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Kabanata 1151 - Kabanata 1160

1454 Kabanata

제1151화

동영 그룹에서 일할 때 안지영은 영업부에 소속되어 있어 매일 여러 곳을 돌아야 했다. 비록 그녀가 안씨 가문에서 유일한 딸이지만 동영 그룹에서 공부하던 시절 안진섭은 그녀에게 매우 엄격했다. 그래서 그녀는 돈을 아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차를 거의 사용할 수 없었다. 그때 그녀의 체력이 정말 좋았는데 하늘 그룹으로 돌아온 지 며칠 만에 체력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안지영은 안 그래도 참고 있었는데 나태웅이 이런 말투로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에 격분하면서 바로 폭발했다. “네가 신경 쓸 일 아냐! 너 미쳤어? 뛰어내린다면서? 여기가 뛰어내리는 곳이야?” 물을 따르고 있던 진이훈은 할 말을 잃었다. 안지영의 불평과 원망 섞인 목소리를 듣고 둘 다 얼어붙었다. 그녀의 말을 들어 보니 나태웅이 오늘 뛰어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 같았다. 진이훈은 깜짝 놀랐다. “안지영 씨, 진정 좀 해주세요.” 진이훈은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진이훈은 나태웅의 손목에 있는 상처가 안지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 보스를 미쳤다고 여겼다. 한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으려고 한다니. 그런데 이렇게 나쁜 상황에서 왜 더 자극을 주는 거지? “진정? 제가 왜 진정해야 해요? 저는 충분히 진정하고 있는 거예요! 나태웅, 너 진짜 개새끼라고 생각해!” 그녀는 진정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도저히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정말 최대한 참아가며 말하고 있었다. 진이훈은 입술을 움찔하며 재빨리 다가갔다. “안지영 씨, 우리 잠깐 나가서 이야기할까요?” “이거 놔요!” “저와 잠깐만 이야기 좀 합시다.” 진이훈은 그녀를 잡고 말했다. 머리에 문제가 생긴 사람을 자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이러는 게 맞나 싶었다. 게다가 이 사람이 미친 이유가 그녀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이훈이 계속해서 눈치를 주자 안지영은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하지만 자신이 아까처럼 힘들게 뛰어오느라 지친 걸 떠올리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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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하지만 나태웅의 머리가 이상해졌을 가능성을 생각하니 안지영은 명확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깊은숨을 들이쉬며 가슴속의 답답함을 억누르며 말했다. “괜찮은 거지?” “넌 어떻게 생각해?” “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어차피 너는...” 뭐라고 해야 할까? 안지영은 본능적으로 전에 동영 그룹 시절을 떠올리려 했지만 지금 나태웅의 머리가 이상해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말을 입 밖으로 내기 전에 바로 멈췄다. 옛일들을 꺼내는 건 그 사람을 미치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알았다. 진짜 이 상황은 너무 어렵다. 나태웅은 그녀의 말을 듣고 차갑게 쏘아보았다. “나는 뭐지?” 차갑고 무자비하며 날카로우면서도 예리했다. 그건 그녀가 동영 그룹에서 나태웅을 볼 때 내린 평가였다. 안지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전화한 이유가 뭐지?” 그녀는 가슴속에 쌓인 분노를 더 이상 표현할 수 없었다. 이 답답한 기분은 정말 끔찍하다. 나태웅은 그녀를 다시 차갑게 쏘아보았다. 그 눈빛은 깊고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알 수 없었다. “만약 이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면 내가 돈을 돌려줄까?” 그녀는 매우 조심스러워하며 의견을 묻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돌려준다고?”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좀 더 너그럽게 생각해. 사실 그때 당신이 나를 그렇게 속이지 않았으면 나도 당신을 속이지 않았을 거야.” 분명히 그의 잘못이었는데 이 사람은 전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정말 못 해먹겠다.' 그 생각에 안지영은 마음속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지만 그 불만을 표출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나태웅은 차갑게 웃었다. “내가 너에게 전화한 이유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냐? 혹은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게 다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냐?” 두 번의 질문에 안지영은 멍해졌다. 그녀는 어리둥절하게 나태웅을 바라보았다. “돈 때문 아니야?” 그렇다면 진짜 감정 때문일까? 감정이라면...! 이제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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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이 사람 진짜 상도덕에 어긋나네!’‘내 감정 발달이 제대로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그게 이 사람이랑 무슨 상관이지?’ 안지영은 진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녀는 지금 나태웅에게 정말로 욕 한마디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머리가 원래 이상한데 지금 그를 자극했다가 문제 생기면 정말 큰일이 난다. 어쩌면 그녀는 정말로 윤리의 심판을 받을지도 모른다. “너랑 더 얘기 안 할 거야. 간다!” 그녀는 정말 미쳤다. 전화로 했던 말을 듣고 오다니. 게다가 그가 진짜 자살을 했다면 그녀도...하지만 그녀는 인정한다. 이 일에서 자신이 조금 성인군자처럼 행동 했다는 걸. 성인군자 역할을 하는 건 정말 큰 손해를 본다.그녀는 맹세했다. 앞으로 성인군자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문 손잡이를 잡았을 때 뒤에서 나태웅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일 아침에 만두와 인절미를 먹고 싶어.” “네가 뭘 먹고 싶은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8시까지 배달해 줘.” “야, 아직도 안 끝났다는 거지?” 특히 지금 나태웅의 목소리가 아주 평온했지만 그 말투는 뭔가 위협적인 느낌이 들었다. 맞다, 그는 자신을 협박하고 있었다.안지영은 돌아서서 나태웅을 쏘아봤다. “너 진짜 미쳤어?” 