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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비밀의 모든 챕터: 챕터 91 - 챕터 100

382 챕터

제91화 그녀와 함께인 자는 누구인가?

고월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왜 그러죠? 난 안되는 건가요?"무아린의 눈빛엔 의혹이 감돌았다."하지만, 여왕 전하께선 혼례를 치르지도 자식을 낳지도 못하십니다."고월영은 바로 그날이 생각났다. 약으로 인해 정신이 몽롱해졌을 때, 무홍일과 무안희의 대화를 들었었다.그때 무홍일도 말했었다. 강현우는 혼례를 치르지도, 자식을 낳지도 못한다고."어찌하여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고월영은 마음이 졸려왔지만, 얼굴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무아린의 생각은 단순했다."여왕 전하는 어린 시절 중독되시고, 지금껏 해독이 안 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언니의 약으로 독성을 누르고 있어요...""그럼, 언니분과 현왕 전하께서는 알고 지낸 지 오래된 건가요?"고월영은 왜 이렇게 그들의 일에 관심이 가는지 본인조차도 몰랐다.그저, 호기심일 수도.무아린은 끄덕였다."알고 지낸 지 몇 년 되었어요. 저희 언니, 현왕 전하를 계속 맘에 품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어머니께서 동의하지 않으셨어요."고월영은 더 이상 이 문제를 캐묻지 않았다.그날, 강현준에게서 들었다. 무안희는 성녀라고.아마도 성녀가 되면, 평생 혼례도 심지어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못 할 운명일 것 같았다."여왕 전하께서 어린 시절 중독되셨다고요?"하지만 강현우와 일 년을 넘게 지내면서, 한 번도 그한테서 중독 증상을 본 적 없었다.그런데 왜 태후 마마, 황후 마마, 심지어는 황제 폐하까지, 궁 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강현우가 어려서부터 몸이 안 좋고 병이 많다는 걸까?여러 가지 의혹들이 그녀를 가둬놓는 듯했다.어떠한 진실이, 점점 수면 위를 가르고 떠오르는듯했다.하지만 고월영은 깊게 생각하기 두려웠다.별안간, 고월영은 온몸이 추워났다.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공포가 느껴졌다.무아린은 고월영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녀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져 가는 것도 몰랐다.무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건 아주 이상한 독이에요. 이렇게 오랫동안, 저희 언니마저도 없애 드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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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본 왕에게 만족하느냐?

그날 밤, 더는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다음날 이른 아침, 고용기는 잠에서 깨고, 곧장 수성으로 돌아가려 했다.그리고 무아린도 글쎄, 그를 따라 남령에 가겠다고 했다.저 계집애, 그래도 고용기한테 진심인듯했다.하지만 오라버니의 독을 치료할 수 있는진 아직도 문제이다.고월영은 전날 밤 한시도 편히 자질 못하고, 계속 악몽을 꾸었다.그녀는 꿈속에 혼례를 올린 그날 밤으로 돌아갔다.꿈에는 그날,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미친 듯이 탐한 남자가 나타났다.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자가 차갑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어때? 본 왕에게 만족하느냐?"고월영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깨어났을 때, 온몸은 차가웠고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최대한 빨리 돌아가, 빨리 강현우를 만나야 한다!... 일행 다섯 명이 수성에 도착하자마자 소식 하나를 접했다. 어젯밤, 운조의 정예군 하나가 금강을 몰래 건너 기습을 하려 했다.다행히 연일이 빠르게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달했고, 그 정예 군은 전수 전멸되었다!"다 영이 덕이야!"고용기가 고월영의 어깨를 토닥였다."현왕 전하가 2일 전 수성에 도착하셨고, 지금은 현왕 전하의 대군마저 도착했으니, 수성은 잠시 안전할 거야."고용기는 한숨을 내쉬고 난감한 듯 말했다."이 오라버니는 현왕 전하에게 죄를 청하러 가야겠어, 무슨 일이든 내가 혼자 감당할게.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네가 돌아가 나 대신 조부님을 잘 위로해 주거라.""조부님은 나이가 많으셔서 몸이 안 좋으시니, 네가 많이 챙겨드려야 해."고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대군이 변경을 지날 때, 오라버니가 군영에 있지 않았으니, 주동적이든 피동적이든, 꼭 벌을 받아야 했다.고월영은 이미 알고 있었다.그저 강현준이 고용기에게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주길 바랐다. 오라버니가 계속 수성을 지킬 수 있게.하지만 강현준이 일전 그들을 대한 태도로 보아, 은혜를 베풀지 말지는 아직도 미지의 수다.모두가 강현준을 잔인하고 냉정하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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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여왕 전하가 왔다!

