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봄날 / Chapter 861 - Chapter 870

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861 - Chapter 870

956 Chapters

제861화

[아직. 지금 예은이랑 영화 보고 있어. 영화 다 보고 저녁 먹으려고.]온이샘은 이 메시지를 보고 심장이 조금 전보다 더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빠른 심장 박동에는 안정감이 깃들어 있었다.차우미는 그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숨김없이 말해주었고 온이샘이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지도 않았다.사실 온이샘은 자주 연락하면 그녀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다.하지만 그는 참기 힘들어 결국 그녀에게 먼저 밥 먹었는지 뻔한 메시지를 보냈다.몇 글자뿐인 뻔한 메시지였지만 그녀는 평소처럼 성의 있게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해주었다.그 답장을 본 온이샘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평온함을 되찾았다.그는 차우미에게서 온 메시지를 하나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반복해서 읽었다.그러다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온이샘은 고개를 숙여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무기력하게,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이 순간이 달콤하게 느껴졌다.‘이런 게 바로 사랑이겠지. 보이지 않으면 그립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저도 모르게 긴장하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녀 앞에만 서면 정작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기분은 오르락내리락하고 감정은 들쭉날쭉하고 이성적이고 냉철한 태도도 위태롭게 흔들리게 하는 게 사랑인가 보다. 소리 없이 마음을 앗아가고 방심한 사이 목숨까지도 앗아가 버릴 듯한 감정. 하지만 그런데도 기꺼이 그 사람에게 내 모든 것을 내주게 되는 그럼 마음.’소파에 앉은 온이샘은 한참이나 차우미에게서 온 문자를 바라보았다.이내 문자에 답장한 온이샘은 몸을 일으켜 서재로 갔다.평온함을 되찾은 온이샘은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영화관 안에서 차우미는 나예은, 나상준과 함께 자리에 앉아 물건을 정리한 후에야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하지만 그 전에 자리를 어떻게 앉을지 잠시 고민하는 바람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을 가운데 앉히고 자신과 나상준은 양옆에 앉아 나예은을 편히 돌보려고 생각했다.하지만 나예
Read more

제862화

안 그래도 깊은 눈매를 지닌 나상준이었는데 어둑한 조명 속에 있으니 더욱 깊어 보여 차우미는 저도 모르게 마음을 졸였다.그녀는 본능적으로 긴장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며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예은이한테 물어볼게.”차우미는 배가 고프지 않았다.이내 그녀는 고개를 나예은에게로 돌려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예은아, 팝콘 먹을래? 아니면 감자튀김? 아니면 나중에 먹을까?”나예은은 답하지 않았다.그녀의 커다란 눈은 스크린에 고정되어 깜빡이지 않았고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미 영화 속으로 완전히 몰입한 상태였다.외부의 모든 소리 심지어 차우미의 목소리까지도 차단한 듯했다.차우미는 완전히 몰두한 나예은의 작은 얼굴을 보고 웃음을 지으며 스크린으로 눈길을 돌렸다.‘당분간 간식 생각은 하지 않겠네.’그렇게 생각한 차우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나상준에게 답하려 했다.하지만 방금 전까지 자신을 바라보던 나상준은 어느새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마치 그녀에게 질문 한 기억조차 까먹은 듯 애니메이션에 집중한 그의 모습은 뜻밖이었다.어른들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경우는 드물었다.특히 나상준처럼 냉철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사실은 더더욱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듯했다.그의 모습은 마치 이른 아침에 신문을 읽는 사람처럼 매우 진지하고 몰입한 모습이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을 한번 바라보고는 그의 손에 들린 팝콘과 감자튀김에 시선을 옮겼다.‘고고하고 차가운 분위기가 손에 든 주전부리들이랑 정말 안 어울리네. 식욕 없는 신선이 음식을 들고 있는 것처럼 어색해 보이기 짝이 없어.’차우미는 자신이 대신 들어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작은 목소리로 말하려 했던 그녀는 조용해진 영화관을 의식하고는 핸드폰을 꺼내 나상준에게 타자로 의도를 전했다.그녀는 메시지 창을 열고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입력한 내용을 나상준에게 보여주었다.나상준의 시선은 스크린을 향해 있지만 정신은 차우미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었다.그녀가 내
Read more

