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은 차우미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나예은만 보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았다. 그리고 담요를 꺼내 나예은을 덮어주는 것을 보는데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그녀의 따스한 미소부터 행동들까지, 그리고 나예은을 아끼는 마음도 전부 나상준의 마음에 와닿았다.차우미를 바라보던 나상준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에서 파도가 소용돌이치는 것 같았다.하지만 무서움도 잠시 결국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평소와 같은 눈동자로 돌아왔다.나상준은 시선을 돌려 앞을 보는데, 바깥의 태양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에는 전혀 비추지 못했다.그 어떤 것이 들어와도 블랙홀처럼 삼켜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아마 졸려서 그런 것이다.어젯밤에 자다가 깨어나서 온이샘이랑 이야기 좀 나누고, 또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잠이 부족했다. 차 안은 조용하고 바깥소리도 다 방음 돼 있어 분위기가 아주 졸리게 했다.옆에 있는 나예은을 보는데 얌전하게 한창 잘 자고 있었다.차우미의 입꼬리는 절로 올라갔다.나예은이 자고만 있지 않았더라면, 얼굴을 만지고 싶었을 것이다.차우미는 나예은의 작고 여린 얼굴을 보며 아이를 간절히 원했다.그녀도 이렇게 똑똑하고 귀여운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상관하지 않고 간절히 원했다.결국, 참지 못하고 한 번 어루만지고 나예은의 손을 잡고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온전한 결혼생활, 화목한 집안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가지는 게 차우미의 소원이다.그렇게 차우미가 잠이 들면서 뒷좌석에는 더 이상 인기척이 없었고, 차 안은 조용해졌다.나상준은 백미러에 비친 차우미를 보고 그녀가 눈을 점점 감고 편안히 자는 모습을 보았다. 자고 있는데도 예뻐 보였고 한참을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그때, 무언가를 보고 다시 차우미의 손에 시선이 떨어졌다.가느다란 손가락이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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