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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431 - Chapter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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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1화

도윤은 언제나 사랑과 증오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예전에 그가 지아를 미워할 때는 차갑게 대할 대로 차갑게 대했으나, 지금은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윤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일 리 없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지아 또한 적어도 그 일에 대해서는 그를 탓하지 않았다. “지아야...” 지아는 도윤의 손을 들어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부드럽게 닦았고,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가자, 아이들이 도윤 씨의 요리를 기다리고 있어.” 도윤은 눈을 내리깔고 지아의 다정한 눈빛을 마주했다. 가슴이 아팠고, 깊은 죄책감이 몰려왔다. ‘내가 예전에 그렇게 했는데도, 지아는 여전히 내 옆에 있어 주며 묵묵히 지난 일들을 용서해 주는구나.’ 두 사람은 눈 내리는 길에서 손을 꼭 맞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도윤이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하자, 쌍둥이들은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았다. 무무는 체질상 아주 허약하게 태어나서 늘 지아의 곁을 지켰다. 지아는 무무와 함께 바둑을 두었다. 고요한 방 안에는 오직 바둑돌이 바둑판에 놓이는 소리만이 들렸다. 무무는 마음이 섬세하고 생각이 분명했지만, 말하지 못했다.지아는 수년간 최고의 명의를 찾아다니며 온갖 방법을 써보았지만, 무무를 치료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무무를 대할 때만큼은 늘 인내심을 가지고 놀아주며,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무무는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성격은 가장 듬직하고 성숙한 아이였다. 무무가 부엌에 있는 도윤을 가리키며 수화를 했다.“엄마, 아빠랑 화해했어요?” 무무는 마을에 있을 때 지아가 도윤에게 보였던 냉담한 태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온 후, 두 사람은 훨씬 가까워진 듯했다. 지아가 반문했다.“아빠랑 화해했으면 좋겠어?” 무무는 마지막 바둑돌을 내려놓았다. 비록 무무가 패배했으나, 지아가 큰 이득을 본 것은 아니었다. 무무가 바둑판을 가리켰다.“인생은 바둑과 같아요.” “져도 이기는 거고, 이겨도 지는 거죠.” 지아는 무무의 뜻을 이해했다.‘내가 이긴다고 하더라도 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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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지아가 몸을 돌려 새하얀 팔로 도윤의 목을 감싸 안고 입을 맞추었다.“괜찮아.”도윤은 한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화장대를 받치고 서 있었다.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소매 아래로 탄탄한 팔뚝이 드러났고, 단추 두 개가 풀린 셔츠 사이로 섹시한 쇄골이 보였다. 게다가 머리카락은 뒤로 넘겨지지 않은 채 살짝 흘러내려, 도윤의 전체적인 모습은 부드럽고 치명적으로 느껴졌다. “지아야, 요리했더니 온몸에 기름 냄새가...” 그는 깔끔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지아는 오히려 그의 말을 끊으며 깊게 키스했다.“도윤 씨, 보고 싶었어.” 고요한 방 안, 두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하나로 겹쳤다. 밖에서는 조용히 눈이 쌓여갔고, 무거워진 나뭇가지가 이따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튿날 아침, 따사로운 햇살이 작은 마당에 내려앉았다. 한밤중까지 이어진 사랑에 피곤했던 지아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방 안에는 어느새 조그마한 아이들이 모여들어 있었다.“어젯밤에 엄마 방에서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어. 엄마가 고양이를 키우는 게 분명해.”소망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야,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 울음소리였어. 엄마가 아빠한테 맞은 거 아닐까?” 지아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바라보며 따지듯이 묻는 해경의 얼굴을 마주했다.“엄마, 아빠가 또 엄마를 괴롭힌 거죠?!” 지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방의 방음 효과도 꽤 좋고, 아이들도 일찍 잠들었다고 생각해서 오랜만에 마주한 도윤 씨와의 순간에 너무 방심했었나 봐.’ ‘그 소리 때문에 아이들까지 깨어날 줄이야!’지아는 아이들에게 설명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 거 아니야.”“하지만 엄마가 우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운 게 아니라니까? 고양이 소리였다고. 엄마, 방에 고양이를 숨겨둔 거죠?” 아이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문밖에서 진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야옹...”