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31 - 챕터 1140

1194 챕터

제1131화

나태웅의 자살 사건은 안지영)의 머리를 터지게 할 정도로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밖에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의 시선에는 의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그녀가 살인자라도 된 듯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안지영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일로 고심하고 있었지만 반면 고은영은 상황이 눈에 띄게 나아져 있었다. 고은지 쪽 일은 지금 돌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심지어 량천옥도 얌전해진 상태였다. 이 덕분에 고은영은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진씨 가문의 일이 그녀에게 찾아왔다. 진호영이 어딘가에서 진정훈이 란완리조트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매일같이 그녀를 찾아왔다. 목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유경의 일이었다. 고은지의 수술 하루 전날에 진호영이 또 찾아왔다. 멀리서 그를 본 고은영은 본능적으로 길을 돌아가려 했지만 진호영이 이미 그녀를 발견했다. “은영아, 잠깐 기다려!” 그가 다가오며 그녀를 불렀다. 이름이 불린 고은영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요즘 진호영은 진정훈에게 다소 무리한 요구를 했지만 고은영을 곤란하게 만든 적은 없었다. 진호영은 그녀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를 맞이한 건 고은영의 차가운 눈빛이었다. 그 눈빛에 진호영이 하려던 말은 목구멍에서 멈춰버렸다. 고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진호영은 약간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게, 조금.” “그럼 말해요.” 고은영은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 진호영은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그는 고은영의 차가운 태도에 속으로는 억울했지만 지금의 진씨 가문 상황을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은영아, 할머니께서는 사실 항상 널 보고 싶어 하셨어. 그런데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정말 몰랐어.” ‘보고 싶다고?’ 고은영은 비웃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그들은 그녀를 생각하기는커녕 괜히 화만 돋우는 존재들이었다. 고은영을 생각하는 사람은 진정훈밖에 없었다. ‘이 사람은 진짜 너무나도 순진하네.’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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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진호영의 그 한마디에 고은영은 더 이상 그와 대화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녀는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가려 했지만 진호영은 다급하게 외쳤다. “너 정말 이렇게 냉정할 거야?” 그는 절박해 보였다. 요즘 진씨 가문의 상황이 어떤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그녀가 이토록 냉정할 수 있다니 그녀는 정말 마음이 없는 건가 싶었다. 고은영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말했다. “제가 냉정하다고요?” 그 말은 그녀의 가치관과 정의관을 완전히 뒤흔드는 충격이었다. 진호영이 그녀더러 냉정하다고 말하다니! 진호영은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를 한 번도 찾아보지도 않았잖아. 할머니 역시 너의 윗사람인데 네가 아무리 진유경이 너의 자리를 가로챘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들은 네 혈육이야!” 고은영은 잠시 침묵했지만 곧 고개를 들었다. “혈육?” 그녀는 그 단어가 참으로 가소롭게 들렸다. 혈육이라니, 그 말은 정말 듣기 좋게 꾸며진 명분이었다. 그들이 그녀가 존재한다는 걸 알았을 때 삼 일 동안조차 그녀를 찾지도 않았고 찾아왔을 때도 목적은 단 하나, 진유경을 진씨 가문에 남기기 위해 그녀더러 진정훈에게 부탁하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것이 혈육이라고?’ 고은영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조소를 띠며 말했다. “혈육이라니, 정말 잘도 말하는군요.” 진호영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그녀는 날카롭게 반문했다. “제가 존재한다는 걸 알고 나서 당신은 언제 저를 찾아왔죠?” 진호영의 이런 모습에도 고은영은 전혀 봐 줄 마음이 없었다. 그녀는 하고 싶은 얘기들을 다 내뱉었다. 고은영의 말은 진호영의 마음을 강하게 찔렀다. 그는 말문이 막힌 채 가슴속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걸 느꼈다. “제가 냉정하다고요? 그럼 진씨 가문과 저 사이에서 대체 누가 더 냉정한 거죠?” 그녀는 진씨 가문에서 마치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와 같았다. 게다가 그것도 양녀 때문이었다. 그들은 그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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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진유경뿐만 아니라 이젠 나도 형에게서 완전히 버림받은 건가?’ 진호영은 숨이 막히는 듯한 심정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다. 진정훈은 차갑게 말했다. “아직도 안 꺼져?” 그는 이제 진호영에게 한 점의 인내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할 말을 다 했는데도 진호영은 여전히 그쪽에 서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렇다면 그를 형제로 여길 수는 없었다. 진호영은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정말로 할머니와 유경이 그 주식들을 내놓아야 유경이를 진씨 가문에 남기겠다는 거야?” 진정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래.” 진호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이 주식을 내놓지 않는다면 형은 끝까지 난리를 칠 작정이라는 건가?’ 가족을 상대로도 이렇게 비정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니. 이런 진정훈을 보며 진호영은 그가 마치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결국 그는 실망감에 빠져 자리를 떠났다. 진정훈이 집으로 들어가니 고은영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서둘러 다가가며 말했다. “밥 먹으면서 나를 안 기다려?” 고은영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여기선 그렇게 까다로운 규칙은 없어요.” 