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태와 이상언이 눈을 마주쳤다. 결국 상언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당연하지.” “이서는 곧 하은철이랑 결혼하게 될 텐데?” 지환이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룸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이서는 이미 모든 과거를 잊었어. 심지어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하지만, 이서를 탓할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아. 이서가 날 잊은 건 내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 나도 다 안다고...”지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침울해졌고, 룸 안의 두 사람은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나는 단지 잠시 취하고 싶을 뿐이야. 1초라도 이서를 잊어버리고 싶다고. 그것도 안 된다는 거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현태와 상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묵묵히 지환의 곁에 앉았다. “마실 거면, 우리랑 같이 마시자.”상언이 술 한 병을 들고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가 뭐 별거야? 힘들 때 같이 있으면 친구지.”현태 역시 호기롭게 술병을 열었다.“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같이 마셔 드릴게요.”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젖혀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바로 이때, 상언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에게서 결려온 전화였다. “쉿, 하나 씨야.”상언은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후, 구석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전화를 받았다,“하나 씨, 무슨 일이에요?” [잠이 안 와서 그러는데, 저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상언은 뛸 듯이 기뻤지만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곤란하면 안 와도 돼요.] 하나의 낮은 목소리는 상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듯했다.[그냥 자죠, 뭐.]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말을 뱉은 상언은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거두어들일 수는 없었다. “집에 있는 거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상언이 지환에게 다가갔지만,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지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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