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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차에 오르자 나예은은 온이샘 대신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아쿠아리움을 생각했다.그래서 나예은은 온이샘에 대해 더는 묻지 않고 아쿠아리움에 관한 이야기만 잔뜩 했다.그러나 나예은 나이대인 아이들은 매일 낮잠을 자야 했다. 오전에 그렇게 놀고 점심 먹고 지금은 차에 탔다. 처음에는 아주 흥분해서 기뻐했는데 뒤로 가서 점점 조용해졌다.머리를 카시트에 기대어 얌전히 잠자리에 들었다.차우미는 나예은 옆에 앉아 그가 정신이 맑을 때부터 점점 잠자리에 드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차 뒤에 놓인 얇은 담요를 꺼내 나예은에게 덮어 주었다.오전 내내 정신없이 놀았는데 이제 좀 잔다.나예은에게 담요를 덮어 주고 차우미는 휴대전화를 꺼내어 시간을 보고 내비게이션을 보려고 했다.다만 휴대전화 화면이 켜지면서 읽지 않은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가 눈에 들어왔다.차우미는 방금 온이샘이 한 말이 생각나서 메시지를 확인했다.[우미야, 밥 먹었어?]차우미는 메시지를 보낸 시간을 보고 또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는데, 역시나 온이샘이 걸려온 전화였다.둘 다 온이샘이 보내온 것이었다.차우미는 온이샘이 전화를 건 시간을 확인하는데, 메시지를 보내기 직전에 걸었다. 그 시간은 딱 가게에서 나예은을 데리고 화장실에 갈 때였다.온이샘이 아마 바쁜 일을 끝낸 시간이었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차우미에게 전화할 시간도 없고, 진문숙과 함께 있을 시간도 없을 것이다.차우미는 눈에 웃음이 번지고 시간을 확인했다.온이샘은 다 끝났는데 차우미는 아직이었다.시간은 2시가 넘었는데, 놀이동산에서 아쿠아리움까지 좀 멀어서 치가 막히지 않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차가 막히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차우미는 시간을 계산해보는데 3시가 넘어서 아쿠아리움에 도착하고 두세 시간 정도 머물면 6시에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그 시간에 집에 가서 음식을 만들면 많이 늦을 것이다.아니면 저녁도 밖에서 먹고 돌아가서 떡만 만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예은에게 떡을 만들어줘서 먹다 보면 서혜지 그들도 집에 올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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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나상준은 차우미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나예은만 보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았다. 그리고 담요를 꺼내 나예은을 덮어주는 것을 보는데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그녀의 따스한 미소부터 행동들까지, 그리고 나예은을 아끼는 마음도 전부 나상준의 마음에 와닿았다.차우미를 바라보던 나상준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에서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것 같았다.하지만 무서움도 잠시 결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평소와 같은 눈동자로 돌아왔다.나상준은 시선을 돌려 앞을 보는데, 바깥의 태양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에는 전혀 비추지 못했다.그 어떤 것이 들어와도 블랙홀처럼 삼켜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아마 졸려서 그런 것이다.어젯밤에 자다가 깨어나서 온이샘이랑 이야기 좀 나누고, 또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잠이 부족했다. 차 안은 조용하고 바깥소리도 다 방음 돼 있어 분위기가 아주 졸리게 했다.옆에 있는 나예은을 보는데 얌전하게 한창 잘 자고 있었다.차우미의 입꼬리는 절로 올라갔다.나예은이 자고만 있지 않았더라면, 얼굴을 만지고 싶었을 것이다.차우미는 나예은의 작고 여린 얼굴을 보며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그녀도 이렇게 똑똑하고 귀여운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상관하지 않고 간절히 원했다.결국, 참지 못하고 한 번 어루만지고 나예은의 손을 잡고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온전한 결혼생활, 화목한 집안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가지는 게 차우미의 소원이다.그렇게 차우미가 잠이 들면서 뒷좌석에는 더 이상 인기척이 없었고, 차 안은 조용해졌다.나상준은 백미러에 비친 차우미를 보고 그녀가 눈을 점점 감고 편안히 자는 모습을 보았다. 자고 있는데도 예뻐 보였고 한참을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그때, 무언가를 보고 다시 차우미의 손에 시선이 떨어졌다.가느다란 손가락이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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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서혜지.그렇다. 서혜지가 보낸 메시지다.