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1화

작가: 시해나
하지만 지환은 결국 마지막 순간에 주먹을 거두었고, 주먹은 이상언의 코만 스치고 지나갔다.

십년감수한 상언이 가슴을 치며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아, 너...”

지환의 음침한 눈빛이 상언을 향하자, 상언은 즉시 하려던 말을 삼켰다.

글러브를 아무렇게나 내던진 지환이 즉시 탈의실로 향했다.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현태가 상언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이 선생님, 이런 상황에서는 대표님께 어떻게 해드려야 할까요?”

“설마 이대로 주저앉게 내버려두실 건 아니죠?”

“내버려두는 거 말고는 달리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상언이 난감하다는 듯 되물었다.

현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환이 녀석도 사람이잖아요.”

감회에 겨운 표정을 지어 보인 상언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가 황급히 지환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지환아, 집에 가려고?”

지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한 상언과 현태가 지환을 따라 차에 올랐다.

‘늦은 밤이라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야. 대낮에 이렇게 난폭운전을 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거야.’

30분 후, 세 사람이 탄 차량이 한 술집 앞에 멈춰 섰다.

상언과 현태가 상황을 채 인지하기도 전에, 차에서 내린 지환은 술집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그는 익숙한 복도를 따라 룸으로 향했다.

지환은 이 술집의 단골손님이라 할 수 있었기에, 그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 술집 사장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표님, 잘 지내셨어요?”

“두 배 더 주세요.”

지환의 말을 들은 사장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네, 알겠습니다.”

“107호실에 원래 드시던 양의 두 배 더 넣어드려!”

처음에 상언과 현태는 두 배로 늘어난 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종업원들이 끊임없이 양주를 들고 와 책상 위를 채우고, 바닥까지 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2화

    임현태와 이상언이 눈을 마주쳤다. 결국 상언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당연하지.” “이서는 곧 하은철이랑 결혼하게 될 텐데?” 지환이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룸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이서는 이미 모든 과거를 잊었어. 심지어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하지만, 이서를 탓할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아. 이서가 날 잊은 건 내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 나도 다 안다고...”지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침울해졌고, 룸 안의 두 사람은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었다. “나는 단지 잠시 취하고 싶을 뿐이야. 1초라도 이서를 잊어버리고 싶다고. 그것도 안 된다는 거야?” 서로의 눈을 마주친 현태와 상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묵묵히 지환의 곁에 앉았다. “마실 거면, 우리랑 같이 마시자.”상언이 술 한 병을 들고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친구가 뭐 별거야? 힘들 때 같이 있으면 친구지.”현태 역시 호기롭게 술병을 열었다.“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같이 마셔 드릴게요.” 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젖혀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바로 이때, 상언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나에게서 결려온 전화였다. “쉿, 하나 씨야.”상언은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후, 구석에 이르러서야 하나의 전화를 받았다,“하나 씨, 무슨 일이에요?” [잠이 안 와서 그러는데, 저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상언은 뛸 듯이 기뻤지만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곤란하면 안 와도 돼요.] 하나의 낮은 목소리는 상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듯했다.[그냥 자죠, 뭐.]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말을 뱉은 상언은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거두어들일 수는 없었다. “집에 있는 거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상언이 지환에게 다가갔지만, 한참 동안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지환 고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3화

