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1204 챕터

제721화

한편 정가마을.진정훈이 나왔을 때 고은영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힘들게 걸어가고 있었다.고은영이 만삭인 배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은 꼭 둔한 곰 같았다.“뭐 하러 가는 거예요?”진정훈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처음에 봤던 부드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게다가 고은영은 진정훈의 싸늘한 목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그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달렸다.무거운 몸으로 이리저리 휘청이며 달려가는 모습에 진정훈의 얼굴이 완전히 검게 변했다.‘내가 뭐 괴물이라도 돼? 저 계집애가.’고은영이 임신을 한 몸으로 달리는 건 많이 불편했고 결국 단 몇 걸음 만에 그를 진정훈에게 따라잡혔다.“아. 이거 놔요. 이가 놔. 이거 놓으라고.”고은영은 끊임없이 뿌리쳤지만 진정훈은 그녀의 옷깃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목덜미의 거친 피부에 진정훈의 손이 닿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 눈이 커다래지며 긴장감에 움츠러들었다.진정훈은 마치 흰토끼처럼 발버둥 치는 고은영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소리쳤다.“그만해.”“이거 놔요.”고은영은 가엾은 눈을 치켜떴다.이미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진정훈의 눈을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너무 불쌍하게 바라보았다.진정훈은 가슴에 무언가가 와서 충돌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그녀의 큰 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경고를 날렸다.“움직이지 마. 사고 나면 난 책임 못 져.”“먼저, 먼저 이것 좀 놔줘요.”옷깃을 잡힌 그녀는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도 모두 소용이 없었다.진정훈은 고은영이 또 도망치려는 것을 보고 그녀의 몸을 들어 외할머니 집 정원으로 향했다.진경희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다급하게 따라 나왔다.진정훈이 고은영의 옷깃을 잡아 올리는 것을 보가 재빨리 앞으로 달려와 말했다.“이놈이 자식이 얼른 놔줘. 뭐 하는 거야?”현재 고은영의 몸은 금은보화보다 귀한 몸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진경희는 정설호에게 할 말이 없었다.진경희의 꾸중에 진정훈은 그제야 고은영을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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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이제는 마을에도 도로가 다 통해 있었기에 배준우가 주소를 손에 넣었다면 아마 10여 분 만에 이곳에 도착할 수도 있었다.고은영이 진정훈의 옆을 지나갈 때 방 안의 불빛이 그녀의 목덜미를 비추었고 진정훈의 동공은 다시 한번 커졌다.한편 고은영이 긴박한 만큼 안지영도 지금 이 순간 패닉 상태였다.그녀는 밤새도록 나태웅을 찾았다. 이때 나태웅은 서향 별장에서 금방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그런 나태웅에게 집사가 다가와서 말했다.“도련님, 안지영 아가씨가 찾아왔는데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그의 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진 물방울이 완벽한 복근 라인을 따라 흘려내려 숨 막힐 듯한 느낌을 주었다.안지영이 자기를 찾아왔다는 말에 나태웅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싸늘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안지영 혼자 왔어?”“네.”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혼자 왔다고? 하 장선명을 많이 믿고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지금은 장선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나 보지?”나태웅의 눈에 차갑고도 농후한 조롱의 뜻이 담겨 있었다. 그는 냉정하게 두 글자를 뱉어냈다.“안 봐.”“알겠습니다.”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돌아서서 내려갔다.나태웅 혼자 남았을 때 그의 눈은 전례 없는 차가움으로 빛났다.‘인제야 날 찾아올 생각을 해? 그전에는 뭘 했는데?’안지영은 별장 밖에서 그대로 서 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그녀에게 들어와서 기다리라는 말도 없이 나태웅에게 물어보겠다는 말만 하고 떠났다.‘날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안지영은 너무 화가 나서 마음속으로 나태웅을 욕했고 심지어 나씨 가문의 조상들에게도 욕을 아낌없이 퍼부었다.나태웅에게 물어보겠다며 떠난 집사는 빠르게 달려와 안지영 앞에 서더니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안지영님 아가씨.”안지영이 물었다.“어떻게 됐어요? 이제 들어가면 되나요?”집사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작은 도련님께서 아가씨를 뵙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안지영은 집사의 말에 갑자기 숨이 막혔다.