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봄날 / 제8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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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작가: 유리
온이샘이 막 입을 열려고 하자 강서흔의 말에 끊겼다. 강서흔은 온이샘이 청주에 돌아왔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온이샘도 그에게 알리지 않았다.

휴대전화에서 강서흔의 의기양양한 말투가 들려오자 온이샘은 웃었다.

“나 지금 청주에 있어.”

강서흔은 원래 자신이 차우미가 청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기뻐했고, 친구를 놀랜 다음 어떻게 제압할지 대책을 세웠다.

그러나 온이샘이 이렇게 말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

강서흔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순간 눈을 부릅떴다.

“뭐?”

“청주에 있다고?”

“너... 너 뭐야?”

“아... 아니, 차우미랑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상견례까지 한 거야?”

강서흔은 주차 때문에 늦게 들어와서 나상준을 보지 못했다. 여가현도 룸에 들어가서도 차우미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강서흔은 차우미가 혼자서 온 줄 알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 친구나 다른 일행이 있을 수 있지만, 나상준만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공교롭게도 차우미도 청주에 있고 온이샘도 청주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둘이 같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강서흔은 순간, 무슨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라 온이샘이 대답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설마 차우미랑 같이 있어? 우리랑 같은 레스토랑에 있는 거야?”

차우미와 같이 온 일행이 온이샘이라고 생각했다.

강서흔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서 순간 흥분해져서 말했다.

“야. 아니지? 지금 차우미랑 같이 있어?”

“달빛 레스토랑에 있지? 나랑 같은데!”

온이샘은 강서흔에게 어디서 차우미를 봤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강서흔의 말에 끊겼고 연이은 질문에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고 그다음은 추측하고 또 지금은 흥분한 상태이다.

그리고 강서흔의 말에서 온이샘의 표정도 웃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것으로 변했다.

“너 지금 달빛 레스토랑이야?”

“응!”

“맞아, 달빛 레스토랑. 너도 여기 있지?”

“나 아까 여기서 차우미를 봤거든, 혼자였어.”

“너희 지금 사귀는 거 아니야?”

강서흔의 질문은 점점 논리가 사라졌다.

처음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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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   제803화

    강서흔은 멍해졌다.이런 우연이 있다고?휴대전화에서 더는 강서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온이샘은 그가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어 말했다.“이따 보자.”말을 마치고 온이샘은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휴대전화를 꺼내 차우미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다.그러나 차우미와의 대화창을 열고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손이 멈추었다.차우미의 이름을 한참 보다가 대화창을 끄고 강서흔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룸으로 들어갔다.강서흔은 휴대전화를 든 채 계단 앞에 서 있었고, 지금 넷 다 같은 레스토랑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멍하니 있었다. 휴대전화에서 전화가 끊기는 소리를 듣고, 메시지가 전해 온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강서흔, 차우미 그리고 온이샘 모두 달빛 레스토랑에 있다. 이게 무슨 조합이지?만나서 같이 화투라도 쳐야 하나?강서흔의 머릿속은 약간 혼란스러웠다.이 세상에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우연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강서흔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진정하고 잘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마음속에 있는 놀란 마음을 억누르고 휴대전화를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3층 3129번 룸에 있어.]‘3층에 있었구나.’강서흔이 답장했다.[이따 보자.]강서흔은 차우미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지만, 온이샘에게 차우미가 여기 있다고 말했으니, 그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으로 생각했다.온이샘의 강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성격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좋아하고 얻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단지 청주에 왔는데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좀 화날 뿐이다. 이따가 봐서 얘기를 잘 해야 할 것이다.지금 강서흔의 마음속에 여전히 많은 의문이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온이샘도 이미 알고 있고, 청주에 있으니 매우 안심했다.강서흔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룸으로 들어갔다.여가현은 동료들과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강서흔이 나가서 무