진정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규칙이 없다고? 웃기고 있네.’ 배씨 가문은 강성의 제일가는 명문가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의 규칙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만 지금 고은영이 배준우와 함께 란완리조트에 살고 있어서 규칙을 무시할 수 있는 것뿐이다. 진짜 배씨 가문에 가면 과연 어찌 될까? 이때 도우미가 진정훈에게 밥을 떠 주었다. 진정훈은 고은영에게 물었다. “배준우는 어디 갔어?” “오늘 밤 접대할 자리가 있어서 나갔어요.” “그래.” 진정훈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고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접대 자리는 남자들에게 결코 좋은 장소가 아니야. 조심해.” 고은영은 이 말이 듣기 싫었다. 그녀는 곧바로 진정훈을 째려보며 말했다. “당신과 같다고 생각해요?” “뭐? 내가 뭘 어쨌다고?” 고은영은 더 이상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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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또 잔뜩 먹어치운 진정훈의 모습에 고은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밤에는 좀 적당히 먹어요.” “내가 너무 많이 먹어서 불만이야? 생활비를 더 낼 수도 있어!” “제가 걱정하는 건 건강이에요.” 과도한 식사는 몸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진정훈은 웃음을 터트렸다. “봐, 이제 나를 걱정해 주네. 내가 너를 아껴온 보람이 있어.” 고은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를 아껴왔다고?’ 뭐 사실 생각해 보면 진정훈과 진윤이 정말 자신을 잘 챙겨준 건 맞았다. 최근에만 해도 좋은 물건들을 이것저것 사다 줬는데 아마도 그녀가 배준우와 함께라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진정훈과 진윤이 준 선물들에 고은영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다른 진씨 가문 사람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그들의 태도는 진심으로 느껴졌다. 한편, 란완리조트에서의 화목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진호영은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진씨 가문로 돌아왔다. 지금의 진씨 가문은 완전히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였다. 김영희는 며칠간 온라인에서 떠도는 이야기들로 인해 몹시 불쾌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섣불리 대응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은 마치 미친 듯이 스크린 너머로 김영희를 삼키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은 바로 고은영 그 죽일 놈의 여자아이였다! 김영희가 불편함을 느끼면서부터 진유경은 매일 전전긍긍하며 지냈다. 진호영이 집에 들어오는 걸 보자 그녀는 서둘러 다가가며 말했다. “셋째 오빠, 드디어 돌아왔군요.” 진호영은 그녀의 초췌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밥은 먹었니?” 진유경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며칠째 그녀는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진정훈의 강경한 태도는 그녀를 꼭 진씨 가문에서 내쫓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두려움이 사무친 그녀는 매일 불안에 떨며 지내고 있었고 입맛도 없었다. 진호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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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진씨 가문? 결국 지금 그녀에게 닥친 상황은 진씨 가문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주식을 지킬 것인지 선택하라는 압박이었다. 주식과 진씨 가문 중 진정훈은 하나만 선택하도록 그녀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진유경의 가슴은 더 답답하고 아팠다. 자신과 진씨 가문이 이런 관계로 치닫게 되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진호영은 침묵하는 진유경을 보며 계속 말했다. “유경아, 진씨 가문에 남아 있어야 너도 강성에서 위치를 지킬 수 있단 걸 알지 않니?” 진유경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 건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매년 그녀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주식을 그렇게 순순히 내어주라고? 그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진정훈이 자신에게 가하는 가혹한 태도를 떠올리면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녀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정말 꼭 주식을 넘겨야 하나요?” 진호영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너도 봤잖아. 형은 지금 너 때문에 할머니를 공격하고 있어. 이렇게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계속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걸 네가 정말 보고만 있을 수 있겠니?” 진유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호영이 이 문제를 꺼내들었을 때 그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만약 할머니 때문이라면 그녀는 어차피 주식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진씨 가문에서 나가야 했고 아니면 주식을 넘기고 계속 남아야 했다. ‘둘째 오빠는 정말 나에게 이 정도로까지 무자비해질 수 있는 사람인 걸까?’ 진호영은 부드럽게 타일렀다. “유경아, 할머니께서는 늘 너를 예뻐해 주셨잖아. 그렇지 않니?” 진유경은 침묵했다. 할머니가 자신을 예뻐했다는 것은 그녀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주식을 내어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여전히 망설여졌다. 진호영은 그녀의 침묵에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할머니를 위해서도 못 하겠니?” 그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배어 있었다. 그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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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진정훈은 필요하지도 않은데 굳이 나서서 고은영의 아이를 돌봤다. 