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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강서흔은 휴대전화를 들고 밖에서 통화하고 있었다.그렇다. 통화 중이었다.그리고 통화 중인 사람은 다름 아닌 온이샘이었다.낮에 온이샘은 본가에 갔다가 부모님이랑 식사하고 문진숙과 좀 있다가 나갔다.모처럼 청주에 왔는데 자유시간도 많지 않고 청주에 친구도 있어서 저녁 식사는 친구와 함께했다.지금 온이샘은 레스토랑 룸 밖에서 강서흔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그리고 그가 있는 레스토랑이 다름 아닌 달빛 레스토랑이었다.차우미와 강서흔과 같은 레스토랑에 있다.유일하게 다른 건 온이샘은 친구들과 일찍 와서 3층에 있다는 것이다. 차우미와 강서흔은 늦게 와서 2층에 있었다.“야, 큰일 났어!”전화가 연결되자 강서흔은 마치 무슨 중대발표라도 하려는 듯이 흥분하며 말했다.그러나 강서흔의 과장된 말투를 들으니 별로 크지도 심각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심각한 일이라면 전혀 이런 말투가 아닐 것이다.온이샘은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말해봐. 무슨 일인데. 어디 한번 들어보자.”온이샘은 인내심이 강하고 강서흔의 과장된 말투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았다.강서흔은 갑자기 말하고 싶지 않았다.온이샘이 딱 봐도 믿지 않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도 중시하지 않고 긴장했던 강서흔의 마음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고 식어버렸다.청주에서 차우미를 본 게 아주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고, 여가현도 차우미가 청주에 온 것을 모른 걸 보니 전남편과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전남편과 관련된 일이면 아주 심각한 일이고 온이샘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강서흔은 반드시 이른 시간 안에 온이샘에게 말해야 해서 여가현이 돌아온 후 음식이 나올 틈을 타서 전화 좀 받겠다고 말하고 나왔다.저녁 식사가 끝나고 온이샘에게 말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말하고 싶었고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그런데 온이샘이 이런 반응일 줄은 전혀 몰랐다. 강서흔은 급해서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정작 본인은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정작 본인은 신경도 안 쓰는데 옆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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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온이샘이 막 입을 열려고 하자 강서흔의 말에 끊겼다. 강서흔은 온이샘이 청주에 돌아왔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온이샘도 그에게 알리지 않았다.휴대전화에서 강서흔의 의기양양한 말투가 들려오자 온이샘은 웃었다.“나 지금 청주에 있어.”강서흔은 원래 자신이 차우미가 청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기뻐했고, 친구를 놀랜 다음 어떻게 제압할지 대책을 세웠다.그러나 온이샘이 이렇게 말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강서흔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순간 눈을 부릅떴다.“뭐?”“청주에 있다고?”“너... 너 뭐야?”“아... 아니, 차우미랑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상견례까지 한 거야?”강서흔은 주차 때문에 늦게 들어와서 나상준을 보지 못했다. 여가현도 룸에 들어가서도 차우미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강서흔은 차우미가 혼자서 온 줄 알고 있었다.물론 다른 사람, 친구나 다른 일행이 있을 수 있지만, 나상준만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그래서 지금 공교롭게도 차우미도 청주에 있고 온이샘도 청주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둘이 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자 강서흔은 순간, 무슨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온이샘이 대답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설마 차우미랑 같이 있어? 우리랑 같은 레스토랑에 있는 거야?”차우미와 같이 온 일행이 온이샘이라고 생각했다.강서흔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서 순간 흥분해져서 말했다.“야. 아니지? 지금 차우미랑 같이 있어?”“달빛 레스토랑에 있지? 나랑 같은데!”온이샘은 강서흔에게 어디서 차우미를 봤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강서흔의 말에 끊겼고 연이은 질문에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고 그다음은 추측하고 또 지금은 흥분한 상태이다.그리고 강서흔의 말에서 온이샘의 표정도 웃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것으로 변했다.“너 지금 달빛 레스토랑이야?”“응!”“맞아, 달빛 레스토랑. 너도 여기 있지?”“나 아까 여기서 차우미를 봤거든, 혼자였어.”“너희 지금 사귀는 거 아니야?”강서흔의 질문은 점점 논리가 사라졌다.처음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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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강서흔은 멍해졌다.이런 우연이 있다고?휴대전화에서 더는 강서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온이샘은 그가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어 말했다.“이따 보자.”말을 마치고 온이샘은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휴대전화를 꺼내 차우미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다.그러나 차우미와의 대화창을 열고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손이 멈추었다.차우미의 이름을 한참 보다가 대화창을 끄고 강서흔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룸으로 들어갔다.강서흔은 휴대전화를 든 채 계단 앞에 서 있었고, 지금 넷 다 같은 레스토랑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멍하니 있었다. 휴대전화에서 전화가 끊기는 소리를 듣고, 메시지가 전해 온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강서흔, 차우미 그리고 온이샘 모두 달빛 레스토랑에 있다. 이게 무슨 조합이지?만나서 같이 화투라도 쳐야 하나?강서흔의 머릿속은 약간 혼란스러웠다.이 세상에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우연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강서흔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진정하고 잘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마음속에 있는 놀란 마음을 억누르고 휴대전화를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3층 3129번 룸에 있어.]