고월영은 본능적으로 손끝에 두 개의 은침을 잡아, 긴 손가락으로 튕겨냈다.하지만 무안희의 장풍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철저하게 사라졌다!자유자재로 공제할 수 있다니, 무안희의 공력이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었다.고월영은 무안희가 은침에 쏘인 걸 조용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무안희가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지는 걸 조용히 보고 있었다.무안희가 장력을 거둬간 순간, 고월영은 이미 자신이 꾀에 넘어간 걸 알아차렸다.정자 밖에서, 훤칠한 그림자 하나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무안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현왕 전하."강현준은 답하지 않았다. 차가운 얼굴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고월영을 향한 시선은 빠르게 스쳐 지났고 무안희의 앞에 다가가 손을 내뻗었다.무안희는 가냘프게 손을 내밀었고 그의 손바닥에 담긴 힘을 빌려 일어섰다.하지만 아직도 몸이 허약한 듯, 일어서자마자 나른히 강현준의 품속으로 넘어졌다.고월영은 강현준을 바라봤다.그는 계속 차가운 표정을 하고 팔을 뻗어 무안희에게 지탱할 힘을 주었다.무안희는 그의 품에 안겨있는 건 아니지만 그의 팔에 넘어져 있었다.무안희는 그걸로 만족스러웠다.과거 그는 그녀가 다치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았었다.무안희의 시선이 고월영에게로 옮겨졌다. 질투에 화나간 고월영의 모습이 보일 거라 예상했다.하지만 고월영은 그저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연극이라도 보는듯했다.이상하리만치 침착한 눈빛에, 무안희는 승리로 인한 마음속의 희열감이 반으로 사라지는듯했다."현왕 전하, 전 그저..."무안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현준이 차갑게 말했다."여왕비를 방에 가두어라, 내 명 없이는 외출을 금하도록!""예, 전하."연일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고월영을 보며 말했다."마마, 가시지요.""현왕 전하는 현명하고 모략이 뛰어나신 분인데, 정녕 무안희 씨의 수작을 못 알아보신 겁니까?"고월영은 여전히 강현준을 바라보고 있다.대체 저자는 강현우가 맞는 걸까?아니라면, 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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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계속 날 이용하고 있었군요

"왕비마마!"연일은 바로 쫓아가 고월영의 눈앞에 막아섰다."연일, 내 부군이 왔네. 무슨 자격과 이유로 날 막아서는 건가?"고월영이 그를 노려봤다.연일은 난감한 표정을 띠었다."왕비마마, 현왕 전하께서 방에 계시라고, 마마...""시비도 가리지 않는 사람을 어찌 형이라 할 수 있겠나? 저런 남자가, 무슨 자격으로 날 상관한단 말이냐."고월영은 앞으로 한걸음 내디뎠다."비키거라!"연일은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현왕 전하가 방으로 보내라 명하셨으니, 주둔 처에 가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연일, 정녕 네가,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날 죽일 담이 있다면!고월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곤 갑자기 그의 품을 향해 부딪혀갔다.자칫 잘못하면 부딪힐 뻔했다!연일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몸을 비켰다.왕비의 몸은 그가 다칠 수 있는 게 아니다!고월영은 그 틈을 타, 그의 앞에서 달려 지나갔다.그녀는 주둔 처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오는 길에 이미 물은 적 있었다.이 세상엔, 진짜 강현우와 진짜 강현준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 두 사람의 신분이 그녀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반드시 강현우를 만나야 한다!그래서 똑바로 알아야 한다!왜 모두가 강현우는 합방을 못 한다고 하는 것인지.정녕 안된다면, 그날 그녀와 함께인 건 도대체 누구인지?그녀는 혼란스러웠고 마음이 복잡했다.자신의 추측이 진실이 될까 두려웠다."왕비마마!"연일은 당황한 마음을 이끌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나섰다.하지만 문을 나서자, 고월영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왕비의 경공이 언제부터 이렇게 좋았던가? 순식간에 그림자도 없이 사라지다니?연일은 조금 망설이다 바로 몸을 돌려 주둔 처를 향해 쫓아갔다.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가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당 밖 큰 나무 뒤에서 연약한 그림자 하나가 걸어 나왔다.고월영은 연일이 멀어져 가는 걸 냉랭히 바라보다 다른 방향으로 돌아 군영을 향해갔다....강현준은 무안희를 부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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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널 데리고 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그녀에게 기회를 준 적 없었다!한 번도, 자신을 믿어준 적 없었다!무안희는 손끝을 움켜쥐었고 마음은 점점 처량해져갔다."한 번도 다치는 걸 허락하신 적 없었는데, 그날, 제가 안으려 하자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왕비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아서, 그래서 그런 겁니까?"무안희는 왜 그때 고월영이 주변에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까?10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그녀의 피가 강현우의 독성을 억제할 수 있기에, 강현준은 그동안 그래도 태도가 좋았었다.적어도 우호적인 편이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여러 번 마음을 표했지만, 그는 냉정하게 대했었다.항상 거절을 했고, 절대 그녀가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다.어머니가 백교단을 계승해야 한다 하자, 이후 만날 기회가 적을 것 같았다.그래서 그저 안아만 보고 싶었고, 그걸로 그에 대한 잡념을 잘라버리려 했다.처음엔 거절을 했던 그가, 돌연 동의를 했다.무안희는 강현준도 본인에 대한 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걸로 이해했다.하지만 그 동의가, 다른 여자를 화나게 하기 위함이었을 줄은!그리고 자신은, 그저 이용당한 도구일 뿐!고개를 들어 강현준을 바라보는 무안희의 눈빛은 슬픔으로 가득 찼다."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고고하고 매정하신 현왕 전하께서도, 이토록 유치할 때가 있을 줄은."고월영, 그녀는 대체 어떤 여자인 거지?어떻게 이걸 해낸 거지?왜, 왜 여색을 가까이하지 않던 강현준마저, 그녀를 위해 자신의 원칙을 바꾸는 거지?"그녀는 여왕비입니다! 이렇게 그녀와 함께 있으면, 현왕께 미안하지도 않습니까?"강현준은 말을 하지 않았고 안색은 푸르르게 변했다.무안희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의 침묵이 그녀에게 모든 답안을 알려줬다.그 여자를 위해서라면, 그는 모든 것을 마다할 수 있다!"왜입니까?"무안희의 목소리를 잠겼고, 감정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얼굴 하나 빼고 나면, 대체 어디가 더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왜 그토록 왕비를 신경 쓰시는 겁니까?"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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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저한테 참으로 매정하시네요

