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731 - 챕터 740

1204 챕터

제731화

배준우는 그녀가 아직도 1억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보고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내 모든 건 다 네 것이고, 그 1억도 네 것이야.”‘1억을 원한다고? 그럼 아예 모든 걸 줄게.’고은영은 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 수가 없었고 계속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배준우가 다시 그녀의 품에 지갑을 쑤셔 넣었다.만약 돈이 고은영에게 안전감을 줄 수 있다면 배준우는 그녀에게 더 많은 돈을 줄 것이다.배준우는 세심한 사람이 아니다.이 말은 전에 장선명이 그에게 했던 말이었다.장선명은 이어서 그의 여자가 너무 불쌍하다고 말하며 그의 돈을 한 푼도 쓰지 못했다고 했었다.사실 그는 평소에 돈을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모두 고은영을 위해 돈을 썼다.‘그리고 전에 은영이가 쓴 돈도 모두 내가 은영이한테 준 월급 아니야? 그럼 당연히 내 돈을 쓴 거지.’“배 안 고파?”“고파요.”“그럼 먹으러 가자.”그렇게 말한 배준우는 고은영의 다른 한쪽 손을 잡고 안으로 걸어갔다. 고은영은 지갑을 품에 안은 채 어리둥절한 상태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 원래 폭발할 것 같던 분노가 갑자기 불안감으로 바뀌었다.라 집사와 도우미들은 모두 배준우가 밤새도록 차 안에서 고은영과 함께 머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아무리 그녀를 깨울까 봐 걱정됐다고 해도 이건 너무 애지중지하는 것이 아닐까?두 사람이 손을 잡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라 집사와 혜나였다.혜나는은 앞으로 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사모님.”“혜나야.”혜나를 보자 고은영은 이유도 없이 마음속으로 친밀감을 느꼈다.어쩌면 고은영이 이곳에 온 이후로 혜나가 그녀를 보호해 준 이유일 지도 몰랐다.혜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아침 주방에서 모두 사모님이 좋아하시는 것들로 준비했습니다.”두말할 것도 없이 고은영이 돌아왔다는 말에 주방에서 요리를 담당하는 아주머니는 활력이 솟았다.배준우는 거의 돌아오지도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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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그러나 그는 그녀의 큰 배를 보고 화를 낼 수 없었다.그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그럼 이제 임신했으니까 그런 걸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이를 악물고 말하는 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순간 멈칫하더니 정신을 차렸다.그녀의 얼굴에서 흥분은 금방 사라졌다.그러고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배준우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녀가 그런 음식을 먹은 건 모두 누구의 탓일까?배준우는 말이 없는 고은영을 흘겨보며 코웃음을 쳤다.“왜? 이제야 잘못을 알겠어?”“배불러요. 더 안 먹을 거예요.”고은영은 그의 말에 대답도 하기 귀찮은 듯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아예 대답도 하지 않는 고은영 때문에 놀란 것은 배준우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린완리조트에서 최고 발언권을 가진 사람은 배준우였다.아무리 고은영이 사모님의 신분으로 이곳에 있다고 해도 반드시 배준우의 말을 들어야 한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무슨 뜻일까? 설마 배준우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건가?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고은영은 몸을 일으키며 배준우에게 말했다“아이는 절대로 준우 씨한테 안 줄 거예요.”“뭐라고?”그녀가 아이에 대해 얘기하자 배준우의 얼굴은 다시 어두워졌다.‘무슨 뜻이지?’배준우는 어리둥절했다.고은영은 돈의 족쇄에서 풀려나서 그런지 이제 배준우를 마주해도 더 이상 이전처럼 순종적이지 않았다.배준우의 살짝 차가운 눈빛에도 그녀는 흥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아이는 당신한테 주지 않겠다고요.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죠?”“아이를 나한테 안 주겠다고? 그래서?”“그래서 지금 준우 씨한테 통보하는 거잖아요.”그래서라니? 그녀가 미친 여자도 아니고 이 말은 당연히 진심이었다.배준우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고은영은 그런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혼자 먹어요. 난 먼저 가 볼 테니까.”그렇게 말하고는 진짜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이번에 배준우는 정말 깜짝 놀랐다.방금 그녀는 그와 대화할 마음도 있었고 그와 함께 집 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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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고은영이 큰 배를 내밀고서는 곧 떠날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혜나의 얼굴이 불안감으로 가득 찼다.