그는 특히 이 조카를 아끼는 듯했고 아기도 그가 안아주면 유난히 좋아하며 웃었다. “크크, 이게 바로 혈연이라는 거지. 내 품에 안겨서 이렇게 웃는 걸 봐.” 고은영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완전히 자랑하는 말투였다. 고은영과 배준우는 원래 저녁에만 겨우 아이를 볼 수 있었기에 집에 오면 서로 안아보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제 이곳에 하나 더 추가된 경쟁자가 생겼으니, 바로 진정훈이였다. 그는 정말 성가신 존재였다. 진정훈이 아이와 놀아주고 있을 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황급히 아이를 고은영에게 넘기고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태도는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이어 진정훈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응, 지금 바로 돌아갈게.”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더니 고은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잠깐 외출 좀 해야겠어. 한 시간 안에 돌아올게.” 고은영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한테 스케줄을 굳이 보고할 필요가 있나?’ 결국 그는 떠났다. 배준우는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 둘째 오빠, 정말 짜증 나.” 그는 한마디로 ‘고출력 전구’같았다. 이런 사람은 정말 피곤했다. “그럼 진정훈을 어쩔 건데요?” 그녀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너 진정훈을 아예 쫓아낼 수 있어?” 집 안에 한 명이 더 있으니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다. 물론 지금도 사람이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필요할 때만 나타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조용히 물러나 있었다. 그런데 진정훈은 달랐다.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은영 앞에 나타났다. 언제 어디서나 그녀와 형제애를 쌓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고은영은 도전적인 눈빛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준우 씨라도 한 번 해봐요.” 배준우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고은영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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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진호영이 황급히 뒤쫓아 나갔다. “둘째 형!” “무슨 일이야?” “내일이면 더는 그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을 안 봐도 되는 거지?” 진호영은 숨을 죽이며 물었다. 이틀 동안 외부의 악의적인 보도들은 그들의 숨통을 옥죄어 오고 있었다. 지금 진유경이 이미 주식 양도서에 서명을 했으니 이제 모든 일이 끝난 거 아니냐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진정훈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모두 할머니의 태도에 달렸지.” 이 말에 진호영은 순간적으로 누가 머리를 한대 친 것 같았다. 할머니의 태도라니. “형, 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이제 할머니의 주식까지 노리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자 진호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미친 거 아니야?” 진정훈은 대꾸하지 않고 가볍게 돌아서 떠났다. 진호영은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형이 지금 대체 뭘 하려는 거지?’ ‘단지 고은영이 그동안 겪은 고생을 보상하기 위해서 온 가족을 이렇게 희생시키는 건가? 고은영이 겪은 어려움은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닌데 왜 모두가 함께 보상해야 하는 거지? 보상하고 싶으면 고은영을 집에 데려오는 걸로 끝내면 될 일 아닌가? 왜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우는 건데?’ 진호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진정훈은 진씨 가문을 떠나 곧장 란완리조트로 돌아갔다. 고은영과 배준우는 아직 안 자고 있었다. 그가 돌아오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어찌나 묘한지 진정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들 쳐다보는 건데?” 배준우가 말을 꺼냈다. “저랑 은영이는 둘째를 가질 계획이에요.” “뭐라고?” ‘둘째라니! 첫째가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둘째라니? 아니, 둘째를 가질 거면 그냥 가지면 되는 거 아니야? 굳이 나를 그렇게 쳐다볼 필요가 있냐고!’ 고은영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랐다. 배준우의 무책임한 발언에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었다. ‘이 사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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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고마워요, 둘째 오빠.” 진정훈은 충분히 둘째 오빠라는 단어를 들을 자격이 있었다. 그저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건 그의 강압적인 태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은영이 드디어 그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순간 진정훈의 마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릴 듯했다. “에이, 며칠 뒤에 또 있어!” 배준우는 무심결에 진정훈을 쳐다봤다. ‘이 사람, 정말 단순히 오빠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이토록 무지막지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건가?’ 그는 지난 며칠 동안 태풍처럼 진씨 가문을 휩쓸고 다녔다. 도대체 무슨 수를 써서 진호영의 지분을 빼앗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진유경의 지분마저도 강제로 가져왔다. 그는 고은영에게 조금이라도 잘못했던 사람들에게 반드시 그녀를 위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었다. 특히 진유경. 그가 고은영에게 했던 짓은 진정훈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그녀를 겨냥했던 것이다. “사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는데...” “오빠가 준 거잖아. 받아.” 고은영은 무심결에 거절하려 했으나 배준우가 말을 가로막았다. 