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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왕의 비밀: Chapter 81 - Chapter 90

382 Chapters

제81화

두 사람은 지금 껴안은 상태였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하얀 원피스 차림의 여인이 강현준를 강제로 안았고, 강현준은 그녀를 거부하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고월영은 창문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갑자기 고개를 든 강현준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느끼자 그녀는 황급히 창문을 닫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분명 떳떳한 자신인데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은 고월영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조심조심 창문을 열었다.하지만 강현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저 하얀 원피스 차림의 그 여인만 덩그러니 나무 아래에 남아 있었다.그때 갑자기 주위에 모래바람이 일었다.고월영의 눈앞에 네 명의 하얀 옷을 입은 여인들이 나타났다. 그녀들은 나무 아래 홀로 앉아 있는 이에게 다가갔다.옷차림이 모두 하나같이 하얀 원피스인 것으로 보아 진짜 백교단 사람 인 것 같았다.그들이 한참 대화를 나누더니 그 여인은 하는 수 없이 그녀들을 따라나섰다.그녀의 뒷모습은 어딘가 쓸쓸해 보였다.강현준이 어떻게 백교단의 사람과 안면이 있단 말인가?오라버니가 백교단 사람들에게 끌려갔다. 그를 찾으러 가겠다며 나서던 강현준이 백교단의 사람과 부둥켜안고 있다니...고월영은 마음이 복잡해졌다.강현준과 백교단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가?그녀가 돌아간 후 고월영도 조심스럽게 창문을 닫았다.몸을 돌리던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마터면 바닥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강현준! 언제부터 여기에 있은 걸까?그는 바로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뭘 보고 있는 거냐?”강현준이 무뚝뚝하게 물었다. 심지어 고월영도 짐작할 수 없는 한기가 어려있었다.“아... 아닙니다.”고월영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그런 그녀를 보는 강현준의 눈빛이 더 차가워졌다.“할 말이 있는 것 같구나?”고월영은 망설이고 있었다.이걸 물어도 되나?오늘따라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다.아니, 단 한 번도 종잡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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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고월영의 온몸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여기가 어딘지도 그녀는 알 수 없었다.방인 것 같다는 느낌만 있었다. 주위가 은은한 꽃내음으로 가득했다.꽤 향기로워 객실에서 맡았던 냄새와는 달르게 느껴졌다.온몸이 나른해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손가락조차 움직이기 힘들 정도다.그녀는 약에 취했다.도대체 누가 그녀를 여기로 데려온 걸까?그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린다.“저 여자가 강현우의 후궁이라고?”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40대 여자 목소리였다.그리고 다른 여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 목소리는 20대쯤 되어 보였다.“네.”아주 깍듯한 말투였다.“강현우가 어떻게 후궁을 얻었단거냐? 그가 어떤 상황인지 우리 모두가 알지 않느냐??”중년 여성이 냉소를 지었다.여전히 힘이 들어가지 않는 그녀의 손가락이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그녀는 왜 강현우가 후궁을 얻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일까?젊은 여자가 대답했다.“네... 엄마, 그러니까 이건 제가 생각해도 이상해요. 심지어 현우의 후궁은 요 며칠 쭉 현준씨와 함께...”“넌 여태껏 이들을 감시하고 있었던 거냐?”이 중년 여성이 젊은 여자의 어머니란 걸 알 수 있었다.어머니인 그 여자는 딸의 행동에 다소 불만스러운 것 같았다.“아직도 그에게 미련이 남은 거냐?”딸은 말이 없었다.그녀의 어머니가 차갑게 쏘아붙였다.“넌 그 어떤 남자에게도 마음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내가 말했잖냐! 너는 오직 나와 백교단의 것이어야만 해!”그들은 백교단의 사람들이었다.고월영이 순간 멈칫했다.딸이 나긋하게 말했다.“엄마, 강... 현왕에게는 아무 미련도 남아 있지 않아요. 내가 그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걸 그 사람도 알고 있고요.”딸은 조금 씁쓸해 보였다.그녀가 낮은 소리로 덧붙였다.“그저 운조에 갑자기 나타난 현왕이 혹시라도 우리 백교단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런...”“넌 내 딸이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모를 줄 아느냐?”