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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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나태웅은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그렇게 능력이 좋아? 그럼 어디 보여줘 봐.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안지영을 도와 이 문제를 해결할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자 핸드폰에서 정적이 흘렀고 두 사람 사이의 강한 대립이 팽배했다.장선명은 나태웅이 이제 안씨 가문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나태웅과 장선명의 사업은 같은 업계가 아니었다. 이건 나태웅이 그를 난감하게 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난감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흥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럼 우리 장씨 가문과 나씨 가문의 일부 문제들은 잘 정리해야겠네.”장선명은 말을 끝내고서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나태웅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눈빛의 싸늘한 기운이 더 위험하게 번쩍였다.그가 이번에 그렇게 많은 대가를 치르면서 동지운의 손에서 그 많은 지분을 매수한 것은 모두 안지영에게 장선명은 의지할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그리고 하늘 그룹은 딱히 난감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안지영은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네.’안지영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지금 그녀는 화가 나서 폭발할 것만 같았다.차 안에서 그녀는 장선명의 전화를 받았고 그는 그녀에게 바로 물었다.“너 나태웅 찾아갔어?”“찾아갔어요. 그 개자식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안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화면을 통해서도 나태웅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싶어 하는 안지영의 분노가 느껴졌다.장선명이 말했다.“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넌 나태웅 다시는 찾아가지 마.”“나도 다시는 찾아가지 않을 거예요. 내가 그놈을 다시 찾아가면 나 자신을 너무 비참하게 만드는 거잖아요.”그녀는 방금 나태웅이 그녀에게 던졌던 만나지 않겠다는 한마디가 너무 화가 났다.그 태도는 마치 그녀가 마음이 조급해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옷을 벗고 그의 침대에 눕고 싶어 하는 여자인 것처럼 만들었다.그녀가 지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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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내가 데려다줄게요.”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지금 날 데려다주겠다고?’그녀는 진씨 가문의 사람과 함께 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바깥의 어둠을 바라보며 그녀는 일시적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지금 시골에 있었고 차가 없었기 때문에 혼자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시골에는 많은 개들이 목줄을 매지도 않고 돌아다녔다.그녀는 어렸을 때 개에게 물린 적이 있어서 혼자 가라고 하면 무서워서 감히 혼자 갈 수가 없었다.고민하다가 결국 진정훈에게 손목이 잡힌 채로 차를 향해 걸어갔다.진정훈은 바로 고은영을 데리고 차에 탄 뒤 시동을 걸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디로 갈지 생각했어요?”그의 말은 아까보다 훨씬 부드러웠다.단지 극도로 긴장하고 겁을 먹은 고은영은 그의 이런 변화를 몰랐다.그녀는 어디로 갈 거냐는 말에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나, 나도 잘 모르겠어요.”지금 이 순간 너무 다급해서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몰랐다.진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더 묻지 않고 바로 차를 몰았다.그러나 차가 출발해서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헤드라이트가 번쩍이더니 위압적인 벤츠 지바겐이 마치 호랑이처럼 모퉁이에서 튀어나왔다.강렬한 조명에 고은영과 진정훈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진정훈은 비교적 빠르게 반응하고 자기도 모르게 핸들의 방향을 돌렸지만 뒤에서도 똑같이 헤드라이트가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진정훈은 순간 멈칫했다.‘우리가 포위된 건가?’고은영의 심장은 이미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순간 억울한 마음에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렬한 조명에 익숙해지자 앞에 차에서 내리는 진청아의 모습이 보였다.그녀를 본 순간 고은영의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빨리 뛰었다.진청아는 정중하게 차 문을 열었고 배준우가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차에 앉아 있었다. 