강현준의 웃음은 너무나 시렸다.시리다 못해 두렵게 했다.무안희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웃음을 보니 저도 몰래 뒤로 두 걸음 물러갔다."현왕 전하, 그게... 무슨 뜻이옵니까?""여왕은 지금 본 왕의 군영에 있다."강현준이 냉랭히 말했다.무안희는 손을 들어 심장을 움켜쥐었다.아니, 현왕 전하가, 나한테 이렇게 매정할 리가 없어!말도 안 돼!그러나 그의 태도가 그녀에게 똑똑히 알려주고 있다. 안되는 건, 없다고!"그래서, 저를 데려가 신게, 절 구해주려는 게 아니라, 아껴주는 게 아니라, 전하께선... 그저 제 피를 이용해 여왕 전하의 독성을 억제하려는 겁니까?"강현준은 침묵했다.무안희는 미칠 지경이었다."왜 절 이렇게 대하시는 겁니까!"그가 돌아섰다.무안희가 소리쳤다."만약 제가, 다신 여왕 전하를 돕지 않는다 하면..."갑자기 강현준이 몸을 돌려 큰손을 휘둘렀다.무안희는 강력한 장풍이 본인을 향해 오는 걸 느꼈다.그녀도 막아 나섰다.‘펑’소리와 함께 두 갈래의 장풍이 부딪혔다.무안희가 상대를 이기기 어려운 건 명백했다.강현준의 장풍은 그녀의 방어를 뚫고 ‘퍽’소리를 내며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무안희는 바닥에 쓰러졌고 다시 손을 쓰자 보니 진기가 모이질 않았다.강현준이 그녀의 혈자리를 봉인한 것이다!강현준은 그저 담담히 그녀를 보다, 이번엔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떠났다.무안희는 그가 밖에서 내리는 명령을 들었다."잘 보고 있거라, 도망간다면, 죽여도 좋다."죽여도 좋다!무안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이게 자신이 사모하는 남자가 그녀에게 준 대답이었다.그에게 있어 그녀의 존재는, 과거 한 가지 가치뿐이었다. 그건 바로 여왕의 독성을 억제하는 것.하지만 지금은 한 가지 더 늘었다. 그를 도와 다른 여자를 화나게 하는 것.그녀의 인생은 왜 이토록 비참한 걸까?전심전의로 그를 사랑했는데, 왜 그는 자신에게 일말의 연민도 없는 걸까?"후, 저한테 참으로 매정하시네요!"현왕이 난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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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왜 당신이야?