어머니는 딸에게 차갑고 엄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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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드디어 강현준이 왔다.여전히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고월영이 누군가의 부추김으로 일어섰다.어딘가로 이동한 듯했지만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녀는 그렇게 하얀 옷차림의 두 여자에 의해 의자에 던져졌다. 칼을 뽑은 다른 한 여자가 나타나 그녀를 노리고 있다.“무엇 때문에 이러시는 거죠?”강현준의 시선이 고월영에게 향했다.눈을 뜬 그녀도 강현준을 응시했다.그녀의 눈동자는 흐릿했다. 동공에 초점이 없었다.그의 실루엣만 간신히 잡을 수 있을 정도이지 또렷하지 않다.그저 그녀를 힐끗 보고 시선을 돌린 강현준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저의 사람을 여기로 끌고 온 교주님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그는 무홍일을 보았다.높이 자리 한 무홍일이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운조에 왔으니 전부 제 손님이죠. 전 그저 현왕을 백교단에 초대한 것 뿐이에요.”“이것이 교주님이 손님을 대하는 방식인지요?”고월영의 목을 짓누르고 있는 칼자루에 그의 시선이 꽂힌다.하지만 그의 표정엔 아무런 동요도 없다.무홍일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현왕은 최고의 무예를 지녔으니 전 단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전 돌려서 말하는 걸 질색하는 성격입니다.”“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현왕을 가슴 아프게 해야겠네요.”그녀의 손에 날카로운 철핀이 쥐어져 있었다.고월영은 정신을 차려보려 애썼지만, 몸속에 남아있는 약 때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강현준은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교주님도 제가 여자 때문에 고통받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겠죠? 차라리 여기에서 한번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요.”무홍일은 손가락 끝을 튕기며 고월영 옆에 서 있는 부하에게 신호를 보냈다.“그럼 우리의 수련법도 보여줄 겸 먼저 얼굴부터 건드려라.”“네.”여자의 손에 들린 칼이 고월영의 얼굴에 닿았다.고월영은 눈을 감았다.하지만 두려움의 흔적은 없었다.꽤 재밌는 여자네.그녀의 얼굴을 한번 슥 보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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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큰 소리와 함께 강현준은 고월영을 안은 채 문밖으로 쓰러지고 말았다.무홍일의 손바닥이 강현준의 몸에 닿았다.진동만 간접적으로 느낀 고월영이었지만, 입속에서 피비린내가 났고 급기야 피까지 토했다.이것만으로 그 손바닥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현준은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헌신했다.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강현준이 몸을 굴려 모든 충격을 흡수했기 때문이다.둔탁한 마찰음과 함께 그들은 바닥에 쓰러졌다.강현준의 입에서 피가 한 움큼 쏟아져 나왔고 새빨간 피가 그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고월영은 그의 몸 위에 쓰러졌다. 빨갛게 물든 그의 옷이 그녀의 눈을 자극했다.“가요. 난 당신을 두려워했을 뿐이지, 한 번도 좋아한 적은 없어요.”강현준이 혼자였다면 이런 상황에 놓이지도 않았을 것이다.그에게 그녀는 그저 짐일 뿐이라 생각했다. 강현준은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김... 치국을 들이킨 모양이네. 내가 너 때문에 이런다고...?”그는 또다시 피를 토했다.“하! 의외네요. 냉혈한 현왕에게도 오늘 같은 날이 있군요.”무홍일이 밖으로 걸어 나오며 당당하게 소리쳤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인 무홍일의 모습은 너무 차갑고 무자비했다.그녀의 뒤에는 딸 무안희가 따르고 있었다. 바닥에 쓰러져있는 강현준을 바라본 그녀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도 이 여자를 좋아하고 있다.자신의 몸도 기꺼이 바칠 만큼 좋아하고 있었다!그녀의 손뿐만 아니라 온 몸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올렸다.그때 고월영을 품에 안은 강현준이 갑자기 몸을 돌리며 일어났다.다리에 아직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고월영이 있는 힘껏 그를 밀쳤다.“고집 부리지 마라!”강현준이 무섭게 으름장을 놓았다.고월영이 고개를 저었다.“종일 비난만 하는 당신과 내가 진짜 함께 있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오라버니만 아니었다면 한시도 당신 옆에 있고 싶지 않습니다.”“너...”