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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 챕터

제821화

차우미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래, 춤, 피아노까지 전문적으로 배우고 아이를 재우는 것을 매우 잘했고, 노래도 잘했다.나예은은 차우미가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 눈을 번쩍 뜨더니 일어나 큰 소리로 말했다.“큰엄마 노래도 할 줄 알아요?”나예은은 잔뜩 놀라서 차우미를 보는데,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이 커지고 차우미가 보고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응. 큰엄마 노래도 할 줄 알아.”“와! 큰엄마 노래 너무 잘하는데요. 어떡해요. 예은이 큰엄마한테 더 반했어요!”나예은은 기뻐야 하는 데 고민이 있는 듯 얼굴이 찡그려졌다.무슨 고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차우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나예은이 일어나면서 이불이 미끄러져 무릎까지 내려가서 감기에 걸릴까 봐 걱정했다.차우미는 나예은을 눕혀놓고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큰엄마도 예은이 아주 많이 좋아해!”나예은의 눈을 보고 진지하면서도 부드럽게 말했다.나예은은 눈을 껌벅거렸다.“그럼 큰엄마 예은이랑 계속 같이 있을 거예요? 오늘처럼 말이에요.”이 말은 함정이었다.대답하면 안 된다.대답하면 정말 끝이다.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큰엄마는 당연히 예은이랑 계속 같이 있을 수 없지. 예은이 엄마랑 아빠만 예은이랑 같이 있을 수 있어. 그런데 예은이가 커가면서 예은이 아빠랑 엄마도 예은이 곁을 평생 함께 있을 수 없어.”“네? 엄마랑 아빠도요?”“응.”“왜냐하면...” 자세히 설명해주고 나예은도 귀담아들었다. 나예은이 묻고 차우미가 대답하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예은은 졸리기 시작했다. 하품하고 눈이 점점 감겼다.나예은이 잠자리에 들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고 잠 들어가는 걸 보고 목소리도 작아졌다. 그리고 점점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차우미는 웃었다.기력이 끝도 없이 많고 놀기 좋아하고, 약속도 잘 지키기도 하고 중요시하기도 하는 아이였다.서혜지와 나준우가 잘 가르쳤다.나예은을 침대에 눕히고 일어나 이불을 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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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밤이 깊어서인지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유난히 다르게 느꼈다.그러나 나상준의 눈동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깊고 차가웠다.차우미는 방금 착각한 것으로 생각했다.서재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서 나상준이 전화를 끊으면 오늘 밤 나예은을 어떻게 돌볼 지 알려주려고 했다.휴대전화에서 업무를 보고하는 허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상준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 눈은 계속 차우미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담담하게 걸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다.“응. 원래 계획대로 두 번째 프로젝트로 하자.”“알겠습니다. 대표님.”나상준은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놓고 일어나 그녀 옆에 앉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전화를 끊고 바로 무슨 일이냐고 물을 줄 알았는데, 다가와서 옆에 있는 소파에 앉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차우미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어 말했다.“예은이 자. 오늘 밤 예은이 잘 좀 부탁해. 내일 아침 5시에 올게.”내일 5시면 나예은은 아직 자고 있을 거고, 그 시간에 아침 준비하면 딱 맞다. 그리고 나예은이 깨면 가서 돌보고 아침 먹이고 나가서 놀면 된다고 차우미는 전에 생각해 두었다.아무래도 마지막이니 나예은이랑 신나게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나상준은 말이 없었다.그는 차우미가 벌써 계획을 세우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확고 하는 걸 보았다.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다.차우미는 여기 남아 있을 생각을 조금도 한 적이 없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나상준의 대답을 기다렸는데, 그가 대답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듯했다.차우미는 이런 나상준이 좀 이상했다.“나상준?”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나상준 집에서 호텔까지 꽤 거리가 있는 편이라 너무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다.호텔에 도착해서 씻고 정리하면 더 늦어질 것이다.내일 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사실 매우 촉박한 시간이다.나상준의 눈동자가 약간 움직이며 눈빛의 변함은 없었다.나상준이 말했다.“내가 갈게.”차우미는 어리둥절해 했다.‘나상준이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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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나상준...”