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791 - Chapter 800

1398 Chapters

제791화

하지만 지환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주먹을 거두었고, 주먹은 이상언의 코만 스치고 지나갔다. 십년감수한 상언이 가슴을 치며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아, 너...” 지환의 음침한 눈빛이 상언을 향하자, 상언은 즉시 하려던 말을 삼켰다. 글러브를 아무렇게나 내던진 지환이 즉시 탈의실로 향했다.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현태가 상언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이 선생님,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님께 어떻게 해드려야 할까요?” “설마 이대로 주저앉게 내버려두실 건 아니죠?” “내버려두는 거 말고는 달리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상언이 난감하다는 듯 되물었다. 현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대표님께서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환이 녀석도 사람이잖아요.” 감회에 겨운 표정을 지어 보인 상언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가 황급히 지환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지환아, 집에 가려고?”지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한 상언과 현태가 지환을 따라 차에 올랐다. ‘늦은 밤이라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야. 대낮에 이렇게 난폭운전을 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거야.’ 30분 후, 세 사람이 탄 차량이 한 술집 앞에 멈춰 섰다. 상언과 현태가 상황을 채 인지하기도 전에, 차에서 내린 지환은 술집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그는 익숙한 복도를 따라 룸으로 향했다. 지환은 이 술집의 단골손님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 술집 사장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표님, 잘 지내셨어요?” “두 배 더 주세요.”지환의 말을 들은 사장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네, 알겠습니다.”“107호실에 원래 드시던 양의 두 배 더 넣어드려!” 처음에 상언과 현태는 두 배로 늘어난 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종업원들이 끊임없이 양주를 들고 와 책상 위를 채우고, 바닥까지 늘
Read more

제792화

임현태와 이상언이 눈을 마주쳤다. 결국 상언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당연하지.” “이서는 곧 하은철이랑 결혼하게 될 텐데?” 지환이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룸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이서는 이미 모든 과거를 잊었어. 심지어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하지만, 이서를 탓할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아. 이서가 날 잊은 건 내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 나도 다 안다고...”지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침울해졌고, 룸 안의 두 사람은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나는 단지 잠시 취하고 싶을 뿐이야. 1초라도 이서를 잊어버리고 싶다고. 그것도 안 된다는 거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현태와 상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묵묵히 지환의 곁에 앉았다. “마실 거면, 우리랑 같이 마시자.”상언이 술 한 병을 들고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가 뭐 별거야? 힘들 때 같이 있으면 친구지.”현태 역시 호기롭게 술병을 열었다.“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같이 마셔 드릴게요.”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젖혀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바로 이때, 상언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에게서 결려온 전화였다. “쉿, 하나 씨야.”상언은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후, 구석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전화를 받았다,“하나 씨, 무슨 일이에요?” [잠이 안 와서 그러는데, 저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상언은 뛸 듯이 기뻤지만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곤란하면 안 와도 돼요.] 하나의 낮은 목소리는 상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듯했다.[그냥 자죠, 뭐.]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말을 뱉은 상언은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거두어들일 수는 없었다. “집에 있는 거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상언이 지환에게 다가갔지만,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지환 고
Read more

제793화

재빨리 지환을 바라본 임현태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대표님...”“가야 된다는 거죠?”지환이 입을 열었다. 현태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가보세요, 난 괜찮으니까.”지환이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 하지만 그는 결코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밖이에요?]수화기 너머에서 다시 심소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바쁜가 보네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아니야!”현태가 불쑥 말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난처해하기 시작했다. “이만 가봐요.”지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가게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별일 있겠어요?” 인상을 찌푸린 채 망설이던 현태는 결국 소희를 만나러 가는 것을 택했다. “대표님, 이 술집에만 계셔야 해요. 만약 대표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 선생님께서 저를 가만두지 않으실 거예요.” “알겠으니까 이만 가 봐요, 난 세 살짜리 어린 애가 아니에요.” ‘농담할 여유는 있으신가 봐.’현태는 지환의 농담을 듣고 나서야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소희에게 갈 수 있었다.현태가 떠난 후, 룸에 홀로 남은 지환은 마침내 모든 감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개를 젖힌 채 모든 술병을 비운 지환이 허탈하다는 듯 술병을 집어 던졌고,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이서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듯했다. 술에 취했던 탓일까. 코끝이 시큰시큰해지고, 두 눈이 눈물로 젖어 들자, 아른거리던 이서의 모습이 서서히 멀어져갔다. 지환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천만여 마리의 개미가 심장을 갉아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환이 손을 들어 가슴을 눌렀지만 마음의 통증은 점차 더 악화되는 듯했다. 지환이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의 통증은 계속되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음의 통증이 잦아들지는 않았다. 지환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마음의 통증은 시종일관 잦아들지 않았고, 오히려 심해지는 듯했다. ‘이서가 하은철이랑 결혼을 할 줄이야.’ 그는
Read more

