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Bab 1421 - Bab 1430

1567 Bab

제1421화

인생은 원래 그런 것, 예로부터 모든 것을 갖출 수는 없는 법이었다.따뜻한 바닷바람이 불어오자, 소시후는 기침을 몇 번 했다. “선생님, 제 선생님과 또 무슨 협의를 하신 거예요?”지아는 무거운 이야기를 피하고 싶어 시후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내가 연구 기금과 일부 약품 협력의 대리권을 제공했는데, 루이스가 동의했어. 너도 알잖아? 연구란 원래 돈이 많이 드는 일이지. 네 선생님은 연구 머리는 있지만, 상업적인 머리는 없잖아.”“그렇죠.”루이스가 만들어낸 물건들은 독충에게 공급되었고, 명성까지 떨치게 되었다. 만약 그가 스스로 특허를 신청해 시장에 내놓았다면, 꽤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었다. “그럼 이제 어떡할 거야?”“끌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끌어야죠. 선생님을 다치게 하고 싶지도, 개조 인간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도윤이랑은 화해한 거야? 옛날에는 사이가 꽤 안 좋았다고 들었는데.” 지아가 씁쓸하게 웃었다.“그렇죠, 우린 피할 수 없는 악연이에요.” “사실, 인생은 찰나가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것에 불과해. 그러니 본인이 행복하면 그걸로 된 거지. 그 외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거니까.” “소 선생님, 예전에 비하면 많이 변하셨네요.” “너도 많이 변했어, 지아야. 너와 내가 만난 것도 인연인 것 같은데,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 그때 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마 시영이의 몸은 뼈가 되었을 거고, 우린 지금까지도 아무것도 몰랐을 거야.” “그건 그저 손쉬운 일이었을 뿐이에요.”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소 선생님, 여기서 치료받는다는 걸 가족분들은 알고 계시나요?” 그녀는 루이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실험 기지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사람이니 외부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할 것이었다. 시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아. 하지만 소씨 가문을 떠났을 때보단 몸이 훨씬 좋아졌어.” 지아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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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지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루이스의 보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일들은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기에, 금방 감을 찾을 수 있었다. 루이스도 그런 지아에 대해 아주 만족해했다. “너는 하나만 알려줘도 열을 아는구나. 확실히 저 바보들과는 달라.” 지아가 유리 전시대에 놓인 기계 팔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백채원에게 해줬던 것보다 훨씬 정밀했는데, 루이스는 변태적인 완벽주의자라서 손의 질감까지도 사람의 피부와 똑같이, 아니 그보다 몇 배는 더 매끄럽고 섬세하게 만들어냈다. 그녀가 기계손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루이스는 매우 기뻐했다.“봐, 그게 내가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버전이야. 겉으로 보기엔 어떤 흠도 없는 것 같고, 인간의 손가락보다 유연해 보이지. 민서야, 안심해. 네 몸에 사용하는 건 최고를 쓸 테니까.” 이 일을 언급하자, 지아는 마음이 무거워졌다.“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믿지 않는 게 아니에요. 단지 시간을 갖고 싶을 뿐이죠. 마음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질 수 있잖아요.” “네 걱정이 일리가 없는 거 아니야. 하지만 안심해. 난 2년 전에 이미 누군가에게 시험해 봤어. 그 사람한테 팔과 다리를 장착한 후에 지금까지 데이터를 관찰 중이지.” “팔과 다리를 장착했다고요? 어떤 사람이길래 그렇게 대범해요?”지아가 물었다.“오늘 밤 약을 받으러 올 그 아이지. 오늘 밤에는 내가 있으니, 그 아이의 기계 유지 보수를 해줄 수 있겠군. 원래 그 아이의 손과 발은 힘줄이 끊겼고, 뼈까지 부서진 상태였어. 그래서 내게 부탁해 해결책을 찾으려 했고, 난 그 아이로 실험을 한 거야.”“덕분에 많은 데이터를 추가해서 여러 번 계량했고, 끝내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거지.” “손과 발의 힘줄이 끊겼다고요?”지아의 머릿속에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설마...’“선생님, 몇 시에 약속하셨어요?” “8시.”루이스는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나아갔다.“민서야, 이 다리 모양 좀 봐. 네 다리가 워낙 예뻐서 여러 버전을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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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그 당시, 지아가 사고를 당했을 때, 도윤은 지아를 위해 복수하려는 마음으로 친여동생의 손발을 직접 부러뜨렸고, 평생 여동생을 속박하려 했다. 사지를 잃은 사람이 어찌 다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는가. 그러나 도윤은 예린의 결심을 얕본 듯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비인간적인 고통을 겪어서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강했기에, 단지 손발이 사라진 것만으로 포기할 리가 없었다. 도윤과 그의 어머니는 예린을 개과천선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린은 끈기 있기 힘을 비축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도윤은 너무 바빴고 예린은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의도적으로 그녀를 숨겨졌다고 하더라도 도윤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었다. 예린을 본 순간, 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 손목을 만졌다. 당시에 예린에게 당한 손목의 상처가 아릿하게 아파져 왔다. 상처는 이미 다 나았고, 흉터도 사라졌지만 말이다. 지아는 그 총알이 손목이 아닌 마음에 박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쪽은...”예린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칠었다. 지아는 일부러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저는 루이스 선생님의 보조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랫동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착각인 것일까. 