차우미는 서혜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전화를 보지 않았다.주저하지 않고 메시지를 확인했다.[형수님, 저랑 준우 씨 강하시에 왔어요. 요 며칠 동안 예은이 좀 잘 부탁드려요.]차우미는 이 메시지를 보고 멍해졌다.차우미는 서혜지에게 지금 바쁜지 물어본 후 그녀에게 오늘 상황을 전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나예은은 오늘 울지도 않고 아주 얌전했다.차우미가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일단 서혜지와 나준우가 무엇 때문에 나예은을 그들에게 맡겼는지, 그리고 서혜지가 나예은을 보고 싶고 걱정할까 봐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것이었다.그런데 이런 답장이 올 줄은 전혀 몰랐다.나예은 말이 사실이다.서혜지와 나준우가 정말로 나예은을 이틀 동안 차우미와 나상준에게 내버려 뒀다.‘이 두 사람...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차우미는 이 소식을 보고 믿을 수 없었다.서혜지의 메시지를 보기 전에는 나예은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서혜지가 직접 답장을 보내니 차우미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차우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하더니 서혜지에게 답장을 보냈다.[강하시이요?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나예은은 엄마랑 아빠가 둘만의 세상을 보내러 갔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강하시로 간 거다.비록 강하시는 유명한 관광 도시이지만 말이다.메시지를 보내고 음소거를 끄고 시간을 확인했다.벌써 4시가 다 되어간다.늦은 시간이었다.차우미는 옆에서 깊이 자는 나예은을 보는데, 깨어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예은을 더는 자게 하면 안 된다. 이대로 계속 자게 두면 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잠을 못 잘 것이다.차우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나예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예은아.”나예은은 깊이 자고 있었지만, 작지 않은 목소리여서 들을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고 몇 분간 비몽사몽인 상태였다가 일어났다.나예은은 곧 깨어났다.차우미는 나예은이 눈살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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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이 시간대의 아쿠아리움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고, 전부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온 거였다. 차우미는 나예은이 흥분해서 자신의 손을 뿌리칠 줄 몰랐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앞으로 달려갔다.차우미는 놀라서 급히 달려가 나예은의 손을 잡아끌었다.“예은아, 천천히 가.”나예은의 작고 보들보들한 손을 잡자 입을 열었다. 그러고 그 손을 꽉 잡고 풀지 않았다.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에선 특히 신경을 써서 부딪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디 부딪쳐서 다치면 서혜지의 마음이 찢어지게 아플 거고 그들을 탓할지도 모른다.서혜지가 차우미와 나상준에게 아이를 맡겼으니 잘 돌봐야 한다.차우미는 가슴이 쿵쿵 뛰었고, 방금 나예은의 행동에 놀라 매우 불안했다.그러나 나예은은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다.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고 신나며 말했다.“큰엄마, 봐봐요! 고래예요!”차우미는 나예은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투명한 유리 안에서 아주 큰 고래 한 마리가 헤엄쳐 있는 걸 보였다. 그 거대한 몸은 주위의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이를 본 차우미는 어이가 없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아이는 원래 그렇다. 좋아하는 것을 보면 전혀 주체할 수 없다.차우미는 나예은이 두 눈을 크게 뜨고 설렘이 가득 차 있는 걸 보고, 그녀의 불안한 가슴도 점차 안정되었다.“그러네. 고래네.”“큰엄마, 빨리 보러 가요. 아기 고래가 예은이 쪽으로 오고 있어요!”나예은은 말하면서 또 앞으로 돌진하려 하였는데, 이번에는 차우미가 예상하고 바로 그의 손을 꽉 잡았다.그러나 그때 나예은의 몸은 순식간에 하늘로 떠올랐다. 분명 1초 전까지만 해도 옆에 서 있었는데 지금은 나상준 품에 안겨 있었다.차우미는 멍해졌다.나예은도 마찬가지이다.그러고 나상준은 나예은을 안고 침착하게 앞으로 나아갔다.그걸 보고 차우미는 정신을 차리고 웃었다.나상준도 나예은이 막 뛰어다니다가 다칠까 봐 걱정돼서 안았다. 안고 있으면 뛰어다닐 수도 없고 안심이 된다.차우미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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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차우미는 나상준을 잘 안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알고 있는 것은 단지 일부분일 뿐이고 아직 모르는 게 훨씬 많다.