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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지금 한대경의 모습은 C 국 수도 라카에서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때의 한대경은 제멋대로였고, 호탕하게 웃으며 헐렁한 옷을 입고 담배를 문 채, 반항아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지금의 한대경은 검은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가슴에는 하얀 동백꽃을 꽂고 있었다.

심지어 머리카락도 정성스럽게 빗어 넘겼고, 그가 서 있는 모습은 주변을 감도는 산바람마저도 엄숙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한대경의 눈가가 붉어진 걸 보니, 여기 묻힌 사람은 한대경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

지아는 순간적으로 의아함을 느꼈다.

‘한대경의 자료에 따르면 A 국과 특별히 연관이 있다는 기록은 없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 왜 라카가 아니고 A 시의 이곳에 묻혔을까?’

지아의 마음속에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혹시 모시고 있는 분이...”

그녀는 그저 형식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풀어보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한대경은 경호원들에게 길을 비키라고 명령했다.

“사모님께서 그렇게 궁금하다면, 직접 와서 보시죠.”

지아는 손사래를 쳤다.

“사실 저도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아요. 이제 곧 해가 지려 해서, 저는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괜찮습니다. 저도 곧 부씨 가문의 저택으로 갈 예정이니, 같이 가시죠.”

지아는 마음속으로 당황했다.

‘한대경이 이번에 비밀리에 방문한 것이 분명한데, 그렇지 않다면 언론사들에 대서특필됐을 텐데...’

‘그래서 나도 전혀 몰랐어. 하지만 한대경이 부씨 가문의 저택으로 가는 목적은 뭘까?’

‘혹시 내가 열쇠를 훔친 걸 알고 일부러 집까지 찾아가서 할아버지에게 고발하려는 건 아닐까?’

지아는 곧 이런 생각을 떨쳐버렸다.

‘아니야... 한대경은 아이처럼 고자질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렇게 직접 집까지 간다면 분명 중요한 일이 있을 거야.’

경호원들이 길을 터주자, 배이혁이 긴 다리로 앞을 가로막으며 손짓으로 지아를 초대했다.

‘여기가 A 시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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