차 유리를 중간에 두고 두 눈을 마주하는 순간 고은영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들은 며칠 동안 서로를 보지 못했다.그러니 이 순간 고은영의 머릿속에 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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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두 사람이 고민하는 사이 진청아는 이미 고은영이 앉아 있는 차 쪽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차 문을 두드렸다. 그런 다음 차 문을 열려고 했다.하지만 두 번 정도 당겨도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진청아는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차 문을 열려던 손을 멈추고서는 공손하게 차 안을 향해 말했다.“사모님, 내리시죠.”고은영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감히 차 문을 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밖에서 진청아는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사모님.”하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진정훈은 고은영의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정말 배준우를 따라가기 싫어요?”그는 고은영과 배준우의 결혼이 가짜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결혼이 가짜라고 해도 그녀는 지금 임신한 생태이다.덕분에 간단했던 일이 더 복잡하게 변했다.고은영은 억울해하며 말했다.“내가 배준우와 함께 가면 아이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아요. 윽.”“배준우가 아이도 지우라고 했어요?”이에 진정훈은 더욱 화가 났다.그는 그제야 배준우가 왜 고은영을 계속 찾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진정훈은 전에 배준우의 소문 중에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끊임없이 그를 찾아온다는 소문을 들었었다.하지만 결국 병원으로 데려가 끝을 봤다는 소문이었다.‘그러니까 두 사람의 결혼이 진짜가 아니라면 배준우는 고은영 배 속이 아이를 남겨두지 않을 거야.’진정훈은 고은영의 목덜미에 있는 상처를 보고 마음속으로 이미 강성에 돌아가서 해야 할 일에 대해 계획하고 있었다.‘근데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밖에 있는 진청아는 차 안에 있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수가 없었다.5분을 기다려도 고은영이 차에서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이자 결국 진청아는 배준우가 있는 차를 향해 걸어갔다.진청아는 배준우의 어두운 얼굴을 바라보고서는 깊은 한숨을 쉬며 에둘러 말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많이 겁을 먹으신 모양입니다.”결국 진청아도 여자였기에 무의식적으로 같은 여자인 고은영을 도와 말했다.하지만 놀랐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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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아마도 진씨 가문 사람들이 량천옥과 연관이 있어서인지 배준우는 본능적으로 싫어했다.그는 말을 마친 뒤 진정훈은 밀쳐냈다.배준우의 힘이 좀 커서인지 진정훈은 무방비하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진정훈은 순간 분노가 폭발했다.무의식적으로 앞으로 가서 그의 차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배준우를 막으려고 했지만 진청아가 그의 앞을 막았다.진정훈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진청아가 말했다.“진 대표님, 이건 저희 대표님 집안일입니다.”“집안일? 이 결혼 가짜라며. 그런데 왜 집안일이요?”진정훈은 화를 내며 말했다.전에 진유경이 계속 배준우와의 결혼을 준비했고 이미 상의가 끝난 일이었다.하지만 결국 배준우가 갑자기 결혼을 발표해서 망쳐버렸다.이 일로 진씨 가문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지금까지도 진씨 가문은 배씨 가문에 대한 화가 풀리지 않았다.심지어 이 일로 진정훈의 아버지와 배항준 계속 알선 중이다.배준우의 쓰레기 같은 행동에 지금까지도 진씨 가문의 심기는 풀리지 않았다.이 말은 어두운 공기 중에 흩어져 춥지 않은 날씨인데도 사람을 떨게 했다.배준우의 눈빛은 싸늘하게 번쩍였다.어둡게 선팅되어 있는 차 창문을 보고 그는 차갑게 한마디를 뱉었다.“문 열어.”차에 앉아 있던 고은영은 가슴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배준우는 계속해서 말했다.“계속 문 안 열면 정말 너한테 아이를 안 줄 거야.”그 한마디는 어떤 말보다도 위협적이었다.배준우의 말이 끝난 지 3초도 되지 않아 차 문이 안에서 열렸다.량천옥은 도착하자마자 이 장면을 목격했다.고은영은 덜덜 떨면서 불쌍한 얼굴로 차 안에서 내렸다.배준우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그녀의 눈물은 다시 한번 쏟아졌고 심지어 이번에는 와하고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그 울음소리는 검은 밤하늘에 울려 퍼졌고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진경희는 방금 전화를 끝내자마자 밖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다급하게 달려왔다.