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371 - 챕터 1380

1570 챕터

제1371화

채원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은 동시에 지아에게는 자신의 마음에 더욱 깊은 상처를 새기는 것이기도 했다. 이중의 고통이 덮쳐오자 채원은 견딜 수 없는 아픔에 몸부림쳤다. 하지만 지아는 여기서 그만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너는 몰랐겠지. 내가 오늘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말이야. 어린 시절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우리 어머니가 너 때문에 세상을 떠나셨어. 너는 어머니에게 그렇게 친절한 척하며 다가왔지만, 결국 어머니에게 그토록 잔혹한 짓을 저질렀어. 심지어 우리 아버지도 네 손에 죽음을 맞이했어. 내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했는지, 넌 몰라. 그런데 너는 몇 마디 말로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갔지. 그때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네가 알기나 해?”지아의 목소리는 한층 격해졌고, 칼을 다루는 동작도 점점 더 거칠어졌다. 채원의 목소리는 이미 목이 잠겨 거의 들리지 않았다.“소지아, 그때 일은 사고였어. 나도 피해자였다고! 그분들은 내 부모이기도 해, 나는 속은 거라고!”“네가 감히 우리 아버지의 딸이라고? 백채원, 왜 죽은 사람이 네가 아니었을까? 너는 모를 거야, 아버지는 내 아이가 태어나는 걸 정말로 기대하셨어.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귀여운 장난감을 태어날 내 아이를 위해 만들어 주셨는지, 아버지가 얼마나 살고 싶어 하셨다고! 그런데 모든 게 너 때문이야! 전부 너 때문이라고!”지아의 입장에서 다른 일들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다. 결국 그 일들에는 이도윤의 책임도 있었으니, 어느 한쪽만을 탓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소계훈의 죽음만큼은 달랐다. 아버지의 무고한 죽음은 지아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그 상처로 인해 지아는 매일 고통 속에서 살았다.“소지아, 진정해.”“진정하라고? 우리 아버지는 땅속에 묻혔는데, 너는 어떻게 이 세상에서 두 눈 뜨고 뻔뻔하게 살아갈 수 있니? 그때 죽은 사람이 너여야 맞는 거잖아?”지아는 그때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떠올렸다. 지윤의 정체를 알지 못했고, 자신의 병도 점점 깊어졌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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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이 말은 채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마지막 한 방이었다. 그녀의 동공이 거의 풀려버렸다.“백호는, 너를 평생 곁에 두고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더라. 하, 그렇게 자존심 강한 네가 이제 남자의 장난감으로 전락하게 됐네.”지아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채원의 심장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 같았다.“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한 번 수술대에 오르고, 메스를 든 이상, 설령 네가 내 원수일지라도 난 의사로서의 도리를 지켜.”채원은 도무지 지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소지아가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수술은 매우 길었다.채원은 몇 번이나 고통으로 인해 기절했다가, 다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깨어났다. 이마에 흐른 땀이 눈을 적셨고, 깨어날 때마다 들려오는 소음이 그녀를 괴롭혔다.어느 순간 지아는 큰 망치를 들었고, 또 다른 순간에는 전기톱을 사용했는데, 마치 자동차 정비사처럼 바쁘게 움직였다.채원은 처음으로 수술이라는 것이 이렇게 끔찍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기계가 다리를 절단하는 소리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6시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후, 채원은 자신이 수술대 위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죽지 않았다.하지만 채원은 더 이상 의식이 없었고, 다리 아래로는 아무런 감각도 없었으니 지아가 자신에게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백호가 달려 들어왔다.채원은 그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는 다시 기절했다.“수술은 어땠어요?”지아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무심하게 대답했다.“수술은 성공적이었어요.”백호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그의 눈빛은 차갑게 변했다.“지금 선생님은 저에게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백호 씨,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지아는 피 묻은 장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채원의 다리를 덮고 있던 담요를 걷어냈다.채원의 무릎 아래로는 더 이상 종아리가 없었고, 대신 기계 다리가 그녀의 다리를 대신하고 있었다.