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월영은 강현우와 강현준이 외모가 많이 비슷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쌍둥이라도 이 정도로 똑같을 줄이야!그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계단을 내려왔다.차갑고 냉철하며 음산하기까지 한 분위기!한번 눈이 마주치면 저절로 시선을 피하게 하는 압도적인 기운을 가진 존재였다.황족의 타고난 기품과 자신감, 그리고 주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압도적인 존재감까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저절로 숨이 안 쉬어졌다.역시 그녀의 부군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사람이었다.고월영은 서둘러 그에게 예를 취했다.“현왕 전하를 뵙습니다.”하지만 상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는 사뿐이 걸어서 그녀를 지나쳤다. 마치 고월영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듯했다.그는 마차에 올라 가림천을 내렸다.고월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동행하기로 한 호위 무사 지언이 그녀에게 다가오며 말했다.“왕비 마마, 준비한 마차에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시간이 촉박한데 지금 수리가 가능하겠느냐?”고월영은 조바심이 났다.혼례 다음 날 입궐하여 황제 폐하와 황후마마께 인사를 올리는 건 황가에 시집 온 여인이라면 절대 태만할 수 없는 행사였다.“수리는 어렵지 않지만 제 시간에 맞출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현왕 전화와 같은 마차를 타시고 입궐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현왕과 같은 마차를?저쪽을 보니 크고 화려한 마차가 눈에 보였다. 하지만 고월영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어쩐 일인지 그분을 보면 온몸이 긴장하고 두려움이 앞섰다.지언은 그녀가 말이 없자 다시금 재촉했다.“지체할 시간이 없사옵니다. 왕비마마, 어서 가시지요!”그렇게 고월영은 강현준의 마차에 오르게 되었다.마차 공간이 커서 두 사람이 타도 전혀 비좁지 않았다. 강현준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고월영은 최대한 그와 멀리 떨어져서 앉았다.거대한 압박감에 그녀는 숨 쉬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다.“혀… 현왕 전하, 혹시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그는 아까부터 그녀를 뚫어져라 빤히 바
Last Updated : 2023-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