  • 봄날   제804화

    차우미는 나상준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자기가 계산하겠다는 뜻이었다.나상준의 뜻을 알아채고 바로 말했다.“내가 낼게.”낮에는 나상준이 계산했고 지금은 자신이 계산하려고 했다.이렇게 말하면서 카드를 종업원에게 전할 때,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카드 줘.”차우미는 멍해졌다.‘카드를 주라고? 무슨 뜻이지?’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을 보고 의심이 들었지만, 그의 요동 없는 눈동자에 어떤 뜻인지 전혀 모르고 카드를 나상준에게 주었다.그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나상준은 카드를 건네받고는 말했다.“내 지갑 좀 꺼내줘. 나 지금 못 꺼내서 그래.”차우미의 눈에 의아함이 스치고 눈살을 찌푸렸다.‘못 꺼낸다고? 설마 예은이를 안고 있어서?’분명 한 손으로 나예은을 안을 수 있었고, 또 나예은을 내려서 스스로 지갑을 꺼낼 수 있는데, 그러지 않는 이유가 뭐지?차우미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나상준의 모습을 보며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심이 가득했지만, 묻지 않고 주머니를 들여보았다.“왼쪽.”“응.”           차우미는 손을 뻗어 나상준의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지갑을 꺼냈다.여름 바지는 원단이 얇아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나상준의 허벅지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단단한 다리가 매우 강하게 느껴졌고 벅찬 힘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무서웠다.그러나 차우미는 잠시만 당황한 기색을 냈을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 나상준에게 주었다.나상준은 차우미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손끝이 허벅지에 닿는 순간, 차우미를 바라보는 눈빛이 변했다.검은색 지갑이 보이고 차우미가 고개를 드는 것도 보였다.여전히 맑고 담담했다.“열어.”차우미는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그가 말한 대로 지갑을 열었다.안에 적지 않은 현금과 카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지갑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남편의 물건을 함부로 건들지 않아서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지갑 안이

  • 봄날   제805화

    그제야 차우미를 바라보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건네준 카드를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무슨 말을 하려는데 할 말을 잃었다.나상준이 방금 한 행동에 아직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상준은 차우미가 놀라워하며 믿을 수가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이건 내 일이지 네 일이 아니야.”자신이 방금 한 행동에 대해 태연하게 인정했고 어떤 숨김도 없었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차우미가 반드시 계산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나상준과 함께 있는데, 어떻게 차우미에게 돈을 내라고 할 수 있겠는가?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나상준은 여자에게 돈을 내라고 하는 하남자가 아니다.차우미는 평소보다 더욱 나지막한 나상준의 목소리를 듣고, 갑자기 어제저녁에 쇼핑몰에 가서 주방기구를 샀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계산할 때 어떤 말을 했었다.그때 그 말과 방금 한 말은 같은 뜻이었다.밖에 나가서 돈을 내는 것은 남자의 일이지 여자의 일이 아니다.차우미는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남자는 여자와 달리 밖에서 체면을 세워야 했다.이혼하기 전에, 둘이 외출할 때 차우미는 항상 나상준 곁에 있었고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녀를 찾아와서 이야기하지 않는 한 차우미는 나상준과 말할 때 외에는 거의 입을 열지 않았었다.남편 체면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런 일로 다툰 적도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들은 이미 이혼한 사이다. 차우미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나상준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았다.차우미의 눈빛이 점점 맑아지자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지갑에 다시 넣고 닫은 다음 지갑을 나상준에게 건네주었다.나상준은 이번에는 바지 주머니에 넣으라고 하지 않고, 지갑을 받아서 스스로 넣고 차우미의 카드를 돌려주었다.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상준은 무모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여전히 예전의 나상준이었다.변하지 않았다.그런데 나상준이 카드를 차우미에게 돌려주었을 때, 그녀는 문득 오늘 밤 여가현이 한 말이 떠올랐다.“나상준 조심해.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안 착해.”순간 차우미