그의 평온한 눈빛과 마주쳤을 때 안지영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미친 사람의 눈빛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방금 자신에게 말을 할 때도 사고와 논리가 꽤 명확했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 보니 그가 자신과 말한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나태웅은 눈을 잠시 감고 나서 말했다. “네가 오지 않으면 화장터에서 연락이 갈 거야.”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숨이 멎을 듯했다. ‘뭐라고? 화장터에서 연락이? 누굴 태운다는 거지? 나태웅을?’ 이건 정말... 안지영은 아까 의심스러웠던 눈빛이 이제 확신에 찬 공포로 바뀌었다. 그는 정말 미쳤다, 정말로...“너, 너!” 하지만 안지영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명백히 공포에 질려 있었다. 그러나 나태웅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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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진이훈은 참을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 이거 다 마음의 병이네!” “저 돈은 꼭 갚을게요. 집에 돌아가서 바로 송금할 거예요.” 진이훈이 마음의 병이라는 말을 하자 안지영은 더 크게 놀랐다. 그녀는 맹세코 자신은 그렇게 악독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 일이 당시에는 좀 악독하게 보였지만 나태웅이 자신을 그렇게 협박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이럴 일은 없었을 거다. 정말 의도한 게 아니었고 이건 전혀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그게...” “이렇게 하는 걸로 해요. 그 사람에게 계좌를 확인하라고 하세요. 돈은 반드시 갚을게요. 꼭 갚을 거예요!” 말을 마친 안지영은 서둘러 방을 나갔다. 그 뒷모습은 마치 도망치듯 급히 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빨리 도망가지 않으면 정말로 큰일이 생길까 봐 두려운 마음이었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뒤 문이 닫히고 나서야 겨우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스스로 중얼거렸다. “젠장, 이게 정말 내 잘못인가?” 나태웅이 이런 식으로 자신을 몰아가니 안지영은 자신이 나태웅 문제를 정말 잘못 처리한 건 아닌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 당시에 만약 장선명이 말한 대로 하지 않았다면 나태웅은 분명히 장선명을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냉혹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 이제 자신까지 불쌍한 사람처럼 몰고 가는 데 이게 진짜 맞는 건가? 안지영은 정말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분노는 어디에 풀어야 할지 막막했다. 한편, 차 안에서는 배준우가 고은영을 데리고 란완리조트에 도착했다. 그동안 고은영은 내내 배준우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배준우 역시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 보였다. 란완리조트에 도착하자 진정훈은 자리에 없었다. 라 집사가 두 사람을 보고 공손히 다가왔다. “선생님, 사모님.” 배준우는 고은영의 머리카락을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서재에 가야겠어. 너는 아기 보러 가면 되겠다.”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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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자기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는 나태현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여자 문제에 대해서 그는 항상 반응이 무던했다. 아마 안지영은 그에게 특별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그 때문에 미쳐버릴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분명히 지금 나태현도 나태웅이 안지영 때문에 미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배준우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안지영이 굉장히 급하게 병원에 갔고 제 아내에게 나태웅이 자살하려 한다고 말했어요.” “오늘?” 나태현은 놀라서 물었다. “네, 오늘 오전에 그랬어요.” 이제 그는 차분할 수 없었다. 자기 동생은 항상 걱정거리였지만 지금 벌어진 일이 너무 심각했다. “설마?” 그는 아직도 믿기 어려워했다. 배준우는 이런 일이 믿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태현이 믿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고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안지영은 지금 나태웅을 피하듯 멀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큰일이 아니면 아마 병원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안지영이 병원에 나타난 것은 아마 가장 좋은 증거일 것이다. 배준우는 이마를 문지르며 말했다. “저도 이게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형이 나태웅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상황을 파악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정말 사실이라면 그 상황에서 아무리 말을 해도 그다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술에 취한 사람은 자기 술을 마셨다고 인정하는 것도 힘든 법이다. “알았어.” 그는 지금 머리가 ‘윙윙'거리는 것 같았다. 배준우의 전화 한 통이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그는 지금 매우 불안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만약 사실이라면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찾으면 돼요.” 즉, 미쳤다면 미친 거고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나태현은 대답했지만 그는 분명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했다. “그리고 형 몸도 챙겨요. 만약 정말 상황이 심각하면 저한테 연락해요. 제가 의사를 준비해 줄게요.” 이 나태웅, 지금 당장 칼로 그를 찌르고 싶을 지경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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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정말 안지영 때문에 목숨까지 버리겠다는 거야?” 