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배은망덕한 놈! 변덕스럽고 의리 없는 게 꼭 제 어미를 닮았어. 처음부터 널 낳는 게 아니었어!” “하용, 부씨 가문이 널 받아줄 것 같으냐? 꿈 깨라! 하씨 가문이 없으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화연과 오래 붙어먹더니 너까지 순진해진 모양이구나. 이 세상은 이익이 전부야! 그렇게 하면 너한테 남는 게 대체 뭐냐고!” 앞길을 가로막는 눈보라가 하용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 얇은 옷을 걸친 그는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펑펑 내리는 눈 속, 멀지 않은 곳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 두툼한 모피 코트를 걸친 그녀는 하용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화연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자, 하용은 그녀가 넘어질까 염려하며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눈보라 속에서 서로를 꼭 껴안았다.“하용 오빠, 미안해요.” “화연아, 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어. 드디어 하씨 가문이라는 굴레를 벗어났으니,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보고 싶어.” “오빠, 내가 오빠의 곁에 있을게요.”“그래.”지아와 도윤은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도윤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이만 들어가자. 두 사람이 같이 있으니 괜찮을 거야.” 가로등 아래, 도윤은 지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순수한 사랑은 항상 아름다워. 그래서 더더욱 보호하고 싶어지지. 나는 지금도 가장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그때 병원에서 고모님을 막았던 거야.” 지아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적어도 그녀의 사랑은 항상 비참한 모습으로 끝났지만, 화연만큼은 하용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살 것이었다. 그거면 충분했다. 도윤은 가문과 능력 면에서 하용을 능가했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자신이 완전히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자.”지아는 시선을 거둔 후 떠났고, 미셸은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고 있었다. 인생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 것이고, 한 번 선택한 길은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수많은 일을 겪은 지아는 지금의 삶
Last Updated : 2024-12-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