“이건 제가 채원 씨에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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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지아는 백호가 하용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차렸다. 그때 부남진을 암살하려 했던 자들의 신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백호가 어떤 입장에 서 있든 위험 요소가 있었다.하지만 백호가 백채원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이상, 지아는 이번 일을 통해 백채원이 휠체어를 벗어나게 하는 동시에 백호와 백채원을 서로 얽히게 만들어 서로를 견제하게 했다.나중에라도 백호가 부씨 가문에게 해를 끼칠 의도를 드러낸다면, 지아는 백채원을 통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을 손에 쥐고 있었고, 백채원이 다리가 나은 후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결국, 지아는 마음이 약해진 셈이었다.백채원이 그동안 지아에게 저지른 악행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과거에 지아와 아이를 죽일 뻔했고, 지아의 결혼을 파탄 냈다. 본래 백채원의 골수 이식을 받을 수 있었던 지아의 어머니인 변진희를 구할 기회까지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숨겼다. 결국, 변진희의 병세를 악화시키고, 지아의 아버지, 소계훈도 백채원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다.백채원 같은 사람은 본래 태생부터 악랄했다. 만약 백채원이 소계훈의 딸이 아니었다면, 지아는 이미 수천 번, 수만 번 백채원을 죽였을 것이다.지아는 지난 수년 동안 백채원에게 복수할 방법을 많이 생각했지만, 자신을 길러준 소계훈이 떠올라 선뜻 백채원을 죽일 수 없었다. 소계훈은 지아에게 모든 부성애를 쏟아부었기에, 지아는 이 칼을 함부로 휘두를 수가 없었다. 만약 소계훈이 살아있었다면, 백채원의 젊은 죽음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지아는 한숨을 쉬었다. 결국, 자신은 그렇게 잔혹하게 굴 수 없었다. 백채원이 이제는 휠체어를 벗어났지만, 백호에게 얽혀 살아갈 것이다. 지아는 백채원이 남은 생을 뉘우치고 제대로 살아가길 바랐다.백호는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지아의 의도를 즉시 파악했고, 지아는 자신과 협력할 생각이었다.“소지아 씨, 정말 똑똑하군요.”“그럼, 백호 씨 생각은요?”“앞으로 우리는 여러 협력의 기회가 있을 것 같군요.”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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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백채원은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듯,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그녀가 깨달은 것은 자신이 이미 백씨 가문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었다. 백채원은 더 이상 수술대에 있지 않았다.“채원아, 드디어 깨어났구나.”백중권이 온화한 미소로 손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 아직 살아 있나요?”채원은 자신의 멀쩡한 손발을 내려다보았다. 몇 시간 동안 지옥에 있는 듯한 고통을 느꼈던 그녀는 지아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어리석긴, 당연히 살아 있지. 어서 침대에서 내려와 걸어보렴.”채원은 어리둥절했다.‘소지아가 정말 내 다리를 치료해 준 것일까? 그 여자가 그렇게까지 나에게 친절을 베풀 리가 없을 텐데...’이불을 걷어낸 순간, 채원은 자기 종아리가 기계 다리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고 숨이 막혀오자 깊이 숨을 훅 들이마셨다.다음 순간, 그녀는 천천히 땅에 발을 디뎠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발밑의 감각에 채원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어때? 느낌이 어떤가?”백중권이 물었다.“비록 의족이지만, 시중에서 이보다 더 정교한 기계 다리는 없다는구나. 자유롭게 걷고 뛸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보다도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야. 만약 보기 싫다면, 전문가에게 모형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될 거야. 그러면 가짜 다리인 줄 아무도 모를 거야.”채원은 지아가 한 말들을 떠올렸다.“그 사람, 지금 어디 있나요?”백호가 한마디 덧붙였다.“그 사람이 말하길, 이제 너와의 원한은 끝났다고 했어.”채원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복잡한 감정 속에서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쓴웃음을 지었다.“난 그 사람의 동정을 원하지 않아.”‘분명히 소지아와는 적대적인 사이였는데, 내 다리를 고쳐주다니.’‘그것도 세계 최고의 정형외과 의사들도 손을 쓸 수 없었던 내 다리를...’“얘야, 할아버지도 다 알고 있다. 지아는 참 착한 아이야. 과거 일에 얽매이지 않고, 네 다리를 치료해 줬으니 이제 너도 평범한 사람처럼 살 수 있을 거야. 네가 잘 지내야 내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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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채나? 