입을 막 열었는데 왼발을 헛디뎌 나상준을 향해 넘어졌다.둘 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나상준을 잡지 않으면 그가 정말 갈까 봐 걱정했다.나상준이 가면 정말 곤란할 것이다.너무 급한 나머지 발밑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잡으려는 순간, 왼발을 헛디뎌 통제할 수 없이 나상준을 향해 넘어졌다.차우미는 얼굴이 하얘져서 소리쳤다.“조심해!”자기가 넘어지는데 남 걱정하고 있었다.손은 아무것이라도 잡으려고 허공에다 팔을 휘저었다.그러나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어서 아무것도 잡지 못했다.또 나상준이 자기와 함께 넘어질까 봐 무의식적으로 나상준 옆으로 몸이 비뚤었다.차우미는 마주해야 할 심한 통증이 두려워서 눈을 감았다.그러나...순간 근육이 가득한 팔뚝이 차우미의 허리를 감쌌고, 나상준의 차갑고 돌덩어리 같은 품에 안겼다. 동시에 나상준이 뒷걸음질을 하고 불안정함을 직감했다.당황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나상준의 셔츠를 움켜쥐고 꼼짝도 하지 못했다.나상준은 넘어지려는 차우미를 붙잡아 품에 안았지만, 그냥 바닥이 아닌 계단을 내려가는 중이어서 아무리 반응이 빠르더라도 관성으로 인해 바로 멈추어 설 수 없었다. 그래서 뒷걸음질을 하고 다른 한 손을 뻗어내 옆에 있는 계단 손잡이를 잡았다. 팔뚝에 힘줄이 팽팽하게 솟아오르면서 선명하게 보였다. 두 사람의 몸은 비로소 안정되어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품에 꼭 기대어 그에게 바짝 붙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아주 힘세게 뛰는 것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나상준의 몸이 안정된 것을 느끼고 자신도 안전해졌다는 걸 감지했다. 아프지도 않았고 무서울 정도로 어지럽지도 않았다.둘 다 넘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잠시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그의 품에서 나왔다. 나상준이 자신에 의해서 어떻게 되었는지, 상처를 입었는지 보려고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나상준의 품에서 나오려고 하자, 그 힘찬 팔뚝이 다시 그녀의 몸을 감싸 안았다.그녀는 즉시 동작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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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나상준은 그녀가 진지하고 걱정스러운 눈빛과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오로지 나상준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다.“안 괜찮아.”나상준을 걱정하면서 그가 정말 다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지금 나상준이 괜찮지 않다는 말을 듣고 차우미는 마음이 조였다.“어디가 어떤데? 우리...”창문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병원에 가자.”머리를 굴리더니 말했다.“서원 씨 집에 있어? 일단 서원 씨보고 예은이 돌보라고 하고 우리 먼저 병원에 가자. 아니면 영우 씨한테 전화해서 의사를 데려오라고 할까?”차우미는 계단 손잡이를 잡은 나상준의 팔뚝을 보는데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셔츠 색이 짙어서 확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잡은 자세를 봐서는 삐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말했다.“팔이 삐끗한 거 아니야? 지금 움직일 수 있어? 어디 보자.”그녀는 나상준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았고, 청주를 떠나려는 시기에 이러한 일 때문에 일정을 미루고 싶지도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의 표정을 지긋이 쳐다보고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빛을 바라는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동자에 그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추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주 맑았다.“내려가서 보자.”“그래.”차우미는 나상준을 다치게 할까 봐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그가 자신을 놓아줄 때까지 기다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나상준은 품 안에 있는 차우미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느끼고 허리를 꽉 잡은 손을 조금씩 뗐지만, 완전히 떼지 않았다.여전히 그녀의 허리에 놓여 있었지만, 꽉 조이는 정도가 아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끼고 시선을 발밑으로 떨어져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렇게 나상준은 차우미를 보고 있었고, 차우미는 발밑을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옆에 서 있었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라 그의 긴 다리를 보며 물었다.“다리는 괜찮아?”차우미는 다리는 괜찮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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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집에 아이가 있으니 마음을 놓일 수 없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내가 먼저 볼게. 