예린은 눈앞에 흰 가운을 입은 채 가면을 쓴 여자의 몸매가 조금 익숙하다고 느꼈다. 사실, 사랑뿐만 아니라 증오 역시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을 단번에 알아보게 만든다. 그러나 예린은 이내 이 생각을 뒤로했다.‘하긴, 소지아 같은 여자가 어떻게 루이스랑 엮일 수 있겠어?’ ‘걔는 여기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수고가 많으시네요.”예린은 조용히 지아의 뒤를 따랐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증오심을 알 리가 없었다. 과거의 일들이 지아의 머릿속을 스쳤다. 도윤의 냉정한 눈빛, 소씨 가문의 파산, 소계훈의 교통사고, 조율의 죽음, 자신이 납치당했던 일, 하루가 옥상에서 떨어져 눈앞에서 죽었던 일까지.지아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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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예린은 시후를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미 그가 그녀의 존재를 눈치챘다. “해당화.”밤바람을 타고 세 글자가 속삭이듯 날아들었다. 수화기 너머의 여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왔어? 너 누구랑 있어?]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예린은 곧장 전화를 끊고 재빨리 달려갔다. 그녀는 기계 다리를 이식받아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반면, 시후는 몸이 좋지 않아서 몇 걸음 뒤쫓다가 숨이 차서 그대로 화단 옆에 주저 앉았다. 하지만 그는 예린이 다시 돌아와 자신에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을 줄은 몰랐다.“괜찮으세요?” 그녀는 화단 옆에 기대어 앉은 시후를 보고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던 것이었다. 시후가 예린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잡았다, 해당화.”해당화는 천웅에서 사용하는 그녀의 가명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하며 부드러웠는데, 예린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그녀가 인생에서 단 한 번 얻은 구원이 소시후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었다. 그 당시, 시골에서 탈출한 예린이 시후와 마주친 것은 운명이었다. 그는 그녀를 천웅으로 데려가 치료해 주었고, 재활을 도와주었으며,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이후, 그녀는 독충을 따라 천웅을 떠났으나, 단 한번도 시후를 잊은 적이 없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 새 사람을 준 사람이 바로 그였으니 말이다. “도대체 뭘 어쩌려는 거예요?” 시후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미소를 지었다.“우리, 얘기 좀 할까?” 예린은 그를 거절하지 못했다.시후는 화단을 짚고 일어서며 꽉 잡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내 예린을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예린은 가로등 빛을 빌어 두 사람이 맞잡고 있는 손을 내려다보았다.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소 선생님의 손이라니!’ 그녀가 시후와 손을 맞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그의 사적인 공간에 들어가는 것 역시 처음이었다. 방은 그의 성격처럼 단정하고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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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시후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난 아직도 네가 처음 나한테 왔을 때가 기억나. 아주 말랐고, 아주 아담했었지...” “그만하세요, 소 선생님.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말하고 싶지 않다고요.” “말하고 싶지 않은 거야, 말할 수 없는 거야? 해당화, 네 뒤에 누군가 있지, 그렇지? 나한테 말해봐, 그 사람이 누구길래, 네 오빠의 행복까지도 저버리고 한 가족을 갈라놓으려 하는 거지?” 예린은 시후의 압박을 받고 점점 뒤로 물러났다. 그의 두 눈은 그녀 마음속의 가장 깊은 곳을 보려는 듯했다. 예린은 시후를 밀쳐내며 마지막으로 말했다.“소 선생님, 죄송해요. 선생님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지만, 그 일에 대해서는 더 말할 수 없어요.” 시후는 그녀가 사라지는 방향을 바라보며, 그 온화하던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한 예린이 다시 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초조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방금 너랑 얘기했던 남자는 누구야?]“루이스의 보조야.”예린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냥 보조?]“그게 아니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건데? 참, 나한테 부탁할 건 또 뭐야?”[소지아가 루이스 곁에 있는지 좀 알아봐 줘. 만약 그렇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여자를 제거해 줘!] 예린이 나지막이 되뇌었다.“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래! 지금이 최고의 기회야.] 바로 이때, 멀리서 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해당화 씨, 얼마나 더 걸리나요?” 예린은 곧장 전화를 끊고 지아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아는 고독하게 어두운 밤 속에 서 있었고, 조명이 그녀의 마스크를 비췄지만, 그녀의 표정을 가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예린은 지아가 지금 미소 짓고 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손에 서류철을 든 채 여우처럼 우아하게 서 있었다. 예린이 지아를 스쳐 지나가며 한 마디를 던졌다.“많이 변했네.” 지아는 확실히 많이 변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두려움과 공포가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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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루이스의 말은 거센 따귀 한 대가 예린의 얼굴을 세차게 치는 듯했다. 그의 눈에 그녀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였기에, 지아와 비교할 가치조차 없었다. 이는 자존심 강한 예린에게는 큰 타격이었으나, 그녀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억눌렀다. “네.”“따라오세요.”