특히 다이닝룸에서 배준우의 분노가 계단까지 흘러나오는 것 같은 오싹함이 들었다.그녀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모님 먼저 이러지 마세요. 이러다 대표님이 정말 화내실 거예요.”배준우가 화를 낼 것이라는 혜나의 한마디에 고은영은 바로 짜증을 냈다.“화내고 싶으면 내라고 해. 흥.”‘화를 내? 화내고 싶으면 얼마든지 내라고 해.’이번에 도망쳐서 이미 살길을 찾아놓은 고은영은 보기 드물게 배짱을 부렸다. 그녀도 한번 배짱을 부리니 평범한 배짱이 아니었다.라 집사는 배준우가 어두운 얼굴로 식탁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초조하게 앞으로 다가갔다.“대표님, 가서 사모님을 달래시지 않으세요?”“만약 고은영이 그런 여자들처럼 밀당하는 수작을 부리려는 거라면 난 가서 달래지 않을 거야.”라 집사는 할 말을 잃었다.사모님은 이번에는 전보다 훨씬 용기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셨다.‘설마 정말 밖에서 사람들에게 몇 가지 요령을 배우고 돌아오신 걸까? 전에 사모님의 성격이라면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건 불가능한데.’그러나 라 집사는 태산처럼 굳게 앉아 있는 배준우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대표님 잊으셨어요? 지금 사모님 임신하셨잖아요? 아무리 사모님이 밀당하신다고 해도 대표님이 가서 달래 주지 않으시면 사모님이 화를 내시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배준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일반적으로 미숙아는 태어나면 키우기 어려워요.”라 집사는 고민하다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앞에 말은 별로 효과가 없었지만 뒤에 덧붙인 말에 앉아 있던 배준우는 바로 몸을 일으켰다.배준우는 신속하게 고은영을 따라나섰다. 혜나가 고은영을 차에 타라고 했지만 그녀는 화를 내며 바로 대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이 여자가 정말. 사람이 이 정도로 잡으면 그만 돌아와야지. 진짜 떠나려고 해?’이번에 나가서 육명호에게 나쁜 것을 많은 배운 것 같았다.배준우는 마음속으로 육명호에게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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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배준우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품에 안고 말했다.“착하지. 그만 울어 응?”배준우는 이 순간 그녀가 너무 많이 울어 탈진할까 봐 정말 걱정되었다.예전에 그녀는 애교가 많은 연약한 여자였다.그의 차가운 눈빛 한 번에도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바로 눈물을 흘렸었다.하지만 지금은 배준우가 달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달래줬는데도 더 심하게 울었다.계속 울더니 결국 마지막에는 딸꾹질까지 했다.“딸꾹. 흑. 딸꾹.”그녀가 이 정도로 우는 모습을 보니 배준우는 감히 그녀가 밀당한다고 혼낼 수도 없었다.'밀당한다고 해도 내가 뭘 어쩌겠어? 사람이 이 정도로 우는데 달래줄 수밖에.'“내가 잘못했어. 다 내 잘못이야.”라 집사는 이미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을 보고 다급하게 우산을 들고나왔다.그런데 배준우가 자기의 잘못을 저렇게 저 자세로 인정하는 것을 들으니 너무 충격을 받아 감히 더 이상 다가갈 수가 없었다.지금 눈앞에 있는 배준우는 방금 다이닝룸에서처럼 고집스럽게 말하지 않았고 완전히 아내 바보가 따로 없었다.아마 지금 고은영이 수작을 부렸다고 인정해도 그는 완전히 받아줄 수 있을 것이다.“더 울면 안 돼. 착하지.”“울 거야. 이 나쁜 놈아.”고은영은 불만스럽게 흐느끼며 말했다.작은 입술로 욕을 내뱉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녀는 너무 억울해서 배준우에게 자신의 억눌렸던 감정을 모두 쏟아냈다.라 집사는 이 우산을 차마 건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두 사람은 라 집사가 그들의 뒤에 다녀갔는지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배준우는 울어서 퉁퉁 부은 고은영의 얼굴을 보며 엄지로 그녀의 눈물을 살살 닦아주었다.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더 울면 이따가 아플 수도 있어. 그러니까 말 들어.”그의 말투는 더욱 부드러워졌다.심지어 배준우는 지금 이 순간 완전히 해탈했다. 그녀가 며칠 동안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기 어려우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사람이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그걸로 만족했다.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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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안 들어갈 거예요.”고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그가 들어가자고 하면 들어가야 하나? 왜 그가 말하는 대로 해야 하지? 그녀는 지금 배준우가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배준우는 고은영이 자기에게 말대꾸하는 걸 보고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떨려왔다.