아프면 말해.”나상준은 말을 하지 않고 차우미의 마음속에 자신으로 가득 채우고 있는 것에 대해 만끽하고 있었다.비록 그럴 시간이 아주 짧고, 내일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만끽하고 싶었다.잠시라도 그녀의 마음을 차지하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응.”차우미는 그의 허락을 받고 손을 들어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아파?”“괜찮아.”아프긴 한데 많이 아프지는 않아서 다행이다.차우미는 그의 손을 들어 손목을 가리키며 물었다.“여기는?”“조금.”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그의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다. 드러난 팔뚝과 손목 부위의 피부를 보는데, 방금 스친 것 같이 팔뚝 아래의 피부가 옆 부분보다 훨씬 빨갛다.방금 급하게 계단 손잡이를 잡을 때 손잡이랑 살이 부딪쳐 마찰이 생긴 것이다.차우미는 빨갛게 불어온 부분을 보고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 그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아프지?”나상준은 차우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말했다.“괜찮아.”차우미는 나상준이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않을 거고, 그냥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조심스럽게 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병원 가자. 손이 다치면 정상적인 생활도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병원에 가는 게 나아.”그녀는 가방을 들고 휴대전화를 꺼냈다.허영우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연락하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나상준과 병원에 갈 거고 진서원과 양지숙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나예은을 돌볼 사람이 필요해서 오라고 해야만 했다.차우미는 연락처에ㅓ서 허영우를 찾아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럴 필요 없어.”차우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연락처에서 허영우를 찾았다.그러고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뒤에서 무슨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보는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파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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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나상준은 걸음을 멈추었다.고요하고 적막한 밤이었다.계단 아래에 서 있는 차우미를 바라보았는데 그녀도 마침 소리 없이 나상준을 보고 있었다.차우미는 할 말이 참 많았다. 지금 진서원이 집에 있는지, 진서원이 데리고 가는지, 설마 직접 운전해서 가려고 하는지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하려고 생각했다.그리고 직접 운전하려면 다친 손은 어떻게 하는지.병원에 정말 가는지, 거짓말이 아닌지.오늘 밤에 돌아오는지 알고 싶었다. 방금 나상준이 자기가 간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보니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 정말 오늘 밤에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다.이 순간, 차우미의 머릿속에 많은 의문이 떠올라서 어떤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나상준은 제 자리에 선 채 차우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서 있는 것을 보고 재촉하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밤은 깊었고 별장 안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고 둘만 있는 것 같았다.정적에 빠졌다.차우미는 정적 속에서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과 의문을 가라앉히고는 나상준을 향해 걸어갔다.“오늘 밤에 안 돌아올 거야?”차우미는 그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리며 근심걱정이 가득했다.나상준은 눈앞의 사람이 자신을 걱정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보고 전과는 약간 달라 보였다.철벽이었던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약간 열어둔 것 같이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내가 나예은을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아?”“...”차우미는 말이 없어졌다.확실히 나예은을 돌볼 수 없었다. 지금 나예은이 자고 있어 어른의 보살핌이 없어서 나상준이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나상준이 보기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아이를 돌보는 데 있어서, 차우미가 나상준보다 낫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믿는다.그리고 지금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그래서 떠날 수밖에 없다.차우미를 존중한다.순간, 어찌 된 일인지 그녀는 마음이 약간 조여왔다. 