제794화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자, 지환이 고개를 들어 입구를 바라보았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남자를 확인한 그는 1초간 멍해지는 것을 느꼈으나, 이내 날카로운 유리를 힘껏 목에 들이댔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상황을 확인한 남자가 즉시 달려들어 지환이 손에 들고 있던 날카로운 유리를 걷어찼다. 하지만 지환은 단념하지 않았고, 널브러진 유리를 주워 사정없이 자신의 목을 찌르려 했다. “찌르세요, 이렇게 죽어준다면 나야 고맙죠. 경쟁자가 줄어드는 거니까요.” 그 남자의 목소리가 지환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지환이 고개를 들어 룸으로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소지엽이었다.소지엽은 지환이 넋을 놓은 틈을 타서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빼앗았다. 고개를 숙이자 지환의 손에 찢어진 상처가 보였다. 지엽이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지환에게 건네주었다. 하지만 흘긋 바라본 지환은 손수건을 받지 않았다.지환의 맞은편에 쭈그려 앉은 지엽이 아랑곳하지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꽤 고집이 있으시네요. 처치하지 않아서 감염된다면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뭐, 저한테 나쁠 건 없지만요. 대표님이라는 경쟁자가 사라지면 이서가 저한테 올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지환은 그제야 침묵하여 손수건을 주워 손을 감쌌다. 발버둥 치며 몸을 일으킨 지환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왜 돌아온 거야?”“이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돌아오지 않을 수는 없죠.”지엽이 지환을 바라보았다.‘돌아오기 전에는 한바탕 때려줄 생각이었는데, 지금은...’“이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지환이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M국에서도 이서를 주목하고 있었나 보군.” “그럼요.”지엽이 말했다.“하지만 이번 소식을 알게 된 건 제가 이서를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이서와 하은철의 약혼 소식을 접한 지엽 역시 크게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가 재빨리 돌아온 것은 두 사람의 약혼 소식을
Read more

제795화

“안 그러면 어쩔 건데?”지환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자조적인 말투로 말했다.“나더러 두 사람의 약혼을 깨고 이서의 앞에 나타나서 이서가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하라는 거야?” “그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실 필요는 없잖아요.”지엽은 지환의 말투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눈썹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대표님은 모르셨겠지만...” “당장 말해!”지환이 술병을 움켜쥐었다. “사실,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이서를 데려오는 거죠.” 지엽은 지환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말을 이어 나갔다.“국내는 하은철의 세상이라, 하은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고 할지라도, 해외는 아니잖아요.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면 거기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거예요.”지환이 술병을 만지작거리던 것을 멈추었다. “대표님께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지엽이 들뜬 표정으로 지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지금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하은철을 따돌리고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냐는 거예요.” ‘물론 이서가 협조만 해준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이서가 기억을 잃은 상황이잖아.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우리라면 이서를 해외로 데려갈 수 있을지도 몰라.’ 지환이 고개를 들어 지엽을 바라보았다. “이서를 외국으로 보내려는 게, 정말 이서만을 위한 생각인 거야?” 넉살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인 지엽은 자신의 진심을 조금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하하, 하은철이라는 그 나쁜 놈한테서 이서를 떼어놓으려는 것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서를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죠.” “물론 지금이야 대표님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우리가 연적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지환은 코웃음을 쳤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왜 아무런 말씀도 없으세요? 인정하시는 거예요?” 지엽이 다리를 움직이며 지환을 떠보았다. 하지만 지환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지엽이 참
Read more