  • 봄날   제806화

    나예은의 대답을 듣자 차우미도 웃음기가 짙어졌다.보아하니 오늘 아주 만족스럽게 논 모양이다.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자!”“네!”더는 머물지 않고 레스토랑을 떠났다.그러나 레스토랑을 나서자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자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었다.어두움 속에 가로등 불빛이 길가를 환하게 비추고, 도시의 불빛과 달빛이 어우러져 매우 낭만적이었다.지금 어렴풋이 빛을 비추고 있는 가로등 아래 정갈한 옷차림의 사람이 휴대전화를 들고 서서 걸어 나오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거기서 오랫동안 서 있는 것 같았고, 그들이 나오기를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 서늘함과 고요함이 물들였다.차우미는 빛무리 속에 서 있는 그 사람을 멍하니 보았다.‘선배?’오늘 밤 여가현을 만나서 그녀가 온이샘에게 전화할 것을 알았지만,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말하든 안 하든 차우미에게 다를 게 없었다.차우미가 청주에 있고 뭘 하고 있는지 온이샘은 다 알고 있다.숨길 필요가 없었다.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그런데 온이샘이 여기 나타날 줄 몰랐고, 마치 차우미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온 것 같았다.그러나 차우미는 온이샘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이 생각에 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나예은의 말에 차우미의 정신을 사로잡았다.“큰엄마, 왜 안 가요?”나예은의 목소리가 앞에서 들려왔다. 차우미는 시선을 돌려 보니 나상준이 나예은을 안으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앞에 있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았다.차우미는 입술을 움츠리더니 입을 열었다.“큰엄마 지금 가.”그러고 따라가서 나상준 곁으로 와서 그에게 말했다.“예은이랑 먼저 타. 나 선배랑 얘기 좀 할게.”온이샘을 봤는데 인사라도 해야지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나상준은 나예은을 안고 앞에 가로등 빛에 휩싸인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온몸에 단아하고 깨끗하며 티 없어 보였다.귓가에 차우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

  • 봄날   제807화

    그들은 마치 한 식구처럼 행복해 보였고, 아무도 끼어 들어갈 수 없었고 그들을 떼어놓을 수도 없었다.온이샘은 그저 지나가는 행인일 뿐이었다.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이 차이는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가 없을 테고 온이샘을 당황하게 했다.그날 온이샘은 차우미와 나상준이 다시 만나는 꿈을 꾸었다. 그는 그때 그 감정이 최대치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그 꿈을 꾸고 나니 분명히 알겠다.최대치가 아니고 점점 커질 수 있었다.통제되지 않고 점점 자라나 마치 한 그루의 나무와 같다.지금 이 순간, 온이샘은 눈앞에 있는 차우미가 잠시 멈칫하고 의아해하며 그리고 의심과 추측하는 하는 걸 보았다. 그러고는 그를 향해 다가와 점점 가까워졌다.순간, 온이샘의 차가운 마음이 마침내 온기가 생겼다.온이샘은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고, 발을 디딜 수 없는 것도 아니다.차우미가 온이샘에게 다가가는 한, 그에게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온이샘은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을 보는데 품에 안긴 아이가 눈에 띄었다.예전에 나상준은 온이샘에게 매우 낯선 사람이었지만, 차우미와 나상준이 이혼하면서 거리가 가까워지고 전보다 낯설지 않았다.특히 지금 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는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차지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이샘은 휴대전화를 움켜쥐고 시선이 차우미를 향해 돌렸다.차우미가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녀를 향해 먼저 다가가고 싶었다.차우미는 온이샘을 지켜보는데 이전과는 매우 달랐다.아주 담담했고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그녀가 알고 있던 온이샘과 달랐고 낯선 사람 같았다.이렇게 달라진 온이샘을 본 차우미는 의외였지만 놀라지 않았다.그가 다가오면서 눈빛이 평소로 돌아왔지만, 그 변화를 본 차우미는 사실 예상치 못했었다.방금 나상준과 차우미의 행동을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보면 오해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봤을 때 오해하기 쉬울 것이다.온이샘의 마음을 모르면 몰라도, 그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 봄날   제808화