    재빨리 지환을 바라본 임현태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대표님...”“가야 된다는 거죠?”지환이 입을 열었다. 현태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가보세요, 난 괜찮으니까.”지환이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 하지만 그는 결코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밖이에요?]수화기 너머에서 다시 심소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바쁜가 보네요.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아니야!”현태가 불쑥 말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난처해하기 시작했다. “이만 가봐요.”지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가게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별일 있겠어요?” 인상을 찌푸린 채 망설이던 현태는 결국 소희를 만나러 가는 것을 택했다. “대표님, 이 술집에만 계셔야 해요. 만약 대표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 선생님께서 저를 가만두지 않으실 거예요.” “알겠으니까 이만 가 봐요, 난 세 살짜리 어린 애가 아니에요.” ‘농담할 여유는 있으신가 봐.’현태는 지환의 농담을 듣고 나서야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소희에게 갈 수 있었다.현태가 떠난 후, 룸에 홀로 남은 지환은 마침내 모든 감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개를 젖힌 채 모든 술병을 비운 지환이 허탈하다는 듯 술병을 집어 던졌고,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이서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듯했다. 술에 취했던 탓일까. 코끝이 시큰시큰해지고, 두 눈이 눈물로 젖어 들자, 아른거리던 이서의 모습이 서서히 멀어져갔다. 지환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천만여 마리의 개미가 심장을 갉아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환이 손을 들어 가슴을 눌렀지만 마음의 통증은 점차 더 악화되는 듯했다. 지환이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의 통증은 계속되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음의 통증이 잦아들지는 않았다. 지환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마음의 통증은 시종일관 잦아들지 않았고, 오히려 심해지는 듯했다. ‘이서가 하은철이랑 결혼을 할 줄이야.’ 그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4화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자, 지환이 고개를 들어 입구를 바라보았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남자를 확인한 그는 1초간 멍해지는 것을 느꼈으나, 이내 날카로운 유리를 힘껏 목에 들이댔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상황을 확인한 남자가 즉시 달려들어 지환이 손에 들고 있던 날카로운 유리를 걷어찼다. 하지만 지환은 단념하지 않았고, 널브러진 유리를 주워 사정없이 자신의 목을 찌르려 했다. “찌르세요, 이렇게 죽어준다면 나야 고맙죠. 경쟁자가 줄어드는 거니까요.” 그 남자의 목소리가 지환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지환이 고개를 들어 룸으로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소지엽이었다.소지엽은 지환이 넋을 놓은 틈을 타서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빼앗았다. 고개를 숙이자 지환의 손에 찢어진 상처가 보였다. 지엽이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듯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지환에게 건네주었다. 하지만 흘긋 바라본 지환은 손수건을 받지 않았다.지환의 맞은편에 쭈그려 앉은 지엽이 아랑곳하지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꽤 고집이 있으시네요. 처치하지 않아서 감염된다면 목숨을 부지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뭐, 저한테 나쁠 건 없지만요. 대표님이라는 경쟁자가 사라지면 이서가 저한테 올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지환은 그제야 침묵하여 손수건을 주워 손을 감쌌다. 발버둥 치며 몸을 일으킨 지환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왜 돌아온 거야?”“이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돌아오지 않을 수는 없죠.”지엽이 지환을 바라보았다.‘돌아오기 전에는 한바탕 때려줄 생각이었는데, 지금은...’“이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지환이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M국에서도 이서를 주목하고 있었나 보군.” “그럼요.”지엽이 말했다.“하지만 이번 소식을 알게 된 건 제가 이서를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이서와 하은철의 약혼 소식을 접한 지엽 역시 크게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가 재빨리 돌아온 것은 두 사람의 약혼 소식을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5화

    “안 그러면 어쩔 건데?”지환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자조적인 말투로 말했다.“나더러 두 사람의 약혼을 깨고 이서의 앞에 나타나서 이서가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하라는 거야?” “그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실 필요는 없잖아요.”지엽은 지환의 말투를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눈썹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대표님은 모르셨겠지만...” “당장 말해!”지환이 술병을 움켜쥐었다. “사실,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이서를 데려오는 거죠.” 지엽은 지환이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말을 이어 나갔다.“국내는 하은철의 세상이라, 하은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고 할지라도, 해외는 아니잖아요.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면 거기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거예요.”지환이 술병을 만지작거리던 것을 멈추었다. “대표님께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지엽이 들뜬 표정으로 지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지금 유일한 문제는 어떻게 하은철을 따돌리고 이서를 해외로 데려가냐는 거예요.” ‘물론 이서가 협조만 해준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이서가 기억을 잃은 상황이잖아.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우리라면 이서를 해외로 데려갈 수 있을지도 몰라.’ 지환이 고개를 들어 지엽을 바라보았다. “이서를 외국으로 보내려는 게, 정말 이서만을 위한 생각인 거야?” 넉살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인 지엽은 자신의 진심을 조금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하하, 하은철이라는 그 나쁜 놈한테서 이서를 떼어놓으려는 것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서를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죠.” “물론 지금이야 대표님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우리가 연적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지환은 코웃음을 쳤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왜 아무런 말씀도 없으세요? 인정하시는 거예요?” 지엽이 다리를 움직이며 지환을 떠보았다. 하지만 지환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지엽이 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6화