제863화

큰 손바닥은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큰 손에 감싸진 순간, 차우미의 손끝마저 나상준의 손에 감싸졌고 그녀의 핸드폰도 함께 들어갔다.차우미는 의아한 시선으로 자신의 손을 감싸 쥔 나상준을 바라봤다.그와 동시에 바로 손을 빼려는 생각도 했다.하지만 손을 빼려는 순간, 나상준은 더 강하게 그녀의 손을 움켜쥐고 그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차우미는 눈을 크게 뜨며 다시 눈을 뜬 나상준을 바라보았다.애니메이션은 상영 중이었고 바뀌는 화면이 그들의 얼굴을 비추고 있어 차우미는 나상준의 뚜렷한 눈썹과 이목구비를 똑똑히 바라볼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비추는 불빛으로 인해 그의 이목구비는 더 깊어 보였고 깊은 눈매는 심금을 울릴 듯했다.차우미는 저도 모르게 숨을 죽여 나상준을 바라보았다.깊은 눈동자에는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고 어둠 속을 밝히는 불빛은 손을 빼려던 생각마저 잊게 했다.하지만 그녀가 손을 빼기도 전에 나상준이 먼저 손을 풀어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빼갔다.차우미는 잠시 멈칫하며 공허해진 손바닥을 바라보았다.자기 손을 덮었던 손도, 손바닥에 움켜쥐고 있던 핸드폰도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차우미는 본능적으로 다시 나상준을 돌아보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핸드폰을 들고 무언가를 입력하고 있었다.차우미는 핸드폰 빛이 비추는 나상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그의 얼굴은 평소처럼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차우미는 그제야 평정을 되찾았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상한 감정이 솟아올랐다.‘조금 전에 봤던 상준 씨와 모든 게 현실이 아닌 허상 같네.’나상준은 이내 핸드폰에 몇 글자를 입력하고는 차우미에게 건넸다.핸드폰을 건네받은 차우미는 입력된 메시지를 확인했다.[나한테 가까이해서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차우미는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옆에 앉아 있는 나상준을 바라보았다.나상준은 차우미가 자신과의 거리를 두려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나랑 그 선배를 대하는 게 다르네.’차우미는 본능적으로 부인
Read more

제864화

이전의 차우미는 나상준의 눈빛에 담긴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두 눈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항상 가늠할 수 없었다.하지만 오늘 밤, 그녀는 그의 눈빛에 담긴 뜻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오히려 주저했다.차우미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나상준의 시선을 마주하며 입술을 달싹였다.그의 시선에는 공평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있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핸드폰에 다시 새로운 메시지를 입력해 나상준에게 보여주었다.하지만 나상준은 시선을 옮기지 않은 채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마치 그녀 외에는 보기 싫다는 듯 말이다.또한 공평한 대우 외에는 그 어떠한 변명도 듣지 않겠다는 듯이 그 단어에만 집착하고 있는 듯했다.차우미는 더 이상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나예은에게 했던 것처럼 나상준의 귓가에 말을 속삭이고 싶지 않았다.너무 다정한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었지만 두 사람을 차별한 것도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차우미는 한참이나 나상준을 바라본 후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몸을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기울였다.그 순간 나상준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는 고개를 돌며 몸을 의자에 기대며 전방의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았다.나상준은 차우미가 나예은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 다가와 말 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옆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며 그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지금은 다들 영화 보고 있으니 길게 얘기하면...”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된다고 말하려던 순간 그녀는 말을 멈췄다.나상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순간, 차우미의 입술이 차가운 나상준의 입술과 맞닿았다.찰나의 순간에 불과한 접촉이었지만 차우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부드러운 감촉과 차가운 느낌이 그녀의 입술을 스치자 마치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샘이 터지듯 그 시원함이
Read more

