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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461 - Chapter 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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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1화

미셸은 부남진의 차가운 두 눈을 마주하며, 이미 부남진에게서 어떠한 부녀의 정조차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지난 수년간 사랑받던 천국에서 하루아침에 지옥으로 떨어진 듯한 이 감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버지...”“나는 네 아버지인 적이 없었어. 자중하거라.” 미셸이 화연에게 저지른 일을 알고도, 부남진이 미셸을 갈기갈기 찢어놓지 않은 것은 이미 인내심의 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민연주가 막 입을 열려던 찰나, 미셸이 아무런 예고 없이 하씨 가문의 어르신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 행동은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지아는 곧 그녀의 의도를 깨달았다. ‘미셸, 어리석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영리하게 움직이는구나.’ 지아는 일찍이 미셸의 가족이 깊은 산속에 있거나, A시를 몰래 떠나 해외로 도망쳤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하지만 후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부씨 가문과 하씨 가문이 그녀의 가족들이 떠나는 모든 경로를 철저히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설령 운 좋게 떠났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이주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미셸의 가족이 어느 산속에 숨어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미셸의 성격을 잘 아는 지아는, 수년간 부유한 삶을 누려온 사람이 가난한 삶을 견딜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미셸이 산에서 내려와 어떤 소비를 한다면, 바로 하용에게 발각될 터였다. 게다가 하용은 이미 그녀를 위해 ‘칼’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미셸은 혈로를 뚫고야 말았다. 그것은 바로 그녀 배 속의 아이가 하씨 가문의 핏줄이라는 것! 미셸이 오늘 연회장에 나타난 이유는 뻔했는데, 부남진 같은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하씨 가문의 명예를 깎아내리지는 않을 테니 도박을 한 것이었다.‘이렇게 하면 하씨 가문은 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거야.’“어르신, 제가 지금은 부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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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화

하용은 미셸이 나타나자마자 이를 갈며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는데, 미셸이 과거에 화연에게 저질렀던 일들이 아직도 눈에 선한 듯했다. 부남진과 민연주기 서로 눈을 마주쳤다.두 사람은 모두 특별한 신분을 가진 만큼, 가문의 추문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수 없었다.괜히 말을 꺼냈다는 불필요한 조롱거리로 전락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지아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그동안 제법 똑똑해졌나 보네요.”도윤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주 미세한 차이일 뿐이지, 별거 아니야.” “하긴.” 지아가 차가운 시선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 미셸이 저지른 짓들은 그녀에게 동정의 여지조차 남지 않은 듯했다.반면, 미셸이 이미 한 수를 던졌으니, 이제는 하광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나아갔다. 불쌍해 보이려는 의도가 뻔히 드러난 모습이었다.“어르신, 제발 저를 받아주세요. 만약 어르신께서도 저를 외면하신다면, 저는 정말 갈 곳이 없어요. 제발 저와 뱃속의 아이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이 아이는 이미 3개월이 되었단 말이에요.” 그녀의 말은 하광을 궁지로 몰아넣는 듯했다. 그는 절대 부남진을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미셸의 배 속에 아이가 있는 이상, 뾰족한 수는 없었다. 미셸은 이를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니, 이런 자리에서 나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을 거야! 체면을 버린 사람은 세상의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법이니까!’ 하씨 가문 사람들은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하광은 복잡한 생각 끝에 결정을 내렸다. “각하, 이 혼사가 깨지긴 했지만, 저희 하씨 가문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겁니다. 저 아이를 하씨 가문에서 데려가 잘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씨 가문과 하씨 가문을 오가며 움직였다. 그들은 모두 이 사건 뒤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직감을 느꼈고,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열망이 들끓는 눈빛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남진은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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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3화

세상에 아무런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미셸은 자기가 자식을 가진 어머니로서 하씨 가문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하씨 가문은 분명 어머니는 버리고 자식만 남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하용은 그녀와 아기가 모두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만약 미셸이 이미 위기에서 벗어났다면, 깊은 산속에서 출산을 기다리는 것이 용이나 호랑이의 굴처럼 위험한 곳에서 삶을 구걸하는 것보다 나았을 것이었다. 한때는 지아도 소계훈의 손바닥 위에서 귀하게 키워진 보물이었다. 하지만 끝내 그녀는 가정을 책임지기 위하여 분주히 뛰어다녀야 했다. 하지만 미셸처럼 단 하루의 고난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미셸은 결국 자신의 탐욕 때문에 무너질 것이었는데, 이 점에서는 이명란만큼의 지혜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했던 어머니조차 서슴없이 배신했으니 말이다. 결국 그런 사람은 자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있다. 지아는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며, 차갑고 무심한 표정을 보였다. “지아야, 정말 오랜만이네. 네가 이렇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양기범이 여금청과 함께 다가왔다. 금청은 지아의 시선을 마주하자, 얼굴에 미묘한 죄책감을 띠었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말했다.“지아야, 그때는 정말 미안했어. 정말 그때 네 아버지가 나타나실 줄은 몰랐어. 그럴 줄 알았더라면, 절대 그런 일은...” “나도 알아.”금청은 단순히 지아를 탐탁지 않게 여겼을 뿐, 살인이나 방화 같은 잔인한 짓을 벌일 마음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금청이 아니었더라도, 소계훈은 결국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너도 받을 만큼의 벌을 받았잖아.” 금청은 지아를 똑바로 볼 수 없었다. 비록 그녀는 목숨을 부지했지만, 이씨 가문은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늘 직접 사과하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말하게 됐네.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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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4화

