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1224 챕터

제1171화

하지만 나태웅은 떠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주원의 처참한 모습을 바라봤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낀 하주원은 바로 눈물을 훔쳤다. 방금 안지영과 싸울 때의 사나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주 연약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태웅은 그녀를 한번 쓱 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안지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과해.” 차갑게 뱉은 세 글자가 공기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녀의 입가가 떨렸다. ‘사과? 누가 누구한테 사과하라고?’ 안지영은 잠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진이훈은 나태웅의 의도가 무엇인지 금세 눈치챘다. “나 대표님, 설마...” 진이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나태웅을 바라봤다. 그러자 나태웅은 더욱 냉랭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사과하라고.” 안지영이 움직이지 않자 그의 말투는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제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그의 말의 뜻을 알아챘다. 그는 안지영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는 것이었다. 하주원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안지영을 바라보며 승자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안지영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야, 정말 병 걸렸다고 이러기야? 어?” 그녀는 나태웅이 병을 앓고 있는 걸 알기에 이곳에서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라니 나를 더 화나게 만들려고 작정한 걸까?’ 안지영은 참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나태웅을 조각조각 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 진이훈이 한 걸음 나섰다. “안지영 씨, 대표님께서는 그냥 이번 일은 사과하고 지나가길 바라고 계십니다.” “그럼 내가 사과 안 하면? 나를 때리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안지영은 화가 나서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마음 한구석에서 안도감을 느꼈다. 나태웅의 마음을 깨달은 후에도 자신의 결정을 고수할 수 있는 자신이 대견했다. 그녀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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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안지영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하주원을 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나태웅에게 달려가서 바로 그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장선명은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지영 씨!” 안지영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저 자식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는지 봐요!” “일단 지영 씨 먼저 사무실로 가요.” 장선명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 위협이 묻어 있었다. 이 순간, 장선명은 나태웅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태웅이 여기서 안지영 씨에게 사과하라고 한다고?’ 오늘 이 일은 절대로 안지영의 잘못이 아니었다. 설령 안지영에게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녀가 사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저 자식을 찢어버릴 거예요!” 지금 그녀는 이성을 잃었고 진짜로 나태웅을 찢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온 걸 보면 이 순간의 안지영은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장선명은 그녀의 얼굴에 난 상처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상처는 깊지 않았지만 그의 손이 닿자 안지영은 느껴지는 통증에 소리쳤다. “아, 아파요!” “약 안 바르면 진짜 흉터 남을 거예요.” 장선명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안지영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 ‘나씨 가문 사람들은 진짜 미쳤어! 확실히 다들 미쳤어!’ 그녀는 아직도 나태웅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얼굴이 흉지게 될 걸 생각하니 결국 약을 바르러 가기로 했다. “그럼 여기 처리 좀 해줘요.” 안지영은 장선명에게 말했다. 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요. 지영 씨가 만족하게끔 처리할게요!” 그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진이훈은 몸을 움츠렸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안지영은 장선명이 어떤 방법을 쓸지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화가 난 그녀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문 앞까지 이르렀을 때 갑자기 진이훈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안지영 씨!” “구이준.” 진이훈이 말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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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모두가 안지영이 흉터라는 한마디를 듣고 자리를 떠나버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에 얼마나 심각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 그녀가 이렇게 떠나는 게 정말 적절한가? 하지만 적절하든 말든 안지영은 결국 떠났다. 그녀는 나태웅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을 안고 떠난 것이었다. 몇 년을 알고 지냈던 사람인데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나태웅이 이렇게까지 판단력이 흐린 사람일 줄이야. 방금 그는 상황을 묻지도 않고 그녀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다행히도 지금 결혼을 논의 중인 사람이 나태웅이 아니었다. 만약 나태웅이였다면 그녀는 그야말로 울분이 터졌을 것이다. 이번 일을 겪고 안지영은 나태웅이란 사람을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이라면 오늘 같은 상황에서 그런 요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이훈은 구이준에게 한 대 얻어맞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 나태웅은 진지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보며 말했다. “이게 장씨 넷째 도련님이 일 처리하는 방식입니까?” 장선명은 차가운 미소를 날리며 답했다. “제 방식은 이거예요. 마음에 안 들면 당신 방식대로 해 봐요. 근데 별로 좋지도 않은 것 같던데. 안지영 씨가 이 정체불명의 여자한테 사과해야 한다고요? 저 여자가 그럴 자격이라도 있나요?” 