지아도 놀란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다.‘웬 고양이지?’게다가 한 마리가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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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지아는 도윤의 품에 안긴 채 모든 것이 꿈만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자신에게 행복과 동시에 끝없는 고통을 주었던 이 집으로 돌아왔다. 결혼 초기, 이곳에서는 분명 달콤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매일 집에서 요리법을 배우며 하루 종일 도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정원에 있는 꽃과 식물을 다듬으며, 그가 갈아입은 옷을 깨끗이 세탁하고 다려서 옷장에 정리해 두었다.게다가 테이블 위에는 언제나 생기 넘치는 꽃다발을 두어 집 안에 생동감을 불어넣곤 했다. 하지만 아이를 잃은 후, 지아는 날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그때의 그녀는 이 집이 그녀를 가두는 감옥처럼 느껴졌고, 더 이상 조금의 행복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직접 꾸민 그 아기방은 지아에게 더 큰 아픔을 주었다. 바다에 빠진 후, 수많은 밤을 그 작디작은 아기 침대에서 웅크린 채, 조산으로 태어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바로 그때, 아기방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장난감에서 나는 듯한 음악 소리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안방에서 고양이들과 놀고 있는데, 어찌 아기방에서 소리가 날 수 있겠는가. 지아는 곧장 방문을 열었다. 그녀는 떠나기 직전 이 방의 모든 가구와 장식을 망가뜨렸었다. 하지만 도윤이 방을 원래대로 복원해 놓은 듯했다. 아기침대 옆에는 키 큰 아이가 서 있었다. 사실, 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웠는데, 키가 크기 때문이었다. 비록 올해로 아홉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였지만 말이다. 그 아이는 손에 작은 딸랑이를 들고 있었고, 침대 위의 모빌은 가볍게 흔들리며 부드럽고 순수한 음악 소리를 냈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자, 도윤이 몸을 돌렸다. 지아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곧장 그 아이의 품으로 달려갔다. “지윤아.”“엄마.”두 모자는 서로를 꼭 껴안았다. 이날을 맞이하기까지 꼬박 9년이 걸렸다. 두 사람은 이제야 서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지윤은 지난 몇 년간 많은 슬픔을 겪었다. 그 아이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엄마인 지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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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4화

지윤은 옆에 서 있는 아이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알아차렸다.“네가 해경이야?” “맞아, 형.”해경은 지윤의 가슴 높이쯤밖에 오지 않았으며, 훨씬 작았다. 해경은 그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지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들 삼 형제는 모두 남자아이였으나, 해경은 지아를 더 닮은 반면, 지윤은 도윤과 판박이였다! 정말이지 하나의 틀에서 나온 것처럼 닮아 있었다. “큰오빠, 나는 소망이야. 오빠는 아빠랑 정말 닮았네.” 지윤은 무표정할 때 더욱 도윤과 닮았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눈빛은 강력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소망도 도윤을 닮았으나, 그 남성적인 얼굴에는 약간의 부드러움이 묻어 있었다. 방울 소리가 조용히 울리자, 지윤이 몸을 낮추고 무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무무, 맞지?” 무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는 오빠가 잘 돌봐줄게.”무무는 말을 할 수 없었지만, 가족 모두는 그 아이를 소홀히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애틋하게 여겼다. 지아는 몸을 낮춰 덩치가 각기 다른 아이들을 끌어안았다.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10년이 지나서야 그토록 기다려온 재회를 맞이한 것. 이것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나이가 든 가정부인 장미숙은 예전과 같은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닦았고, 잠시 후에야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대표님, 사모님, 아래층에서 ‘부’ 씨 성을 가진 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모님을 모시러 왔다고 하더군요.” 이토록 당당하게 이씨 가문을 찾아올 사람은 부장경밖에 없었다. 순간, 도윤의 눈동자에 불쾌감이 번뜩였다. ‘개라도 되는 건가? 지아는 겨우 어제야 집에 돌아왔는데, 벌써 냄새를 맡고 찾아오다니.’ 지아는 눈물을 닦고 무무를 안아서 들었다.“엄마랑 가서 인사드리자. 그 분은 엄마에게 잘해 주신 몇 안되는 친척이야. 작은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돼.” “네.”