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태현의 기운이 점점 심상치 않아졌다. “아니,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나태현은 화가 치밀었다. 그는 나태웅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의 손목에 있던 상처도 이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또다시 병원에 돌아오다니. ‘설마 배준우가 말한 대로 정말 머리에 문제가 생겨 자기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 건가?’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니 나태현은 숨이 가빠졌다. 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나태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나태현을 더욱 미치게 했다. “말 좀 해!” 말투가 점점 더 거칠고 조급해졌다. “그럼 형은? 아이가 있는 여자를 위해서 형은 그럴 필요가 있어?” “너...” 나태현의 숨이 더 가빠졌다. 그는 지금 나태웅과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단 한 마디만 묻고 싶었다. “지금 네 머리에 정말 문제가 없는 거 맞아?” “없어!” “근데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네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알아?” “내가 그 사람들 생각까지 신경 써야 해?” “그럼 안지영은?” 나태현의 말투는 더 날카로워졌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상관하지 않지만 문제는 지금 나씨 가문에서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그가 병실로 오기 전 배준우뿐만 아니라 아버지에게서도 전화를 받았다. 나태웅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정말 미쳤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를 더 심각하게 오해할 것이 뻔했다. 안지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태웅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게 분명했다. 나태현은 그가 또다시 말을 잇지 않자 속이 타들어갔다. 그는 정말 몇 마디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내가 의사 불러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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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나태웅 이 자식!’ 지금 이런 상황이라니.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속이 상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정말 믿기 어렵다. 나태웅이 결국 한 여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몰릴 줄이야. 이 순간, 배준우는 예전에 안지영 문제로 나태웅이 자신에게 했던 질문이 떠올랐다. ‘나태웅이 뭐라고 물었더라?’ 고은영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대했는데 그녀는 곁에 잘 있으면서 아이까지 가졌는데 왜 안지영은 떠난 건지 물어봤었다. ‘감정을 되짚어보니 그때부터 이미 나태웅의 마음속에 큰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 그리고 그 문제가 혹시 나 때문에 생긴 건 아닐까?’ 왜냐하면 나태웅이 안지영을 쫓는 방식은 배준우에게서 그대로 베낀 거였으니까. 배준우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그가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 마침 고은영이 고희주의 방에서 막 내려오고 있었다. 고은영은 배준우의 잔뜩 찌푸린 얼굴을 보며 다가왔다. “무슨 일이에요? 왜 이렇게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어요?” 고은영을 보자 배준우는 문득 나태웅이 왜 안지영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아이가 내 곁을 떠난다면 나도 미칠 거야.’ 아니, 어쩌면 나태웅보다 더 심하게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배준우는 갑자기 고은영을 와락 끌어안았다. 고은영은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라며 외쳤다. “뭐, 뭐 하는 거예요!” “앞으로 너는 안지영이랑 절대 어울리지 마.” 배준우의 목소리는 낮고 답답한 톤이었다. 그 말에 고은영은 더 어이없어하며 물었다. “왜요?” “그 애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뭐라고? 안지영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고은영은 어이가 없었다. “안지영은 정말 좋은 사람이거든요.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그녀는 처음으로 배준우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배준우와 함께한 지난 몇 년간 그녀는 항상 그의 말에 따랐다. 그가 어떤 일이 잘못되었다고 하면 그녀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도 반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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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누가 알았겠는가. 강성의 살아있는 염라대왕이라 불리던 배준우가 사적인 자리에서, 특히 아내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굴 줄이야. 고은영은 황급히 그의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 그제야 고통을 느낀 배준우가 마지못해 그녀를 놓아주며 화난 눈빛으로 진정훈을 노려보았다. “대체 몇 그릇째 먹는 거예요?” 배준우의 말투에는 분명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진정훈은 그런 배준우를 보고도 태연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생활비 냈으니까 밥 공짜로 먹는 거 아니에요.” 말투는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이 말을 들은 배준우는 진정으로 청하는 건 쉬워도 돌려보내는 건 어렵다는 게 어떤 건지 깨달았다. 진정훈이 이 집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떠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간접적으로 신호를 주어도 그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척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보며 말했다. “나 병원에 좀 다녀올 건데 너도 같이 갈래?” 그러자 진정훈이 끼어들었다. “아침에 동생이 병원에 갔다며. 우리 은영이 고생시키려는 거야?” ‘이 눈치 없는 놈 같으니라고!’ 