하지만 눈앞에 벌어진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진경희는 진정훈이 이미 고은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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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진정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눈앞의 상황을 지켜봤다.그는 전부터 량천옥이 진유경과 배준우의 결혼을 적극 추진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량천옥과 고은영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몰랐기에 그는 지금 눈앞의 장면에서 조금의 혼란도 보아내지 못했다.진경희가 다시 앞으로 나서려고 할 때 진정훈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할머니.”진경희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시간을 지체 한 건 바로 이놈이야. 아까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면 은영이를 이미 데려다줬을 텐데.’진정훈이 말했다.“저 사람은 고은영의 남편이에요.”진경희는 남편이라는 두 글자에 더욱 경계했며 진정훈을 더 안 좋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그래서 저 남자가 바로 진유경이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야? 그리고 저 남자가 진유경 때문에 은영이하고 이혼한 거야?’진경희는 원래부터 진유경을 무시했지만 이제 배준우의 잘난 외모를 보고 나니 더 화가 났다.배준우는 고개를 숙이고서는 겁을 먹은 얼굴로 량천옥을 쳐다보고 있는 고은영을 바라보았다.그는 고은영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 올렸다.고은영이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그는 바로 차로 걸어갔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량천옥은 배준우가 고은영을 직접 데려가는 것을 본 순간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완전히 폭발했다.특히 방금 고은영이 량천옥을 쳐다보던 겁먹은 눈빛이 그녀의 가슴을 깊게 후벼팠다.배준우의 차들은 정정당당하게 떠나갔다.진정훈은 진경희를 설득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오직 량천옥만이 그 자리에 외롭게 오랜 시간 서 있었다. 마치 그녀의 두 다리는철통처럼 무거워 보였다.“사모님, 다들 이미 떠났습니다.”계속 량천옥의 옆에 있던 김민재가 정중하게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량천옥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쉬었지만 여전히 가슴은 꽉 막힌 느낌이었다.방금 그녀는 도저히 앞으로 다가갈 용기가 없었다.진정훈은 나왔을 때 량천옥이 있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사모님 진씨 가문에게 배씨 가문과이 이 혼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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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고은영은 더욱 억울해하며 울었다.배준우는 그녀의 울음소리에 머리가 아팠다.하지만 그녀의 빨갛게 부은 눈가를 보면 또 어쩔 수가 없었다.“알았어. 그만 울어.”그는 결국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를 달랬다.하지만 고은영은 더 흐느끼며 울었고 이제는 눈물에 이어 콧물까지 흘러나왔다.그녀는 지난 며칠간 계속 긴장감 속에서 지내왔다.이제 배준우에게 잡혔으니 그녀는 마침내 억눌렸던 감정을 폭발시켰다.배준우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너무 심하게 울어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걱정했다.“됐어. 그만 울어.”하지만 고은영은 여전히 울었다.차 앞에 앉은 기사와 진청아는 모두 충격을 받았고 최대한 숨을 죽이며 존재감을 낮추려고 노력했다.진청아는 그나마 회사에 있을 때 배준우가 얼마나 고은영에게 인내심을 갖고 애정을 쏟아붓는지 알고 있었기에 괜찮았지만 기사는 달랐다.기사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아직도 배준우가 한 직원이 울었다는 이유로 전체 팀을 해고했다는 기억에 머물러 있었다.지금 배준우가 이 정도로 인내심을 갖고 울고 있는 고은영을 달래는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도 보고도 차마 믿을 수가 없었다.음음음 작은 공간에서 핸드폰이 진동했고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장선명의 전화였다.배준우는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말해.”“준우야 문제가 좀 생겼는데 꼭 말해야 할 것 같아서.”장선명의 진지한 목소리에 배준우는 무의식적으로 품에 안겨 흐느끼며 울고 있는 고은영을 쳐다보았다.그는 최대한 차갑게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무슨 일인데?”장선명이 말했다.“배지영이 만하고성의 양아치들을 고용해서 지금 형수님의 행방을 찾고 있어.”배준우는 장선명이 말이 끝나는 순간 눈에 냉기가 스쳤다.꽉 다문 입술이 위험하게 떨리고 있었다.“배지영?”“어. 나한테 그 사람들을 계속 감시해 달라고 네가 부탁했잖아. 아저씨 쪽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의외였다.배준우가 이 일을 장선명에게 부탁한 것은 배항준 쪽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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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다들 해성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새벽 4시가 넘었다.