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는 어둠 속에 가만히 서 있었고, 주변은 조용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아주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평소였으면 벌써 졸려서 자고 있을 텐데, 오늘 오후에 낮잠을 자서 그런지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 게다가 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더욱 놀라서 잠을 잘 수 없었다.차우미는 대문 밖을 내다보며 생각을 하고는 휴대전화를 들어 허영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상준이 병원에 갈 것이라고 믿지 않아서 허영우에게 이 일을 알리는 게 좋을 거로 생각했다.분명히 낮에는 아무 일 없이 모든 게 순조로웠는데, 밤이 되자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정말 나중에 생길 일을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뚜...”전화가 연결되고 차우미는 대문 밖을 내다보고는 거실로 들어갔다.“사모님.”허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가 말했다.“허 비서님, 부탁드릴 게 있어서 전화드려요.”“말씀하세요.”“그게 오늘 밤에 나상준이 실수로 손을 삐끗한 것 같아서요. 지금 차 몰고 병원에 간다고 했는데, 정말 병원에 갔는지 확실하지 않아서요. 일단 의사랑 오늘 밤에 지낼 숙소를 마련해 주세요. 오늘 밤은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나상준이 간다고 하면 정말 가는 것이다.그리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면 정말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이 모든 게 차우미 때문이다. 결국, 그에게 폐를 끼쳤다.그녀는 항상 최선을 다해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일은 어떻게 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차우미도 그걸 알고 있다.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네, 사모님. 알겠습니다.”“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그럼 부탁드려요.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서 죄송해요.”“괜찮습니다. 아직 야근 중입니다.”“네. 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끊을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네, 사모님.”허영우는 나상준 곁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차우미와 결혼하기 전부터 같이 근무했고 지금까지도 계속 함께하고 있다. 나상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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