그러나 이제 더는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나예은과 같은 몇 살짜리 애들이 그렇게 무겁지 않았지만, 그래도 10~20킬로그램은 나간다. 나상준이 계속 안고 있으면 팔이 뻐근할 것이다. 그래서 나상준이 팔을 번갈아 가며 안고 있는 것을 본 차우미는 작을 소리로 말했다.“내가 안을게.”차우미도 나예은을 안을 수 있다. 나상준만 안게 할 수는 없다. 원래 그녀의 책임이기도 하고 나상준은 단지 그녀를 도울 뿐이었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를 보는데 계속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차우미의 시선도 나상준에게 있었고 눈에 관심과 감사함이 있었다.“괜찮아.”“큰아빠, 어서요. 앞에 해마도 있어요! 예은이 해마 보고 싶어요!”나예은은 앞에 있는 큰 해마를 가리키며 나상준의 품에서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특히 두 다리는 신발이 날아갈 듯이 흔들었다.“응.”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앞쪽으로 향했다.차우미는 입을 벌리고 다시 말하고 싶었지만, 미처 소리를 내기 전에 나예은에게 끊어버렸다.어쩔 수 없이 차우미는 나상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계속 나예은을 안고 있으면 힘들까 봐 수시로 나상준에게 자기가 안겠다고 말했다. 나상준은 처음에는 대답이라도 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무시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무시하고 있고 나예은은 신나서 발버둥 치고 있고,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고 있다. 이를 본 차우미는 나예은의 흥을 깨뜨리지 않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다.그렇게 셋은 해 질 녘까지 아쿠아리움에 있다가 나왔다.나상준은 끝까지 차우미에게 나예은을 안게 하지 않았고, 거의 계속 나예은을 안고 있었다.아쿠아리움에서 나오자마자 차우미는 서둘러 말했다.“예은이 내려놔. 내가 데리고 갈게.”나상준은 더는 거절하지 않고 나예은을 내려놓았다.뜻밖에도 나예은을 내려놓으니 도망치지 않고 서서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멍하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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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우미?”차우미의 발걸음이 한순간에 멈추었다.앞에서 걷고 있는 나상준도 따라 발걸음을 멈추었다.순간, 두 사람 모두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특이하게도 레스토랑 안 음악도 끊어진 것 같았다.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여가현은 앞에서 계단을 오르려는 차우미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여가현과 차우미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고, 서로 매우 잘 아는 친한 친구이다.친구의 뒷모습을 그녀는 한눈에 알아봤다.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방금 전화를 받고 일행을 따라 들어왔는데 고개를 들자 앞에서 두 눈을 감고 봐도 잘 아는 사람이 보였다.시종일관 묶여 있는 긴 생머리에다가 부드러운 분위기를 몸에 배어 있었다.이게 차우미가 아니면 누구인가?그런데 차우미가 왜 청주에 있는 거지?게다가 여가현은 계속 청주에 있었는데, 친구로서 차우미는 왜 자신이 청주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왜 자신을 찾지 않았는가?여가현은 차우미의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많은 의문이 떠올랐다.동시에 그녀의 시선은 차우미 옆에 있는 사람에게로 향했다. 우월한 몸매에다가 온몸에 차가운 기운이 가득했고 낯선 사람 앞에서 아주 예민한 모습이었다.‘그... 그 사람이 나상준이야?’나상준과 여가현은 평소에 만난 적도 매우 드물어서 나상준에 대해 잘 몰랐다.지금 나상준의 우월한 비율과 완벽한 몸매를 보고 여가현은 이 사람이 나상준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 선다.무엇보다도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게다가...여가현은 나상준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보았다.나예은도 나상준의 걸음을 따라 멈추고 여가현을 보고 있었다.커다란 두 눈이 궁금하고 의심스러워하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녀의 모습은 아주 사랑스러웠다.보기만 해도 얼굴을 어루만지고 싶었다.여가현은 나예은을 보면서 나상준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보고 머릿속에 한순간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헐!’‘이 사람 누구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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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여가현은 차우미 앞에 있는 사람이 나상준이라고 추측했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나상준이 고개를 돌리자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오고 여가현의 눈이 순식간에 휘둥그레져서 그의 용안이 믿기지 않았다.