지윤은 쌍둥이와 함께 지아의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부장경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막 찻잔 뚜껑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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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사실 부남진은 상상 이상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부남진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었지만, 화연이 최근에야 되찾은 딸이었고, 그녀가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 부장경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까지 모태 솔로였고, 마음에 드는 여자조차 없었으니, 자손을 번성시키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아가 무려 네 명의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니, 부남진의 얼굴에는 몇 살은 더 젊어진 것 같은 기쁨이 만연해졌다. “어서, 어서 나한테 와보렴.” 부남진은 너무나 기뻐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쏜살같이 그의 곁으로 달려갔다.“증조할아버지!” “좋아, 아주 좋아.”부남진의 마음속에 꽃이 활짝 피었다. 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아이들을 하나하나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이전 같았으면 민연주가 지아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아이들조차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아와의 오해를 풀었으니 민연주도 아이들을 볼 때 아주 즐거웠다. “저 멀리서 어린 선녀들이 오는 줄 알았어. 지아가 이렇게 아이들과 돌아오다니, 하나같이 너와 도윤이를 쏙 빼닮았구나.” 며칠 못 본 사이, 산후조리를 마친 화연은 얼굴에 생기가 돌아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다. 심지어 볼에도 살이 조금 오른 듯했다. “지아야, 모두 네 아이들이야?”화연이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나보다 어린 지아가 벌써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두고 있다니! 게다가 지윤이는 이미 아홉살이잖아?’ 지아는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말했다.“아, 결혼을 일찍 했어요.” A국의 여자는 열 여덟 살이면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다. 지아는 대학에 일찍 입학했고, 임신도 비교적 빨랐다. 부남진 또한 아주 기뻐했는데, 지아가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데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모든 아이가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래서 아예 그 아이들을 자신의 서재로 데려가, 소장한 보물들을 모두 나누어 주기로 했다. 그동안 눈엣가시로 보였던 도윤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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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6화

지아는 서류봉투를 만져 보았는데, 꽤 두꺼웠다. 아마 자료가 들어 있는 듯했다. “감사히 받을게요.”지아는 이전의 백호와의 거래를 떠올리며, 어쩌면 이 서류를 통해 자신이 알고 싶어하던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용이 돌아서 떠나자, 그녀는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서류봉투를 열었다. 예상대로 그것은 H국과 관련된 자료였다. 예전에 H국은 부남진을 암살하려 했다.바로 그때, H국과 하씨 가문의 연관성을 생각한 하용이 미리 대비해 둔 듯했다. H국은 진심으로 부남진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고, 하용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전효를 이용했다. 어쩌면 도윤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복잡한 일에 지아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 진실은 거대한 나무와 같다. 지금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그저 땅 위의 가지와 잎에 불과하지만, 그 나무의 뿌리는 깊고 복잡하게 엉켜 있었다. 지아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모든 자료가 H국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지막 몇 페이지를 넘기던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것은 살인 청부 거래서였고, 그 대상에는 지아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다만, 이번에 상대가 찾은 조직은 블랙X가 아니라, 최근 국제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킬러 고용 조직, ‘올가미’였다.상대는 그녀의 목숨을 위해 무려 6억원을 지불하려 했다! 게다가 이 주문은 불과 2주 전에 내려진 것이었다. 다행히도 올가미는 아직 이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주문 목록 외에도, 뒷장에는 의뢰자의 정보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지아는 일찍이 하씨 가문이 다루는 거래가 그리 청렴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블랙 X뿐만 아니라, 올가미와 같은 악명 높은 조직까지 하씨 가문 세력의 아래에 있을 줄은 몰랐다. 하용이 준 선물을 꽤 컸다. 지아는 여태 배후의 손에 이끌려 다녔지만, 이번만큼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록 이 의뢰인 또한 상대방에 내세운 대리인에 불과하겠지만, 이번에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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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7화