왜요?”채원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진환은 이미 채나를 백씨 가문 저택으로 데려다줬지만, 채나의 기분은 여전히 매우 가라앉아 있었다. 집에 돌아온 이후 채나는 방에 자신을 가둔 채 나오지 않았다.“지아가 너에게도 말했겠지만, 지윤이는 나와 지아의 아들이야. 나는 그 당시 정말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고, 큰 잘못을 저질렀어. 전림이 죽기 전에 남긴 한마디 때문에 너에게 모든 걸 맞춰주며 지아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만들었어. 이제 더는 지아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아.”채원의 얼굴은 이미 차갑게 굳었다.“도윤 씨, 대체 무슨 말이에요?”“그 당시 이채나라는 이름은 네가 지은 거잖아. 그때 나는 곧 너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고, 아이의 유년 시절을 위해 그 이름을 허락했어. 하지만 이제 우리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고, 그때의 일도 채나에게 이미 다 설명이 끝났어. 이제 채나의 성을 바꿔줘. 백이든, 소든 상관없어.”도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채원의 가슴이 서늘해졌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러면 나는요? 도윤 씨의 마음속에 나는 한 번도 없었던 거예요?”“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지. 하지만 그동안 내가 너에게 한 번이라도 좋아한다고 말한 적 있었나?”도윤은 되물었다.한 번도 없었다. 과거 채원이가 무슨 수를 써서 도윤을 붙잡아두려고 했을 때도, 그는 소파에서 밤새 말 한마디 없이 앉아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채원은 전림의 유언을 빌미로 도윤을 협박해 자신과 억지 결혼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윤은 그녀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아낌없이 주었지만, 채원의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거나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도윤 씨,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했는데, 왜 한 번이라도 날 바라봐주지 않았어요? 왜 한 번이라도 나를 사랑해 줄 수 없었어요?”“백채원, 내가 전림에게 빚진 은혜는 이제 너에게 다 갚았어. 채나의 성을 바꾸든 이름을 바꾸든 그 문제는 네가 알아서 결정해. 내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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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채원은 자기 몸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만은 마치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난 듯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너, 나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뒤로 걸어봐.”채원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서자, 다리는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백씨 가문의 대문을 넘어서려 할 때면, 그 순간 다리는 다시 무겁게 얼어붙은 듯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네 활동 범위를 이 집으로 제한해 놓았어. 소지아 씨 정말 대단하지 않아? 내 어려운 문제를 이렇게 쉽게 해결해 줬거든.”채원은 지아가 자신을 쉽게 놓아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냉혹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마치 자유를 준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이 작은 공간에 자신을 가둬 두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부씨 가문의 저택.지아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오늘 하루는 지아에게 유난히도 길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해야 할 정밀한 수술을 혼자서 마쳤기에,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지쳐 있었다. 사실 지아는 의족을 장착하는 작업이 능숙한 편은 아니었기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부씨 가문의 저택에 돌아오자마자 지아는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누워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화연 쪽은 사람들이 잘 돌보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요하게 눈이 내리는 밤, 미셸은 마치 죽은 나무처럼 창백하고 피곤한 얼굴로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는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어, 마치 귀신처럼 보였다. 이명란을 찌른 그날 이후, 미셸은 방에 갇혔다.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마치 세상 구석에 버려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된 듯했다.