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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451 - Chapter 1460

1567 Chapters

제1451화

부남진의 제안에 지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할아버지, 제가 정말로 한대경 각하께 관심이 있었다면 도망치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재혼할 생각이 없어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부남진은 약간의 실망을 숨기지 못했지만, 지아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그렇게 하렴. 내가 바라는 건 네가 매일 행복한 것뿐이니까. 하지만 내일 연회에는 꼭 참석해야 해. 드레스는 마음에 드니?” “네,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요, 할아버지,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아이들은 참석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 아이들은 아직 어리니까 잘 보호해야지.” “할아버지, 상대는 내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요. 저를 사무치게 원망하는 그 사람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예요.” 부남진이 손에 들고 있던 붓을 탁 내려놓으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걱정하지 마라, 아가. 내가 그 인간을 두려워할 것 같으냐? 그 인간이 제 발로 찾아온다면, 살아서 돌아갈 생각은 하지도 말아야 할 거야! 네 삼촌에게도 이미 단단히 준비하라고 일러두었어.” 지아가 한숨을 내쉬었다.“그 사람은 제 친가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할아버지, 정말 할머니의 행방을 모르시나요?”“할머니만 찾을 수 있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지도 몰라요. 혹시 할머니나 아버지 세대의 원한 때문이 아닐까요?” “그때의 네 할머니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났지. 나는 그 사람을 찾기 위해 큰 노력을 했지만, 큰 해일을 만나면서 또 환희와 헤어지고 말았어. 그때 내가 그 사람의 손을 더 꽉 잡았더라면, 그 사람은 떠나지 않았을 거야.” 그날의 일을 떠올린 부남진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타이타닉의 여주인공이 얼음 속에서 남주인공이 바다에 잠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인간은 대자연 앞에서 바다의 물방울처럼 작고 보잘것없다. 그러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바다에 삼켜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부남진은 다른 곳으로 떠밀려갔는데, 후에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환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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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지아의 밝은 기분과 달리, 화연은 초조한 표정으로 다가와 그녀 앞에 섰다.“지아야, 어젯밤에 하용 오빠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 너무 걱정돼.” 지아는 그가 돌아오지 않은 원인을 알고 있었다. 하광에게 그리 심하게 맞았으니, 화연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숨어 있을 것이었다. “설 연휴가 다가오니 다들 바쁠 거예요. 하용 씨뿐만 아니라 도윤 씨도 정신없이 바쁜걸요. 고모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보세요, 삼촌도 매일 야근하고 계시잖아요.” “하지만...”“아무 일도 아닐 거예요. 게다가 지금 고모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충분한 휴식과 피부 관리예요. 오후에는 스타일링 해주러 사람이 올 거예요. 오늘 밤에는 고모님이 주인공이니까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해야죠.” 화연은 분명 지아보다 몇 살 더 많았지만, 그녀 앞에서는 어린 동생처럼 굴었다. 오히려 지아가 그녀를 달래야 할 정도였다. “오늘 밤 연회에 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분들이세요. 부씨 가문의 아가씨가 초췌한 모습을 보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전에 가짜 아가씨였던 미셸은 매일 으스댔잖아요. 고모님은 이제 부씨 가문의 진짜 아가씨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해요. 앞으로는 부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명실상부하게 자리 잡으실 거니까요. 하용 씨도 오늘 밤에는 나타나실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지아는 부드러운 말투로 설득하며 화연을 쉬게 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인연과 운명이 있는 법이다. 지아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인 상황에서, 화연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아는 아주 오랜만에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도윤과 함께 지낼 때 그녀는 혼인 사실을 숨기고 있었고, 이후에는 몇 번의 이별과 재결합을 반복했으니 연회 참석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렇게 따지면 그녀가 가장 빛났던 시절은 소씨 가문이 파산하기 전이었다. 부남진은 화연에게 드레스 몇 벌을 선물했고, 지아도 정성껏 준비시켰다.딸이든 손녀든, 그는 똑같이 소중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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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화연의 어색함과 달리, 지아는 훨씬 여유롭고 당당한 모습이었다. 화려한 드레스와 은은한 향수, 명문가의 품격이 묻어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마치 오래된 지인을 만난 듯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그중에는 과거에 지아와 친분이 있던 이들도 있었다. 그녀를 한눈에 알아본 이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아니?”그중 한 사람이 지아에게 다가와 물었다. 지아 또한 그 사람이 우명석이라는 것을 곧바로 알아보았다. 그는 과거에 소계훈이 프로젝트를 위해 자주 집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던 어느 기관의 국장급 인사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소계훈과 꽤 가까운 사이였다. 하지만 소씨 가문이 파산했을 때, 소계훈이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도움을 요청하려던 순간, 그는 철저히 지아를 외면했었다. 