‘3층에 있었구나.’강서흔이 답장했다.[이따 보자.]강서흔은 차우미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지만, 온이샘에게 차우미가 여기 있다고 말했으니, 그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으로 생각했다.온이샘의 강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성격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좋아하고 얻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단지 청주에 왔는데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좀 화날 뿐이다. 이따가 봐서 얘기를 잘 해야 할 것이다.지금 강서흔의 마음속에 여전히 많은 의문이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온이샘도 이미 알고 있고, 청주에 있으니 매우 안심했다.강서흔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룸으로 들어갔다.여가현은 동료들과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강서흔이 나가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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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차우미는 나상준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자기가 계산하겠다는 뜻이었다.나상준의 뜻을 알아채고 바로 말했다.“내가 낼게.”낮에는 나상준이 계산했고 지금은 자신이 계산하려고 했다.이렇게 말하면서 카드를 종업원에게 전할 때,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카드 줘.”차우미는 멍해졌다.‘카드를 주라고? 무슨 뜻이지?’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을 보고 의심이 들었지만, 그의 요동 없는 눈동자에 어떤 뜻인지 전혀 모르고 카드를 나상준에게 주었다.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나상준은 카드를 건네받고는 말했다.“내 지갑 좀 꺼내줘. 나 지금 못 꺼내서 그래.”차우미의 눈에 의아함이 스치고 눈살을 찌푸렸다.‘못 꺼낸다고? 설마 예은이를 안고 있어서?’분명 한 손으로 나예은을 안을 수 있었고, 또 나예은을 내려서 스스로 지갑을 꺼낼 수 있는데, 그러지 않는 이유가 뭐지?차우미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나상준의 모습을 보며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심이 가득했지만, 묻지 않고 주머니를 들여보았다.“왼쪽.”“응.”           차우미는 손을 뻗어 나상준의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지갑을 꺼냈다.여름 바지는 원단이 얇아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나상준의 허벅지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단단한 다리가 매우 강하게 느껴졌고 벅찬 힘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무서웠다.그러나 차우미는 잠시만 당황한 기색을 냈을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 나상준에게 주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손끝이 허벅지에 닿는 순간, 차우미를 바라보는 눈빛이 변했다.검은색 지갑이 보이고 차우미가 고개를 드는 것도 보였다.여전히 맑고 담담했다.“열어.”차우미는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그가 말한 대로 지갑을 열었다.안에 적지 않은 현금과 카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지갑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남편의 물건을 함부로 건들지 않아서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지갑 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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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그제야 차우미를 바라보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건네준 카드를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무슨 말을 하려는데 할 말을 잃었다.나상준이 방금 한 행동에 아직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상준은 차우미가 놀라워하며 믿을 수가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이건 내 일이지 네 일이 아니야.”자신이 방금 한 행동에 대해 태연하게 인정했고 어떤 숨김도 없었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차우미가 반드시 계산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나상준과 함께 있는데, 어떻게 차우미에게 돈을 내라고 할 수 있겠는가?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나상준은 여자에게 돈을 내라고 하는 하남자가 아니다.차우미는 평소보다 더욱 나지막한 나상준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어제저녁에 쇼핑몰에 가서 주방기구를 샀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계산할 때 어떤 말을 했었다.그때 그 말과 방금 한 말은 같은 뜻이었다.밖에 나가서 돈을 내는 것은 남자의 일이지 여자의 일이 아니다.차우미는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남자는 여자와 달리 밖에서 체면을 세워야 했다.이혼하기 전에, 둘이 외출할 때 차우미는 항상 나상준 곁에 있었고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녀를 찾아와서 이야기하지 않는 한 차우미는 나상준과 말할 때 외에는 거의 입을 열지 않았었다.남편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런 일로 다툰 적도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들은 이미 이혼한 사이다. 차우미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나상준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았다.차우미의 눈빛이 점점 맑아지자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지갑에 다시 넣고 닫은 다음 지갑을 나상준에게 건네주었다.나상준은 이번에는 바지 주머니에 넣으라고 하지 않고, 지갑을 받아서 스스로 넣고 차우미의 카드를 돌려주었다.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상준은 무모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여전히 예전의 나상준이었다.변하지 않았다.그런데 나상준이 카드를 차우미에게 돌려주었을 때, 그녀는 문득 오늘 밤 여가현이 한 말이 떠올랐다.“나상준 조심해.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안 착해.”