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의 시선이 휴대폰 화면에 떨어졌고 그는 손가락 끝으로 스크롤을 내리며 문서 내용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막 손가락을 내리려던 찰나,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 화면 상단에 나타난 보낸 사람의 이름을 보니 ‘진서원’이었다. 나상준은 메시지를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가져오신 짐과 방 열쇠는 대표님 침실에 두었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나상준은 짧게 답을 입력했다. [응.]한편, 차우미는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가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나상준이 아이를 돌보고 있다는 안도감 덕에 마음이 편했다. 시간이 훌쩍 지나 아침 식사와 빵을 다 만들고 있을 즈음, 거실에서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큰엄마!” 차우미가 막 가스 불을 끄자마자 나예은의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차우미가 잠시 멈칫하며 돌아보니, 핑크빛의 작은 아이가 자신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차우미는 재빨리 허리를 숙여 두 팔을 벌려 그 작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품에 안았다. 나예은은 곧장 차우미의 품에 안겨 깔깔거리며 웃으며 말했다. “큰엄마, 고생하셨어요!” 그러고는 차우미의 얼굴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그 소리에 차우미의 얼굴이 환하게 웃음꽃을 피웠다. 차우미는 아이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꿀처럼 달콤한 아이의 몸을 감싸안으며 물었다. “깼어?” 차우미는 나예은을 바라보았다. 나예은은 이미 핑크색 퍼프 소매 드레스를 입고 하얀색 스타킹까지 신은 상태였다. 짙은 머리카락은 가지런히 뒤로 묶였고 머리 위에는 예쁜 공주 머리띠가 얹혀 있어 말 그대로 작은 공주 같았다. 차우미는 나예은의 정돈된 모습과 정갈한 머리 모양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거 큰아빠가 입혀준 거니? 머리도 큰아빠가 묶어줬어?” 나예은은 어린 나이로 스스로 옷을 입기가 쉽지 않았기에, 나상준 외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나상준은 아이를 돌봐본 적도, 아이에게 옷을 입혀본 적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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