제796화

서서히 몸을 웅크린 지환은 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추위를 느낀 그는 몇 번이고 잠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룸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지환의 상태를 염려한 사장이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지만, 그마저도 그의 뒤척임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학적인 방식을 이용해서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했다. 마침내 떠오른 태양이 지환을 자학과 어지러운 고통으로부터 끌어냈다. 정신을 차린 지환은 고통을 직면해야만 했다. 휴대전화를 꺼내어 이서에게 걸려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지환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지환이 즉시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이서는 건성으로 하은철과 결혼에 대한 것을 상의하고 있었다. 어젯밤 H선생님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서는 홀로 베란다에 앉아 하나의 말을 되새겼었다.그 결과, 그녀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하은철과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계속 은철이한테 시집가면 안 된다는 말이 들리는 것만 같아.’ “도련님, 그럼 호텔은...”큰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 이서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말씀 나누고 계세요. 저는 바람 좀 쐬고 올게요.”그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은철도 이서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이서야, 왜 그래? 왜 아침부터 계속 우울해 보이는 거야?”“어젯밤에 잠을 잘못 잤나 봐.”이서가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괜찮아, 나가서 바람을 좀 쐬면 나아질 것 같아.” 은철이 생각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다녀와.” 이서는 그제야 마당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 집사가 참지 못하고 은철을 향해 말했다.“도련님, 아무래도...” “이서 아가씨께서 마음을 다잡게 하려면 반드시 순조로운 결혼식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그래요.”주 집사가 휴대전화를 들고 결혼식 계획을 짜러 갔다. 같은 시각.집을 나온 이서는 오랜만에 자유를 느꼈다
Read more

제797화

지환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마치 1 + 1이 2인 것처럼.멍해진 이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왜요?” [그 사람은 Y양과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이서가 피식 웃었다. 하루 동안 쌓인 불쾌감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럼 저랑 어울리는 사람은 누군데요?” 수화기 너머의 지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이서가 고개를 숙였다.“제가 또 어리석은 질문을 한 것 같네요.” [아니에요.]지환이 고개를 들어 밝은 햇살을 바라보았다.[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네요.] 이서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깜빡였다.“왜요?” [Y양은 정말 좋은 사람이잖아요, 감히 누가 Y양과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서의 심장의 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했다. “저...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어느새 그녀의 볼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Y양은 영원히 내 마음속의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남을 거예요.]진심이 툭 튀어나오자 지환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얼른 말했다.[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이서가 뜨거운 볼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아니요.” [그럼 나랑 같이 떠날래요?] “저를 만나러 오실 거예요?” 이서는 대단히 기뻤다. 지환은 차마 그녀를 실망하게 할 수 없는 듯했다. [네, 그러니까 나랑 같이 떠나는 게 어떻겠어요?]이서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묻지도 않은 채 재빨리 대답했다. “좋아요.”밤새 아팠던 지환의 심장은 이서의 시원스러운 대답 한 번에 기적적으로 아문 듯했다. [그래요, 결혼식은 언제예요?]“모레요.”[정말 급한 모양이네요.] ‘H선생님, 제 생각도 그래요.’[그럼 모레 데리러 갈게요.]“그럼 저는 뭘 하면 될까요?” 이서가 물었다.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지환이 낮은 미소를 지었다. 대단히 낮은 그의 목소리는 이서의 마음을 단숨에 편안하게 만드는 듯했다. [Y양은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결혼식 날 조
Read more

제798화

“하 대표님께서 이서 아가씨를 데려가실까 봐 걱정하시는 거죠?” “그날, 작은 아빠는 반드시 나타날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입구를 지키는 모든 경호원에게 엄격히 통제하고 감시하라고 지시해 두겠습니다. 하 대표님께서는 결혼식에 한 발짝도 들어올 수 없으실 겁니다.” “아니요.”은철이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들어오게 내버려두세요.”“도련님...”하은철이 손을 들어 주 집사를 막았다.“주 집사님, 제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반드시 작은 아빠가 이서랑 제가 결혼하는 걸 보게 만들 겁니다. 이서는 원래 제 여자였어요, 작은 아빠가 이서를 빼앗아 간다면 다시 되찾아 와야겠죠.” “하지만 도련님, 하 대표님도 만만치 않으실 겁니다. 만약 하 대표님께서 결혼식에 참석하신다면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될 겁니다.” “그래서 감시하라고 한 겁니다.”은철이 음산하게 입을 열었다.“잊지 마세요, 여긴 H국이고, H국은 내 영역입니다!” “네, 알겠습니다.”주 집사가 대답했다. ...임하나의 방에서 아침을 맞이한 이상언이 첫 번째로 한 일은 바로 임현태에게 전화를 걸은 것이었다. 어제저녁에 현태 역시 술집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상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어떻게 지환이를 두고 가버릴 수가 있습니까? 분명 곁에서 지켜보겠다고 하셨잖아요.” [대표님께서 가도 된다고, 괜찮을 거라고 하셔서요.] “실연당한 사람이 한 말을 믿었다는 겁니까?”상언이 말했다.“더는 대화하고 싶지 않네요.” 현태와의 전화를 끊은 상언이 곧장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음이 울려 퍼지는 동안, 상언은 줄곧 기도했다. 상언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몇 분 후,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 있어?]지환의 목소리는 대단히 나른했으나, 실연을 당해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다행이다, 괜찮은 거구나...”상언이 크게 한숨을 돌렸다. [왜,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지환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커튼이
Read more