사람들의 온갖 아첨이 이어졌지만, 지아는 그 어떤 말도 귀담아듣고 싶지 않았다. 도윤은 지아의 미간에 드리운 짜증을 눈치채고는 그녀 옆에 앉아 불필요한 접대를 막아주었다. 사람이란 원래 이런 것이다. 힘이 있을 때는 모두가 달려들고, 몰락했을 때는 수십 년 지기 친구조차 순식간에 등을 돌린다. 그래서 쓸모없는 인간관계에 애쓰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정한 굳건함은 오로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아의 시선이 멀리서 식사하는 미셸에게 향했다.그녀는 여전히 이전과 같은 거만한 태도로 잘난 척을 하고 있었다. 지아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가끔은 낯가죽이 두꺼운 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니까.” 그녀의 말처럼, 화연과 미셸은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화연은 어릴 적부터 하씨 가문이라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성격이 지나치게 소심해졌다. 도윤이 그녀에게 케이크 한 조각을 건네며 말했다.“하씨 가문은 미셸이 상상하는 그런 따뜻한 안식처가 아니야. 늑대의 소굴이나 다름없는 곳이지. 곧 가슴 치며 우는 날이 올 거야.” 지아의 시선을 느낀 미셸이 뻔뻔하게 그녀의 앞으로 걸어왔다. 미셸은 자기 행동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는 듯, 입가에 얄미운 미소를 띤 채 말했다.“봐, 내가 다시 돌아왔잖아. 내 배 속에 있는 아이를 너희가 뭐 어쩔 건데? 하용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어르신 위에 설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나는 천성적으로 귀한 몸이라고.” 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화연을 흘깃 쳐다보며 비웃었다.“저런 천한 것과는 다르지. 용포를 입으면 뭐 해? 태자 같지 않은데.” 외모만 보면 화연이 미셸을 훨씬 능가했지만, 미셸의 말처럼 화연은 아직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수억 원의 드레스를 입고 있어도, 얼굴에는 어딘가 주눅 든 기색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지아는 어릴 적부터 소계훈의 교육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귀한 아가씨의 품격을 익혀 왔다. 그래서 이런 고급 연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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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5화

지아는 원래 남의 불행을 즐기며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셸은 스스로 나서서 모욕을 자초했고, 결국 수많은 시선을 뒤로한 채 쓸쓸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에도 화연은 미셸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꼈다.물론 그 두려움 속에는 분노와 증오도 자리하고 있었다. 미셸에게 맞아 유산했던 기억... 먼저 세상을 떠난 아이는 여전히 그녀의 악몽 속을 떠돌고 있었다. 민연주가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화연아, 무서워할 거 없어. 지금의 너는 부씨 가문의 아가씨잖아. 저 여자는 더 이상 너를 다치게 할 수 없을 거야.” 화연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저 여자가 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처벌할 방법이 없는 거예요?” “이번 일에는 하씨 가문이 얽혀 있어서, 겉으로는 손을 댈 수 없지만...”순간, 민연주의 얼굴에 차가운 그림자가 스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아졌고, 눈빛에는 싸늘한 결의가 서렸다.“저 여자가 모습을 드러낸 이상, 도망칠 곳은 없을 거야.” 연회가 끝난 후, 하용은 전용 밴으로 불려 갔다. 하광은 양손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 차 안이 숨조차 쉴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미셸을 어떻게 할 생각이지?” 하용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죽였으면 합니다.” “반대하진 않으마. 하지만 지금은 안 돼. 나는 우선 그 여자가 하씨 가문의 아이를 낳게 할 생각이야. 그 후에는 부씨 가문으로 돌려보낼 테니, 그다음은 네 마음대로 해라. 하지만 남은 몇 달 동안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 여자는 화연이의 아이를 죽였어요. 저는 그 아이를 낳게 두지 않을 겁니다!” 찰싹!하광이 단호한 손길로 하용의 뺨을 후려쳤다.“네가 정말 화연이한테 정신이 팔린 모양이구나! 미셸이 어떤 사람인지는 논하지 않으마. 다만, 그 여자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네 아이이기도 해. 네 동생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건 너도 잘 알 거라 믿는다. 하씨 가문은 대를 이을 혈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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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6화