    그래서 방금 온이샘의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심지어 차우미가 온이샘을 향해 걸어갈 때 이제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각오까지 했다.당연히 자연스럽게 멀어질 거로 생각하고 태연하게 받아들였다.그러나 온이샘의 안색이 그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온이샘은 차우미를 믿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믿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이 순간 차우미의 마음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났다.사람들은 결혼은 잘 맞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한다.정말 잘 맞아야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처음부터 맞지 않았지만, 차우미가 좋아해서 결혼까지 하고 결국 이혼을 했다.지금 온이샘이랑 차우미도 안 맞는다.온이샘은 차우미와 달리 집착한다.정말 하늘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온이샘은 차우미 앞에 다가가 그녀의 태연함을 보고 불안정한 마음이 점차 안정되었다.차우미는 전혀 불안하지 않았고, 오히려 온이샘이 불안해했다.눈에 웃음기가 돌더니 점점 눈가에 웃음이 가득 차서, 차우미가 알고 있는 온이샘으로 돌아와 이제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강서흔이 나한테 전화해서 달빛 레스토랑에서 너를 봤다고 얘기했어. 공교롭게도 나도 여기 있어서 네가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서 기다렸어.”온이샘은 어떻게 된 일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하고 숨기지 않았다.차우미는 눈빛이 약간 변해서 말했다.“선배도 여기 있었다고?”“그래.”온이샘은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생각지도 못했지? 나도 생각지 못했어.”차우미는 웃음을 지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난 또 선배가 왜 여기 있는지 했거든. 가현이가 알려줬지.”여가현이 설레발을 쳐서 온이샘 보고 오라고 한 가능성이 컸다.여가현이 할 만한 일이다.온이샘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여가현이 전화한 게 아니라 강서흔이 전화해서 알려줬어. 근데 네가 어디 있는 지 말은 하지 않아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차우미는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알았

  • 봄날   제809화

    “집안에 어린 친구들도 다 나를 좋아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나봐.”차우미 얼굴의 웃음기가 사라졌다.차우미는 이 말의 뜻을 알아챘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온이샘은 차우미가 마음 놓고 웃어서 매우 기뻐했는데,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면서 자신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온이샘은 순간 당황해서 말했다.“나... 나 아까... 별다른 뜻은 없었어. 너랑 나 다 아이를 좋아하고 친구 사이이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우리 집안 아이들이랑도 만나서 놀 면 좋다고 생각했어.”“다른 뜻은 없었어. 너... 너 오해하지 마.”차우미는 눈앞의 사람이 온화함과 담담함은 사라지고, 당황하고 진심으로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아이들은 다 귀엽고 천사들이야.”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다시 생긴 것을 보고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할까 봐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호텔까지 바래다줄게.”온이샘이 여기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호텔로 데려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우미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다.이렇게만 해도 매우 만족했다.차우미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아직 호텔로 돌아갈 수 없어. 서혜지가 아이를 나랑 나상준에게 맡겨서 같이 가서 아이를 잘 보살피고 나서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차우미는 아직도 서혜지의 답장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은 돌아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나예은은 오늘 나상준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그녀는 저녁에 나상준과 함께 관강동으로 돌아가서 나예은을 재우고, 나상준보고 아이를 돌보게 하고 호텔로 돌아갈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가면 된다.이러면 문제없을 것이다.차우미의 말을 들은 온이샘은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그럼 내가 데려다줄게.”“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아이 재우면 호텔로 데려다줄게.”차우미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어 말했다.“아이 재우고 나면 늦을 텐데, 택시 잡기도 어려울 거고. 게다가 여자 혼

  • 봄날   제810화

    차우미의 핸드폰이었다.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 벨 소리에 차우미의 생각을 끊기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선배, 잠깐만.”그러고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다만 휴대전화를 꺼내는 동시에 발신자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나상준.차우미는 어리둥절해서 바로 고개를 돌려 길 건너편을 바라보았다.검은색 차는 이미 시동을 걸었고 앞쪽에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었고 배기가스가 뿜어져 나왔다.시동을 걸었지만 가지 않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차우미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상준의 차갑고 스모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몇 마디를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 거야?”듣자마자 나상준의 기분이 매우 나쁘고 차갑다고 알 수 있었다.차우미는 입술을 움츠리며 말했다.“빨리 갈게.”전화를 끊고 온이샘에게 말했다.“선배,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게 더 힘들 거야. 호텔가면 메시지 보내줄게. 걱정하지마.”“먼저 갈게.”차우미는 말을 마치고 이제는 머물지 않고 길 건너편 차 쪽으로 걸어갔다.온이샘은 입을 벌리고 거기 서서 미처 소리를 내기 전에도 가버렸다.순간, 온이샘의 마음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방금 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내는 동안, 온이샘도 발신자가 바로 차 안에 있는 사람인지 똑똑히 보았다.그는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러나 온이샘이 말하기도 전에 차우미가 먼저 말을 하고 그대로 떠났다.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소리도 내지 못했다.순간, 차우미가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며 온이샘의 불안이 다시 시작됐다.차 안.나상준은 나예은을 뒷좌석에 내려놓고 안전벨트를 채운 뒤 나예은 옆에 앉아 마주 보고 서 있는 차우미와 온이샘을 바라보고 있었다.나상준은 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는 시선과 입가의 미소를 똑똑히 보았다.차우미가 다른 남자 앞에서의 다른 모습이 뚜렷이 드러냈다.나상준의 마음에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마음이 이상했다.나예은은 나상준의 달라진 모습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차에 오르자마자 맞은편 두 사람, 특히 온이샘을 바라보았다.차