제865화

다만 나상준이 입술을 움직이고 그의 큰 손이 차우미의 가는 허리를 감싸는 순간 가까이 있던 입술은 더 멀리 떨어졌고 가까이 있던 몸은 그에게서 벗어나 원래 자리도 돌아갔다.오히려 원래보다 더 멀리 떨어졌다.나상준은 그 자리에 앉아 기울였던 몸을 멈춘 채 팔은 여전히 허공에 들고 있었다.그는 그렇게 멍하니 자신에게서 멀어진 차우미를 바라보았다.차우미의 심장은 경험해 본 적 없는 속도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혼란스러웠고 생각은 마구 엉켰다.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지금 자신이 어지럽고 복잡한 상태임을 느꼈다.마음이 혼란스럽고 생각도 엉망인 그녀는 정상적인 사고를 이어갈 수 없었다.하지만 몸은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었다.나상준이 입술을 움직였을 때, 그녀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그에게서 벗어나 멀리했다.심지어 그녀는 긴장된 상태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한 번의 입맞춤, 예상치 못한 입맞춤으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한 듯했다.그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깨뜨리고 뒤집어 놓았다.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만 같았고 그 과정을 극복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만 같았다.‘제일 중요한 건 침착함을 되찾는 거야.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자세히 생각해보자. 이건 잘못됐어. 상준 씨랑은 거리가 있었기에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고 해도 입술이 맞닿을 리는 없어. 하지만 닿았지... 내가 거리를 잘못 계산한 건가? 아니면 정말 모든 게 우연이라고? 우연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어떠한 이유가 됐든 차우미는 지금의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혼란스러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지만 나상준과 멀어지자 차우미는 조금씩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꽉 마주 잡은 채 빠르게 생각을 이었다.그녀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나상준은 미간을 찡그리고 입술을 꽉 다물고 있는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평온하고 부
Read more

제866화

차우미는 여전히 방금 일어난 그 뜻밖의 사건에서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나상준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은 그녀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하지만 그의 표정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했고 나예은이 요구한 팝콘을위해 차우미는 어쩔 수 없이 나상준을 바라보며 입술을 움직였다.나예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한 나상준의 모습에 차우미는 손을 뻗어 아주 조심스럽게 그의 셔츠 끝을 살짝 잡아당겼다.다시 나상준에게 다가가 대화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렇다고 핸드폰으로 대화를 시도하면 그에게서 또 다른 반응이 있을까 두려웠다.그래서 그녀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차우미는 매우 조심스럽게 긴장한 상태로 떨며 그에게 닿지 않은 채 얇은 옷감만을 잡아당겼다.나상준은 손에 팝콘과 감자튀김을 든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미세한 당김을 느끼지 못한 듯했다.더 큰 힘을 주어 그에게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더 쉽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다시 한번 나상준의 옷깃을 가볍게 끌어당겼다.그가 느끼고 고개를 돌릴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나상준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가 느끼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차우미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상준 씨.”그녀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전보다 조금 더 강한 힘으로 옷깃을 끌어당겼다.그러다 의도치 않게 그의 팔에 손끝이 닿았다.뜨겁고 단단한 팔의 감촉에 차우미는 이내 손끝을 거뒀다.가는 손끝이 나상준의 팔을 그칠 때, 그는 그녀의 손길이 마음을 스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그 순간 나상준은 마침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깊고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밤하늘을 삼킨 듯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처럼 느껴지는 그의 시선은 속절없이 차우미의 마음을 흔들었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리며 옷깃을 당기던 손도 거둬들였다.도망치는 것처럼 말
Read more