    서서히 몸을 웅크린 지환은 룸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추위를 느낀 그는 몇 번이고 잠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룸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지환의 상태를 염려한 사장이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지만, 그마저도 그의 뒤척임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학적인 방식을 이용해서라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했다. 마침내 떠오른 태양이 지환을 자학과 어지러운 고통으로부터 끌어냈다. 정신을 차린 지환은 고통을 직면해야만 했다. 휴대전화를 꺼내어 이서에게 걸려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지환은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지환이 즉시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이서는 건성으로 하은철과 결혼에 대한 것을 상의하고 있었다. 어젯밤 H선생님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서는 홀로 베란다에 앉아 하나의 말을 되새겼었다.그 결과, 그녀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하은철과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계속 은철이한테 시집가면 안 된다는 말이 들리는 것만 같아.’ “도련님, 그럼 호텔은...”큰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 이서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말씀 나누고 계세요. 저는 바람 좀 쐬고 올게요.”그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은철도 이서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이서야, 왜 그래? 왜 아침부터 계속 우울해 보이는 거야?”“어젯밤에 잠을 잘못 잤나 봐.”이서가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괜찮아, 나가서 바람을 좀 쐬면 나아질 것 같아.” 은철이 생각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다녀와.” 이서는 그제야 마당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 집사가 참지 못하고 은철을 향해 말했다.“도련님, 아무래도...” “이서 아가씨께서 마음을 다잡게 하려면 반드시 순조로운 결혼식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그래요.”주 집사가 휴대전화를 들고 결혼식 계획을 짜러 갔다. 같은 시각.집을 나온 이서는 오랜만에 자유를 느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7화

    지환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마치 1 + 1이 2인 것처럼.멍해진 이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왜요?” [그 사람은 Y양과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이서가 피식 웃었다. 하루 동안 쌓인 불쾌감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럼 저랑 어울리는 사람은 누군데요?” 수화기 너머의 지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이서가 고개를 숙였다.“제가 또 어리석은 질문을 한 것 같네요.” [아니에요.]지환이 고개를 들어 밝은 햇살을 바라보았다.[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네요.] 이서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깜빡였다.“왜요?” [Y양은 정말 좋은 사람이잖아요, 감히 누가 Y양과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서의 심장의 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했다. “저...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어느새 그녀의 볼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Y양은 영원히 내 마음속의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남을 거예요.]진심이 툭 튀어나오자 지환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얼른 말했다.[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이서가 뜨거운 볼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아니요.” [그럼 나랑 같이 떠날래요?] “저를 만나러 오실 거예요?” 이서는 대단히 기뻤다. 지환은 차마 그녀를 실망하게 할 수 없는 듯했다. [네, 그러니까 나랑 같이 떠나는 게 어떻겠어요?]이서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묻지도 않은 채 재빨리 대답했다. “좋아요.”밤새 아팠던 지환의 심장은 이서의 시원스러운 대답 한 번에 기적적으로 아문 듯했다. [그래요, 결혼식은 언제예요?]“모레요.”[정말 급한 모양이네요.] ‘H선생님, 제 생각도 그래요.’[그럼 모레 데리러 갈게요.]“그럼 저는 뭘 하면 될까요?” 이서가 물었다.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지환이 낮은 미소를 지었다. 대단히 낮은 그의 목소리는 이서의 마음을 단숨에 편안하게 만드는 듯했다. [Y양은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결혼식 날 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8화