최신 챕터

  • 봄날   제956화

    나상준은 차우미 뒤에서 두 모녀가 포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는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차동수는 하선주의 뒤를 따라 입구로 왔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차우미를 보았고, 이어서 딸의 뒤에 서 있는 나상준을 보았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사위였던 나상준은 나씨 가문의 후손으로서 언제나 예의가 바르고 사려가 깊었다.나상준의 성격은 보통 사람과 달랐는데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잘 웃지도 않으며 내성적이어서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한다.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3년 동안 차동수도 사위 나상준과 몇 마디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다.차동수에게 나상준은 아주 훌륭하고 교양이 있는 젊은이였고 동시에 따뜻함도 인간미도 없는 사위이기도 했다.이런 사윗감은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도 애매했는데 차우미만 좋으면 그들은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가 제3자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의외였다.차동수의 마음속에 나상준은 절대 교양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일이 발생하고 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다만 나상준의 신분과 지위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있을 법한 일이기도 했다.비록 부모 눈에 자신들의 자식이 제일이겠지만 차우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 사람과 사람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나상준과 같은 훌륭한 아이가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절대 차우미와의 결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차동수는 절대 두 사람을 만나게 하지 않았을 건데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얼마 전에 차우미가 나상준과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아팠는데 동시에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선주가 나상준을 못마

  • 봄날   제955화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야. 시간도 늦었고 아빠와 엄마는 이제 주무실 거야. 그러니 상준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안평에 오기 전에 나상준은 차은평과 소명진을 보러 온다고 했지, 차동수와 하선주도 만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조금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나상준의 뜻을 이해했다.후배로서 예의상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안 가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 집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다.“가자.”차우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나상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나상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 그와 차우미 앞에 멈춰 섰다.나상준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를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 그리고 상준 씨는 일도 바쁠 텐데 얼른 가서 일해. 굳이 오늘 갈 필요 없으니 나중에 시간이 많을 때 가도 돼.”“지금 시간이 돼.”“...”차우미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가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순간 차우미는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아예 모르는 듯 대답이 없는 차우미를 향해 말했다.“계속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더 늦어져.”차우미는 입술을 다시며 열려 있는 차 문을 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올라탔다.나씨 가문에서 자란 나상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차동수와 하선주가 나상준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고 하니 차우미는 포기했다.차우미가 차에 타자 나상준은 문을 닫고 다른 쪽으로 가서 차에 탔다.그들은 순식간에 청강 아파트를 떠났다.청강 아파트와 차동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멀지 않았기에 십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시간은 교통이 막히지 않은 시간이고 도

  • 봄날   제954화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상준 씨는 좋은 사람이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저희는 그냥 맞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소명진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평소와 같은 단순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걱정이 많았다.“알았어. 맞지 않으면 다시 찾으면 되지. 우리 손녀가 얼마나 훌륭한데, 꼭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차우미가 웃으며 소명진을 끌어안더니 소명진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꼭 행복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소명진도 웃었다.“그럼, 우리 우미는 꼭 행복할 거야.”차우미와 소명진은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30분 정도 있다고 신선한 과일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차우미는 거실의 분위기가 나갈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차은평을 번갈아 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두 달라졌다.나상준의 표정은 여전히 기쁨과 분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차우미가 예민한 탓인지 그녀는 나상준이 조금 전과 너무 달라진 것 같았다.반면에 차은평은 표정에 명백한 변화가 있었는데 전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고 근엄하고 위엄이 느껴졌다.차우미와 소명진이 나가자마자 그다지 좋지 않은 대화를 한 모양이다.차우미는 과일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이제 쉬셔야죠. 저희는 이만 갈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또 뵈러 올게요.”현재의 시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늦은 시간이 확실하다.차운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 전의 엄숙한 표정은 차우미 집에 들어오는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인자한 얼굴로 변했다.“우리도 알아. 걱정하지 마. 너도 지금 금방 도착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 너의 부모도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너 몇 달 못 본 사이에 야윈 것 같아.”매년 청주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차우

