를 바라보았다.“난 너에게 이미 기회를 줬어. 넌 이제 사인할 필요가 없어. 앞으로 감옥에서 남은 인생 잘 보내면 돼.”“네?”허성현은 멍해졌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내가 정말로 잡혀가는 거야? 이제 와서 사인해도 소용 없고 게다가 감옥살이하게 된다고?’풀썩!허성현은 무릎을 꿇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제발 저를 살려줘요. 지금 당장 사인해 드릴게요.”“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지.”임서우는 웃으며 말했다.쾅쾅쾅!허성현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몇 번 조아리며 계속 애원했다.“제가 눈이 멀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허성현은 이제야 자신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사인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임서우는 허성현의 이런 모습을 보자 짜증이 났다.‘바로 이런 나쁜 놈들 때문에 드래곤 네이션을 난장판이 되는 거야.’허성현은 평소에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믿고 안중에 누구도 두지 않았다. 지금 잡혀간다고 하니 남에게 굽실거리며 부탁하기 시작했다.‘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은 세상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어. 살려두면 국민들에게 해를 끼칠 뿐이지.’“당장 데려가고 알아서 처리해.”임서우는 감사국 사람들에게 말했다.“네!”감사국의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들은 수갑을 꺼내 허성현을 데려갈 준비를 했다.그 장면을 보자 허성현은 매우 무서웠다.“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허성현은 깜짝 놀라서 계속
허성현은 임서우가 이렇게 대담한 줄은 몰랐다.‘감히 결재 부서의 부장을 때리다니, 이 새끼는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거야?’“꿈 깨. 난 절대 사인하지 않을 거야.”팍! 팍! 팍! 팍!임서우는 연속으로 허성현의 뺨을 때렸다.허성현은 얼굴이 다 부었다.그는 임서우처럼 이렇게 날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 다른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을 부탁할 때 모두 공손하게 대했지만 임서우는 뜻밖에도 자신을 한바탕 때리고 있었다.“X발 놈아, 딱 기다려. 고씨 가문 도련님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성현은 독살스럽게 말했다.“고정혁 그 양아치를 말하는 거야? 그 새끼가 감히 나타나면 호되게 혼내줄 거야.”임서우는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허성현은 임서우가 단지 큰소리를 친다고 생각했다.‘정혁 도련님을 혼내준다고? 그게 무슨 헛소리야. 고씨 가문의 도련님이니 절대 불가능할 거야.’“사인 해.”임서우가 입을 열었다.“꿈 깨라고!”허성현은 여전히 끄떡없었다.그러자 임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두려운 게 없는 놈이군.’“서윤아, 네가 좀 이 자식을 혼내 줘.”임서우는 옆에 서 있는 김서윤에게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김서윤은 늘씬한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 더 이상 다가오면 경비원을 부를 거야.”허성현이 김서윤을 바라보니 긴장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비록 김서윤은 예쁜 미녀였지만 허성현은 그녀를 보자 마음이 복잡해졌다.팍! 팍! 팍!김서윤은 허성현에게 한바탕 주먹을 날렸다.으악!허성현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비명을 질렀다.안타깝게도 사무실은 방음 효과가 좋았기에 밖의 사람들은 사무실 안의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다.사실 허성현은 사무실에서 자기 여비서와 몸을 섞기 위해서 사람을 찾아서 미리 사무실의 방음 처리를 완벽하게 했다.하지만 허성현도 자신이 사무실에서 남에게 폭행을 당할 줄은 전혀 몰랐다.“됐어.”10여 분이 지나자 임서우가 말했다.계속 때린다면 허성현은 아마 죽을 수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