‘X발!’정말 나상준 그 쓰레기네!여가현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나상준을 바라보는 눈이 분노가 불이 타오르는 것처럼 나상준을 죽이려는 듯했다.이 쓰레기 같은 사람이 왜 차우미 옆에 있는 거지. 게다가 외간 딸까지 데리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나상준은 여가현의 치솟는 분노를 똑똑히 보고,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며 차우미를 바라보았다.“너무 오래 있지 말고, 나 혼자서 애를 돌볼 수 없어.”말을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나예은은 나상준 품에 안겨서 여가현 쪽을 향해 쳐다보지 못했다. 나상준과 차우미의 대화를 듣고 나예은은 눈을 깜박이며 둘을 보았다.그러고 웨이터를 따라 올라가면서 나예은은 덜 무서웠고, 무의식적으로 여가현을 쳐다보았는데, 그녀가 나상준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그를 갈갈 찢어버릴 것 같았다.나예은은 또 한 번 움츠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큰아빠, 그 아줌마 큰아빠 잡아먹을 것 같아요.”나상준은 나예은이 두렵고 불안하고 동시에 궁금하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는 나예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나 못 잡아먹어.”이 말을 들은 나예은은 눈을 반짝였다.“정말요?”나상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바로 몸을 곧게 펴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맞아요! 큰아빠는 대단하니까! 아무도 큰아빠를 못 잡아먹어요! 예은이 하나도 안 무서워요!”나예은은 자기 위안을 하고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무서워하지 않았다.차우미는 거기 서서 크고 작은 두 사람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이 하는 대화를 듣고 차우미는 웃었다.비록 지금 여가현과 만나서 걱정해야 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무슨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차우미는 여가현을 잘 알고 있다.그냥 겉으로만 화냈을 뿐이다.나상준과 나예은이 시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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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차우미의 안색은 평소와 같이 담담했다.차우미의 이런 모습을 보니 강서흔은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항상 안정적이어서 별일 없을 것이다.아무리 큰일이라도 차우미가 있으면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차우미는 강서흔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고 그를 보며 인사를 했다.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퉁 친 셈이다.강서흔은 여가현의 동료들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고 차우미와 여가현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줬다.차우미는 여전히 어두운 안색인 여가현 앞에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네가 이럴까 봐 너한테 알려주지 않았던 거야.”이 말을 들은 여가현은 콧소리를 내며 팔짱을 끼고 차갑게 말했다.“우미야, 경고하는데 빨리 해명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 화 쉽게 안 풀린다.”이 말은 즉 여가현이 화를 내지 않다는 뜻이었다.차우미는 웃었다.“알려줄게. 다 말해줄게.”이왕 이렇게 된 거 차우미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변했다.“어떻게 된 거냐면...”차우미는 나예은에 관한 모든 일을 숨김없이 여가현에게 전부 알려줬다.이를 들은 여가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뭐?”여가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차우미를 바라보았다.“뭐라고?”“나상준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널 도와줬다고?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야?”여가현은 차우미가 나상준이 그녀를 도와 나예은을 돌본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눈알이 튀어나올 듯했다.차우미는 여가현이 이런 반응일 줄 알았다. 어떻게 생각해도 나상준이 차우미를 도와주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하지만 사실이 그렇다.“맞아. 나상준이 나를 도와줬어. 어떻게 보면 나상준이 자기 가족이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지.”“나상준 가족을 꽤 소중히 여겨.”차우미는 이 점을 잘 알고 있다.여가현은 믿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니야. 그 사람 나상준이 아니지? 절대 아니야.”“목적이 있는 게 분명해.”