  • 봄날   제953화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면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차은평은 주전자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후배에 대한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엄숙했다.나상준은 허리를 약간 굽혀 주전자를 받으려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차은평의 진지한 말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차은평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네, 사실입니다.”대답을 들은 차은평의 표정은 엄숙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낯설게 변했다.그와 동시에 나상준에게 차를 주려고 들었던 주전자를 거두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나상준은 차은평의 행동에 놀라지 않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저와 우미가 이혼하게 된 건 제3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제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혼 3년 동안 절대 혼인 생활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요. 제3자는 저도 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차은평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자기 찻잔을 들고 마셨다.나상준이 담담한 어조로 하는 말을 들으며 차은평은 잠깐 흠칫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계속 차를 마셨다.그 모습은 나상준의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나상준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할아버지, 저는 우미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보상하려는 것도 죄책감도 아니고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미와 이번 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차은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나상준의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은평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차은평은 그렇게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 고요함을 만끽하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손에 들고 있던 차를 절반 넘게 마시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차은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화는 조금 풀리고 미소가 살짝 보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 봄날   제952화

    청강 아파트는 도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며 입주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아파트인데 그 옆에는 강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작은 산이 있다.때문에 청산녹수가 한눈에 보이고 경치가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인데 차우미의 조부모님들도 바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그들은 이제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아파트 앞에서 기분 좋게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었다.차가 멈추려 하자 노인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차 쪽으로 보고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차우미도 밖에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차가 멈추자 차우미는 잽싸게 내려서 노인들에게로 다가가서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여기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으셔도 되는데...”오늘 밤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조부모님 뵈러 가는 것을 하선주는 싫어했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선주와 통화를 마친 후 조부모님께 연락했었다.그리하여 그들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 차우미는 할머니 소명진의 전화를 받고 도착 예정 시간을 얘기했다.그런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그들을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명진은 차우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조금 전까지 산책하다가 마침 네가 올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기다린 거야.”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명진은 차에서 내려 차우미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보았다.나상준이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명진은 나상준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들어가자. 할아버지는 기다리다가 먼저 집에 들어갔어.”“네.”차우미는 소명진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계속 문질렀다.소명진은 차우미의 일과 생활에 관해 물었고 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나하나 대답했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차우미 옆에서 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렇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두 분이 사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 봄날   제951화

    “띵.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비행기는 15분 후에 안평 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기내에서 항공 승무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움직이다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떴는데 기내의 희미한 조명과 윙윙거리는 비행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제대로 한잠을 잤다.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바라보니 안평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는데 밤하늘의 가득 채운 것이 은하수의 별빛처럼 아름다웠다.차우미는 일어나 앉아서 눈을 비볐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면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손을 뻗어 담요를 잡아 다시 덮어주었다.차우미는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숙였는데 관절이 명확한 손이 자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고마워”그리고 직접 담요를 가져다가 덮었다.담요를 정리하고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계속해서 창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비행기는 점차 하강했는데 익숙한 도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오게 되어 그녀는 행복했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눈에 빛이 반짝거렸고 또 하품으로 인해 살짝 촉촉했다.눈빛에서 나상준은 차우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유유히 안평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기내는 어느새 등이 전부 켜졌고 승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풀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는데 도로 옆에 앉은 나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갔다.차우미는 하는 수 없이 나상준의 뒤를 따라 기내에서 나갔다.두 사람은 여전히 VIP 통로로 아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몇 분 만에 공항을 나왔다.차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는 차우미와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짐을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나상준은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에게 먼저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사양하지 않고 올라가서 안쪽으로 앉