순간 차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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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나예은의 대답을 듣자 차우미도 웃음기가 짙어졌다.보아하니 오늘 아주 만족스럽게 논 모양이다.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자!”“네!”더는 머물지 않고 레스토랑을 떠났다.그러나 레스토랑을 나서자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자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었다.어두움 속에 가로등 불빛이 길가를 환하게 비추고, 도시의 불빛과 달빛이 어우러져 매우 낭만적이었다.지금 어렴풋이 빛을 비추고 있는 가로등 아래 정갈한 옷차림의 사람이 휴대전화를 들고 서서 걸어 나오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거기서 오랫동안 서 있는 것 같았고, 그들이 나오기를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 서늘함과 고요함이 물들였다.차우미는 빛무리 속에 서 있는 그 사람을 멍하니 보았다.‘선배?’오늘 밤 여가현을 만나서 그녀가 온이샘에게 전화할 것을 알았지만,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말하든 안 하든 차우미에게 다를 게 없었다.차우미가 청주에 있고 뭘 하고 있는지 온이샘은 다 알고 있다.숨길 필요가 없었다.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그런데 온이샘이 여기 나타날 줄 몰랐고, 마치 차우미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온 것 같았다.그러나 차우미는 온이샘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 생각에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나예은의 말에 차우미의 정신을 사로잡았다.“큰엄마, 왜 안 가요?”나예은의 목소리가 앞에서 들려왔다. 차우미는 시선을 돌려 보니 나상준이 나예은을 안으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앞에 있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았다.차우미는 입술을 움츠리더니 입을 열었다.“큰엄마 지금 가.”그러고 따라가서 나상준 곁으로 와서 그에게 말했다.“예은이랑 먼저 타. 나 선배랑 얘기 좀 할게.”온이샘을 봤는데 인사라도 해야지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나상준은 나예은을 안고 앞에 가로등 빛에 휩싸인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온몸에 단아하고 깨끗하며 티 없어 보였다.귓가에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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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그들은 마치 한 식구처럼 행복해 보였고, 아무도 끼어 들어갈 수 없었고 그들을 떼어놓을 수도 없었다.온이샘은 그저 지나가는 행인일 뿐이었다.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이 차이는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가 없을 테고 온이샘을 당황하게 했다.그날 온이샘은 차우미와 나상준이 다시 만나는 꿈을 꾸었다. 그는 그때 그 감정이 최대치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 꿈을 꾸고 나니 분명히 알겠다.최대치가 아니고 점점 커질 수 있었다.통제되지 않고 점점 자라나 마치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지금 이 순간, 온이샘은 눈앞에 있는 차우미가 잠시 멈칫하고 의아해하며 그리고 의심과 추측하는 하는 걸 보았다. 그러고는 그를 향해 다가와 점점 가까워졌다.순간, 온이샘의 차가운 마음이 마침내 온기가 생겼다.온이샘은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고, 발을 디딜 수 없는 것도 아니다.차우미가 온이샘에게 다가가는 한, 그에게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온이샘은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을 보는데 품에 안긴 아이가 눈에 띄었다.예전에 나상준은 온이샘에게 매우 낯선 사람이었지만, 차우미와 나상준이 이혼하면서 거리가 가까워지고 전보다 낯설지 않았다.특히 지금 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는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차지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이샘은 휴대전화를 움켜쥐고 시선이 차우미를 향해 돌렸다.차우미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녀를 향해 먼저 다가가고 싶었다.차우미는 온이샘을 지켜보는데 이전과는 매우 달랐다.아주 담담했고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그녀가 알고 있던 온이샘과 달랐고 낯선 사람 같았다.이렇게 달라진 온이샘을 본 차우미는 의외였지만 놀라지 않았다.그가 다가오면서 눈빛이 평소로 돌아왔지만, 그 변화를 본 차우미는 사실 예상치 못했었다.방금 나상준과 차우미의 행동을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보면 오해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봤을 때 오해하기 쉬울 것이다.온이샘의 마음을 모르면 몰라도, 그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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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그래서 방금 온이샘의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심지어 차우미가 온이샘을 향해 걸어갈 때 이제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각오까지 했다.당연히 자연스럽게 멀어질 거로 생각하고 태연하게 받아들였다.그러나 온이샘의 안색이 그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온이샘은 차우미를 믿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믿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이 순간 차우미의 마음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났다.사람들은 결혼은 잘 맞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한다.정말 잘 맞아야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처음부터 맞지 않았지만, 차우미가 좋아해서 결혼까지 하고 결국 이혼을 했다.지금 온이샘이랑 차우미도 안 맞는다.온이샘은 차우미와 달리 집착한다.정말 하늘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온이샘은 차우미 앞에 다가가 그녀의 태연함을 보고 불안정한 마음이 점차 안정되었다.차우미는 전혀 불안하지 않았고, 오히려 온이샘이 불안해했다.눈에 웃음기가 돌더니 점점 눈가에 웃음이 가득 차서, 차우미가 알고 있는 온이샘으로 돌아와 이제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강서흔이 나한테 전화해서 달빛 레스토랑에서 너를 봤다고 얘기했어. 공교롭게도 나도 여기 있어서 네가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서 기다렸어.”