지아는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기나긴 지하통로를 걷던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알아, 네가 날 죽이고 싶어 한다는 거.”“나도 알아, 너도 복수하고 싶겠지.” 두 사람은 서로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스의 영역에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독충은 루이스에게 의지해야 했고, 지아는 루이스가 좋아하는 제자였다. 그래서 예린이 어리석게 루이스와 적대할 리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루이스에게 중요한 데이터 감시 대상이라, 지아도 그녀를 건드릴 수 없었다. 두 사람의 거래가 끝난 후, 예린이 지아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했다.“정말 놀랍네. 네가 루이스의 제자가 될 줄이야. 그 사람은 몇 년 동안 제자를 두지 않은 사람이야.” 그 목소리에는 약간의 경멸이 묻어 있었다. 지아는 차갑게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나도 사지를 잃은 네가 다시 설 수 있을 줄 몰랐어.” “다 네 덕분이지. 네가 살아 있는 한, 널 가만둘 수는 없으니까.” 두 사람이 항구에 서자, 지아가 가면을 벗었다. 그 아래의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예전의 연약함 대신 강인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이예린, 나는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묵묵히 살아서 재판을 기다려!” 예린이 냉소하며 말했다.“내가 할 소리.” “솔직히 궁금하긴 해.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네 오빠는 널 선택할까, 아니면 나를 선택할까?” 지아가 다쳤던 손목을 문지르며 말했다.“내가 겪었던 고통을 너도 맛보게 해주고 싶어.” “시간은 많으니까.”예린이 갑판으로 올라가자, 밤바람이 두 사람의 긴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그들이 한 가족이 되었다면, 지아는 예린의 과거를 이해하고 그녀에게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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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시후는 몇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고 시월을 다독이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지아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선생님, 왜 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으시는 거죠?” 시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누군가 날 죽이려 해.” 말하는 톤은 아무렇지 않은 듯했으나, 그 내용은 지아를 놀라게 했다. “소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게 의심되세요?” “내 가족을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내 병이 너무 수상하게 시작됐어.” 그는 수년 동안 가족을 의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저 적합한 신장만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이상하게도 신장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다른 경로를 통해 신장 기증자를 찾을 때마다 그들이 각종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수술은 계속해서 무산되었다. 한두 번이면 우연일 수 있지만, 계속 이상한 일이 반복되자 시후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오랫동안 비밀리에 조사했지만, 상대방은 너무 은밀히 행동했고, 겨우 몇몇 대리인만을 잡아낼 수 있었다. 시후는 그 사람이 틀림없이 소씨 가문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후 그는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홀로 소씨 가문을 떠났다. 자기 친동생들에게도 비밀에 부친 채.그리고 나서야 시후는 반년 동안 평온을 되찾았다. 비록 신장병이 금방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반년 전보다는 훨씬 좋아진 상태였다. 시후는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을 위해서도, 소씨 가문을 위해서도 신중해야만 했다. 그래서 세계 각지에서 여행 중인 사진을 계속 업로드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이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아마 그 사람은 지금도 시후가 점점 파멸을 향해 다가가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거대한 비밀을 들춘 것 같아서 어쩐지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어. 우린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잖아. 하지만 나는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 그렇지 않았다면,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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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지아는 배에 타고 떠났는데,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평온했다.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생각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해! 아이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A시에는 흰 눈이 펄펄 내렸다. 도윤이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사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부씨 가문에 데려가서 가족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부남진의 성격상, 아이들을 데려가면 틀림없이 떼어놓을 것이었다. 이미 아내를 만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고역이었으니, 아이들까지 만나지 못하게 될 상황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도윤은 아이들과 함께 지아가 함께 살았던 결혼 집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지아에게 많은 아픈 기억을 남겼던 곳이지만, 동시에 그들의 꿈이 시작되었던 장소이기도 했다. 당시 지아가 찢어버렸던 결혼사진도 다시 걸려 있었다. 도윤은 특별히 휴가를 내고 매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부족했던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모두 보충해 주려 애썼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독립적이어서 도윤에게 큰 걱정을 끼치지 않았다. 