  • 봄날   제950화

    진문숙은 마음이 어찌 조급했는지 가능하다면 올해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싶었다.파티에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우아한 음악 선율에 맞춰 각자의 생각과 행복, 그리고 걱정들을 이야기했다....성북동 별장에서.주혜민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난 후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큰 도로로 빠르게 달렸다.그날 밤, 그녀는 나상준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황했다.주혜민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나상준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그래서 고민 끝에 문지영을 만나서 상황을 얘기하려고 했다.비록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지영과 친해지면 그것 또한 자기에게 유리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주혜민이 문지영이 집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결국 집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부의 말에서 문지영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왜 나를 안 만나려고 하는 거지?’주혜민은 설마 나상준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문지영을 만났고 또 문지영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문지영의 성격을 잘 아는데 절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데 이제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문지영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그 이유 외 다른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문지영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여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절대 안 돼!’주혜민은 지금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든 안 좋든 절대 나상준을 포기할 수 없었다.3년을 기다려서 겨우 기회가 왔는데 다시는 나상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핸들을 꽉 잡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기다란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에 울려 퍼졌다.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혜민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더 이상 시간

  • 봄날   제949화

    문지영도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돌렸는데 한 번에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거의 모두 만나봤던 사람들인데 그중에 온씨 가문의 진문숙도 있었다.문지영은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특별히 필요가 있을 때만이 그 필요한 사람과 가까워지려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서혜란처럼 말이다.예를 들어 온씨 가문의 진문숙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평소에 가끔 만나면 간단하게 웃으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서혜란의 말에 문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결혼식이라니? 어느 가문에 결혼식이 있을 것 같아?”문지영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식들의 나이가 모두 나상준과 비슷했는데 거의 모두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어느 가문의 자식이 약혼하고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서혜란은 문지영을 보더니 턱으로 진문숙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가운데 있는 온씨 가문의 며느리 진문숙 씨 알지?”문지영은 진문숙 방향으로 보았는데 거기에는 3~4명이 있었는데 진문숙에 가운데서 제일 기쁘게 웃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경사가 있는 듯싶었다.문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온씨 가문의 아들은 해외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데 괜찮다고 들었어.”예로부터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와 나쁜 아이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다.“맞아. 온씨 가문의 아들은 모두가 좋다고 해. 최근에 들었는데 그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 성격이 조용하고 가문도 좋으며 진문숙 씨도 보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문지영이 그제야 이해했다.그들과 같은 가문에서는 며느리를 볼 때 아들만 좋아한다고 되는 거 아니고 가문 어른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했다.그런데 서혜란이 진문숙도 만나보고 만족한다고 하니 아마도 성사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잘된 일이군.”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다급했다.주변의 많은 아이들은 모두 결혼

  • 봄날   제948화

    어떤 일은 당사자가 눈치채기 전에 잘못 말하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뒤에 주씨 가문에 일이 발생하고부터 문지영은 서혜란과 가까이 지냈는데 그녀를 통해서 더 많은 아기씨를 요해하고 직접 며느리를 고르고 싶었다.그때 서혜란은 마음속으로 기뻐했고 문지영이 장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란은 주혜민의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알고 있는 아가씨들에 대해서만 문지영에게 알려주고 문지영이 직접 만나보고, 조사하고 고려하게 했다.비록 주혜민은 좋아하지 않지만, 서혜란은 나상준을 높이 평가했다.서혜란이 봤을 때 나상준은 능력이 있고 대담하고 용감하며 신중하게 일 처리 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결혼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비록 자기 가문에 나이와 조건이 비슷한 소녀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려고 골라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면 서로 맞아야 한다.서혜란은 모든 일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다.때문에 문지영이 며느리를 찾는 문제에서 그녀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모두 나상준과 잘 어울릴만한 아가씨들만 문지영에게 말했다.이제 남은 건 나상준의 마음에 달렸는데 그는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문지영이 주혜민을 얘기하는 것을 듣더니 서혜란은 곧바로 문지영이 이제 주혜민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주혜민은 정말로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서혜란도 그냥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그 아이가 상준이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서혜란은 여전히 주혜민에 대한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주혜민과 나상준에 대한 소문은 서혜란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나씨 가문의 나상준이 만약 정말로 주혜민을 좋아한다면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주혜민이 어떤 사람인지 나상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때문에 나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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