    “하 대표님께서 이서 아가씨를 데려가실까 봐 걱정하시는 거죠?” “그날, 작은 아빠는 반드시 나타날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입구를 지키는 모든 경호원에게 엄격히 통제하고 감시하라고 지시해 두겠습니다. 하 대표님께서는 결혼식에 한 발짝도 들어올 수 없으실 겁니다.” “아니요.”은철이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들어오게 내버려두세요.”“도련님...”하은철이 손을 들어 주 집사를 막았다.“주 집사님, 제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반드시 작은 아빠가 이서랑 제가 결혼하는 걸 보게 만들 겁니다. 이서는 원래 제 여자였어요, 작은 아빠가 이서를 빼앗아 간다면 다시 되찾아 와야겠죠.” “하지만 도련님, 하 대표님도 만만치 않으실 겁니다. 만약 하 대표님께서 결혼식에 참석하신다면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될 겁니다.” “그래서 감시하라고 한 겁니다.”은철이 음산하게 입을 열었다.“잊지 마세요, 여긴 H국이고, H국은 내 영역입니다!” “네, 알겠습니다.”주 집사가 대답했다. ...임하나의 방에서 아침을 맞이한 이상언이 첫 번째로 한 일은 바로 임현태에게 전화를 걸은 것이었다. 어제저녁에 현태 역시 술집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상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어떻게 지환이를 두고 가버릴 수가 있습니까? 분명 곁에서 지켜보겠다고 하셨잖아요.” [대표님께서 가도 된다고, 괜찮을 거라고 하셔서요.] “실연당한 사람이 한 말을 믿었다는 겁니까?”상언이 말했다.“더는 대화하고 싶지 않네요.” 현태와의 전화를 끊은 상언이 곧장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음이 울려 퍼지는 동안, 상언은 줄곧 기도했다. 상언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몇 분 후, 수화기 너머에서 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 있어?]지환의 목소리는 대단히 나른했으나, 실연을 당해 삶의 의지를 잃은 사람 같지는 않아 보였다. “다행이다, 괜찮은 거구나...”상언이 크게 한숨을 돌렸다. [왜,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지환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커튼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799화

    두 사람이 아파트에 다다르자, 임현태와 심소희도 왔다. 두 사람과 인사를 마친 상언이 즉시 문어귀로 달려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지환아! 문 열어! 얼른!”곧 문 너머에서 슬리퍼로 바닥을 끄는 소리가 들려오자, 네 사람이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몇 초 후, 지환이 문을 열고 나왔다. 소희가 지환의 정체를 알고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새가 둥지를 튼 듯한 머리를 한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을 바라보는 지환의 모습은 YS그룹의 대표의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다들 무슨 일이에요?”지환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즉시 집 안으로 들어간 상언은 모든 장식품이 이서가 떠나기 전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가 참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너를 보러 온 거지.” 상언이 대답했다.“너, 정말 괜찮은 거야?”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지환이 물을 한 잔 따랐다. 그는 퇴폐적인 것 외에는 정말 일이 있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럴수록 상언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분명 어제는 죽겠다며 난리를 피웠었잖아.’ “왜 다들 그러고 서 있기만 해요, 힘들지 않아요?” 지환이 물을 마시고 다시 말했다.“편하게 앉으세요.” 지환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지환아, 괴로우면 괴롭다고 말해, 참지 말고.” 지환이 괴물을 보듯 상언을 바라보았다.“내가 왜 괴로워야 하는데?” 순간, 상언은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지환아, 너 도대체 왜 이래? 제발... 나 좀 놀라게 하지 마. 느끼는 게 있다면 뭐든 털어놓으라고.” 지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언을 바라보았다.“너, 지금 보니까 정말 이상하다. 나 이제 정말 괜찮다니까? 왜, 내가 계속 고통스러웠으면 좋겠어?” “아니, 네가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상언이 횡설수설했다. 그를 바라보는 지환의 얼굴에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