빗줄기는 점점 더 커졌다.배준우는 재킷을 벗어 바로 고은영의 작은 머리 위에 씌워줬다.그는 고은영이 투정을 부리든 말든 바로 그녀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아침 식사도 아까 절반밖에 먹지 못했지만 지금 고은영의 상태를 봐서는 더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그는 바로 고은영을 안고 침실로 향했다. 하지만 침실 입구에서 고은영은 절대로 들어가지 않겠다며 버텼다.“이거 놔요. 나 안 들어갈 거예요.”“너...”‘정말 이렇게 고집을 부릴 건가? 한 번 떠났다고 다시 안 돌아오겠다는 거야?’배준우는 고은영의 성격이 이렇게 고집스러워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안 들어갈 거라고요. 우리 이혼했잖아요. 이제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요.”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한마디에 배준우의 얼굴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그는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이젠 나하고 아무 사이도 아니고 싶은 거야?”전에 그와 함께 있을 때는 항상 그를 두려워하던 고은영이 이제는 한 번 그릇이 깨졌다고 그와 완전히 끝내고 싶은 걸까?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배준우의 아우라는 다시 차가워졌다.예전의 고은영이라면 배준우의 위협적인 말투를 듣고 겁에 질려 몸을 덜덜 떨었겠지만 오늘 그녀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배준우의 고압적인 말투에도 그녀는 용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난 이제 준우 씨 필요 없어요.”이렇게 전전긍긍하며 살아갈 수는 없었다.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고 있다면 차라리 던져버리는 것이 그녀에게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었다.배준우는 어느 날엔가 자신이 뜨거운 감자보다 더 못한 신세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네가 감히.”그제야 배준우도 화를 내며 이를 악물고 고은영을 바라보았다.원래부터 화가 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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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하지만 지금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그래그래. 필요 없어. 근데 네가 지금 많이 화가 났더라도 이제부터 10분만 내 말을 들어줘.”“안 들어요.”“꼭 들어.”배준우는 강한 말투로 말했다.그는 오늘 이 일에 관해 설명하지 않으면 고은영이 분명 또 도망칠 거라고 확신했다.그 누가 전에는 연약하기만 하고 성질은 하나도 없어 보이던 계집애 앞에 이제는 모두가 가장 두려워하는 차가운 제왕이 고귀한 고개를 숙이고서는 그녀를 달래줄 것이라고 상상했을까?고은영은 입술을 삐쭉이며 눈물이 가득한 두 눈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입을 열어 설명하려던 배준우는 순간 본능적으로 고은영을 품에 안았다.“착하지. 울지 마.”이때 배준우는 더 이상 고은영을 어떤 억울한 일도 당하지 않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물론 방금 했던 말들은 모두 고은영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였지만 지금 그는 마음속으로 아까 자기가 고개를 숙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배준우는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모두 말했다.특히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그는 오진으로 간암을 확정받은 것 때문에 그녀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말한 뒤 결국 장선명의 이름까지 끄집어내서 처참하게 욕을 퍼부었다.“모두 장선명 때문이야. 호텔이나 하던 놈이 갑자기 병원에 투자를 해서는. 믿을 수가 있어야지.”이건 사실이었다.장선명이 관리하는 사업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클럽이었다.그런 클럽의 왕이 강성에서 큰 병원 중 하나에 투자했다.그 병원은 평판이 항상 좋았다. 많은 사람이 그 명성 때문에 병원에 오고 싶어 했고 심지어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병을 보이러 오는 사람까지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배준우의 검사 결과에서 이런 실수를 저질렀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고은영은 흐느끼며 배준우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듣더니 또 눈물을 참지 못했다.“암에 걸렸어요?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우.”“암에 안 걸렸어. 오진이었다고. 내 말을 잘못 이해한 거야?”그녀는 지금 너무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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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이런 시점에서 사실 고은영은 배준우가 어떤 말을 해도 믿었다.