제867화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영화관 안에 있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평소보다 목소리가 다른 것 같았다.하지만 차우미는 별생각 없이, 나상준의 손에서 팝콘을 받아 들고 예의 있게 말했다.“고마워.”차우미가 팝콘을 받은 다음 나예은에게 주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이미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었다.조금 전에 팝콘을 먹고 싶다고 하더니 완전히 까먹은 것 같았다.고도로 집중해서 영화를 보는 나예은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생각이 없었고 차우미는 그런 모습을 보며 귀여워서 미소를 지었다.긴장했던 마음도 순식간에 평온을 찾았다.차우미는 사소한 일에도 긴장하고 마음이 흔들렸는데 자칫하면 잘못할까 봐 엄청 마음을 졸였다.하지만 조금 전에는 분명 예상 외의 사고일 뿐 다른 건 아니었는데 나상준도 개의치 않아 하는 표정을 했다.나상준도 차우미도 고의는 아니었다.그렇다면 그녀가 굳이 계속 생각하며 우연으로 발생한 일에 집착하며 괴로워할 필요도 없지 않겠는가.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인데 생각만 바꾸면 별거 아닌 것으로 된다.차우미는 조금 전의 상황에서 빠져나와 마음을 가라앉히고 팝콘을 집어 나예은의 입가에 가져갔다.나예은은 팝콘의 버터 향을 맡고 본능적으로 입을 벌렸는데 커다란 두 눈은 여전히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의 모습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나상준도 차우미가 팝콘을 건네는 모습과 나예은의 반응을 보고는 긴장을 풀고 평온을 다시 찾았다.나상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차우미가 여전히 자기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얼굴을 보고 입꼬리를 치켜올리면서 조금 전에 느낀 긴장감을 떨쳐냈다.그리고는 커다란 감자튀김통을 들고 차우미한테서 시선을 거두고 스크린을 보았는데 깊은 눈동자에서는 욕망이 들끓었다.영화는 두 시간 반 동안 상영되었는데 나예은도 두 시간 반 동안 영화에 완전히 몰입해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예상 밖의 사고 때문에 시간을 조금 낭비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나예은에게
Read more

제868화

차우미는 영화가 의미도 좋고 내용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스토리 라인은 물론이고 기승전결도 확실하게 구성되어서 그녀는 100점이 만점이라면 90점을 주고 싶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의 손을 잡고 걷다가 나예은 말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나예은의 얼굴에는 감동과 분노가 있었고 또 마음이 아팠는지 눈과 코끝이 빨갛게 되었고 여전히 영화의 스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래, 맞아. 고향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는 건 우리도 따라 배워야 해. 그리고 우리 역시 환경을 아끼고 지구를 보호하여 우리 모두의 고향을 지켜야해.”차우미의 말을 듣고 나예은은 고개를 들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맞아요. 우리는 우리의 고향을 지켜야 하고 지구를 보호해야 하며 환경도 보호해야 해요. 절대 나쁜 물건들이 우리의 고향을 파괴하게 해서는 안 돼요. 끝까지 물리쳐야 해요.”나예은은 엄청나게 엄숙하고 진지하게 주먹을 꽉 쥐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차우미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그래. 예은이 말이 맞아.”차우미가 인정해 주자 나예은은 기분이 훨씬 좋아졌는데 마침내 더 이상 영화 스토리에 집중하지않았다.영화 내용을 뒤로하더니 이제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나예은은 차우미의 얼굴을 보고 손으로 만지더니 크고 동그란 두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큰엄마,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차우미는 깜짝 놀라며 자기 얼굴을 만졌는데 평소와 다른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아까 키스 때문이다.’워낙 부끄럼을 잘 타는 성격이었기에 그런 일을 당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을 리가 없었다.다만 우연이었고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서 차우미는 자기 몸의 반응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키스 때문에 얼굴이 이렇게 화끈거릴 줄을 몰랐다.차우미는 잠깐 당황해하다가 곧바로 나예은을 보며 설명했다.“방금 영화를 볼 때 더워서 그래.”말을 마치자마자 차우미는
Read more

