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왕의 비밀 / Chapter 341 - Chapter 350

All Chapters of 왕의 비밀: Chapter 341 - Chapter 350

382 Chapters

제341화 왜 하필이면

고월영은 고용기의 앞에 쭈그려 앉아 준비해 온 철사를 꺼내 잠금쇠에 꽂았다.고용기가 말했다.“열쇠가 없이는 못 열게 되어 있어. 무안희가 돌아오지 않은 틈을 타서 당장 여기를 나가.”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손발을 속박했던 잠금쇠가 열렸다.고용기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가느다란 철사 하나로 어떻게 잠금쇠를 푼 거지?고월영은 놀라는 그를 무시한 채, 그의 손을 묶었던 쇠사슬을 풀어냈다.그리고 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발을 묶었던 잠금쇠도 풀렸다.“오라버니, 어쩌다가 무안희 손에 잡히게 된 건가요?”그 질문에 고용기의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그는 한참을 주저하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나중에 다 설명해 주마.”상황이 급박한 만큼, 고월영도 더 이상 추궁하고 싶지 않았다.“아린 아씨가 무안희와 시간을 끌고 있어요. 지체할 시간 없어요. 오라버니, 지금 아린 아씨를 구하러 가야 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고용기의 팔을 잡아 끌었다.“오라버니, 어디 다친 곳은….”“괜찮아. 날 다치게 하진 않았으니 걱정 말거라.”하지만 창고에서 나온 그들은 얼마 못가 백의 여인에게 붙잡히게 되었다.여인은 음침한 표정을 하고 허공에 날아오르더니 고월영을 향해 장풍을 쏘았다.무안희를 모시는 시녀라서 그런지 다쳤는데도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었다.하지만 고월영을 제치고 나온 고용기의 손에 쉽게 무너졌다.얼마 안가 백의 여인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고용기는 그 여인에게 다가가는 고월영에게 담담히 말했다.“평생 주인이 시킨 일만 하는 불쌍한 인생이다. 이미 다친 것 같으니 그냥 가자꾸나.”고월영은 의아한 얼굴로 오라버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어쩐지 고용기가 무안희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녀도 얼른 허공으로 떠올라서 가볍게 담을 넘었다.“오라버니, 빨리 가야 해요!”비록 무아린에게 다칠 것 같으면 도망가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2화 지원군

무아린은 너무도 큰 충격에 울컥하고 피를 토했다.“아린 아씨!”고월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무아린을 부축했다.그녀는 다급히 오라버니를 향해 소리쳤다.“오라버니, 아씨는 독에 당했어요!”고용기는 그제야 굳은 표정으로 그쪽을 향해 다가갔다.등 뒤에서 무안희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장군, 지금 가시면 앞으로 다시는 저를 볼 수 없을 겁니다!”“난 처음부터 너를 다시 만날 생각이 없었다!”주먹을 불끈 쥔 고용기가 울부짖었다.“무안희, 우리 사이는 아주 오래 전에 이미 끝났어!”“그런가요?”무안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그런 분이 제가 남긴 기호를 따라 저를 찾아오셨습니까?”고용기는 원해서 대오를 이탈했고 그렇게 무안희의 손에 잡혔던 것이다.“장군,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하세요. 지금도 저를 잊지 못해서 이리 찾아오시지 않았습니까!”무아린은 손바닥에 기를 모으고 고용기를 향해 뻗었다.고용기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나의 진심을 알면서 왜 이리도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냐?’“오라버니!”뒤에서 고월영이 애타게 그를 불렀다.이미 기절하기 직전인 무아린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그쪽으로 달려가려 했다.하지만 이미 모든 힘을 소진한 그녀는 한발자국 움직이자마자 입에서 피를 뿜었다.고용기는 세상이 멈춘 것처럼 무안희만 바라보고 있었다.쾅!무안희의 장풍이 그대로 그의 가슴에 맞았다.고용기는 그대로 장풍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고월영, 봤어? 네 오라버니는 내 사람이야. 처음부터 너를 도울 마음이 없었다고!”무안희가 쏜 장풍의 위력은 대단했다. 일격에 고용기를 쓰러뜨리지 못하고 그가 고월영과 손을 잡는다면 자신이 위험해질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그 장풍 하나로 고용기의 5할 이상의 공력이 무용지물이 되었다.이제 둘이 같이 덤빈다고 해도 무안희는 두려울 게 없었다. “흥! 멍청한 것들!”무안희는 독이 든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진 무아린의 장검을 집어들었다.그리고 검의 끝을 고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3화 해독약은 없어