고은영은 배준우를 쳐다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이미 충분히 많이 받았는데 왜 더 받아야 하냐는 표정이었다. 배준우는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안심시키려 했다. 진정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내가 주는 거니까 받아. 겁낼 거 없어.” 겁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진정훈은 진씨 가문에서 자라며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고은영은 그가 자신 때문에 가족들과 너무 심하게 대립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금 진정훈은 분명 그들에게 완전히 실망한 듯했다. 고은영의 설득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뒤에 고은영은 배준우에게 물었다. “왜 자꾸 받으라고 해요?” “원래 네 거였으니까.” “뭐라고요?” 배준우는 단호히 말했다. “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너에게 남겨둔 지분이었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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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역시 자기 동생이다 보니 어딜 봐도 귀엽기만 했다! 키는 꽤 컸지만 이건 아마도 진씨 가문의 유전일 것이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여자애는 잠을 많이 자야 빨리 늙지 않아.” 그는 정말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았다. 고은영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정훈 전에 외국에서 대체 뭘 한 거야? 어쩜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있는 거지?’눈을 비비며 말했다. “오늘 병원에 가야 해요. 언니가 수술을 받아요.” “고은지 말하는 거야?” “응.”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훈은 사실 고은지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 고은영의 어린 시절을 조사하면서 고은지가 그녀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절 그 할머니가 고은영을 데리고 있었지만 사실 이미 나이가 많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고은지는 자주 몰래 그녀들을 도와줬다. 이렇게 착한 여자아이가 하필이면 량천옥의 딸이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량천옥은 대체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 저런 딸을 두게 된 거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내가 같이 갈까?” 어쨌든 동생의 은인이니 곧 그의 은인이기도 했다. 진정훈은 늘 은혜와 원한을 확실히 구분하는 사람이었다. 때려야 할 사람은 때리고 감사해야 할 사람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고은지는 분명 그가 감사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고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 혼자 가면 돼요!” 고은영은 진정훈이 같이 가는 걸 원치 않았다. 진정훈은 잠깐 더 고집을 부리려 했지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꺼내 확인하니 진씨 가문의 집 전화였다. 고은영을 한 번 보고는 그녀 앞에서 전화를 받지 않고 옆으로 걸어가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당장 집으로 돌아와라!” 전화기 너머로 할머니가 이를 악물고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진정훈이 진유경과 진호영의 지분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모양이었다. 진정훈은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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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전화를 바로 끊었다. 진호영이 다가와 말했다. “할머니!” 진유경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지금 한 마디도 할 수 없었고 눈물만 떨어졌다. 김영희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너희들 진짜 어리석구나!” 그녀는 분노에 가득 차서 말했다. 지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진씨 그룹이 계속 존재하는 한 그들은 영원히 먹고 살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진정훈이 그 지분을 모두 가져갔다. 그것도 이전에 나누어준 것들뿐만 아니라 원금과 이자까지 다 가져갔다! 그는 고은영에게 주어야 할 지분을 되찾은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것도 모두 가져갔다. 진호영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둘째 형은 계속 압박하고 저는 할머니가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그냥 형이 원하면 주면 되잖아요.” 김영희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 “너 이 자식아,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노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있긴 해?” 진호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유경도 다가가서 말했다. “할머니, 셋째 오빠를 그렇게 야단치지 마세요. 정말 할머니를 걱정해서 그런 거예요.” 김영희는 짜증스럽게 대답했다. “너도 참! 나한테 배운 거 다 어디 갔냐?”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진유경에게 잘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이리도 허술할 줄이야! 그리고 진정훈이 어떻게 그 일을 알았을까? 그때 그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걸 알 수 있었을까? ‘혹시 진윤이가?’ ‘진씨 가문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그는 아직도 그녀들을 미워하고 있을까?’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일에 대해 계속 물고 늘어지겠다는 것일까?’ 김영희는 그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간 쌓인 감정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왜 그동안 그가 이렇게까지 분노를 참아왔을까? 최근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 그것이 진정훈의 도화선이었고 진윤이 불을 붙인 것 같다. 만약 정말 진윤이 뒤에서 이런 일을 벌인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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