심장 박동이 달라진 것 같고 전의 평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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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차우미는 어둠 속에 가만히 서 있었고, 주변은 조용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아주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평소였으면 벌써 졸려서 자고 있을 텐데, 오늘 오후에 낮잠을 자서 그런지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 게다가 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더욱 놀라서 잠을 잘 수 없었다.차우미는 대문 밖을 내다보며 생각을 하고는 휴대전화를 들어 허영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상준이 병원에 갈 것이라고 믿지 않아서 허영우에게 이 일을 알리는 게 좋을 거로 생각했다.분명히 낮에는 아무 일 없이 모든 게 순조로웠는데, 밤이 되자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정말 나중에 생길 일을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뚜...”전화가 연결되고 차우미는 대문 밖을 내다보고는 거실로 들어갔다.“사모님.”허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가 말했다.“허 비서님, 부탁드릴 게 있어서 전화드려요.”“말씀하세요.”“그게 오늘 밤에 나상준이 실수로 손을 삐끗한 것 같아서요. 지금 차 몰고 병원에 간다고 했는데, 정말 병원에 갔는지 확실하지 않아서요. 일단 의사랑 오늘 밤에 지낼 숙소를 마련해 주세요. 오늘 밤은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나상준이 간다고 하면 정말 가는 것이다.그리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면 정말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이 모든 게 차우미 때문이다. 결국, 그에게 폐를 끼쳤다.그녀는 항상 최선을 다해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일은 어떻게 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차우미도 그걸 알고 있다.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네, 사모님. 알겠습니다.”“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그럼 부탁드려요.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서 죄송해요.”“괜찮습니다. 아직 야근 중입니다.”“네. 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끊을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네, 사모님.”허영우는 나상준 곁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차우미와 결혼하기 전부터 같이 근무했고 지금까지도 계속 함께하고 있다. 나상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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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온이샘은 레스토랑에서 떠나 스카이 빌리지로 돌아갔다. 차우미가 바로 호텔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와 서재에서 업무를 처리했다.청주로 돌아오기 전에 업무를 다 처리했지만, 일을 찾아서 하면 남은 일은 많고도 많다.한가하다고는 할 수 없고, 그냥 어느 부분이 급하고 어느 부분이 덜 급한 것을 따지는 것뿐이다. 그리고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서 업무를 하는 것이다.오늘 밤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바로 자신을 한가하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한가해지면 생각이 많아져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일까지 생각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렇지 않으면 이성적이지 않은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웠다.차우미를 찾아갈 수도 있다.업무를 다 하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밖의 풍경을 보더니 휴대전화를 꺼냈다.평소에 업무를 처리할 때 벨 소리를 끄고 일하고, 수업 시간에 실험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평소에 항상 휴대전화를 음소거하고 있다.오늘 밤과 같은 시간은 진동으로 바꾼다.그러나 오늘 밤은 그러지 않았다.진동으로도 바꾸지 않았고, 음소거도 하지 않았다. 차우미가 메시지를 보내기를 기다렸다.하지만 온이샘이 일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는데,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온이샘은 시간을 보니 이미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근심걱정이 가득해 미간을 찌푸렸다.더는 기다리지 않고 그녀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차우미가 지금 안전한지 확실히 알고 싶었다.이 순간, 그는 더는 안심할 수 없었다.뜻밖에도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답장이 전해왔다.아주 빨랐다.마치 온이샘이 차우미에게 메시지를 보냈을 때 그녀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휴대전화가 온이샘의 손에서 진동하며 그의 가슴을 움찔거리게 했다. 