제799화

두 사람이 아파트에 다다르자, 임현태와 심소희도 왔다. 두 사람과 인사를 마친 상언이 즉시 문어귀로 달려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지환아! 문 열어! 얼른!”곧 문 너머에서 슬리퍼로 바닥을 끄는 소리가 들려오자, 네 사람이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몇 초 후, 지환이 문을 열고 나왔다. 소희가 지환의 정체를 알고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새가 둥지를 튼 듯한 머리를 한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을 바라보는 지환의 모습은 YS그룹의 대표의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다들 무슨 일이에요?”지환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즉시 집 안으로 들어간 상언은 모든 장식품이 이서가 떠나기 전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가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너를 보러 온 거지.” 상언이 대답했다.“너, 정말 괜찮은 거야?”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지환이 물을 한 잔 따랐다. 그는 퇴폐적인 것 외에는 정말 일이 있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럴수록 상언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분명 어제는 죽겠다며 난리를 피웠었잖아.’ “왜 다들 그러고 서 있기만 해요, 힘들지 않아요?” 지환이 물을 마시고 다시 말했다.“편하게 앉으세요.” 지환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지환아, 괴로우면 괴롭다고 말해, 참지 말고.” 지환이 괴물을 보듯 상언을 바라보았다.“내가 왜 괴로워야 하는데?” 순간, 상언은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지환아, 너 도대체 왜 이래? 제발... 나 좀 놀라게 하지 마. 느끼는 게 있다면 뭐든 털어놓으라고.” 지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언을 바라보았다.“너, 지금 보니까 정말 이상하다. 나 이제 정말 괜찮다니까? 왜, 내가 계속 고통스러웠으면 좋겠어?” “아니, 네가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상언이 횡설수설했다. 그를 바라보는 지환의 얼굴에
Read more

제800화

이상언이 지환에게 물었다.“그럼 나는, 나는 뭘 하면 되는데?” 지환은 상언을 바라보았으나, 입을 오므리고 말하지 않았다. 상언이 다급해하며 두 번째 물음을 하고 나서야 지환은 입을 열었다.“귀국해서 이서 좀 돌봐달라고 하면 해줄 수 있겠어?” 상언은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그가 하나를 바라보았다. 하나가 말했다.“왜 저를 쳐다보세요? 굳이 제 의견이 궁금하신 거라면... 저는 이 선생님께서 귀국해서 이서를 돌봐주셨으면 해요.” “어쨌든 형부는 이서 앞에 나타날 수 없으시잖아요. 누군가 이서를 돌보고 있어야 안심이 되긴 하니까요.”하나를 응시하는 상언의 눈동자에 한 가닥의 고통이 스쳤다. “그럼 하나 씨... 저랑 같이 가지 않을래요?” 하나가 아련하게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이 선생님이랑 가서 뭘 할 수 있겠어요, 거긴 이 선생님의 댁이지, 제 집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하나 씨 말은... 저더러 하나 씨를 여기 남겨두고 귀국하라는 거예요?” “저... 그 이야기 좀 그만하면 안 될까요?” 상언이 씁쓸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랑 가지 않겠다는 거예요?” “저 좀 몰아붙이지 마세요, 네?”하나가 거의 애원하는 눈빛으로 상언을 바라보았다.“지금은 저보다 이서가 이 선생님을 더 필요로 하잖아요...” “나랑 가고 싶지 않은 거라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요.”지환이 적시에 입을 열어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이서를 돌보는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길게.” “아니야, 내가 갈게.”상언이 약간은 노여워하며 말했다. 예전만 해도 상언의 대답에 응했을 지환이지만, 실연의 아픔을 겪은 그는 입장 바꾸어 사고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 듯했다. “두 사람, 감정적으로 굴지 말고 잘 생각해 봐, 두 사람도 나랑 이서처럼 될 수는 없잖아.” 말을 마친 지환이 침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지환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상언과 하나는 대단히 냉정해지는 듯했다. “미안해요, 방금 화를 내지 말았
Read more
PREV
1
...
7879808182
...
14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