하루 세 끼는 여전히 제공되었지만, 과거의 호화로운 식사는 더 이상 없었다. 미셸의 저녁 식사가 방 안에 놓여 있었지만 이미 식어버린 지 오래였다. 찬 국물에 희미하게 비치는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 시간까지 미셸이 잠들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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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지아는 서둘러 미셸의 방으로 들어갔고, 그곳에는 화연과 하용을 제외한 모든 부씨 가문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방 안에는 불쾌한 냄새가 퍼져 있었고, 난방 때문에 그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져 지아는 약간 메스꺼움을 참아야 했다.부남진은 창가에 서서 심각한 얼굴로 서 있었고, 부장경은 화장실 문 옆에 서 있었다. 미셸은 변기 앞에 무릎을 꿇고 토하고 있었으며, 민연주는 미셸의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비록 민연주는 미셸을 증오했지만, 어쨌든 자신이 길러온 아이였기에 어느 정도의 정은 있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지아가 방으로 들어서자, 미셸은 곧바로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다.“제발 나를 좀 도와줘요. 난 유산하고 싶지 않아요!”“무슨 일이에요?”“배가 너무 아프고, 계속 토하고 설사하고 있어요. 분명 하용이 음식에 약을 넣은 거예요. 하용이 화연에게 복수하려고 내 아이를 없애려고 하는 거라고요!”지아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그녀가 보기엔 하용이 성급하게 이 집에서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하용은 가장 많이 화가 났던 시기를 이미 지났고, 화연의 상태도 점차 나아지고 있었으니, 굳이 오늘을 골라 이런 일을 저지를 이유가 없었다.“다 토했어요? 나오면 확인해 줄게요.”미셸은 두 다리에 힘이 빠진 상태였고, 민연주가 미셸을 도와 부축해주었다.지아는 먼저 바닥에 남아 있는 밥알과 침대 옆에 남겨진 구토 자국을 확인한 후, 미셸의 맥을 짚었다.“뭘 먹었어요?”“아줌마가 가져다준 밥을 먹었어요.”미셸은 공포에 휩싸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지아 씨, 나를 싫어하는 거 알아요. 그래도 내 배 속에 있는 아이 생각해서라도 제발! 이 아이를 꼭 지켜줘요!”아이만이 미셸의 마지막 방패였다.지아는 손을 거두며 이미 결론을 내렸다.“유산이었다면 아랫배가 아프고 출혈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미셸 씨는 구토와 설사를 하고 있잖아요. 더럽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어서 장에 문제가 생긴 거 같아요.”“그러면 아이는 괜찮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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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민연주는 예전에 미셸을 아꼈던 만큼 이제는 미셸을 뼛속까지 증오했다. ‘이렇게 멍청한 미셸 저 아이 때문에 내 친딸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고, 거짓으로 내 친딸의 자리를 차지한 채 진짜 명문가 아가씨가 될 꿈을 꾸다니 기가 막혀!!'미셸을 집 밖으로 쫓아내고 나자 민연주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집사님, 이 방 좀 정리해요. 보석이랑 가방 같은 것은 팔 수 있으면 팔고, 찜찜한 물건들은 다 태워버려요.”“알겠습니다, 사모님.”민연주는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지아에 대한 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지아야, 이렇게 늦게까지 너를 귀찮게 해서 미안하구나.”“괜찮습니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죠.”지아는 하품을 참으며 방으로 돌아가 다시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 지아는 화연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소식 하나를 들었다.“사모님, 큰일 났습니다! 미셸이 도망쳤습니다!”경호원이 급히 뛰어와 보고했다.“병원에 있었던 미셸이 어떻게 도망한 거죠?”민연주는 급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미셸은 몇 가지 검사를 받던 도중에, 새벽에 대형 버스 전복 사고가 발생해 응급실에 많은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그 혼란을 틈타 미셸이 도망간 겁니다.”지아는 그 말을 듣고 상황을 곰곰이 생각했다.“알겠어요. 미셸은 처음부터 이명란을 찌를 계획이었던 거예요.”“뭐라고? 왜 미셸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거니?”“우린 모두 이명란의 수에 당한 거예요. 이명란은 이미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이 상황에서 자신과 딸을 보호하는 게 최우선이었어요. 그래서 삼십육계 중 ‘고육지책’과 ‘금선탈각’을 쓴 거죠. 먼저 자신이 다치면 우리가 경찰에 신고할 수 없고, 동시에 미셸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준 거예요. 제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이명란도 이미 도망쳤을 거예요.”민연주는 경호원을 바라보았다.“이명란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이명란에게 큰 문제가 없다면 즉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해.”