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캠퍼스는 넓어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까지 걸어가려면 20분 이상 소요될 정도였다. 도윤은 무무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딸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그에겐 소중한 순간이었다. 아직 초등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귀엽고 아이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개미야, 오늘은 누가 우리를 데리러 올까? 내가 묻고 있는데 왜 대답을 안 해?” 한 여자아이가 나무 아래 쭈그리고 앉아, 손에 작은 나뭇가지를 들고 개미집을 찔러대고 있었다. “자, 너희들 일자로 줄을 서고, 다시 사람 모양으로 줄을 서.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다 같이 행진해!” “멍청한 애야, 또 무무 따라 하려고? 포기해, 우리는 동물을 조종할 능력이 없어.” 그녀의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작은 남자아이가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작은 발을 이리저리 흔들며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오빠는 바보야, 그렇게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안 받아줄 거야.” “내 몸놀림이 얼마나 빠른데! 물구나무서기도 보여줄 수 있어.” 남자아이는 멋지게 묘기를 부리려고 하다가 그만 손이 미끄러져 나무에서 떨어졌다. “오빠!” 소망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큰일 났다.” 해경은 절망에 빠져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오늘만큼은 잘난 척하지 말걸. 이제 엉덩이가 두 쪽 나겠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의 품에 부드럽게 안겼다. ‘어? 하나도 안 아프네?’해경은 살짝 실눈을 떴다. 단단한 남자의 가슴이 보였다. 아직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소망이 이미 울먹이며 말했다. “혹시...” 소망은 입을 벌렸지만, 그 호칭을 부를 용기가 나지 않았고, 눈에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소망도 수년간 아빠와 엄마가 함께 하기를 바랐다. 엄마와 아빠가 복잡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아이들이 한 사람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지아를 선택할 수밖에
Last Updated : 2024-11-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