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추는 동생이 좀 이상해졌다는 것을 느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수족이 세상을 등지고 떠났으니 분명 크게 상심했을 텐데 고월영의 표정은 너무도 담담했다.“언니, 왜 그런 눈으로 저를 보세요? 장군부에 뭐 심각한 일이라도 생겼나요?”고월영이 물었다.고여추는 착잡한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보다가 울먹이며 말했다.“아직은 별일 없어. 오늘 현왕 전하께서 폐하의 부름을 받고 입궁하셨는데 이 일과 연관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구나.”“너는 장군부 일에 신경 쓰지 말거라. 무슨 소식이 있으면 내가 와서 전해주마.”고여추는 그제야 동생의 손이 얼음장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고월영이 두르고 있는 망토를 보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앞으로 아무 사내가 주는 옷을 몸에 두르지 말거라.”말을 마친 그녀는 연일이 입혀준 망토를 벗겨 바닥에 던졌다.고월영이 담담히 말했다.“언니도 무슨 소문을 들은 건가요?”고여추는 그 질문에 감히 대답할 수 없었다.고월영도 더 캐묻지 않고 개의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월영아.”고여추는 그녀의 담담한 얼굴을 보면서도 불길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월영아, 정말… 괜찮은 거니?”고월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왜 그런 질문을 하세요?”“나는 네가 시안이 때문에….”고여추는 시안의 죽음에 이처럼 담담한 태도를 보이는 동생이 어딘가 석연치 않아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월영아, 마음이 힘들면 언니한테 얘기해. 혼자 참지만 말고.”“저 정말 괜찮아요.”고월영은 피곤한 기색을 하고 침상으로 다가갔다.“언니, 저 좀 자고 싶어요.”“그래. 어서 자. 언니가 옆에 있어줄게.”“저 정말 괜찮으니까 그만 돌아가요.”“안돼. 이번에는 언니가 꼭 옆에 있어줄게.”고여추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고월영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그녀는 그렇게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잠을 잤다.왕부로 돌아온 강현준이 지언을 시켜 그녀를 침소로 불렀다.고여추는
Last Updated : 2024-02-2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