강현준의 호흡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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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고월영이 깜짝 놀라 외쳤다.“전하! 조심하세요!”하지만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잊은 듯했다.그 손바닥의 위력은 거센 바람을 일며 주위를 휩쓸고 있었다.그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하지만 그는 아무 미동도 없었다.그에게는 오직 한마디만 맴돌고 있었다.‘당신이 나를 만질 때마다 너무 역겨워요.’매번, 그녀는 역겨워하고 있었다니…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강현준은 그만 바닥에 쓰러졌다.그때 누군가가 그를 감싸며 모든 충격을 대신 받았다.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고월영이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강현준을 대신해 몸을 던진 그 여자는 바로 방에서 그녀의 얼굴을 만지면서 혼잣말을 했던 그 여자였다.무안희!“안희야!”무홍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바로 무안희의 상처를 확인하려 했지만, 강현준이 이미 냉정을 되찾은 상태라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강현준이 무안희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렸다.“이대로 갈기갈기 찢어버릴까요?”그때, 마침 도착한 12대가 안으로 진입했다.연이수도 고월영에게 급히 다가갔다. “왕비님, 괜찮으신가요?”고월영은 연이수의 도움을 받으며 강현준의 뒤로 몸을 숨겼다.강현준은 그녀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무홍일을 노려보았다.“어떻게 감히!”무홍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당신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애한테 어떻게 이런 모욕을 줄 수 있죠?”“허. 무자비하기로 유명한 나를 모르셨다고요?”강현준이 무자비하다고 하면 한도 끝도 없었다. 그의 가벼운 손짓에 무안희의 옷이 벗겨졌다.뽀오얀 피부가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났다.무안희는 여전히 피를 토하고 있었다. 시야의 모든 것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아주 위태로웠다.그녀가 목숨을 걸고 구하려 했던 그 남자는 정작 그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강현준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고용기를 당장 데려오지 않으면 옷을 몽땅 벗기겠습니다.”“강현준!”“농담 아닙니다. 백교단의 여신이 알몸으로 모든 사람들 앞에 선다면 과연 어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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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강현준의 눈빛이 짙어졌다.갑자기 그가 무안희를 번쩍 들더니 입을 열었다.“돌아가라!”12대는 두 사람을 호위하며 백교단과 대치 상태로 조심스럽게 후퇴했다.고용기도 무기력한 고월영을 부축하며 뒤를 따랐다.한 여인이 둘을 쫓아오며 다급하게 붙잡았다.“고용기, 거기 서!”고용기는 그저 한번 힐끗 보고는 대꾸하지 않았다.그러자 그 여인이 다시 덧붙였다.“이렇게 가 버리면 죽는다!”“내가 그걸 두려워할 것 같으냐?”고용기는 고월영을 부축하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문을 나서니 현영이 다가왔다.강현준은 무안희와 함께 말에 올랐다.그녀의 옷은 온통 피범벅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지금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그의 품에서 죽는다고 해도 좋았다.“장군님, 제 말에 타세요.”단번에 말에 몸을 실은 고용기는 고월영에게 손을 뻗었지만, 고월영의 시선은 정작 앞장선 그의 뒷모습에 머물러있었다.움직이려 하지 않던 그녀는 그제야 손을 내밀었다.고용기가 그녀를 끌어올렸다.“이랴!”강현준을 태운 현영은 벌써 저만치 멀어져갔다.한 손에 고삐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고월영을 감싼 고용기가 그들의 뒤를 바짝 따랐다.뒤에는 12대가 따라오고 있었다.연이수가 맨 뒤를 지켰다.그러다 그들을 따라오지 않고 어딘가로 사라졌다.날이 밝았다.그들은 다행히도 무사히 운조를 떠났다.무안희의 상태는 조금 심각했고 계속 피를 토하고 있었다.강현준은 숲이 울창한 곳에서 멈추라고 명령했다. 그는 직집 무안희를 안고 말에서 내렸다.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히자 무안희가 그의 옷을 힘겹게 잡으며 말했다.“... 날 두고 가지 마세요.”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는 표정이 어두웠다.“제가 한번 볼게요.”고월영이 고용기의 부추김을 받으며 다가왔다.체력은 이미 상당히 회복된 상태였다.다행히도 그녀가 들고 있던 가방은 그대로 있었다.강현준에 다가간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하지만 그는 너무 쌀쌀맞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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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무안희는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했다.