지아는 돈과 관련된 일에서는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게다가 우명석은 소계훈과 가장 친한 사람이었기에, 지아는 자신만만하게 우명석을 찾아갔다. 하지만 만나기는커녕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지아는 우명석의 집 문 앞에서 비를 맞으며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무릎을 꿇은 채 정신을 잃었을 때도 보지 못한 사람을, 부씨 가문의 연회에서 만날 줄이야.’ 하지만 이미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우명석은 자리를 떠난 지 오래였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는 단 하나, 자기 아들을 업계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것! 우명석의 아들인 우창민은 젊은 나이에 인근 도시의 부시장 자리까지 오른,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인재였다. 그래서 그런 아들의 탄탄대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오늘의 연회에 온 것이었다. 여기서 지아를 만난 우명석도 다소 놀랐다. ‘소씨 가문은 이미 몰락한 지 오래인데?’ ‘물론 나중에 누군가가 소씨 가문을 재건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소계훈은 이미 죽었으니 남의 회사일 뿐이라고 생각했어.’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지아를 이런 자리에서 만날 줄이야.’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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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소씨 가문은 한때 A시에서 이름을 날리던 명문가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충격과 동정을 불러일으켰다.그리고 소씨 가문의 아가씨인 소지아마저 그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면, 아마 대부분은 그녀를 완전히 잊었을 것이었다. 한동안 소씨 가문은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화젯거리였다.지아가 어떻게 이씨 가문의 그 사람을 건드렸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결국 가문이 파산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물론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이런 자리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 전 지아의 단호한 태도는 우명석을 화나게 했다. 우명석은 한때 높은 자리에서 은퇴한 사람으로, 어디서나 모두의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 사람이 어찌 이런 자리에서 지아로 인해 체면을 구길 수 있겠는가. 마음속에 앙금이 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과거에는 소계훈마저 우명석에게 고개를 숙이며 아첨했었는데, 지금은 외로운 고아가 된 그녀가 그의 체면을 깎아내리다니, 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가볍게 말을 건넸을 뿐인데, 감히 날 무시하려 들어?!’ 사람은 높이 오를수록 속이 좁아지는 법이다. 자신의 위세에 반하는 이들을 용납하지 못하면서도, 더 높은 권력자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해지는 것.그것이 바로 불쌍하고도 슬픈 인간의 본성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환심을 사려는 어릿광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강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우명석의 편에 서서 지아를 조롱하며 분위기를 띄우려 했던 것이었다. “아, 소씨 가문, 기억납니다. 소씨 가문이 파산한 건 이씨 가문의 그 분을 건드렸기 때문이라죠?” “작디작은 비즈니스 가문이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분을 건드린 건지 모르겠네요. 파산해도 할 말이 없는 거죠.” “근데 참 신기하네요. 소씨 가문은 파산했는데, 소지아 씨는 어떻게 이런 자리에 온 걸까요? 몇 년 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설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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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우명석이 입을 열지 않았다면, 지아는 이미 과거의 일을 잊고 지나쳤을 것이었다. 그때는 그런 선택이 그의 처세술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이들에 대한 복수를 꿈꾼 적도 없었다. 하지만 우씨 가문은 최근 몇 년간 너무도 순탄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이 자리가 어떤 곳인지조차 망각한 듯했다. 지아가 그의 가식적인 태도에 응하지 않자, 우명석은 이내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거에 어르신이 국토부의 한낱 말단 직원이었을 때, 제 아버지와 친분을 맺고 승진을 위해 하소연하셨던 일, 기억하시죠? 그때 제 아버지는 어르신을 돕기 위해 인맥을 소개해 드렸고, 덕분에 어르신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죠.”“저희 아버지의 은혜를 기억하길 바란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해에 소씨 가문이 몰락했을 때, 제 아버지는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접 어르신의 댁을 찾아갔지만, 어르신은 댁에 계셨으면서도 저를 피해 숨으셨죠.”“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식적인 몇 마디 말로 모든 걸 덮으려는 어르신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는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죠? 대체 그게 무슨 논리입니까?” 지아의 말은 단숨에 숨겨진 우명석의 과거를 드러내며, 그의 체면을 구겨 벼렸다. 그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은 여금청이었다. 과거 금청은 채원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소씨 가문과 소계훈을 비난하는 말을 했고, 그 일은 소계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 가문은 파산을 맞이했고, 그것은 도윤의 작품이었다. 금청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양기범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두 사람이 결혼한 후, 그녀는 1남 1녀를 낳으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후에 기범은 도윤의 지원 덕분에 A시에서 꽤나 중요한 인물이 되었고,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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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학창시절, 금청은 줄곧 지아를 좋아하지 않았다. 