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의 눈빛에는 걱정이 엷게 서려 있었다.“모레는 괜찮지만... 당신이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해.”“왜?”도윤이 조용히 물었다.지아는 망설이다 입술을 살짝 깨물며 대답했다.“그날 다루기 어려운 환자 예약이 있어서.”도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바라봤다.“남자 환자야?”지아는 잠시 시선을 피하며 당황한 듯 미소 지었다.“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수술을 했는지 알잖아. 남자 환자도 있고 여자 환자도 있어.”도윤은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서며 낮게 속삭였다.“하지만 그 남자는 다른 환자들과는 다르지, 그렇지?”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응, 좀 더 골치 아픈 환자라 기억에 남는 거야.”“자기야, 대체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홀렸던 거야?”도윤은 그 남자가 평범한 환자가 아니란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지아가 이렇게까지 경계하는 걸 보면 말이다.지아는 도윤의 품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다른 남자는 없어, 오직 당신뿐이야.”그날 밤, 지아는 부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도윤과 함께 남았다. 그들은 신혼 시절을 회상하며 서로의 온기를 느꼈다. 예전의 도윤은 지아를 아끼고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너무나 순수해서, 마치 얇은 종이처럼 연약하고 쉽게 찢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폭풍 같은 시련을 함께 견디며 더욱 깊고 성숙한 관계로 성장했다. 심지어 침대 위에서도 그들의 호흡은 더 잘 맞아 떨어졌다.예전의 지아는 순종적이고 의존적이었지만,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나서게 되었다. 그녀는 도윤에게 더 많은 감정적 가치와 즐거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그 변화가 도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지아는 알지 못했지만, 도윤은 그 점에서 그녀에게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아침이 밝았지만, 지아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도윤은 지아의 피곤한 얼굴을 바라보며 깨우지 않고, 그녀의 뺨에 살짝 입맞춤했다.그는 조용히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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