무안희의 계산은 틀리지 않았다. 고월영의 지원군이 곧 당도할 테지만 강풍의 세기로 대략적인 위치를 추산했을 때, 일정한 거리가 있었다.그 먼 거리를 순식간에 당도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를 통틀어 현왕 한 명뿐이었다.검기가 공기 중에서 울부짖으며 고월영을 향해 날아가던 순간, 귀를 찌르는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장풍이 무안희의 앞에 당도했다.챙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장검은 허공에서 두 동강이 났다.무안희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입에서 피를 뿜으며 멀리 튕겨져 나갔다.그녀는 뒤에 있는 나무에 그대로 처박히며 쓰러졌다.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고목이 쓰러졌다.고월영의 앞에 훤칠한 인영이 사뿐히 착지했다.검은색 장포를 걸치고 신비한 기운을 뿜어내는 현왕 강현준이었다.‘현왕 전하가 어떻게?’무안희는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토했다.“안희야!”조금 전까지 동생의 안위를 걱정하던 고용기가 다급한 비명을 질렀다.그는 안타까운 얼굴로 아직도 피를 뿜고 있는 무안희를 바라보았다.한참 주저하던 그는 결국 무안희에게로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했다.“안희야, 괜찮아?”무안희는 뭐라고 말하려는 듯했지만 계속 피만 뿜어대고 있었다.현왕이 발사한 진기가 가슴에서 요동치며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고통이 느껴졌고 진기가 마구 흩어지고 있었다.그 뒤로 말을 탄 호위 무사들도 당도했고 그들의 맨 앞에는 강현우가 지휘하고 있었다.강현우는 다급히 고월영의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쪽지를 보고 달려오는 길이야. 어디 다치지는 않았느냐?”그때 그는 마침 강현준과 함께 있었다.그래서 둘은 쪽지를 확인한 즉시 달려왔던 것이다.강현준이 아니었으면 아마 고월영은 크게 다쳤을 것이다.고월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착잡한 눈빛으로 저 먼 곳에 서 있는 훤칠한 사내를 바라보았다.강현준이 손짓하자 지언과 시위대가 무안희를 포위했다.“고 장군, 이런 여자를 위해 남령국을 배반하려는 것인가?”강현준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고용기는 뭐라고 설명하고 싶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4화 현왕의 헌신

고용기의 목숨을 건 엄호를 받고 결국 무안희는 포위를 뚫고 도망쳤다.고월영의 오라버니이자 이 나라의 장군이었기에 지언과 그의 호위대는 감히 그에게 죽자고 덤빌 수 없었다.결국 고용기는 현왕부로 압송되었지만 고월영은 그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무아린의 부상은 아주 심각했다. 간신히 체내의 독을 제거했지만 이미 맹독으로 인해 심맥이 완전히 손상된 상태였다.그 후 며칠 동안 고월영은 매일 침술로 그녀를 치유해 주었고 강현준도 줄곧 방에 머물며 기를 운용하여 치료를 도왔다.그렇게 꼬박 3일이 지났다.지언은 상전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3일째가 되던 날,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강현우를 찾아갔다.“여왕 전하, 제발 현왕 전하를 좀 설득해 주실 수 있을까요? 조금만… 쉬었다 하라고요.”매일 진기를 소모하여 심맥이 모두 손상된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아무리 내공이 강한 자라도 결국 지치기 마련이다.“나도 설득은 해보았지만….”“그럼 여왕비 마마라도 설득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강현준의 심복인 지언이 그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고월영이 아니었으면 아무런 연고도 없는 무아린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이유도 없었다.그가 행하는 모든 것은 고월영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왕부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강현우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무아린의 상황으로 진기 전달이 끊기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월영을 설득하여 강현준을 멈추게 하는 것은 고월영에게 무아린을 살릴 기회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그녀는 평생 고통스러워할 것이다.“전하,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현왕 전하께서는 전에 당한 부상도 아직 완쾌되지 않았습니다.”“형님이 다쳤다고? 언제?”강현우가 매서운 눈초리로 지언을 노려보며 물었다.지언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마지못해 사실을 고했다.“수림으로 가기 전에도 부상이 채 낫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때 마마를 구한다고 속도를 추구하느라 내력을 상당히 소진했기에 부상이 가중되었을 겁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5화 내가 속을 것 같아?

