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석이 입을 열지 않았다면, 지아는 이미 과거의 일을 잊고 지나쳤을 것이었다. 그때는 그런 선택이 그의 처세술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이들에 대한 복수를 꿈꾼 적도 없었다. 하지만 우씨 가문은 최근 몇 년간 너무도 순탄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이 자리가 어떤 곳인지조차 망각한 듯했다. 지아가 그의 가식적인 태도에 응하지 않자, 우명석은 이내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거에 어르신이 국토부의 한낱 말단 직원이었을 때, 제 아버지와 친분을 맺고 승진을 위해 하소연하셨던 일, 기억하시죠? 그때 제 아버지는 어르신을 돕기 위해 인맥을 소개해 드렸고, 덕분에 어르신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죠.”“저희 아버지의 은혜를 기억하길 바란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해에 소씨 가문이 몰락했을 때, 제 아버지는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접 어르신의 댁을 찾아갔지만, 어르신은 댁에 계셨으면서도 저를 피해 숨으셨죠.”“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식적인 몇 마디 말로 모든 걸 덮으려는 어르신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는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죠? 대체 그게 무슨 논리입니까?” 지아의 말은 단숨에 숨겨진 우명석의 과거를 드러내며, 그의 체면을 구겨 벼렸다. 그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은 여금청이었다. 과거 금청은 채원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소씨 가문과 소계훈을 비난하는 말을 했고, 그 일은 소계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 가문은 파산을 맞이했고, 그것은 도윤의 작품이었다. 금청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양기범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그녀는 1남 1녀를 낳으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후에 기범은 도윤의 지원 덕분에 A시에서 꽤나 중요한 인물이 되었고, 그
Last Updated : 2024-12-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