“가슴이 너무 아파요. 나...”그녀의 얼굴색이 갑자기 바뀌더니 또다시 새빨간 피를 토했다.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고월영은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그럴 리 없어요. 금방 나아져야 하는데?”“만지지 마세요!”무안희는 그녀의 손을 매몰차게 거절했다.너무 흥분한 탓에 다시 한번 피를 토했다.“하지만 난...”“그만 해라!”강현준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제지했다. 그러더니 옆으로 밀쳐 버렸다. 오늘따라 힘이 없던 그녀이기도 했고 약 기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에 맥없이 밀린 그녀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급기야 쿵- 하더니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영아!”고용기가 재빨리 움직여 그녀를 부축했다.“무홍일에게 당한 거라 쉽지 않을 거다. 그만 해도 된다.”“치료할 수 있어요. 오라버니.”고월영은 고개를 들어 고용기를 바라보았다.고개를 끄덕이던 고용기는 또 다시 고개를 저을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라버니는 그녀를 믿고 있다는 것을 고월영도 알고 있다.하지만 오라버니는 현왕과 저 여자가 그녀를 믿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하여 계속한다면 무의미한 노력에 지나지 않을 것라 판단했다.“너무... 아파요.”무안희는 강현준을 잡으며 애원했다.“저... 이대로 죽는 건가요?”강현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표정만 한층 어두워졌을 뿐이다.그가 몸을 돌려 고용기를 보았다.고용기가 즉각 반응했다.“전하!”“여기는 이제부터 자네가 지휘하거라. 수성에서 보자!”강현준은 무안희를 번쩍 안아 들고 말에 올랐다.무안희도 자연스럽게 그의 품속에 안착했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어깨너머로 고월영에게 날아가 꽂힌다.차갑게 식은 눈빛이다.고월영도 그저 한번 쳐다봤을 뿐 더 이상 개의치 않았다.강현준은 무안희를 데리고 사라졌다.그는 아마도 먼저 수성에 도착해 의사를 찾아 그녀를 치료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그들이 떠나고 연이수가 고용기에 다가왔다.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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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고월영은 고용기가 수성을 비운 그 잠깐동안 궁에서 일어 난 일들을 간략하게 알려주었다.그 얘기를 들은 고용기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난.. 마법에 걸렸다.”“아까 쫓아오던 그 여자애가 한거에요?”그 여자의 모습은 한눈에 보아도 알 것 같았다. 오라버니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는 흑심이 가득했다.하지만 태도가 너무 거만하다.“아니야. 그 여자는...”고용기는 생각에 잠겼다. 그의 눈빛은 반짝이고 있었다.심지어 고월영의 시선마저 피하는 듯했다.“그 사람은 내 생명의 은인이다. 그 여자가 아니었더라면 난 지금까지 살아있지 못 했을 거다.”“그럼 지금은...”“많이 괜찮아졌다.”고용기는 마법에 걸린 것에 대해 길게 얘기하려 하지 않았다.“운조가 쳐들어오고 있으니 하루빨리 돌아가서 성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간 가족들이 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 거다.”그의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고월영은 더는 묻지 않았다.그저 무사하게 돌아왔으니 된 거라고 생각했다.“여기에 오면서 운조와 수성의 지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도둑 마친 짐을 다시는 찾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연이수가 그대로 돌려주었다.고월영은 지형도를 펼치며 설명했다.“여기는 수성의 병사들의 방어가 허술하지요. 그러니 그들은 특수부대를... 다시 말해, 아주 강력한 정예부대를 투입해 이곳을 돌파구로 삼아 공격할 겁니다.”그녀가 표시한 곳을 살펴보던 고용기는 갑자기 표정이 밝아졌다.“맞다, 여기는 방어력이 약한 곳이다!”그는 놀란 표정으로 동생을 보았다.“너도 전술에 대해 아느냐?”고월영은 입술을 깨물며 쭈뼛거렸다.“군사 서적을 조금 읽었을 뿐입니다.”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그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21세기에 그녀가 공부한 학문은 특수 군사 의학이었다. 실전에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은 모두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것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들이다.