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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956 챕터

제781화

차우미는 나상준의 다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나상준도 차우미를 껴안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두 사람은 굳은 것처럼 아무런 기척도 없었다.옆에 카시트에 앉은 나예은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손가락은 벌어져 있었고 두 눈을 드러내면서 호기심 가득한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이 보는 줄도 몰랐고, 진서원이 백미러로 수시로 보는 줄도 몰랐고, 나상준의 모습도 몰랐다.차우미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진정하고 나서 그녀의 눈은 평소로 돌아와 청명함을 되찾았고 앞을 바라보았다.차는 이미 별장 구역을 벗어나 스무스하게 달리고 있다.아마 안정되었을 것이다.“차... 차 안정된 거 같은데, 나... 나 내려줘. 옆에 앉을게.”차우미는 시선을 돌려 옆자리를 살짝 쳐다보더니 나상준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두 사람의 지금 이런 상황에 그를 쳐다보기가 난감했다.나상준은 방금 차가 방향전환을 할 때, 순간, 차우미를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려는 생각이 들었다.절실하고 갈망했다.그러나 결국 참았다.차는 점점 안정되었고 차우미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나상준의 욕망도 따라 눌러져 나오지 못하게 했다.나상준의 긴장한 목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오면서 그의 욕망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그러나 나상준은 더는 차우미를 잡지 않았다.나상준은 손가락을 움직이고 팔에 힘을 뺐다.차우미는 그가 힘을 빼고 있는 것을 느꼈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앞 좌석의 손잡이를 잡고는 조심스럽게 나예은 옆에 비좁은 자리로 앉았다.반드시 다시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특히 나상준의 품에 안기는 건 더욱 조심해야 했다.나상준의 팔은 힘이 풀렸지만, 여전히 차우미의 허리 쪽에 있었다. 단지 그녀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공간을 주었을 뿐, 차우미가 안정적이게 앉고 나서야 팔을 거뒀다.차우미도 나상준의 움직임을 느꼈다.그가 정말 세심하다고 느꼈다.방금은 확실히 자기가 혼란스러웠던 것이었다.차우미는 자기가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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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반 시간 가까이 달리고 청주에 있는 한 놀이동산에 도착했다.셋이 간 놀이동산은 아주 크고 놀이기구도 많았다. 특히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것이 많았다.차우미는 이혼하기 전 직업이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려고 특별히 어린이에 관한 것들도 다 노는 곳까지 찾아보곤 했었다.그래서 여기도 혼자서 오 본 적이 있었다. 혼자서 아이들이 타는 놀이기구들을 타고, 여기 온 부모와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했다.차우미는 여기로 온 것을 보고 하나도 놀라지 않았다.그저 마음속으로 나상준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의 섬세함과 책임감을 더욱 깊이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한 신뢰도 더욱 높아졌다.나상준은 차우미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대단했다.“와! 도착했다! 예은이 회전목마 타러 가고 싶어요! 공주 하고 싶어요!”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상준은 나예은의 안전벨트를 풀어주고 차에서 내려줬다. 나예은은 신이 나서 그의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는데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 회전목마를 탈 작정이었다.차우미는 가방을 들고 나예은 곁으로 다가와 그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말했다.“티켓 사러 가자.”“네! 티겟 사고 빨리 들어가서 놀고 싶어요!”그러고 매표소로 향해 걸어가는데, 정장 차림의 한 젊은이가 와서 나상준에게 티켓“나 대표님, 여기 티켓입니다.”“응.”나상준이 티켓을 받자 젊은이는 떠났다.차우미와 나예은은 거기 서서 나상준이 가지고 있는 티켓을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오자마자 티켓팅도 필요 없이 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다.잠시 망설이다가 차우미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채고 눈웃음을 지었다.일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하는 게 바로 나상준이다.차우미는 오늘 나상준의 다른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오히려 나예은의 작은 얼굴이 놀라서 나상준 손에 있는 티켓을 보며 말했다.