“아내랑 가정보다 일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어떻게 아이의 한마디 말 때문에 업무를 미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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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여가현은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팔짱을 끼고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이 일을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그렇지 않으면 매우 괴로울 것이다.차우미는 여가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됐어. 이 일만 끝나면 아무 일 없을 거야.”정말 이 일만 남았다.기껏해야 이틀이다. 차우미는 다시는 나예은에게 아무 약속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는 이런 일도 없을 것이다.그러고 차우미는 자신이 서혜지에게 답장을 보낸 것이 떠올랐다. 메시지를 보내고 몇 시간 동안 답장을 하지 않은 걸 보니 바쁜 모양이다.하지만 서혜지가 이틀이라고 했으면 정말 이틀일 것이다. 월요일에 학교에 가야 해서 내일이면 서혜지와 나준우가 돌아와서 나예은을 집에 데려갈 것이다.“아니, 아니, 아니.”“아니야.”“이렇게 쉽게 끝날 수 없어.”“우미야, 나상준이 업계에서 얼마나 무서운지 정말 모르는구나.”여가현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바로 부정했다.그녀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전문 변호사 입장으로 볼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조심해.”“...”‘조심하라고?’‘나상준을?’나상준이 차우미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아무것도 필요 없다.집안 형편부터 외모까지 차우미보다 못한 것이 없다. 차우미로부터 아무것도 얻을 필요가 없다.단, 차우미 사람 빼고.그러나 결혼생활 3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혼했는데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하려고.말도 안 되는 소리다.완전 불가능하다.차우미는 여가현이 자신과 나상준의 이혼으로 나상준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곧 끝날 일 때문에 여가현과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그럴 필요도 없었다.차우미는 화제를 돌렸다.“가서 동료들이랑 식사해. 우리는 나중에 시간 되면 연락하자.”차우미도 방금 여가현의 동료들을 보았고, 회식하러 왔을 거라고 예상했다.회식 자리에 여가현이 없으면 보기 안 좋다.차우미도 나예은을 보러 가야 하고, 나상준 혼자서는 정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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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여가현은 차우미를 걱정하고 관심했다.그녀는 알고 있다.여가현이 떠나고 차우미도 머물지 않고 창가 자리도 향했다.자리는 차우미가 예약한 것이고 차에 올라타자마자 예약했다.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복도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한눈에 창가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다.그녀가 없으므로 나상준이 나예은 옆에 앉았다. 지금 엄청난 키 차이와 나이 차이를 가진 어른 한 명과 아이가 나란히 앉고 있었다. 레스토랑 안의 불빛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였고 음악도 흘러나오고 있었다.이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다.차우미가 바라던 것이기도 하다.하지만 더는 불가능했다.차우미는 평소와 다름없는 안색을 보이며 나상준과 나예은을 향해 걸어갔다.전혀 설레지 않았고 마음은 잔잔한 호수와도 같았다. 차우미는 나상준에 대해 이미 예전 같은 마음이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어떻게 해도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다.나예은은 너무 배가 고파서 기다릴 수 없을 정도여서 식전 빵이 오자마자 나상준이 식전 빵을 먹였다. 그리고 나상준은 차를 마시며 수시로 입구 쪽을 보며 차우미가 오기를 기다렸다.차우미가 나타나자마자 나상준의 눈에 띄었다.나상준은 그녀의 눈에서 얼떨떨하고 무언가를 간절하고 있는 눈빛을 보고, 손가락으로 찻잔을 만지작거렸다.“큰엄마 오셨다!”나예은은 식전 빵을 맛있게 먹고 있었지만, 차우미를 잊지 않고 먹으면서도 차우미가 오기를 기다렸다.고개를 들자마자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차우미를 보았고, 나예은의 눈은 순식간에 반짝였다.이 소리를 듣고 나상준은 옆에 있는 나예은을 보았다.나예은은 감격에 겨워 포크를 들고 일어서려다가 나상준의 손에 의하여 자제했다.나예은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여전히 흥분하여 큰소리로 차우미를 향해 소리쳤다.“큰엄마!”차우미는 나예은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도 덩달아 웃었다.다가와서 나예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초롱초롱한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미안, 큰엄마 방금 친구랑 이야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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