“저 배은망덕한 놈! 변덕스럽고 의리 없는 게 꼭 제 어미를 닮았어. 처음부터 널 낳는 게 아니었어!” “하용, 부씨 가문이 널 받아줄 것 같으냐? 꿈 깨라! 하씨 가문이 없으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화연과 오래 붙어먹더니 너까지 순진해진 모양이구나. 이 세상은 이익이 전부야! 그렇게 하면 너한테 남는 게 대체 뭐냐고!” 앞길을 가로막는 눈보라가 하용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 얇은 옷을 걸친 그는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펑펑 내리는 눈 속, 멀지 않은 곳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 두툼한 모피 코트를 걸친 그녀는 하용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화연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자, 하용은 그녀가 넘어질까 염려하며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눈보라 속에서 서로를 꼭 껴안았다.“하용 오빠, 미안해요.” “화연아, 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어. 드디어 하씨 가문이라는 굴레를 벗어났으니,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보고 싶어.” “오빠, 내가 오빠의 곁에 있을게요.”“그래.”지아와 도윤은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도윤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이만 들어가자. 두 사람이 같이 있으니 괜찮을 거야.” 가로등 아래, 도윤은 지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순수한 사랑은 항상 아름다워. 그래서 더더욱 보호하고 싶어지지. 나는 지금도 가장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그때 병원에서 고모님을 막았던 거야.” 지아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적어도 그녀의 사랑은 항상 비참한 모습으로 끝났지만, 화연만큼은 하용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살 것이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도윤은 가문과 능력 면에서 하용을 능가했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자신이 완전히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자.”지아는 시선을 거둔 후 떠났고, 미셸은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고 있었다. 인생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 것이고, 한 번 선택한 길은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수많은 일을 겪은 지아는 지금의 삶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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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한편, 지아는 부남진의 곁에서 침을 놓고 있었다. 집사가 밖의 상황을 보고하자, 부남진은 눈도 뜨지 않고 말했다. “무릎 꿇는 걸 좋아하는 모양인데, 내버려둬.” 집사가 밖의 날씨를 흘끗 보며 말했다.“오늘 밤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질 겁니다. 오래 무릎을 꿇으면...” “무릎 꿇다 죽어도 싼 인간들이야.”부남진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부남진은 그 시절 아직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지아가 남의 집 대문 앞에서 밤새 무릎을 꿇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의 지아는 너무도 순진했다. 진심으로 사람들을 감동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인데, 부남진은 그 시절의 지아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무거웠다. 당시의 지아는 과거의 의리를 생각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상대의 생각은 달랐다. 엄한 가문의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저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게다가 승승장구하며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고 믿었던 우명석은 소씨 가문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때 집사가 우명석에게 상황을 전했을 때, 우명석은 차를 마시며 태연하게 말했다.“무릎을 꿇고 싶다면 꿇게 둬. 아직 젊으니까 벽에 부딪혀도 봐야지.” 그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지아를 고립된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밀어 넣었다. 강력한 지위와 권력을 가진 부남진이 우명석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부남진은 우씨 가문의 세 사람이 스스로 무릎을 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들이 부씨 가문의 대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얼어 죽는다고 해도, 그 일을 세상에 폭로할 사람도 없었다. 지아가 마지막 침을 놓자, 부남진이 지아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얘, 고생 많았다. 이 할아버지가 너를 좀 더 일찍 찾았더라면, 네가 그런 시련을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괜찮아요, 할아버지. 이미 다 지나간 일이잖아요. 사실 제 양아버지는 제게 정말 잘해주셨어요. 오히려 어릴 적부터 파산하기 전까지는 귀중한 공주처럼 자랐으니까요. 오히려 고모님의 처지가 더 안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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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8화