그녀가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온이샘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해 조금 전의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기대와 희망만 남았다.아주 벅찬 기대였다.그러나 그 기대는 그녀가 보낸 메시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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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차우미는 올 때 그 옥 팔찌와 돈을 다 가지고 왔다.지금 나상준에게 맡겨야 했다.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차우미는 망설이지 않고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안방 안은 센서 등이어서 문이 열리는 순간, 방안을 밝게 비치고 익숙한 향기와 가구 배치, 그리고 결혼사진까지 모든 게 그대로였다.차우미는 보자마자 걸음을 멈추었다.차우미와 나상준의 결혼도 다른 사람과 다름없었다. 맞선을 보고 사귀고 양가 부모님이랑 인사하고 결혼까지 하는 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어갔다.나씨 가문에서 정략결혼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간 거였다.흔히 말해서 둘은 연이 닿아서 결혼한 거였다.과정은 아주 순조로웠고 어떤 어려움도 닥치지 않았다.나상준은 웨딩사진을 찍을 때나 웨딩드레스를 입어볼 때도 전혀 결석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있었고 책임감이 느껴졌다.차우미는 그때 아주 행복했었다. 특히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웨딩사진을 찍을 때 행복함과 기쁨이 입가 얼굴에 선명히 드러났다. 당시 웨딩숍 직원들, 촬영 스태프들 모두 보기 드문 미남미녀라고 칭찬하기도 했다.서비스가 업인 사람이 가장 잘하는 말이 칭찬이나 듣기 좋은 말이라고 차우미는 잘 알고 있다.알고 있지만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 그런 말을 듣는데 정말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때, 자신이 세상에서 운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웨딩사진이 나오고 점원이 전화해서 시간 될 때 사진을 고르러 가라고 했었다. 그러고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알려주고, 같이 고르러 갈 것인지 아니면 나상준이 바쁘면 차우미 혼자서 갈 것인지 물었다.나상준은 같이 간다고 얘기했었다.사실 물었을 때 나상준이 바빠서 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서 같이 간다고 말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웨딩숍에 가서 함께 사진을 뽑아줬다.그때 둘은 이미 결혼을 앞둔 상태였지만, 만남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아직 낯설었던 상태였다. 쉽게 다가갈 수 없었고, 둘에 관련된 일은 항상 그의 의견을 물어야 했고 마음대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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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그게 나상준이 결혼하고 나서 바빠서 거의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에 대해 원망하거나 불평하거나 하지 않은 이유일 것으로 차우미는 생각했다.나상준은 무슨 일이든 정말 잘한다.단, 차우미를 사랑하지 않은 것을 제외한다.차우미는 웃음을 지으며 침대 머리맡에 놓인 결혼사진을 바라보았다.나상준이 성격이 매우 차가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액자에 담긴 사진은 걸지 않았다.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까 봐 그냥 작은 웨딩사진 한 장을 놓았다.그리고 그렇게 3년간 놓여 있다.차우미는 자신이 가고 나서 사진도 버릴 줄 알았다.그런데 아직도 변함없이 원래 자리 그대로 놓여 있을 줄은 몰랐다.눈에 웃음기가 가득해서 걸어가 가방에 있던 옥 팔찌와 돈을 꺼내서 서랍에 넣으려고 했다.그러나 옥 팔찌와 돈을 꺼내자마자 휴대전화가 울렸다.차우미는 약간 멈칫하더니 옥 팔찌와 돈을 침대 위에 올려놓고 휴대전화를 꺼냈다.온이샘의 전화였다.차우미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받았다.“선배.”휴대전화를 귓가에 대고 서랍을 열고 옥 팔찌와 돈을 온전하게 안에 넣었다.온이샘은 휴대전화를 들고 차우미의 목소리가 들렸다.휴대전화에서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와서야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진정됐다.휴대전화를 꼭 쥔 다섯 손가락의 힘을 빼고 긴장해서 얼었던 몸도 긴장을 풀었다.“무슨 일이 생긴 거야?”차우미는 물건을 잘 두고 서랍을 닫고 안방을 나왔다.“아까 넘어질 뻔했는데 나상준이 도와줬어. 그때 손목이 삐끗해서 지금 병원에 갔어.”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대로 토대로 말했다.온이샘은 계속 나씨 집안 사람 중에 누군가 병원에 입원한 줄 알았는데, 나상준의 손이 삐끗할 줄은 정말 몰랐다.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차우미가 중요하다.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는 그녀의 말에 온이샘은 힘을 풀렸던 두 손에 다시 힘을 쥐고 물었다.“넘어지다니? 넌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 지금 어디 있는데?”온이샘의 걱정 가득한 말이 나오면서 머릿속에 차우미가 넘어지는 장면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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