"여왕 전하!"고월영은 단번에 거처의 가림막을 들어 올렸다.갑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자리에 앉아 지형도를 보고 있었다.그는 부름 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하지만 고월영은 넋을 잃고야 말았다.왜 저 사람인 거지?"넌..."고월영은 자리에 선 채 얼어있었다. 그녀는 강현우와 똑같지만, 차디찬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일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강현준은 지형도를 내려놓고 냉랭하게 그녀를 쳐다봤다."본 왕이 말하지 않았나? 허락 없인 침소를 떠나지 말라고?""연일!"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밖에서, 연일이 황급히 도착했다.그는 곧장 가림막을 올리고 들어와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현왕 전하!""저절로 가서 벌을 받거라!""예!"연일은 몸을 돌려 나갔다.그리고 밖에서 곤장을 치는 소리가 빠르게 들려왔다.고월영은 급해났다."제가 혼자 나온 것입니다, 연일과 무슨 상관인 겁니까?"벌하더라도, 자신을 벌해야지!하지만, 그녀는 그저 자신의 부군을 보러 왔을 뿐, 또 무슨 잘못이 있는 걸까?"본 왕은 여왕비를 잘 보고 있으라 했고, 그걸 못해냈다면, 응당 벌을 받아야 하는 법."강현준은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너무... 너무 매정하십니다!"고월영은 뛰쳐나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병사 두 명이 두꺼운 곤장을 들어, 힘껏 연일의 몸을 때리는 게 보였다."그자와 상관없다, 때리지 말거라!"고월영은 달려가 손을 뻗어 연일의 옆을 막아섰다.두 병사는 서로 마주 보며, 난감해했다.연일의 이마엔 식은땀이 나고 있었지만 시종 신음 소리 한 번을 내지 않았다.그저 조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왕비마마, 제가 일을 못다 한 탓입니다. 저는 벌을 받아야 하오니, 왕비마마께선 비켜주십시오.""현왕 전하."주둔처에서 나오는 그 그림자를 보며, 두 병사는 숨을 내쉬고 빠르게 인사를 올렸다."왜 때리지 않느냐?"강현준의 눈빛이 가라앉았다.두 병사가 난감한 듯 답했다."전, 전하, 왕비께서...""감히 누가 막아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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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그자에게 철저히 실망하다

한 시간 전,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다른 여자를 도와 자신을 괴롭혔고.한 시간 뒤인 지금, 그는 자신을 침대에 누르고 있다!참 뻔뻔한 남자야!"놓아주세요!"고월영은 온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강현준은 그저 눈을 내리깔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고월영은 급해 나며 화가 난 투로 말했다."당신은 여왕 전하의 형님이십니다! 여왕 전하가 아니신데 어찌 저한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강현준은 조금 빨개진 그녀의 눈동자를 보며, 단단한 마음이 조금 수그러지기 시작했다.아마 본인조차도 왜 이런 건지,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를 일이다.그러다 그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본 왕이... 너의 여왕 전하 라면?"고월영은 멈칫했다.다시 눈을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도대체 그는 진짜 강현우가 맞는 걸까?만약 강현우가 맞는다면, 왜 이렇게 그녀를 대하는 걸까?그녀는 무서웠다.대체 그는 알고 있을까?"현왕 전하, 절 그만 농락하십시오, 제가 전하 함께하면, 약하게는 목숨을 잃을 것이고, 더 나아가 구족이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전하는 저를 위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 겁니까?"강현준 눈 안에 비치던 이상한 빛이 순식간에 꺼져들었다.다시 고월영을 바라볼 땐, 이미 일전의 싸늘함을 회복했다."알고 있으면서도, 본 왕에게 희망을 품고 있는 건가?""아닙니다...""정녕 아닌가?"그가 갑자기 몸을 눌러왔다.몸과 몸 사이가 밀접히 붙은 그 순간, 그의 눈빛에, 분명 빛이 끼얹어졌다.고월영은 그저 답답했다.심지어, 웃음이 났다."제가 전하에게 매달리는 것입니까, 아니면 전하께서 절 놓아주지 않는 겁니까?"힘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걸 알고 있는 고월영은 버둥대는 걸 포기했다.차갑게 그를 바라보는 고월영의 눈빛엔 광택이 하나도 없었다."여왕 전하께서도 오시지 않으셨나요? 전하와 여왕 전하는 도대체 무슨 비밀을 제게 숨기고 계신 겁니까?"그들 때문에 그녀를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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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설마 자신의 부군도 못 알아보는 건가?