방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강현우는 지금 들어가야 할지 몰라 문 앞에서 망설였다.얼마나 지났을까, 강현준은 드디어 눈을 뜨고 침상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무언가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가슴이 울컥하더니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고월영은 안타까운 얼굴로 그의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주었다.“그만하세요, 전하. 제 의술이 부족해서 그런 거지 전하의 잘못이 아닙니다.”하지만 강현준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고는 다시 눈을 감고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고월영은 고통스러웠다.최선을 다했지만 워낙 부상이 심각했고 극악한 독이 이미 무아린의 오장육부를 잠식한 상태라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또 한참이 지나 줄곧 눈을 감고 있던 강현준이 말했다.“이 아이는 너를 위해 일하다가 다쳤다.”고월영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만약 이대로 무아린을 보낸다면 평생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전하가 이 사람을 구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갈 것입니다.”“죄책감… 그것뿐이더냐?”강현준은 눈을 뜨고 허공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런 것 말고 다른….”“없습니다.”고월영은 매정하게 말을 끊었다.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러니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그만하세요.”그 말에 강현준이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왜 필요 없다고 말하느냐?”그의 입가에서 또다시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 아이가 죽으면 넌 평생을 아파하고 괴로워할 것이지만 내가 죽으면 잠깐 죄책감을 느끼고 말겠지. 차라리 그쪽이 너한테는 더 편하지 않겠느냐?”“전하!”고월영은 순간 울컥하며 화가 치밀었다.‘꼭 그렇게 말씀하셔야 속이 편하겠나이까?’“전하께서 돌아가시면 현우 오라버니가 슬퍼합니다. 저는 현우 오라버니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강현준은 원망에 찬 눈으로 그녀를 잠깐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눈을 감으며 담담히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6화 발작

“전하, 오해이십니다.”고월영은 만감이 교차했다.대놓고 너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하는 모든 일은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더 이상 이 위험한 남자에게 돌아갈 마음이 없었다.그래서 돌려주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사람의 체내에는 면역 체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희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가동하는 체계입니다. 위험을 느꼈을 때 면역 체계가 스스로 가동할 것입니다.”강현준과 강현우가 그 말을 알아들을 리 만무했다.고월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사실 지금도 면역 체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미약하여 주인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고 있지요. 만약 내력을 전부 소실하게 한다면….”“그러면 면역 체계라는 것에 힘이 실리는 것이냐?”강현우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고 고월영은 고개를 저었다.“내력을 소실하면 면역 체계는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고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운용될 것입니다.”“그때 침술로 사혈을 자극할 것이고 동시에 현왕 전하께서 기를 운용하면 어쩌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강현우는 말이 없었다.강현준이 눈을 뜨고 고월영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그게 정녕 사실이냐?”“지금은 누구보다 제가 가장 간절합니다.”고월영은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저를 믿어주세요, 전하.”그날 밤, 고월영의 침소 밖에는 수많은 호위 무사들이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지언과 연일도 직접 호위에 참여했다. 그들은 침소 안팎을 겹겹이 둘러싸고 호위했다.중도에 누군가가 와서 방해를 받으면 무아린은 즉사할 거라는 고월영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18기병단의 호위 무사들 중 절반이 호위에 침소 밖에 모였다.그들은 속으로 불만이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사람을 살리기 싫은 게 아니라 그들이 모시는 상전이 고월영 신변의 시종 한 명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것에 불만이었다.자정이 지났지만 침소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7화 걱정해 주는 것이냐?