도윤은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운전해서 장을 보러 갔다. 가족 네 명이 마트에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절로 그들에게 향했다. 그는 품에 무무를 안고 있었고 소망은 카트에 앉아 있었으며, 해경이 그녀를 밀고 있었다. 네 사람의 외모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특히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무무는 작은 아기 천사 같았다. “아빠, 저 초콜릿 먹을래요! 감자칩도 먹을래요.”해경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소망이 말했다.“엄마가 그런 불량식품은 먹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가 없을 때는 내가 널 감시할 거야.” 도윤은 쌍둥이 남매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이미 익숙해졌다. 그는 자연스럽게 감자칩 한 봉지를 카트에 넣었다. “가끔은 괜찮아.” “아빠가 먹어도 된다잖아.”해경이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도윤이 무무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무무는 뭐를 좋아해?” 무무가 과일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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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지아가 예고도 없이 등장하는 순간, 모두 잠시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그녀의 이번 귀국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고, 심지어 도윤조차 지아가 언제 귀국했는지는 몰랐다. 사실, 지아가 일부러 비밀을 유지한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어차피 이예린도 이미 지아의 행방을 알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경솔하면 쉽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이번 여정에서 지아는 단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돌아왔다. 해경과 소망이 재빨리 지아를 향해 달려갔다.“엄마.” 그녀는 곧장 두 아이를 품에 안았다. 한 학기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그새 아이들은 많이 자라 있었다. 바로 그때, 귓가에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무무가 도윤의 품에서 내려와 지아를 향해 달려온 것이었다. 무무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방울을 흔들며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도윤은 이런 장면을 꿈에서 수없이 그렸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들과 지아가 함께 있어 그 어떤 꿈보다도 아름다웠다. “지아야.”도윤이 지아의 앞에 서서 세심하게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혹여나 야윈 것은 아닌지 확인했다. 지아는 몸을 일으켜 곧장 그를 끌어안았다.“내가 왔어.” ‘내가 왔다’라는 한 마디가 가정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듯해, 보는 사람마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흑흑, 너무 감동적입니다.”진봉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저는 지금도 사모님께서 바다에 빠졌던 장면이 생생해요. 그런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진환도 모처럼 감상에 젖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그날도 눈이 이렇게 많이 내렸었죠...” 드디어 가족 네 명이 다시 모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은 마치 작은 새처럼 뛰어다니며 행복해했다. “엄마, 아빠가 저녁에 죽을 끓여준다고 하셨어요.” “그래.”지아는 쌍둥이의 손을 잡았고, 도윤은 무무를 안고 있었다. 정원에는 커다란 눈사람들이 여럿 세워져 있었는데, 두 개의 큰 눈사람과 네 개의 작은 눈사람이었다. 가장 키가 큰 눈사람은 큰아들인 이지
last updateTerakhir Diperbarui :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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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도윤은 지아가 많이 침착해졌음을 발견했다. 그는 지아가 예전에 예린과 함께 죽으려 했던 그 광기를 잊을 수 없었다.“그래.”이런 지아는 오히려 도윤에게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했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게 했다. 도윤은 능숙하게 생선을 손질하며 예린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이 조금 멍해져 있었다. 바로 그때, 생선 뼈 하나가 그의 손을 찔러 소량의 피가 흘렀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찌푸린 얼굴로 손을 씻으며 상처를 깨끗이 했다. “내가 할게, 집중 못 하는 게 딱 보여.” 도윤은 이미 오랫동안 예린을 보지 못했다. 사실, 매일 예린의 곁에 있다고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피로 얼룩진 깊은 원한이 가로막혀 있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었다.게다가 아무리 도윤이가 추궁해도, 예린은 쓸모 있는 정보를 전혀 내놓지 않았다. 물론 자신의 친여동생이라지만, 예린을 정말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심예지는 그 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서,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를 돌보는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심예지가 마음만 먹으면, 예린이 비밀리에 빠져나갈 방법을 마련해주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미안해.”도윤은 급히 주방을 떠나 전화를 걸었다. 심예지의 목소리는 다소 나른했다.[무슨 일이야?] 심예지는 이성을 회복한 이후로, 매일 약에 취한 사람처럼 늘어져 있었고, 이제는 더 이상 그 남자를 위해 미쳐있지도 않았다.“예린이는요?”“자.”심예지는 아주 빠르게 대답했다. 예전부터 도윤이 무언가를 물으면 즉각 대답하곤 했는데, 그는 진작에 의심했어야 했다.“어머니, 언제까지 저를 속이실 거예요?”심예지는 자세를 바로잡고 앉았으며, 더는 속일 필요가 없다고 느낀 듯 말했다.[다 알고 있니?] 도윤이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니, 제게 뭐라고 약속하셨죠?” [도윤아, 예린이는 내 딸이야.] 도윤이 눈을 감고 말했다.“저도 어머니의 아들이에요. 그리고 지아는 어머니의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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