지아는 하용과의 일에 대해 굳이 도윤에게 말하지 않았다.도윤에게는 도윤의 세상이 있으니, 하용과의 청산은 그의 몫이었다. 지아는 남자들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별거 아니야. 그냥 저녁 메뉴가 궁금해서 주방에 좀 다녀왔어.” “여전히 세심하구나.”도윤은 그녀의 손을 자신의 코트 주머니 속으로 넣으며 허리 쪽에 밀착시켰다. 그러자 은은한 온기가 전해져 왔다.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선남선녀처럼 잘 어울렸다. 하지만 도윤은 알고 있었다. 지아가 하용과 함께 자리를 떠났던 것도, 그녀가 그 일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비록 지아가 이예린과의 일로 그에게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도윤은 여전히 그와 지아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토록 순진하게 자신만을 기다리며 집에 있던 어린 아내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지아는 원하는 것을 모두 소유하고 있었고, 사랑은 이제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즉, 도윤은 단지 지아 삶의 일부일 뿐, 더 이상 유일한 존재가 아니란 뜻이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도윤은 마음이 쓰라렸지만 그 감정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오늘날의 지아를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도윤이지 않은가. 그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지아가 가볍게 화제를 전환했다.“내가 떠나고 한대경은 어떻게 처리했어?” “스승님은 한대경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셨고, 너는 A시에 없었잖아. 그래서 셋째 날에 바로 돌아갔어.” 도윤의 눈길이 지아의 얼굴을 스쳤다.“하지만 한대경은 너를 위해서 몇천억에 달하는 A국과의 무역을 제안했을 뿐만 아니라, 은사님과 군사 협력까지 논의했어. 그만큼 진심이었다는 거지.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내가 아는 한대경은 이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도윤의 말은 단순한 설명이었으나, 지아는 그가 이를 갈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머니 속에서 맞잡은 두 사람의 손, 지아가 그의 손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질투하는 거야?” 도윤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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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8화

지아가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오자, 부남진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해졌다. 이전의 부씨 가문은 아주 불안정했는데, 아이들의 등장이 새로운 희망을 가져와 부남진의 마음을 한결 밝게 해주었다. 덕분에 도윤에 대한 태도도 한층 너그러워졌다.부남진은 그동안 도윤이 저지른 일들을 마음속 깊이 원망해 왔지만, 그가 아이들과 함께 있는 화목한 모습을 보자, 그 감정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지 않은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젊었을 때는 명예와 이익을 좇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손주들을 품에 안은 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만이 남았다. 식사 자리에서 부남진은 아이들에게 음식을 덜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특별히 도윤에게도 한 젓가락 덜어주었다. 이런 행동은 도윤이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짓게 했는데, 이전까지의 부남진은 그에게 직접적이고도 냉랭한 적대감을 보였기 때문이었다.한편, 화연은 아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부러움과 다정함이 가득했다. 하용은 화연이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고 있음을 알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접시에 담아주었다. 이전의 부씨 가문은 한산하고 썰렁한 분위기였다. 부장경은 먼 곳에 있었고, 미셸은 도윤을 쫓아다녔기에, 명절이 되어도 집안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오직 부남진과 민연주만이 남겨진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아가 새로운 가족을 들여왔고, 도윤과 하용, 그리고 네 명의 아이들까지 더해져, 부남진은 마치 몇 년은 젊어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연말이 가까워지자, 모두가 눈과 바람을 뚫고 집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부남진은 도윤과 하용을 불러 술잔을 기울였고, 평소 차분한 성격의 부장경까지도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술을 마셨다. 