“알겠습니다, 사모님.”몇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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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부씨 가문의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고용인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졌다.화연은 이런 상황이 걱정되어 하용에게 물었고, 하용은 부드럽게 화연을 안심시켰다.“화연아, 너만 집에 잘 있으면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거야.”“오빠가 이미 미셸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보낸 걸로 알고 있어요. 만약 미셸을 찾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하용에게 있어서 미셸을 찾는 것은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 이전에는 부씨 가문이 미셸을 보호하는 방패였지만, 이제 그 방패가 사라졌으니 미셸이 하용의 손에 들어오면 죽음은 피할 수 없을 것이었다.며칠이 지나자 화연의 몸 상태가 호전되면서 하용은 밤마다 미셸에 대한 생각으로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화연의 아이는 이미 잃었고, 이는 본래 하용이 계획한 일이긴 했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죄책감과 분노, 살의가 끊임없이 교차했다.화연도 하용의 고통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하용이 더 걱정할까 봐 강한 척했다. 그녀는 비록 피해자였지만, 모든 이들을 위로하려고 애썼다.하용은 화연이 자신의 유일한 빛이었지만, 그 미약한 빛만으로는 그를 구원하기에 부족했다. 그는 여전히 어둠 속에서 자라난 복수심으로 미셸을 지옥에 처넣고 싶어 했다.“화연아, 넌 그냥 편히 쉬어. 나머지 일은 나에게 맡겨.”“오빠, 예전에 오빠가 권력을 위해 미셸에게 접근했고, 미셸을 임신하게 만든 것도 오빠가 한 거잖아요. 나도 미셸이 나쁜 사람인 걸 알지만, 미셸도 피해자예요. 적어도 그 아이는 오빠의 핏줄이잖아요. 혹시라도...”“안 돼.”하용은 화연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화연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며 단호히 거절했다.“그건 미셸이 너에게 진 빚이야.”화연은 하용의 목을 감싸 안으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만약 오빠가 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면, 오빠도 다른 사람과 아이를 낳는 것도 원하지 않으니까... 그 아이가 오빠의 유일한 핏줄이잖아요.”“아무 생각도 하지 마. 난 그런 것에 관심 없어. 너도 알잖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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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아무래도 한대경이 A 국 주변에 군사 기지를 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니, 그가 가진 속셈이 이미 뻔히 드러난 상황이었다.예전의 도윤은 이런 기밀 사항들을 지아와 논의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지아를 자신과 같은 위치에 놓고 함께 논의해 주는 것 같았다.“지금 세계는 다섯 개의 강대국이 주도하고 있어. A 국뿐만 아니라 C 국의 한대경, 그리고 네가 구해준 V 국의 왕비도 포함되지. 나머지 두 나라는 겉으로는 중립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계속해서 뭔가를 꾸미고 있어. 사람이 모이면 다툼이 일어나는 법인데, 하물며 나라라면 말할 것도 없지.”“군사력 순위로 본다면, 가장 강한 건 Z 국과 H 국인데, 설마 이 두 나라인가?”“맞아. Z 국에는 너도 아는 사람이 있잖아. 기억나? 소시후. Z 국에서 소씨 가문은 최고의 가문이야. 재력과 권력이 모두 대단하지.”소시후의 이름이 나오자, 지아에게는 마치 아주 먼 과거의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소시후의 신장병은 이제 괜찮을까?”“3년 전에 신장 이식을 받았다고 들었어. 그 후로는 소식이 거의 없지만, 아마 살아 있을 거야.”“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러면 할아버지를 암살하려 한 게 Z 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는 거야?”“아니,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H 국과 관련이 있는 듯해. 다만 아직 실질적인 증거는 없어.”“H 국과 하씨 가문 사이에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건가?”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에는 둘뿐이라 그는 걱정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너도 알다시피, 네 할아버지가 하용과 부씨 가문이 가까워지는 걸 막고 있는 이유가 있어. 하용은 부씨 가문의 한낱 말에 불과해. 하씨 가문이 뒤에서 벌이는 일은 단순히 밀수로 끝나지 않아. 물론 모든 가문이 완전히 깨끗하진 않지만, 하씨 가문을 자세히 파헤치면 그 안에 너무나도 많은 어두운 비밀들이 나올 거야. 부씨 가문이 하씨 가문과 연을 맺으면, 그 불길이 부씨 가문까지 번질 수 있어.”“그러면 왜 하씨 가문을 없애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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