그녀는 전에 배준우가 이미월을 대하는 태도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동시에 또 새로운 문제가 다가오고 있었다.“선생님이 준우 씨가 새로 약혼했다던데 누구하고 한 거예요?”‘이미월이 아니라면 그럼 진유경이겠지?’그 말에 배준우는 깜짝 놀랐다.“내가 언제 약혼했어?”“그건 준우 씨가 알겠죠.”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잠깐 은영이하고 정설호가 연락을 했다고?”“선생님이 너한테 내가 약혼했다고 말한 거야?”“네.”“너 지금 정 선생님께 전화해.”이제는 배준우의 기분이 나빠질 차례였다.‘정설호에게 연락했더니 자기도 모른다고 했었는데. 그럼 그 뒤에 은영이와 연락이 닿은 건가?’하지만 고은영이 밖에서 처음으로 전화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그도 아니고 그녀의 언니도 아닌 정설호라는 사실에 배준우는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그리고 정설호의 말은 또 무슨 뜻일까? 배준우의 진심으로는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뜻일까?고은영은 배준우의 차가워진 말투를 듣고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내가 누구하고 전화하든 그건 내 자유에요. 근데 준우 씨는.”“나 약혼 안 했어.”‘준우 씨가 약혼을 안 했다고?’배준우는 고은영이 사라진 뒤로 그녀를 찾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과 약혼할 여유가 있었을까?고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화가 난 모습이 역력한 그녀의 모습에 배준우는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나 진짜 약혼 안 했어.”‘하늘에 맹세까지 했는데 아직도 날 믿지 않는 거야?”그는 두 손으로 고은영의 어깨를 잡더니 자기 쪽을 향해 돌렸다.“정말 아니야. 나 못 믿어? 응?”지금 이 순간 배준우의 말투는 부드럽기가 거의 비단결 같았다.고은영이 말했다.“약혼했든 안 했든 나하고는 상관없어요.”그래도 고은영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 화가 난 것은 전에 화가 난 이유와 완전히 달랐다.당시 고은영의 할머니도 건강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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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어젯밤에 내가 찾아갔을 때는 아무 말도 없더니 비서님 생각에는 이제 와서 내가 저 인간하고 할 말이 있을 것 같아요?”‘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해도 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는 거야?”왕여는 안지영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조롱에 조금 어색하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사실 나태웅이 동지운의 손에서 지분을 사들일 때 왕여는 반대했었다.나태웅이 지분을 사들여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이든 반드시 안지영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 분명했다.‘이건 지금 잠자는 암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처럼 너무 무서운데?’“나태웅한테 그 고고한 자태부터 내려놓으라고 하세요. 모든 걸 자기 손안에 장악하고서는 다른 사람이 모두 자기를 무서워할 거라는 생각 같은 건 제발 버리라고 좀 전해주세요.”안지영은 말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왕여는 그녀의 차가운 태도에서 이미 나태웅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왕여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순간 등골에 식은땀이 나서 얼른 앞으로 쫓아갔다.“안 대표님. 동지운의 손에 있던 지분은 대표님에게 큰 영향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나 대표님을 화나게 하면 안 대표님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거예요.”방금 나태웅은 왕여에게 불호령을 내렸었다.그가 안지영을 차에 태우지 못하면 연말 보너스를 절반 깎겠다고 했다.왕여의 말은 일리가 있었지만 안지영은 그를 흘겨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엘리베이터에 탔다.왕여는 자기가 언변을 발휘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의 문은 닫히고 위로 올라가는 숫자를 보며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그의 등줄기에 나는 식은땀도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숫자만큼 더 많이 흘렀다.나태웅은 차 안에 있었지만 오만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는 안지영의 모습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결국 왕여는 혼자 터덜터덜 차로 돌아왔다.“대표님, 안지영 아가씨께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고민하던 왕여는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 나태웅이 토를 달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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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잠들었어요.”