지아는 무무를 목욕시킨 후, 무무와 소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오른쪽과 왼쪽에는 자그마한 머리 두 개가 나란히 있었다.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르자, 침대 위에서 작은 머리가 거꾸로 내려오며 한 마디를 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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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지아는 지윤이 도윤을 가장 많이 닮았으면서도, 마음이 섬세하고 다정하여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윤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가, 앞으로는 여기가 네 집이야. 우리는 모두 네 가족이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아무도 너를 탓하지 않을 거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경이 방 안으로 신나게 뛰어 들어와 침대 위로 폴짝 올라왔다.“형, 살려줘!”소망은 화가 난 얼굴로 지윤의 다른 팔을 꼭 붙잡았다.“오빠, 나를 도와줘야 해! 둘째 오빠가 나쁜 행동을 했어!” 지아는 아이들이 한데 모여 장난치는 것을 보며 지윤이 조금씩 마음을 놓고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결국 지윤은 해경과 소망을 양쪽에 두고 한 침대에서 함께 잠들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한 아이씩 끼고 누운 지윤은 지친 얼굴로 곧 깊은 잠에 빠졌고, 지아는 세 아이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무무의 옆에 누었고, 무무는 자연스럽게 몸을 말아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작은 아이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자, 지아의 마음에도 평온과 행복이 가득 차올랐다. 깊은 밤, 지아는 누군가의 손이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잠시 후, 그녀는 누군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졌다. 코끝에 퍼지는 은은한 술냄새, 그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지아는 도윤의 품에 안겨 그가 자신을 안고 가는 것을 내버려두었다.“지금까지 마신 거야?”“응.”도윤은 막 샤워를 마친 상태였다. 술냄새와 비누의 상쾌한 향이 섞여, 밤의 분위기 속에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는 문을 닫고 무무를 위해 마련했던 침대 위에 그녀를 눕혔다. “지아야...”술을 마시면 도윤이 더욱 애정을 갈구하는 것을 알기에, 지아는 그가 자신의 품을 조르는 것을 부드럽게 받아주었다. 그러고는 큰 개 한 마리를 달래듯 다정하게 그를 어루만졌다. “보아하니 할아버지와의 이야기가 잘 풀린 것 같네. 할아버지가 도윤 씨를 남겨두셨으니까.” 도윤은 지아를 남자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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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0화

연말이 다가오자 모두가 바빠졌지만, 지아는 오히려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그저 매일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화연은 지아의 보살핌으로 많이 회복되었고, 하씨 가문의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더 이상 별장에만 갇혀 있지 않아도 되었다. 지아는 마치 다섯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 같았는데, 화연은 그녀의 곁을 순진한 아이처럼 따라다녔다. “지아야, 이 드레스 말이야, 무무한테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화연은 여전히 힘든 시간을 겪고 있었지만, 하씨 가문은 그녀를 물질적으로 크게 억압하지 않았고, 특히 하용은 언제나 아낌없는 재정 지원을 해주었다. 지아가 진봉을 비롯한 경호원들이 들고 있는 쇼핑백을 보며 말했다.“이미 충분해요. 저 옷들은 제가 열 명의 아이를 낳아도 다 입힐 수 없을 거예요.” 화연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참 좋겠다, 아직 열 명이나 더 낳을 수 있다니.” 지아는 이마를 짚었다. 화연은 아이를 갖는 것에 상당한 집착을 보였다. “고모님...”“괜찮아,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다 지나간 일이니까 더는 미련 두지 않을 거야. 나도 새로운 계획이 생겼거든.” “무슨 계획이요?”“대학교 졸업 전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서 하용 오빠가 나를 집으로 데려왔어. 그 후로는 몇 년간 집에서 할 일 없이 지냈지.”“이제 친부모님을 찾았고, 부모님도 내 결정을 지지해 주셔. 난 그림을 좋아하니까 해외로 유학하러 가서 공부해 보고 싶어.” 지아는 화연이 스스로 떠나기를 결심할 줄은 몰랐기에 약간 놀랐다. “그럼 하용 씨는요?”“아직 오빠한테 말하진 않았고, 그냥 내 생각일 뿐이야. 하지만 지금은 나도 조금 더 회복이 필요하지.” 화연이 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아야, 난 네가 정말 부러워. 난 평생을 그 작은 세상 속에 갇혀 살 줄 알았거든. 하지만 네 덕분에 이 세상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깨달았어.”“여자는 남자의 부속품이 아니야. 하용 오빠가 나를 사랑하는 건 알지만, 나도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 오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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