이 지형도는 현대의 표시 습관과 많이 다른게 있어 처음에는 보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몇 번 더 보고 나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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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수성까지 반나절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고용기는 12대에게 다섯 갈래로 나뉘어 걸음을 재촉하라 명령했다. 그리고 고월영의 우려도 알리게 했다.그날 밤, 고용기와 고월영의 옆에는 연이수와 또 다른 한 명만 남았다.연이수는 여정을 미리 확인하러 갔다.요 며칠 잘 먹지 못하고 있는 고월영이 신경 쓰였던 연일은 그들이 휴식하는 동안에 산에 한 번 오르기로 했다.그는 산닭이라도 잡아 고월영을 몸보신 해주고 싶었다.그래서 고용기와 고월영을 지키던 진영에 공백이 생겼다.고용기의 안색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생각이 많은 것 같았다.자정이 가까워지자, 고용기는 그녀더러 숲속 사냥꾼의 오두막에서 한숨 돌리게 했다. 그리고 자신은 뒤편에 자리 잡았다.오라버니의 얼굴은 오늘따라 유난히 창백했다. 몰래 맥박을 재 보았지만, 별다른 증산도 없었다.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그때, 갑자기 돌풍이 휘몰아쳤다.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고월영은 재빨리 칼을 손에 쥐고 문 뒤로 몸을 숨겼다.아니나 다를까, 오두막밖에 하얀 형체가 나타났다.또 백교단 사람이었다!적이 오라버니가 쉬고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었다.적이 한 명임을 확인한 고월영은 곧바로 그들에게 덮쳤다.누군가가 급습할 거란걸 예상하지 못했던 여인은 하마터면 칼에 찔릴 뻔했지만,그 여인의 무술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민첩하게 허리에 차고 있던 장검을 꺼내 뒤로 휘둘렀다.고월영은 살짝 몸을 숙여 칼을 피했다.그녀의 날카로운 칼날이 또 다시 여인의 가슴을 향했다.여인은 상대의 실력에 놀라는 듯했다. 백교단으로 잡혀 온 고월영은 아주 연약한 존재였는데 말이다.미처 몸을 피하지 못해 그녀의 팔이 칼에 긁혔다.퍽- 소리와 함께 소매가 찢어지고 팔에 칼자국이 찍혔지만, 다행히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순간, 허술한 바늘이 여인의 다리에 꽂혔다. 여인은 자신을 찌르고도 또 은색 침까지 날릴 줄은 생각지 못해 그만 맞고 말았다. 그러자 반신이 마비되어 갔다.쿵- 소리와 함께 여인은 바닥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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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고용기는 그날따라 너무 이상해 보였다.해 질 무렵부터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벽에 의지해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다가오고 있었다.하마터면 걸음이 꼬여 넘어 쓰러질 뻔할 정도였다. “오라버니.”깜짝 놀란 고월영이 그에게 급히 다가갔다.“다친 겁니까? 대체 누구 짓입니까?”“난 괜찮으니 다가오지 마라.”고용기는 연일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말했다.“... 그녀를 해치지 말라.”고개를 돌린 고월영은 그제야 연일에 의해 바닥에 쓰러진 여인을 볼 수 있었다.그날, 그들을 끝까지 쫓으며 떠나지 못하게 막았던 그 여자였다.“그 사람은 오라버니 생명의 은인입니다.”고월영은 다급하게 해명했다.잠시 멈칫하던 연일이 손에 힘을 풀었다.잽싸게 몸을 일으킨 여인은 입가에 흐르는 피도 닦지 않은 채 고용기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고월영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여인이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흘이 지났으니 오늘 마법이 몸에서 나타날 거예요! 난 그걸 막으러 왔고요.”마법?고월영의 심장이 쫄깃해졌다.오라버니의 마법을 이 생명의 은인이 풀어준 게 아니었어?그때 뒤에 서 있던 고용기의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고월영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가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분명히 고통을 삼키고 있는 것이었다.여인은 급히 달려와 고월영을 밀치고는 그를 부축했다.“얼른 약으 드세요!”...약을 삼킨 고용기는 금방 잠이 들었다.얼마 안 되어 원래의 혈색도 되찾았다.고월영과 무아린이란 이 여자는 고용기의 옆에 서서 곁을 지켰다.문밖에는 연일이 지키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무아린이 불안했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문 바로 밖에 서 있어 무아린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바로 막을 생각이었다. 연이수도 돌아왔지만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자리에 앉은 무아린은 고용기에게 시선을 고정한채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고월영이 입을 열어 정적을 깨지 않았다면 문아린은 날이 밝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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