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 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내가 걔한테 무슨 짓을 했다고 그래? 고월영 걔는 줄곧 네 그림자 뒤에 숨어 있었잖니!”안비는 속으로 무척 찔렸지만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하지만 아들의 싸늘한 눈빛에 결국 손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아들이긴 하지만 장성한 뒤로는 안비마저도 그에게서 알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고는 했다.“현준아, 걔가 현우 구한다고 제 손으로….”안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죽은 아이는 금기어였고 주변에는 태감과 궁녀들이 잔뜩 있었다.하지만 아들이 알아들었을 거라고 믿었다.아니나 다를까, 강현준이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절대 이 일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다행히 돌아온 뒤로 무안희를 만나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되었다.안비는 무안희에게 크나큰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무안희가 없었더라면 일이 이렇게 깔끔하게 처리되지 않았을 것이다.“네가 안쓰러워서 그래. 넌 걔가 밉지도 않니?”“어찌됐건 고월영은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감사하기는커녕 고월영에게 큰 반감을 느끼시는 것 같군요.”강현준은 두눈을 매섭게 뜨고 앞으로 다가섰다.놀란 안비가 뒤로 뒷걸음질치더니 말했다.“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게냐?”강현준은 말없이 싸늘한 시선으로 어머니를 쳐다보았다.안비의 두 눈에는 당황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강현준의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현준아.”안비가 안쓰러운 얼굴로 그를 불렀다. 뭐라도 말을 하려던 찰나, 강현준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꽂혔다.“현우를 치료하던 당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현준아!”조급해진 안비가 비명을 질렀다.강현준은 손짓하여 주변에 있던 태감과 궁녀를 물렸다.그리고 앞으로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어머니, 대체 뭘 그렇게 불안해하시는 거지요? 당신들이 나한테 숨기는 진실이 대체 뭡니까?”“우린 숨긴 거 없어. 걔가 너와 네 아이를 버린 거야. 고월영 스스로 결정한 거라고.”당황한 안비는 점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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