뭐든 그녀와 비교하려 들었으니 말이다. 특히 기범이 지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더욱 지아와 대립각을 세우곤 했다.게다가 나중에는 백채원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백채원의 편에 서기도 했다. 그 시절 일이 어찌 됐든, 지아는 그녀들의 말이 화근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여금청의 탓이든 아니든,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거야.’ 이씨 가문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지아는 특별히 기뻐하지도 않았고, 남의 불행을 비웃지도 않았다. 기범의 결혼 소식도 어느 정도는 들었지만, 당시의 그녀는 자신의 처지조차 감당하기 버거워 그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금청이 기범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예전의 경박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창민은 그녀를 경멸하는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누구긴요, 몰락한 소씨 가문의 딸이 아니면 또 누구겠습니까?”아직 젊기 때문일까.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나이 지긋한 우명석과 달리, 우창민은 모든 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처럼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누리며 살아온 사람들은 스스로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우명석은 헛기침을 하며 아들에게 너무 날뛰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정계에 있는 사람들은 사업가들과 다르지 않은가. 너무 눈에 띄는 행동은 오히려 해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됐다, 창민아. 상대는 여자잖니. 너무 모욕을 주지는 말거라.” “아버지는 너무 착하시다니까요. 그래서 늘 사람들이 아버지의 머리 위에 오르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 순간,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고, 모든 시선이 지아에게 쏠렸다. 그들의 시선에서는 호의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말씀해 보십시오. 이런 여자한테 무슨 신분이 있다는 겁니까?” “부시장님, 저 분이 이 대표님의 전처라는 걸 모르시는 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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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오랜만이야.”이전에 기범이 지아를 도운 적이 있었기에, 그녀는 그 은혜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범에게만큼은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아가 여유롭게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자, 자신들과 우씨 가문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 김혜정이 비아냥거렸다. “역시 소지아 씨는 아는 남자분이 많으시네요. 오늘은 대체 누구를 따라 들어오신 거죠?” 지아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응수했다.“왜 남자를 따라 들어와야 하죠? 제가 스스로 올 순 없나요? 아, 여태 남자에게 의지하며 구미호처럼 살아오셔서 세상의 모든 여자가 그렇게 산다고 착각하시는 건가요?” 그녀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그 흔한 손가방이나 초대장조차도.“설마, 여기서 남자를 낚으려는 건 아니죠? 소지아 씨, 여기가 어떤 수준의 연회인지는 알고 있어요?” 주변에 모여든 여자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지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호의라는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초대장이 없다니, 누가요? 우리랑 같이 온 사람이에요. 저와 기범 씨의 동창이죠.” 지아는 약간 놀랐다.‘세상에, 여금청이 내 편을 들어주는 날이 올 줄이야!’ 기범이 이런 수준의 연회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의 형 양요한과 도윤의 관계 덕분이었다.하지만 단순한 ‘동창’이라는 금청의 말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지아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고, 담담하게 김혜정을 향해 대답했다.“당연히 알죠.” 그녀의 이런 담담한 태도와 자신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은 김혜정을 더욱 화나게 했다.“알면서도 여기 서 있다니, 당신은 정말...” 그녀가 말을 더 이어가기도 전에, 차갑기 그지없는 두 남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에 서야 한다는 거죠?” “왜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겁니까?” 도윤과 부장경이었다. 두 사람은 바쁜 일을 마치자마자 먼 길을 달려온 듯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비켜 두 남자에게 통로를 내주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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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부남진은 손을 흔들며 부드러운 미소로 말했다.“다들 너무 예의 차릴 필요 없습니다.”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지아를 향했다. 인파의 중심이 그녀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 그가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우명석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작은 일일 뿐입니다. 말씀드릴 만한 것도 아니고요. 오늘은 각하께서 좋은 소식을 전해주시는 날이지 않습니까.” 도윤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가 들어왔을 때, 지아가 누군가에게 손가락질받는 것을 분명히 보았지만, 부남진이 이 자리에 있는 이상, 자신이 나설 차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부남진은 먼저 주변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관심이 화연에게 쏠려 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우명석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전에 손짓으로 화연을 부르며 말했다. “화연아, 이리 오거라.” 화연은 다소 긴장한 얼굴로 사람들 틈에 섞인 이전의 하씨 가문의 사람들을 보았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더 이상 혐오로 물들어 있지 않았다. 