고월영은 강현준이 화를 낼 것이라 확신했다.심지어 수시로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가 틀렸다.강현준은 그저 그녀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얼마를 보았을까, 그는 갑자기 그녀의 몸 위에서 일어났다.그리고 떠났다.고월영은 다시금 감금되었다.하지만 이번엔, 그녀를 감시하던 자가 연이수로 바뀌었다.그녀도 다시 나가겠다고 애를 쓰지 않았다.지쳤다.몸과 마음, 모두.시녀가 음식을 세 번 가져왔으나, 고월영은 다치지도 않았다.그저 침대에 누워, 머릿속을 하얗게 비웠다.쉬는 건지, 인생을 사고하는 건지도 알 길이 없다.그러다 저녁이 다가올 무렵, 밖에서 움직임이 들려왔다."전하."연이수가 공경하게 인사를 올렸다.고월영은 이불자락을 꽉 쥐고 돌아누워 들어온 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가 침대맡으로 다가왔다.고월영은 착잡한 마음을 견디지 못해 벌떡 일어나 그를 노려봤다."그만 좀 괴롭..."그녀는 갑자기 넋을 잃었다.빤히 그의 눈가에 있는 눈물점을 쳐다보았다.그녀는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눈 안엔 비아냥이 가득 찼다."현왕 전하, 눈물점 하나를 그리시고, 여왕 전하의 옷을 입으시면, 진정 여왕 전하가 되실수 있다 생각하십니까?"하!이 눈매, 이 체구, 그리고 이 숨결!언제까지 날 속이려는 거지?하지만 백의의 남자는 살랑 미소를 지어 보이며 침대에 걸터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다른 이들이 알려주지 않았는가, 나와 현왕은 똑같이 생겼다고?"고월영은 모르고 있었다!그녀의 심장이 심히 떨려왔다!이 웃음, 이 다정한 눈빛, 그리고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그의 온도까지...그는 분명 강현우였다!그들은 일 년 동안이나 함께 지내왔다.현왕을 따라 출정을 자주 가는 터라, 그와 만나는 시일은 많지 않았다.하지만 그들은 분명 함께였었다.그는 진짜 강현우였다.진짜!"손이 이리도 찬 건, 이불이 너무 얇아서인가, 아니면 옷이 부족한 건가?"강현우는 그녀의 창백해진 얼굴을 바라보았다."어디 아픈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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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지금은, 나마저도 거절하는 건가?

고월영은 손끝이 떨려왔다.강현우 입가의 웃음기가 조금 사라졌다.그는 고월영을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갈대는 창창한데, 흰 이슬은 서리가 되었네."고월영은 마음이 덜컥 떨려왔다.이건 그와 강현우가 마음을 확인한 그날, 꽃바다에 앉아 밤을 지새운 그날.그 다음날 일출 시, 그가 읊어준 시다!고월영 마음속 마지막 의문이, 드디어 철저히 사그라졌다."여왕 전하, 앞으론, 다시는 절 떠나지 마세요."그녀는 그의 큰 손을 꼭 쥐었다.강현우는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현왕의 화를 내지 말게, 그는 악의가 없어."고월영은 고개를 저었다."제가 화를 내든 말든,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아니, 그에겐, 아주 큰 의미야."강현우가 확고히 답했다.고월영은 입술을 옴싹거렸다.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결국, 그녀는 강현우를 놓아주며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저와 현왕 전하는...""말할 필요 없어, 난 당신을 믿네.""여왕 전하...""내일 고 장군이 청성으로 출정하는데, 가고 싶은가?""예!"고월영의 주의력은 금세 이 일에 이끌렸다.강현우가 웃으며 답했다."그래, 그럼 나도 부인을 따라가야겠네. 처남을 대신해 청성을 앗아내, 공을 세워 죄를 갚도록 해야겠어."고월영의 눈이 그제야 밝아왔다."오늘 종일 식사도 하지 않았다면서?"강현우가 밖을 향해 말했다."저녁 식사를 준비하라 명하여라.""예!"연이수가 답한 뒤 몸을 돌려 떠났다.고월영은 조금 의아했다."현왕 전하의 사람을, 이리 마음대로 부리셔도 되는 것입니까?"12대는 현왕의 명만 듣는다 하지 않았나?12 대든, 현왕의 최측근인 시위 지언이든, 강현우가 부리는 데에, 전혀 이상함이 없어 보였다.강현우는 그녀를 감싸 안고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했다."난 형님과 어려서부터 함께 있었는데, 형님의 사람도 부리지 못한다면, 내 곁에 쓸만한 사람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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