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망월각은 손님이 찾아온 것 같았다.지언은 고월영을 막아서며 입을 열었다.“시간도 늦었는데 전하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있으신지요? 제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급한 일로 상의할 게 있어요.”이건 직접 얼굴을 보며 말을 꺼내야 한다. 지언을 통해 전달한다면 돌고 돌아 언제쯤 최신 소식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평소 그녀에게 깍듯했던 지언이 그녀를 자꾸 붙잡는다.“죄송합니다. 오늘은 중요한 분과 선약이 있으셔서 곤란...”“그럼, 손님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죠.”고월영은 머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정자로 향했다. 그 모습은 쉬이 돌아갈 것 같지 않았다.그녀의 발목은 이쯤이면 거의 나을 때도 된 것 같았으나 아직 움직임이 시원찮아 보인다. 하지만 자세는 다행히 괜찮아 보였다. 그가 뒤를 따랐다.“가을밤은 공기가 차서 감기 걸릴 수도 있사옵니다.”“괜찮아요. 저는 그 정도로 허약체는 아니랍니다.”고월영이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마음이 무거워서 웃음도 나지 않았다.고개를 들어 본 어두운 하늘과 같이 그녀도 우울했다.마치 비라도 내릴 것 같이 답답한 공기, 날씨는 확실히 좋지 않았다.“무사님...”“저의 이름을 부르시면 됩니다.”“지언 씨 등불을 들어줄래요? 책을 좀 보고 싶어서요.”고월영의 시선은 여전히 하늘에 머물러 있다.정자에도 작은 등불이 있었지만, 너무 어두워서 시력에 좋지 않았다.“그러지 말고 돌아가 계세요. 시간 나면 제가 알려드리죠.”지언도 하늘을 한번 보았다. 확실히 너무 흐렸다.고월영은 잠시 생각했다. 비록 설득력은 있었지만, 몸만 잠깐 일으켰다가 다시 도로 앉았다.“저와의 만남을 달가워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여기에서 기다리려는 겁니다.”“오늘의 손님은...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사옵니다.”그는 손님방을 힐끔 보았다.고집스런 고월영에게 그가 다시 말했다.“그럼, 제가 가서 아뢸게요.”“괜찮습니다. 여기서 기다리면 됩니다.”지금 그녀는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라 특별대우를 받으며 주목을 받고 싶지
Last Updated : 2023-11-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