배준우는 고은영을 바로 란완리조트로 데려갔다. 라 집사는 이미 진청아의 전화를 받았기에 대충 상황을 알고 있었다.차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라 집사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다가가 배준우의 차 문을 정중하게 열려고 했다.하지만 진청아가 먼저 차에서 내려 라 집사에게 멈추라는 손짓을 보냈다.이에 라 집사는 궁금함에 앞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사모님께서 돌아오셨나요?”진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돌아오셨어요. 하지만 많이 피곤한 상태라 대표님은 방해 받고 싶어 하지 않으세요.”라 집사는 고은영이 돌아왔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이때 혜나가 라 집사의 등 뒤에서 나타나더니 고은영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며칠 동안 혜나는 사모님이 밖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항상 걱정하며 긴장한 상태로 지냈다.심지어 마음속으로 대표님을 원망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연약하고 귀여운 사모님께 대표님은 왜 그런 걸까?’고은영은 정말 사랑스러웠다.이때 배준우는 자기 다리를 베고 자는 작은 여자에게 재킷을 벗어 덮어주며 마음속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며칠 동안 그녀 혼자 밖에서 자기 자신을 잘 챙기지도 못했을 것이다.그 밖에도 사람들이 암암리에 무슨 짓을 할지 끊이지 않고 걱정했을 테니 제대로 잠을 이뤘을 리가 없었다.아침 8시가 되어서야 고은영은 배준우의 다리에서 희미하게 깨어났다.그것도 배 속 아이의 태동이 느껴져서 일어난 것이었다.어젯밤 그녀는 정가마을 집에서 너무 다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해 옷도 얇게 입고 있었다.배준우는 그녀의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지켜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을 가져갔다.그러자 장난꾸러기 녀석은 마치 그에게 불만을 표시하듯 그의 손바닥을 발로 걷어찼다.그 순간 배준우의 마음은 전례 없는 부드러움과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그는 한 번도 결혼과 자녀에 대한 로망이 없었다.하지만 이제 그는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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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고은영은 자유로워지자마자 뒤돌아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배준우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이 계집애가.’그는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상관하지 마요.”고은영은 손목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하지만 그녀가 힘을 쓸수록 배준우는 더 꽉 잡았고 그녀는 아예 벗어날 수 없었다.그 순간 그의 눈빛도 차가워졌다.배준우는 지금 그녀가 자기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화를 내는 것을 보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마디를 내뱉었다.“정말 네 일에 상관하지 마?”“하지 마요.”고은영도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다.예전이라면 감히 배준우의 앞에서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텐데 지금은 목숨을 걸고 말하는 것 같았다.배준우가 말했다.“월급 깎이고 싶어?”고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조용해졌다.‘월급’이라는 두 글자가 고은영의 약점인 듯했다.그녀는 현재 너무 화가 나서 강성을 떠나도 계속해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고은영도 돈 때문에 배준우에게 매달렸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얼마전 만하고성 관리사무소에서 그녀에게 러브콜을 했고 1년에 2억을 버는 것도 문제 없었다.이는 그녀가 정설호 선생님의 손에서 오랜 세월 배운 것들이 이미 성숙해졌다는 뜻이었다.자기가 가진 기술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왜 굳이 비서로 돈을 벌어야 할까?돈 걱정이 사라진 고은영은 바로 굴하지 않는 눈빛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깎고 싶으면 깎아요. 상관없으니까.”‘이것 봐라.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배준우는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그는 이제 돈으로도 그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그는 다시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정말이야?”“정말이죠. 그리고 준우 씨 나한테 빚진 거 있죠?”“뭐라고?”“계약이 끝나면 나한테 1억을 주기로 했잖아요. 설마 모른 척하려는 건 아니죠?”고은영은 이제 싸울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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