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가 끝난 뒤 진정훈은 필요하지도 않은데 굳이 나서서 고은영의 아이를 돌봤다. 그는 특히 이 조카를 아끼는 듯했고 아기도 그가 안아주면 유난히 좋아하며 웃었다. “크크, 이게 바로 혈연이라는 거지. 내 품에 안겨서 이렇게 웃는 걸 봐.” 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완전히 자랑하는 말투였다. 고은영과 배준우는 원래 저녁에만 겨우 아이를 볼 수 있었기에 집에 오면 서로 안아보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제 이곳에 하나 더 추가된 경쟁자가 생겼으니, 바로 진정훈이였다. 그는 정말 성가신 존재였다. 진정훈이 아이와 놀아주고 있을 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황급히 아이를 고은영에게 넘기고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태도는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이어 진정훈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 지금 바로 돌아갈게.”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더니 고은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잠깐 외출 좀 해야겠어. 한 시간 안에 돌아올게.” 고은영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한테 스케줄을 굳이 보고할 필요가 있나?’ 결국 그는 떠났다. 배준우는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 둘째 오빠, 정말 짜증 나.” 그는 한마디로 ‘고출력 전구’같았다. 이런 사람은 정말 피곤했다. “그럼 진정훈을 어쩔 건데요?” 그녀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너 진정훈을 아예 쫓아낼 수 있어?” 집 안에 한 명이 더 있으니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다. 물론 지금도 사람이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필요할 때만 나타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조용히 물러나 있었다. 그런데 진정훈은 달랐다.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은영 앞에 나타났다. 언제 어디서나 그녀와 형제애를 쌓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고은영은 도전적인 눈빛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준우 씨라도 한 번 해봐요.” 배준우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고은영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
최신 업데이트 : 2024-12-0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