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일어난 일 때문에 기분 상한 거 알아. 내가 약속하는데 꼭...”“나가라고!”심윤아는 바디워시 한 병을 집어 들고 그에게 던졌다.“꺼져.”심윤아가 이런 거친 말을 한 건 처음이었기에 설명을 이어가려던 진수현은 깜짝 놀라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증오가 담긴 얼굴로 싸늘하게 그를 바라봤다.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진수현은 잔뜩 어두워진 표정으로 물러섰고 그가 떠난 후 심윤아는 갑자기 온몸에 힘이 풀렸다. 넘어지기 일보 직전에 팔을 뻗어 벽을 짚고선 눈을 감은 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진수현의 말에 너무 화가 나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렸다.심윤아는 순간 뭔가가 떠오른 듯 눈을 번쩍 떴다. 심한 감정 기복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고 그녀는 자신이 최근 따라 화를 주체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분명히 침착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타일렀지만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 경우가 점점 더 많아졌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심윤아는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배를 쓰다듬었다.“아가야, 엄마 때문에 많이 놀랐지? 미안해. 다음부터 이런 일 일어나지 않게 엄마가 꼭 조심할게.”여전히 두통으로 어지러움을 느꼈는데, 아마도 격한 감정 기복 때문인듯하다.욕실 바닥이 너무 차가운 탓에 심윤아는 어쩔 수 없이 현기증을 참으며 벽을 짚고 일어났고 바깥 소파에 앉아 한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씻고 나온 그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며 다시는 화를 내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게 다잡은 후 잠을 청했다....그 시각 병원.“소영 씨, 이제 그만 울어요. 계속 이렇게 울다간 눈까지 나빠질 거예요.”이마에 생긴 상처를 꿰매도 흉터가 남을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은 강소영은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눈물을 펑펑 쏟았다.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그녀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고, 흉터가 생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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