“큰아빠, 왜 저 아저씨가 우리한테 티켓을 주는 거예요?”“예전에 엄마 아빠랑 왔을 때는 아무도 우리한테 티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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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뒤를 바라보는데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쳤다.순간 가슴이 탁 막히면서 바로 돌아섰다.나상준이 그들을 따라오지 않을 거로 생각했었다.어쨌든 다 큰 어른이고 그들을 따라 놀이기구를 타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계속 그녀들을 따라다녔다.차우미는 마음속으로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어디가 이상한지 몰랐다.하지만 곧 타야 할 타이밍이어서 별생각이 없었다.“예은이 회전목마 타고 스윙 베어도 타고 싶어요!”나예은은 타고 싶은 놀이기구들을 하염없이 말했다.차우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리 하나씩 다 타자.”“네!”차우미는 나예은과 함께 회전목마에 탔고 뒤에 앉아 그를 안고 있었다.나예은은 목마에 올라타자마자 기뻐하며 다리를 흔들고 소리쳤다.“우와!”차우미는 나예은이 그렇게 움직이다 넘어질까 봐 뒤에서 힘을 쥐면서 그를 안았다.그런데 갑자기 나예은이 무슨 생각이 나서 옆을 보는데, 차우미 옆에 앉아 있는 나상준이 보였다. 순간, 나예은은 눈을 깜박거리면서 신기하게 말했다.“큰아빠, 정말 키가 크시군요.”나예은의 말에 차우미도 나상준에게 관심을 주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나예은의 말대로 아주 컸다.원래 키가 커서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데, 지금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그의 팔다리에 비해서 목마가 작아 보였고, 사람이 유독 커 보이면서 자칫하면 천장까지 닿을 것 같았다.차우미는 회전목마가 나상준에게 짓눌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가 넘어질 것만 같았다.무의식적으로 차우미가 물었다.“괜찮아? 안 불편해?”나상준은 나예은의 대답도 하기 전에 차우미의 관심 어린 말이 귓속에 들어오면서 눈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서 자신에 관한 관심이 가득했다.“별로.”별로라는 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이다.그러나 놀이기구를 타는 게 나상준을 난감하게 만든다고 차우미는 생각했다.나예은이 놀자고 한다는 건 반드시 셋이서 같이 놀자고 한다는 거여서 어쩔 수 없이 따라 같이 놀아야 한다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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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나상준은 연락처를 눌러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갑자기 들려온 벨 소리가 그의 동작을 멈추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테이블 위에 놓인 가방을 바라보았다.벨 소리는 차우미의 가방에서 흘러나왔고 누군가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다.나상준은 그 가방을 보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벨 소리는 계속 울리고 있고 전화를 받기를 계속 기다리는 듯했다.그러고 계속 받지 않자 벨 소리가 멈추었다.그런데 잠시 후 휴대전화가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왔다.전화를 받지 않자 그 사람이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다.그 이후 휴대전화는 조용해졌고 차우미의 가방에서 더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나상준은 휴대전화를 들고 가방을 한참이나 보다가 시선을 돌려 차우미가 사라진 쪽으로 바라보다가 전화를 걸었다.“큰엄마, 오후에는 아쿠아리움에 가요!”화장실에서 차우미가 나예은의 손을 씻겨주고 휴지로 손을 닦아주자 나예은의 흥분된 목소리가 귓속으로 떨어졌다.차우미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그러자.”나예은이랑 놀려고 왔으니 당연히 그를 따르고 즐겁게 해줘야 한다.하지만, 무슨 생각이 나서 물었다.“예은아, 엄마 아빠가 정말 큰아빠 집에 이틀 동안 있으라고 했어?”차우미는 지금까지 나상준에게 물어볼 시간도 없고 서혜지에게 전화할 시간도 없었다.그래서 지금까지도 나예은이 갑자기 나상준의 집에 나타나는 것에 대해 이해 가지 못하고 있다.나예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예은이 오랜만에 큰엄마 보는데, 이번에 큰엄마랑 잘 놀아야겠어요!”나예은은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차우미를 좋아하고 보고 싶어 하며 같이 놀고 싶어 한다. 지금 차우미와 이틀이나 같이 놀 수 있다고 해서 아주 많이 신났다.차우미는 나예은의 말을 듣고 그녀의 흥분된 상태를 보며 몸을 웅크리고 나예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오늘 아침에 언제 왔어?”“큰엄마 아무것도 모르시구나.”“아침 일찍 왔어요. 일찍 일어나서 엄마 아빠랑 같이 큰아빠 집에 왔어요.”“집에 오니까 큰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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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이샘아, 방금 우미한테 전화했지? 