연일은 이 중요한 시기에 절대 안으로 사람을 들여보낼 수 없다고 했다.결국 지언이 의원을 데리고 고용기가 갇혀 있는 곳으로 향했다.고여추도 어쩔 수 없이 뒤를 따라갔지만 지언의 거절로 감옥 입구에서 대기해야 했다.안에서 고용기의 미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고통에 울부짖는 목소리였다.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여추는 애타는 마음에 주먹만 꽉 쥐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소리가 끊기더니 주변이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잠시 후, 지언이 나왔다.“어떻게 되었습니까?”고여추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수면제를 복용시키고 일단은 재웠습니다. 다만….”지언은 의원의 얼굴을 힐끗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아마 잠에서 깨면 또 발작을 일으킬 것입니다.”지언은 이 상황에서 더 이상 고용기에게 신경 써줄 여력이 없었다.“사람을 시켜서 잘 단속하라고 하고 여기서 대기하고 있거라.”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의원에게 지시를 내리고는 가버렸다.“제가 들어가서 얼굴이라도 보면 안 될까요?”고여추가 그의 등 뒤에 대고 물었다.지언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전하의 명 없이는 아무도 감옥 안으로 들일 수 없습니다.”“지언 나리….”“소인은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지언은 자리를 떴다.조급해진 고여추가 억지로 포위를 뚫고 들어가려 했지만 밖을 지키고 있던 호위가 그녀를 가로막았다.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강현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오라버니의 상황을 알 수 없어 속이 타들어갔다.‘월영이만 나오면 들여보내달라고 청할 수 있지 않을까?’충독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고용기는 결국 죽게 될 것이다.고여추는 길게 심호흡한 뒤, 지언을 따라 나섰다.그 시각, 고월영은 무아린의 머리에서 마지막 침을 제거했다.강현우가 작은 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어찌 되었어?”강현준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시선은 그녀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고월영은 고개를 저었다.“아직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8화 성공

강현우는 다급히 해명했다.“형님,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동생이 걱정하는 걸 알면서 어찌 이리 미련하게 구시나요?”고월영은 강현우의 말을 끊고 강현준을 빤히 쳐다보았다.강현준도 눈을 뜨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무례하다!”“전하의 심기를 거스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아린 아씨를 위하다가 전하께서 다치는 건 싫다는 말씀이었습니다.”고월영은 차분하고 고요한 어조로 덤덤히 그에게 말했다.“전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마 전하의 호위 무사들이 저와 아린 아씨의 목숨을 취하려 할 거니까요.”강현준은 다시 싸늘한 얼굴로 눈을 감고 씩씩거렸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강현우는 조바심이 났다.뭐라도 말해서 분위기를 무마하려고 하던 찰나, 그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강현우는 순간 눈을 번쩍 뜨며 고월영의 옷깃을 잡았다.“월영아, 저기를 좀 보거라. 아린 낭자가 손가락을!”그제야 고월영과 강현준의 시선이 동시에 무아린의 손에 닿았다.그녀는 미세하지만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아씨, 정신이 드시나요? 이제 괜찮아요. 빨리 눈을 떠보세요!”무아린의 눈꺼풀이 떨리고 있었다.강현준은 길게 숨을 내뱉은 뒤, 순식간에 진기를 모아 그녀의 체내에 흘려보앴다.쿨럭!무아린은 세게 기침을 하더니 끝내 눈을 떴다.“장군….”“오라버니는 무사해요. 아린 아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고월영은 침상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오라버니는 무사해요. 이제 푹 쉬면 곧 나아질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은침을 무아린의 정수리 혈자리에 꽂았다.무아린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강현우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월영아, 이게 무슨….”“제가 잠들게 했어요. 이제 괜찮아요.”무아린이 깊은 잠에 빠진 뒤, 고월영은 침구를 정리해서 상자에 넣고 강현준에게 말했다.“전하, 이제 아무 일 없습니다. 푹 자고 일어나면 알아서 치유가 될 테니 이제 내려오시지요.”“그럼 이제 안 죽는다는 거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49화 호색한