온이샘은 어떻게 된 일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하고 숨기지 않았다.차우미는 눈빛이 약간 변해서 말했다.“선배도 여기 있었다고?”“그래.”온이샘은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생각지도 못했지? 나도 생각지 못했어.”차우미는 웃음을 지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난 또 선배가 왜 여기 있는지 했거든. 가현이가 알려줬지.”여가현이 설레발을 쳐서 온이샘 보고 오라고 한 가능성이 컸다.여가현이 할 만한 일이다.온이샘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여가현이 전화한 게 아니라 강서흔이 전화해서 알려줬어. 근데 네가 어디 있는 지 말은 하지 않아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차우미는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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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집안에 어린 친구들도 다 나를 좋아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나봐.”차우미 얼굴의 웃음기가 사라졌다.차우미는 이 말의 뜻을 알아챘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온이샘은 차우미가 마음 놓고 웃어서 매우 기뻐했는데,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면서 자신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온이샘은 순간 당황해서 말했다.“나... 나 아까... 별다른 뜻은 없었어. 너랑 나 다 아이를 좋아하고 친구 사이이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우리 집안 아이들이랑도 만나서 놀 면 좋다고 생각했어.”“다른 뜻은 없었어. 너... 너 오해하지 마.”차우미는 눈앞의 사람이 온화함과 담담함은 사라지고, 당황하고 진심으로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이들은 다 귀엽고 천사들이야.”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다시 생긴 것을 보고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할까 봐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호텔까지 바래다줄게.”온이샘이 여기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호텔로 데려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우미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다.이렇게만 해도 매우 만족했다.차우미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아직 호텔로 돌아갈 수 없어. 서혜지가 아이를 나랑 나상준에게 맡겨서 같이 가서 아이를 잘 보살피고 나서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차우미는 아직도 서혜지의 답장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은 돌아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나예은은 오늘 나상준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그녀는 저녁에 나상준과 함께 관강동으로 돌아가서 나예은을 재우고, 나상준보고 아이를 돌보게 하고 호텔로 돌아갈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가면 된다.이러면 문제없을 것이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온이샘은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그럼 내가 데려다줄게.”“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아이 재우면 호텔로 데려다줄게.”차우미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어 말했다.“아이 재우고 나면 늦을 텐데, 택시 잡기도 어려울 거고. 게다가 여자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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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차우미의 핸드폰이었다.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 벨 소리에 차우미의 생각을 끊기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선배, 잠깐만.”그러고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다만 휴대전화를 꺼내는 동시에 발신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나상준.차우미는 어리둥절해서 바로 고개를 돌려 길 건너편을 바라보았다.검은색 차는 이미 시동을 걸었고 앞쪽에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었고 배기가스가 뿜어져 나왔다.시동을 걸었지만 가지 않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차우미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상준의 차갑고 스모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몇 마디를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 거야?”듣자마자 나상준의 기분이 매우 나쁘고 차갑다고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입술을 움츠리며 말했다.“빨리 갈게.”전화를 끊고 온이샘에게 말했다.“선배,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게 더 힘들 거야. 호텔가면 메시지 보내줄게. 걱정하지마.”“먼저 갈게.”차우미는 말을 마치고 이제는 머물지 않고 길 건너편 차 쪽으로 걸어갔다.온이샘은 입을 벌리고 거기 서서 미처 소리를 내기 전에도 가버렸다.순간, 온이샘의 마음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방금 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내는 동안, 온이샘도 발신자가 바로 차 안에 있는 사람인지 똑똑히 보았다.그는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러나 온이샘이 말하기도 전에 차우미가 먼저 말을 하고 그대로 떠났다.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소리도 내지 못했다.순간, 차우미가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며 온이샘의 불안이 다시 시작됐다.차 안.나상준은 나예은을 뒷좌석에 내려놓고 안전벨트를 채운 뒤 나예은 옆에 앉아 마주 보고 서 있는 차우미와 온이샘을 바라보고 있었다.나상준은 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는 시선과 입가의 미소를 똑똑히 보았다.차우미가 다른 남자 앞에서의 다른 모습이 뚜렷이 드러냈다.나상준의 마음에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마음이 이상했다.나예은은 나상준의 달라진 모습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차에 오르자마자 맞은편 두 사람, 특히 온이샘을 바라보았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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