엄마 속이는 건 아니지?”진문숙이 소파에서 사과를 깎으며 방금 전화를 받고 들어온 사람을 보며 말했다.온이샘은 전화를 끊으면서 방금 차우미에게 보낸 메시지를 들여다봤다.아직도 답장하지 않았다.진문숙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온이샘은 잠시 시간을 보다가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전화도 했고 문자도 보냈는데 바쁜가 봐. 답장이 안 왔어.”진문숙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못 믿겠지?”온이샘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엄마, 우미 지금 볼일이 있어서 청주에 온 거야. 놀러 온 게 아니야.”“엄마도 알아!”“근데 아무리 바빠도 점심시간에는 쉬지 않을까?”“점심에 밥이라도 먹어야 하잖아.”식사 얘기가 나오자 진문숙은 더욱 언짢았다.“그러니까 내가 우미한테 전화하자고 했잖아. 전화해서 집에 와서 같이 밥 먹자고 하려고 했는데 네가 죽어도 안 된다고 해서 안 했잖아. 봐봐, 지금 연락도 안 되잖아.”“네 말 안 듣고 전화할 걸 그랬다.”진문숙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서 손에 반쯤 깎은 사과와 칼을 쟁반에 담고 물티슈를 손에 들고 손을 닦으며 말했다.“엄마 지금 당장 전화 걸게. 점심도 못 먹었는데 저녁은 미리 약속을 잡아놔야지.”“네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어. 네 말 듣다가 저녁도 못 먹고 가겠다.”진문숙은 말을 하면서 휴대전화를 들어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고, 온이샘이 말리려 해도 막을 수 없었다.그리고 진문숙은 온이샘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뺏으러 올까 봐 전화를 걸고 나서 온이샘을 멀리했다.“말리지 마. 전화 이미 걸었어. 갑자기 끊으면 우미가 걱정할 수 있어.”온이샘은 앉아서 휴대전화를 들고 멀리하는 사람을 보며 어이없어했다.엄마가 정말 차우미에 전화하려고 하면 정말 막으려고 해고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온이샘은 차우미가 받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차우미의 성격으로 집에 와서 밥 먹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매우 확실했다.그래서 걱정하지 않았다.진문숙은 휴대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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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떠나기 전에 차우미는 현금을 나상준 집에 두려고 했었다.오늘 아침 호텔을 나서기 전에 금팔찌와 현금을 가방에 함께 넣어두고 나상준 집에 가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예은이 갑자기 달려들고 아침까지 차려서 현금과 팔찌를 둘 시간도 없었다.나중에 돌아가서 둘 수밖에 없다.그녀는 계산하고 가게를 나와 출구로 향했다.나예은은 아까부터 아쿠아리움에 가자고 계속 말했고, 차우미와 나상준도 그녀의 말을 승낙해서 지금 거기로 가고 있다.가게에서 나와서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걷는데, 차우미의 가방에 벨 소리가 울렸다.차우미와 나예은은 앞에서 가고 있었고, 나상준이 가방을 들고 천천히 뒤따라가고 있었다. 둘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였고 벨 소리가 울리자 바로 들렸다.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나상준을 바라보았다.정확히는 나상준이 들고 있는 가방을 보았다.그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차우미는 한 손으로 계속 나예은을 잡고 있어서 그녀가 멈추면 나예은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큰엄마, 뭐 보세요?”나예은은 차우미가 가방을 보고 있는 걸 보고 궁금해서 물었다.그녀는 시선을 돌려 나예은의 얼굴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말했다.“큰엄마 전화 좀 받을게.”“아! 전화가 온 거였군요! 큰엄마 전화 받으세요! 예은이 기다릴게요.”나예은은 순순히 거기 서서 고개 들어 차우미를 보고 있었다.차우미는 입술을 오므리고 나상준에게 말했다.“너...”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명한 핏줄이 보이는 손이 가방을 열고 그녀의 핸드폰을 꺼냈다.차우미는 나상준에게 나예은을 좀 보고 있으면 전화 받을 거라고 말하려 했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상준의 행동을 보고 밖에 나오려는 말을 그대로 삼켰다.나상준은 차우미의 목소리를 못 들은 듯 침착하게 휴대전화를 꺼내 위쪽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보고는 자연스럽게 차우미에게 건네주었다.차우미는 오늘 나상준이 나예은 때문인지 정말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본인들과 같이 놀기도 하고 가방도 챙겨주고 심지어 지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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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차우미는 나상준이 나예은의 손을 잡는 걸 보고 시선을 돌려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온이샘 어머니의 전화를 받는 것은 차우미로서는 못할 일도, 감출 일도 아니었다.