밤이 깊어질수록 눈보라는 더욱 거세졌다. 기온은 급격히 떨어졌고, 김혜정이 입고 있던 밍크코트는 이미 눈으로 뒤덮였다.그녀는 수년간 우씨 가문의 안주인으로 살아오면서 자신이 이렇게 모욕적인 상황에 부닥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김혜정은 끝내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경호원들이 그녀를 차로 옮기자, 부씨 가문의 집사가 단호히 말했다.“부씨 가문의 모든 분은 주무시는 중입니다. 오늘 밤에는 문을 열 일이 없을 겁니다.” 우명석은 결국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부남진은 침묵으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셈이었다.‘협상 불가!’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도윤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그가 냉혹한 목소리로 지시했다.“진환, 우씨 가문의 좋은 날은 오늘로 끝이야. 당장 가서 우씨 가문의 약점을 알아봐!” “예.”우명석은 퇴직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깨끗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저 운이 좋아서 정계 생활을 무사히 마친 거겠지.’ “우명석은 교활한 인간이야. 그 사람의 아들을 공략해!” “알겠습니다.”‘우명석이라는 배후를 가진 우창민이라면 더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거야.’ 이튿날 아침, 도윤과 부남진은 동시에 비밀리에 작성된 보고서를 손에 쥐게 되었다. 조사 결과를 확인한 부남진의 얼굴이 즉시 굳어졌다. “우씨 가문의 악행은 정말이지 끝이 없구먼!” 우명석은 단순히 뇌물수수와 부패에 그쳤지만, 그의 아들 우창민은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다. 불법 도박, 매춘, 그리고 조직 폭력까지... 심지어 그의 아내와 관련된 사건은 더욱 끔찍했다. 우창민은 대학 시절 몇 년 동안 교내 미인을 쫓아다녔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이미 약혼까지 한 상태였고, 우창민은 그녀가 결혼하기 전날 그녀를 폭행했다. 피해자의 약혼자는 고소를 시도했지만, 우창민의 손에 의해 불구가 되었고, 결국 그 여학생은 우창민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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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9화

다행히도 시체 냄새는 아니었다. 오랜 시간 환기되지 않은 습기와 썩어가는 음식의 악취였다.쇠사슬에 묶인 한 여성이 침대 위에 웅크린 모습이 보였다.뼈만 남은 듯한 앙상한 몸과 비정상적으로 창백한 피부, 그녀는 온몸에 생기를 잃고 멍하니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민정아!!”도우명은 휠체어를 굴려 다급히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지아는 많은 풍파를 겪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끔찍한 광경 앞에서는 동요를 감출 수 없었다. ‘우창민은 정말 인간도 아니야! 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 억지로 빼앗은 아내를 귀하게 여기기는커녕 학대해서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까!’ 민정은 오랜 시간 감금된 탓에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그저 눈앞의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볼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눈가가 붉어진 지아는 사람들에게 담요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지아는 거의 벗은 상태였던 민정의 몸을 조심스럽게 담요로 감쌌다.도우명도 민정을 소중히 여기며, 미동도 없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또 한 번 진정시키듯 속삭였다.“민정아, 두려워하지 마. 내가 왔어. 이제는 괜찮을 거야.” 지아는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긴 후, 병원 밖으로 나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전에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쌍한 사람인 줄 알았어. 하지만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더 비참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아.’도윤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우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마음이 약해진 아버지가 우씨 가문을 돕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버지도 자기 행동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상처받게 될 줄 아셨다면, 틀림없이 후회하셨을 거야.”“지아야, 이 세상에는 우씨 가문과 같은 가문이 훨씬 더 많을 거야. 태양은 온 세상을 비추지만, 여전히 어둠 속에는 숨어 있는 수많은 벌레가 존재하잖아.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는 법이고.” “하긴, 이만 돌아가자.”지아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지금 자신이 누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다.오후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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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0화

지아는 멍하니 복도에 앉아 있었다.‘왜 하필 지금이지?’ 딸랑- 딸랑-잔잔한 종소리와 함께 무무가 지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무무는 지아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눈치채고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바닥에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무무는 산골 마을에서 오래 머물렀던 덕분에 동물들과 친근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의 행동 중 많은 것이 동물과 비슷하기도 했다. 지아는 무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왜 언니, 오빠들이랑 안 놀아?” 무무는 고개를 저으며 손짓으로 답했다.“엄마가 걱정돼서요.”어른들이 나눈 대화를 어렴풋이 들었는지, 지아가 남의 일로 슬퍼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말하지 못하는 무무였지만, 따뜻한 마음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지아는 딸을 품에 안으며 속삭였다.“엄마는 괜찮아. 그냥 세상에 어떤 사람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엄마가 도울 수 없더라고.”“하지만 엄마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큼은 엄마가 지키고 싶어.” 지아가 잠시 말을 멈추고 난색을 보였다.“그런데 말이야, 엄마가 잠시 집을 떠나야 할 것 같아. 2, 3일이면 되는데, 그동안 아버지랑 잘 지낼 수 있지? 엄마는 곧 돌아올 거야.”무무는 내심 엄마가 떠나지 않기를 바랐으나, 지아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또 손짓했다.“엄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엄마를 응원할 거예요!” 지아가 무무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역시 우리 무무야.” 무무는 지아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무무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지아를 바라보았다.그날 밤 지아는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며 세 아이를 모두 재웠다. 그러고는 지윤의 방에 갔는데, 지윤은 한참 책을 읽고 있었다. 지아는 지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자신이 며칠 동안 집을 비울 예정이라는 사실도 털어놓았다.지윤은 지아의 말을 듣고 동생들을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지아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도윤은 오랫동안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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