배준우는 그렇게 한마디를 툭 던지고서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안지영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서는 배준우를 정말 재수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이놈이 자기 와이프가 가출한 며칠 동안 다 내 돈으로 먹고살았는데 너무 예의가 없는 거 아니야?”“역시 이래서 그 새끼랑 친구구나?”안지영이 욕하는 사람은 당연히 나태웅이었다.하지만 이내 장선명과 배준우도 친구인 것이 떠올라 함부로 욕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지금 배준우의 태도는 무슨 뜻이지? 앞으로 나한테 은영이을 만나지 말라는 건가? 은영이와 내 우정이 어떤 우정인데? 우리는 절대 깨지지 않는 우정이라고. 배준우가 만나지 말라고 하면 만나지 않을 줄 알아? 3일 안에 은영이가 분명 날 찾아올 거야.’안지영은 배준우가 정말 인간관계를 잘 처리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은영과 안지영이 가장 친한 친구 사이이니 그를 도와 안지영이 고은영에게 한마디만 해주면 그도 평생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좋은 중재자가 있는데도 배준우는 도움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안지영을 화나게 만드는 걸 보면 그는 정말 고은영과 평생 싸우고 싶은 것이 아닐까?‘오늘은 아침부터 되는 일이 없니.’한편 차 안에 있는 나태웅의 안색은 이미 심각하게 어두워 보였다.그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드리더니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어젯밤에 안지영이 밤새도록 그랜드 마운틴에 있었다고 했지?”앞에서 차를 운전하던 왕여는 나태웅의 위험한 말투를 듣고 핸들을 잡은 손을 끊임없이 떨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그 말이 떨어지자 차 안의 공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어젯밤 서향 별장을 떠난 뒤에 바로 장선명이 있는 그랜드 마운틴으로 가서 밤새도록 있었다고? 안지영은 정말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걸 좋아하는 거야?’나태웅은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 나서 결국 핸드폰을 들어 안지영에게 문자를 보냈다.문자 내용은 길지 않았지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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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그녀들은 배씨 가문 남자들에게서 완전한 무관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되었다.랑천옥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본 량일은 그녀에게 우유 한 잔을 건넸다.“그래도 아침은 먹어야지.”량천옥은 뻣뻣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고은영이 자기를 바라보던 공포가 가득한 눈빛뿐이었다.예전에 고은영에게 저질렀던 잔혹한 행동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마치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그리고 이것들은 량천옥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다.“이렇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네가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지.”량일은 랑천옥의 안색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보고 걱정하며 말했다.량천옥은 깊은 한숨을 쉬며 눈물이 핑 돌았다.량일이 말했다.“배씨 가문의 남자들이 어떤 놈들인지 너도 잘 알잖아. 기분이 좋을 때는 여자를 아기처럼 예뻐해 주다가 매정할 때는 얼마나 무자비한지. 넌 정말 은영이가 배준우의 옆에 있어도 안심할 수 있겠어?”량일이 보기에는 지금 당장 고은영과 배준우가 화해하더라도 량일과 량청옥은 완전히 안심할 수 없었다.배준우는 바람둥이였고 그 나쁜 본성이 다음 세대에게 유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랑일의 말은 역시 량천옥에게 효과가 있었다.‘그래 내가 쓰러지면 안 돼. 배준우가 은영이한테 잘해준다고 해도 내가 쓰러지면 안 돼. 만약 내가 쓰러진다면 배준우가 또 은영이를 괴롭힐 때 은영이에게는 의지할 곳도 사라질 거야.’량일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 량천옥은 우유를 받아 마셨다.그 모습을 본 량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량천옥이 우유를 다 마시는 걸 본 량일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은영이가 곧 아이를 낳을 것 같더구나. 너도 이제 할머니가 되겠네?”그리고 량일도 증조 외할머니가 되는 것이었다.‘외할머니’라는 단어에 찌푸리고 있던 량천옥의 미간에서 자기도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수년 동안 자기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항상 자기는 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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