강현준이 각혈하며 쓰러졌다.왕부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돌았다.지난번에 각혈하고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족히 반달이 걸려 겨우 의식을 회복했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고월영은 무아린의 이불을 여며준 뒤에 강현준의 침소를 찾았다.이번에 강현준은 무아린을 살린다고 하다가 이 사단이 났으니 그가 이대로 깨어나지 못하면 18 기사단의 추궁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다행히도 강현준은 두 시진 정도 있다가 의식을 회복했다.눈을 뜨자마자 그의 시야에 들어온 건 여인의 가녀린 뒷모습이었다.그녀는 물수건을 짜느라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전과 비하면 살이 많이 빠져서 허리가 한줌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강현준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고월영이 고개를 돌린 순간, 이내 손을 도로 내려놓았다.그러고는 눈을 질끈 감고 잠든 척했다.고월영은 따뜻한 물수건으로 그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었다.그가 깨어 있을 때는 절대 없을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손길이었다.물이 식자 그녀는 다시 따뜻한 물을 가져와서 이번에는 발을 닦아주었다.수건의 따뜻한 온기와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에 강현준은 취할 것 같았다.다시 침상으로 돌아온 고월영은 발을 닦아주던 수건을 들고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발을 닦던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드리면 전하께서는 화를 내실 건가요?”강현준은 순간 눈을 번쩍 뜨고 그녀를 노려보았다.“이런 악랄한!”고월영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악랄하다고 하면 전하는 어떤가요? 깼으면서 잠든 척하는 게 유치하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강현준은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현우한테는 그리도 따뜻하게 대해주면서 어찌 나한테는 이토록 매정하단 말이냐!’“전하, 제가 불편하시면 지언을 불러서 의원을 모셔오라고 하겠습니다.”자리에서 일어선 고월영이 말했다.강현준은 떠나려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그의 손에서 뜨거운 열감이 느껴지자 고월영도 결국엔 마음이 약해졌다.‘그래. 이 사람은 환자야.’그녀는 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제350화 감옥으로 달려가다

강현준도 수치스러웠는지 이불을 끌어다 덮으려 했지만 이미 이렇게 된 거 뻔뻔하게 나가기로 마음먹었다.“네가 그렇게 가까이 있으니까 그렇지. 정상적인 반응일 뿐이다.”“제가 언제….”고월영은 그제야 얼굴을 닦아줄 때 자신이 그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이따가 약이 다 달여지면 약 드시고 푹 쉬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가서 약 상자를 정리했다.강현준이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물었다.“환자를 두고 어디를 간다는 게냐?”“이따가 지언이 약을 들고 오면 열이 내릴 것 같습니다.”“그게 무슨….”“전하, 약 가져왔습니다.”밖에서 지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현준은 지금처럼 지언의 방문이 불쾌했던 적이 없었다. 지금 당장 달려나가서 그를 걷어차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들어오너라.”고월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방 문이 열리는 순간 강현준은 이불을 당겨 몸에 덮였다.지언은 약을 들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상전에게서 풍기는 싸늘한 냉기에 어깨를 흠칫 떨었다.“마… 마마….”“난 돌아가서 아린 아씨를 돌볼 테니 전하를 부탁한다. 약을 다 드신 후에 푹 쉬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고월영이 약 상자를 챙기며 말했다.“하지만 전하께서는….”상전의 매서운 눈빛에 놀란 지언은 고월영에게 애원의 눈빛을 보냈다.강현준은 그가 들고 있는 약을 빤히 바라보며 지언에게 무언의 압박을 보냈다.‘차라리 저 약을 엎어버릴까? 그러면 지언 저 녀석은 다시 약을 달이러 갈 테고 날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처방전은 여기 두었으니 혹시 약이 더 필요한 일이 생기면 처방 대로 약을 다시 달이면 된다. 그 사이에 전하를 돌볼 사람이 없으면 연일을 부르면 되고.”말을 마친 고월영은 약 상자를 챙기고 밖으로 향했다.지언은 자신을 죽일 듯이 바라보는 현왕의 눈빛을 보고 등골이 오싹했다.‘내가 시기를 잘못 맞췄나?’“마… 마마! 소인은 약재에 대해 잘 모릅니다.”“모르면 배워.”그 말을 끝으로 방 문이 닫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Read more
PREV
1
...
3334353637
...
3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