대부분은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모두의 시선이 화연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녀는 긴장한 나머지 드레스를 움켜쥐었다. 부남진은 화연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봄이 다가오는 이렇게 좋은 날, 미리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것 외에, 기쁜 소식을 하나 전하려 합니다. 이 아이가 바로... 이제야 찾게 된 제 딸, 부화연입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설마 각하의 사생아인가? 미셸 아가씨는 왜 자취를 감춘 거지?’ 민연주는 사람들의 속내를 눈치챈 듯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오해로 인해 친딸과 오랜 세월 떨어져 지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야 다시 만날 수 있었고요.” 그 순간, 사람들 속에서 독기 서린 시선이 그녀들을 매섭게 주시하고 있었다.그렇다, 경호원들이 이번 연회에 대해 의문을 품던 틈을 타, 미셸이 몰래 연회장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아주 탐욕스러웠다. ‘원래 나한테 쏟아졌어야 할 시선들이야! 그게 이제는 저 X한테 향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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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순식간에 지아에게 쏟아지던 시선이 금청에게 향했다.그녀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한 얼굴로 부남진을 바라보자, 그가 말했다.“괜찮습니다. 본 대로 말해보세요.” 분명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 순간 부남진의 태도는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따뜻하고 편안했다. 금청은 곁눈으로 기범을 한번 보았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기범도 별다른 방법이 없지 않겠는가.‘오늘 이 연회에 초대받은 건 형님이 힘을 쏟은 덕분인데...’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군!’ 결국 그는 포기한 듯 말했다.“그냥 사실대로 말씀드려.” 금청은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지만, 김혜정은 그 이야기에 만족하지 않았다.“각하, 두 사람이 동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객관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이지 못한 부분이라뇨? 당신이 조금 전까지 지아가 스폰서를 따라 들어온 사람이라고 모욕했던 것까지 부인하려고요? 지아의 신분이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대놓고 비하한 거, 여기 있던 모두가 들었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다고 사람을 무시한 거 아닙니까?” “그만해.”기범이 낮은 목소리로 상황을 중단시키려 했다. 하지만 우명석이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차분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각하. 사소한 일로 폐를 끼쳤습니다. 애초에 인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모두 제 잘못입니다.” 우명석은 연배를 앞세워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사과하는 척하며, 지아를 더 곤란하게 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그것은 바로... 부남진의 얼굴에 분노가 어리진 않았지만, 그의 태도에는 차가운 불만이 엿보였다는 것!“사소한 일? 내가 소중히 여기는 부씨 가문의 사람이 모욕당했는데, 그게 사소한 일이라고요?” 우명석의 미소가 굳어졌다.“부씨 가문이요?” 부남진이 지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지아야, 이리 오거라.” 그녀는 침착한 걸음으로 그의 곁에 걸어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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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그토록 화려해 보이던 우씨 가문 사람들은, 찰나의 경솔한 말로 자신들의 앞날을 송두리째 망쳐버렸다. 연회장 한쪽에서는 과거에 지아를 괴롭혔던 몇몇 사람들이 몸을 떨고 있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들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 그들의 시선은 더 이상 경멸이 아니라 연민으로 바뀌었다.‘바람 부는 A시에서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간들 무슨 소용이야?’ ‘예로부터 천하가 왕의 땅인 것처럼, 부남진 각하께서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우씨 가문에게 그랬던 것처럼 몰락시켜 버리면 그만인데!’ 금청은 멀어지는 지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지아가 갑자기 부씨 가문의 사람이 되었다고?” “그들만의 비밀이 있겠지만, 우리가 무슨 수로 알겠어? 하지만 지금 지아의 모습을 보니, 옛날에 학교 다닐 때의 지아가 떠오르긴 하네. 아니, 오히려 지금이 훨씬 더 빛나 보여.” 금청이 그의 팔을 꼬집었다.“아직도 지아를 좋아하는 거야?”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럴 리가? 그때는 단지 아름다운 것에 대한 호감이었을 뿐이야. 하지만 지아가 이 자리에 있는 걸 보니까 진심으로 기쁘네.”지아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시련을 겪었지 않은가. 그녀는 누구보다도 지금의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 금청은 문득 자신이 이제껏 품어왔던 감정이 허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지아는 원래부터 저렇게 뛰어난 사람이었어. 그런 지아를 질투하다니, 내가 왜 그랬을까?’ 하지만 그녀와 달리, 미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미셸은 과거 친밀했던 친구들과의 채팅방에서 오늘 부씨 가문에서 열리는 가족 연회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미셸의 친구들은 아직 부씨 가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궁금한 마음에 미셸에게 연회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던 미셸이 연회장에 오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나한테 그렇게 잘해주시던 부모님이 정말 나를 버렸을 리 없어. 우리가 함께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개를 키워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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