매우 평범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다.그래서 나상준 앞에서 진문숙의 전화를 당당히 받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다만, 전화가 연결되고 나서 차우미는 나상준이 나예은을 데리고 자기 뒤에서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고개를 들자 거기 서서 꼼짝도 하지 않는 두 사람이 보였다. 차우미는 그대로 멍해졌다.진문숙은 온이샘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강제로 끊는 일이 없도록 바깥 땡볕 아래서 땀을 줄줄 흘리면서 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고 휴대전화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진문숙은 바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우미야, 밥은 먹었니?”따뜻하고 친절한 목소리가 휴대전화에서 들려와 차우미의 정신을 차렸다.차우미는 정신을 차리고 휴대전화를 막고 나상준에게 말했다.“앞으로 가. 뒤에서 따라갈게.”나상준은 휴대전화를 가리고 있는 차우미의 손가락을 보더니 ‘응’ 하고 나예은을 데리고 앞으로 걸어갔다.이를 본 차우미는 그제야 안심하고 진문숙에게 말했다.“방금 먹었어요.”“이제 먹었어? 몇 시인데, 왜 이렇게 늦게 먹었어?”진문숙은 그냥 한 말인데, 그가 방금 먹었다고 하니 생각지도 못했다.그러자 진문숙은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벌써 오후 2시야. 우미야, 왜 이렇게 늦게 먹었어. 아주 바빠?” 진문숙은 그제야 온이샘이 방금 한 말을 좀 믿게 되었다.나상준은 나예은을 데리고 앞에서 유유히 걷고 있었고, 차우미는 그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는데, 바람에 실려 나상준의 가슴을 간지럽혔다.나상준은 시선을 앞에 두고 있었고, 따가운 햇볕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나상준과 나예은이 나란히 걸어가는 것을 본 차우미는 더는 두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아이고. 애야, 아무리 바빠도 밥은 제때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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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아까 우미한테 전화했을 때 안 받고 내가 아니까 받아서 질투하는 거 아니야?”진문숙은 차우미가 못 들을까 봐 목소리가 아주 컸다.차우미는 이 말을 듣고 두 눈을 번쩍 떴다.‘선배가 전화했었다고?’진문숙은 재빨리 휴대전화를 들고 온이샘에게 다가가고는 차우미에게 말했다.“우미야, 이샘이 너한테 할 말 있대. 전화 바꿔줄게. 둘이 얘기해.”진문숙은 말을 마치고 휴대전화를 온이샘에게 주고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말해.”그러고 잘 해보라는 듯이 아들의 어깨를 툭툭 쳤다.온이샘은 진문숙의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주먹을 쥐고 가볍게 기침을 한 뒤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통화 중인 휴대전화를 보고 걸음을 옮겨 햇빛 아래까지 걸어갔다.“여보세요.”온이샘의 목소리는 맑고 청량해서 이렇게 강한 땡볕 아래에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차우미는 이 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선배.”나상준은 나예은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가도 있는데, 선배라는 두 글자를 듣고 눈동자에서 약간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나예은은 차우미가 통화하고 있는 것을 알고 말하지 않고 나상준을 따라 깡충깡충 뛰어갔다.그리고 차우미가 선배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을 때, 순간 무슨 생각이 났는지 눈이 반짝 빛나더니 고개를 돌렸다.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전화를 받으면서 바닥만 보면서 조용히 걸고 있었다.앞에 걸어가고 있는 나예은이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온이샘은 휴대전화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이 땀까지 났다.“아까는 바빴지.”이 말을 들은 차우미는 방금 진문숙이 한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들어 말했다.“아까 점심 먹고 있었어.”“선배 방금 나한테 전화했었어?”“응.”방금 나예은을 데리고 화장실에 갔을 때 전화했을 것으로 생각했다.벨 소리가 울렸지만, 나상준이 주인 없는 가방을 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전화를 못 받았다.차우미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아마 예은이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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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아이의 순진무구한 말이 차우미와 나상준의 귀에 들어갔고 분위기가 조용해졌다.차우미는 그만 멍해졌다.‘저번에 그 아저씨?’