제869화

나상준이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나예은의 말을 끊었다. 차우미가 깜짝 놀라며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는데 전혀 모르고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나상준이 나예은 옆이 아닌 그녀의 옆에 서 있었다는 것을 알아챘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그녀의 옆에서 속도를 맞추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지만 차우미를 보지 않고 줄곧 나예은만 보고 있었다.‘그런데 왜 더웠다고 한 거지?’나상준은 그의 어머니를 닮아서 황색이 아닌 아주 깨끗하고 하얀 피부였는데 더워서 붉게 달아오는 기색이 전혀 없었는데 땀방울도 없을 뿐만 아니라 평소와 같이 하늘이 무너져도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다.그런데도 더웠다고 하는 건 차우미를 도와 나예은의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 분명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를 도와 이런 거짓말을 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기에 무척 의외였다.나예은은 나상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고 나상준을 보았는데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땀방울 하나 안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작은 입을 벌리고 할 말을 잃었다.나예은은 나상준이 덥지 않으면서 고의로 더웠다고 하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리고 나상준의 눈빛에서 그만 얘기하라는 신호를 받은 나예은은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세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잠시 어색해졌는데 주위 사람들은 나상준의 옆을 지나가다가 모두 고개를 돌려 나상준과 차우미, 그리고 나예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인물도 몸매도 기질도 월등한 나상준은 어딜 가든 주목받는 존재였다.이틀 동안 그는 다니는 곳마다 모두의 시선을 끌었는데 같이 있는 차우미와 나예은도 따라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주변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지만 세 사람 모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는데 나상준은 주변의 시선에 익숙했고 차우미와 나예은은 그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기 때문이다.잠깐의 침묵이 지난 후, 차우미가 먼저 말했다.“예은아, 배고프지 않아?”나예은은 차우미의 말을 듣고 손을 배에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큰
Read more

제870화

차에 탄 차우미는 창문을 열어 창밖의 밤바람이 들어와 자신의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주게 했다.그녀는 수줍어서 빨개진 것이 아니라 나예은이 꼬치꼬치 물어보는 바람에 조금 전의 사고 장면이 떠올라서였다.차우미는 그 순간 마치 옆에 있는 나상준에게 그 사고로 인해 자신이 변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본능적으로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통제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나상준이 이외였던 것은 그녀를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그녀는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어찌 됐든 나상준에게 고마웠다.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혼하고 3년 동안 회성에서 겪었던 나상준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상준을 알게 된 느낌이다.단 하나는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나상준은 예전에도 지금도 매우 훌륭하고 좋은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차는 평온하게 달리며 창밖의 밤바람이 들어와서 차우미의 머리카락을 날렸다. 바람 때문에 그녀는 눈을 지그시 뜨고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입가에 얕은 미소를 지었다.나상준은 백미러로 뒷좌석의 차우미를 보았는데 어두웠지만 달빛과 가로등에 비쳐서 밤에 피는 달맞이꽃 같았다.쿵, 쿵, 쿵...순간 나상준은 가슴이 세차게 요동치고 혈액도 들끓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영화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중국 식당을 선택했다.그들은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바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식사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빈자리가 많았는데 레스토랑 직원이 그들을 창가 옆으로 안내했고 그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했다.차우미는 우선 나예은에게 선택하라고 했고 그다음은 나상준이 요리 몇 가지를 더 주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전 에피타이저와 샐러드를 먼저 가져왔다.세 사람은 먼저 애피타이저를 먹으면서 다른 요리들을 기다렸고 식사를 끝내자, 시간은 거의 9시가 되였다.“와~ 예은이 너무 많이 먹었어요.”나예은은 충분히 먹고나서 어린이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차우미는 나예은의 볼록 나온 배를 보며 미소를
Read more
PREV
1
...
8586878889
...
9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