그는 진정훈이 있는 게 너무 불편했다. 고은영과 단둘이 식사라도 하려고 데리고 나가고 싶었지만 진정훈은 그런 눈치를 전혀 못 챘다. 오히려 진정훈은 자신이 민폐라는 사실을 모른 채 고은영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은영아, 걱정하지 마. 량천옥은 이제 누나를 어떻게 하지도 못할 거야. 오히려 애지중지할걸?” ‘누나라니, 이 사람 언니보다 어리지 않잖아?’ 사실 지금까지 고은영은 진씨 가문 사람들에 대해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 특히 나이나 다른 배경에 대해서는 아예 몰랐다. 하지만 진정훈은 고은영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 최근에 고은영이 언니인 고은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정말 고생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일은 배준우가 처리했지만 마음의 짐만큼은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었다. 고은지가 그녀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병상에 누워있는 고은지를 보며 힘들어했던 시간은 고은영에게 너무나도 고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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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진정훈이 말했듯이 고희주의 일에서 가장 맞서기 어려운 사람은 량천옥이였다. 점심 무렵, 그녀는 직접 고은지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다. 사라는 여전히 그녀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였지만 량천옥은 고개를 숙이며 억지로라도 사라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 고은지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량천옥은 여전히 고은지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뒤에서 묵묵히 도울 뿐이었다. 딸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량일에게 쌓였던 불만과 분노를 모두 발산한 후로는 병실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사라를 마주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라는 말없이 보온병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말 한마디 없이 량천옥을 아예 무시하듯 행동했다. 사라의 그런 차가운 태도에 량천옥의 마음은 쓰라렸지만 그녀는 뻔뻔하게 카드 한 장을 건넸다. “부탁이에요, 제 딸을 돌봐줄 때 조금 더 신경 써주세요.” 사라는 그 카드를 다시 량천옥에게 돌려주며 단호하게 말했다. “량 여사님, 이런 행동은 당신을 더욱 비참해 보이게 합니다.” 사라의 말은 직설적이었고 량천옥은 처음으로 자신이 사용한 방식이 얼마나 천박하게 여겨질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예전에는 그녀가 배씨 부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누구도 그녀의 방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의 날카로운 말에 량천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굴욕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화를 내지 않았다. 고은지를 세심하게 돌봐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량천옥이 말하기도 전에 사라는 이미 보온병을 들고 병실로 들어갔다. 고은지는 잠들어 있다가 인기척에 살짝 눈을 떴다. 사라는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어나셨어요? 우리 뭐라도 좀 먹을까요?” 고은지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은영이가 가져다준 거예요? 은영이는 어디 있나요?” 수술 후의 회복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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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스스로 병이 있다는 걸 깨달아야 의사를 대면할 때 거부 반응이 덜하다. 배준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 너도 참...” 원래는 나태웅에게 몇 마디 더 하려 했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건 고은영의 얼굴이었다. 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후로도 한동안 나태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라고는 했지만 실상은 나태웅을 안심시키려는 배준우의 독백에 가까웠다. 나태웅은 무기력해 보였다. 그가 이렇게까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건 정말 모든 걸 체념한 것인지 아니면 병이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배준우는 병원을 떠났다. 병원에서 나온 배준우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먼저 장선명을 찾아갔다. 장선명은 배준우가 근무 시간에 자신을 찾아온 걸 보고 놀라며 말했다. “형, 웬일이에요? 근무를 빼먹다니!” 배준우가 얼마나 일에 철저한지 강성은 물론이고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근무 시간 중에는 그 누구도 그를 밖으로 불러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근무 중임에도 장선명을 찾아온 것이다. 배준우는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말이 많네. 중요한 일이 있어서 왔어.” 장선명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사업 관련된 일이에요?” 중요한 일이라면 사업 관련 일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배준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나태웅 때문이야. 너 알고 있어? 걔 죽을 뻔했어.” 이 말에 장선명은 얼굴을 찌푸렸다. “형도 소문을 믿는 거예요?” 사실 나태웅의 손목 부상은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나태웅도 자신의 부상이 안지영 때문이라고 직접 언급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강성에서는 이 일이 마치 사랑에 상처받아 생긴 일이라는 소문으로 부풀려졌다. 그리고 그 소문은 이제 배준우의 입에서 더 과장된 형태로 나왔다. 죽을 뻔했다는 말은 거의 나태웅이 안지영과 장선명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의미로 들렸다. 장선명은 입꼬리를 실룩이며 말했다. “형이 이런 일까지 신경 쓰다니 정말 뜻밖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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