‘나예은이 통화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건가?’나예은은 차우미의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고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했다.“예전에 예은이가 큰엄마한테 전화했을 때 어떤 아저씨랑 같이 계셨다고 했잖아요. 그 아저씨는 큰엄마 친구였고, 방금 통화한 사람도 그 아저씨예요?”나예은의 말을 들으니 생각이 났다.그렇다. 아주 오래전에 그녀가 안평시에 있을 때 온이샘도 방금 안평시에 와서 차우미에게 도움을 청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날 저녁에 함께 밥 먹었을 때 나예은에서 전화가 왔었다.그때 전화 받다가 자전거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부딪칠 뻔했는데 온이샘 덕분에 살았다. 전화가 끊지 않아서 온이샘과 얘기하는 걸 들은 모양이다.차우미는 생각이 나서 웃으며 말했다.“맞아. 그 아저씨야.”나예은은 차우미의 대답에 눈만 껌벅이다가 자신의 손을 잡은 나상준을 슬쩍 쳐다보고는 말했다.“그 아저씨도 큰아빠처럼 키도 크고 잘생겼어요? 그래요?”나예은은 나상준을 훑어보면서 궁금해했다.차우미가 오히려 멍해졌다.왜 갑자기 둘을 비교하는 거지?원래 차우미는 나상준을 보지 않았는데 나예은의 날을 듣고 무의식적으로 나상준 쪽을 쳐다보는데 발걸음을 멈춘 것을 보았다.앞에 서서 앞을 보고 있는데, 차우미가 뒤에서 보는데 옆태만 보일 뿐 어떤 모습인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전에 온이샘을 언급할 때마다 안색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나서, 옆태만 봐도 그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차우미는 시선을 돌려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차우미 앞으로 나가 나예은의 손을 잡고 말했다.“다 잘생겼어.”나상준은 이 말을 듣고 뒤돌아 차가운 시선으로 차우미를 보았다.나예은은 무엇 때문인지 온이샘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고, 차우미가 전화를 끊을 때부터 계속 질문을 던졌다. 놀이공원에서 나와 차에 타고나서야 입을 다물었다.그 전에 차우미는 몇 번이나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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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하지만 그들은 이미 이혼한 사이이고 차우미 곁에 남사친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도 정상적인 일이다.물론 나상준은 줄곧 차우미와 온이샘 사이에 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는 다 일일이 설명했지만, 이제는 설명도 하지 않고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다.차우미와 온이샘의 사이는 그냥 보이는 대로일 뿐이다. 누구 때문에 바꿀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그리고 이번에 나예은과의 일을 다 처리하면 안평시로 돌아갈 것이다.안평시와 청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비행기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거리이다.차우미와 나상준은 이제 엮이지 않을 거고, 해명하지 않아도 되고 신경 쓸 필요도 없다.차우미는 닫힌 차 문을 보며 차분하게 뒷좌석에 앉아 문을 닫았다.곧 시동을 걸고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온씨 가문, 화성 별장.온이샘은 차우미와의 통화가 끝내고 계속 휴대전화만 뚫어져 쳐다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차우미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아서 메시지를 보내고 일이 끝나면 답장을 할 거로 생각해서 기다렸다. 그는 인내심이 강해서 기다릴 수 있었다.청주에 있더라도 나상준과 함께 있을 수도 있다고 해도 그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차우미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온이샘에게 말했고, 그녀의 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차우미와 나상준이 이혼을 했으면 정말 이혼한 거다. 과거의 어떤 사람 때문에 연락할 수 있지만,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다.벌써 마음속으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차우미는 온이샘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마음속으로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예전에는 이런 느낌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이런 기분이 생겨서 정말 기쁘고 좋았다.연애는 아름다운 것이다.좋아하는 사람을 추구하는 것은 더욱 아름다운 일이며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온이샘은 밖에 서서 30도가 넘는 온도 아래 땡볕을 받으면서도 행복하다고 느꼈다.거기에 서서 휴대전화만 보면서 마치 입꼬리가 하늘이 올라갈 것만 같았다.진문숙은 온이샘에게 휴대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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