방금 나태웅이 벌인 일 때문에 안지영이 참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장선명조차도 참을 수 없었다. 남자라면 자기 여자가 억울한 일을 겪게 놔두면 안 된다. 그제야 장선명은 안지영이 왜 그때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는지 이해했다. 그녀 주변에는 자기를 물어뜯는 개 같은 사람들이 득실거렸다. 나태웅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럼 장씨 넷째 도련님은 아직 내 방식이 뭔지 모르는 것 같군요.” 이때 안열이 장선명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나태웅을 한 번 보더니 경고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은 이 상황에서 한마디라도 더 하면 오늘 이 싸움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 같았다. 문제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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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사과?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라고?’ 이제야 그녀는 진이훈이 왜 맞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 장선명의 주먹은 나태웅을 겨냥한 것이었다. 진이훈을 때린 것은 분명 그들에게 경고하는 의미였다. 이 일을 더 물고 늘어진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말이다. 하지만 나태웅은 이런 경고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해하고도 무시한 것인지 여전히 끈질기게 얽매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하주원은 나태웅이 자신을 위해 정의를 주장하며 나서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녀는 안열을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다. “못 들었어? 빨리 너희 안 대표님을 불러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무릎 꿇고 사과하라니?’ 진이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주원에게 무릎을 꿇고 말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여자가 도대체 안지영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건가? 확실한 것은 하나였다. 오늘 일을 계기로 안지영과 나태웅 사이의 관계는 영원히 끝났다는 것이다. 진이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태웅이 안지영에게 사과를 요구하다니, 이 사람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지?’ 그는 속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나태웅은 안지영 때문에 심리 상담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이건 그야말로 안지영을 완전히 떠밀어내는 꼴 아닌가. 진이훈은 숨이 턱 막혔다. 안열은 하주원의 말을 듣고 마치 우스운 소리라도 들은 듯이 되물었다. “당신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물론이지! 당장 불러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낼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으려고요?” 하주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열이 차갑게 말을 끊었다. 하주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열은 냉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경멸과 혐오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하주원의 얼굴을 내리쳤다. ‘찰싹!’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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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원래는 기고만장했던 하주원이었지만 지금 안열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겁에 질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손목을 빼내려고 했지만 안열의 손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너 당장 놔!” 고통에 찬 하주원은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 방금까지 안열을 비서라고 무시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두려운 눈빛을 본 안열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집에 돌아가서 네 아버지에게 말해. 오늘 네 딸은 안열이라는 여자에게 맞아서 이렇게 됐다고.” “너!” “그리고 네가 안지영에 대해 한 마디라도 입에 올린다면 네 이 손목은 완전히 잘려 나갈 줄 알아.” 하주원은 경악하며 더듬거렸다. “너, 너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 안열은 차분히 대답했다. “협박이 아니라 경고야. 이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말해주는 것뿐이지.” 하주원은 그녀의 차가운 눈빛에 온몸이 떨려왔다. 안열은 그런 하주원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알겠어? 확실히 기억했으면 대답해.” 그 순간, 나태웅이 나섰다. 그는 안열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해. 이제 충분하지 않아?” 안열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손목을 빼냈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의 눈빛은 엄청 차가워졌다. 하주원은 안열을 노려보고 억울하다는 듯이 나태웅에게 매달렸다. “사촌 오빠, 저 너무 아파요!” 나태웅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며 안열을 향한 적대감이 뚜렷해졌다. “안열, 네가 정말 내가 널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해?” 안열은 비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건드릴 수야 있겠죠. 하지만 저를 어떻게 할 건데요?” 그녀의 태도는 전혀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당당해 보였다. ‘이 여자가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을 얻은 거야? 감히 사촌 오빠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두 사람이 할 말을 잃자 안열은 비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건 두 가지 일입니다. 나 대표님, 제 말이 틀리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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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나태웅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 “여기 왜 온 거야?” 비록 감정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였지만 옆에 있던 진이훈조차 그의 불만이 섞인 말투를 알아챌 수 있었다. 나태웅의 물음에 하주원은 금세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 차올랐다. 이내 울먹이며 말했다. “내가 해외에 있는 동안 안지영이 오빠의 감정을 짓밟았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 오빠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으러 온 거야.” 말투와 표정 모두 그럴듯했다. 하지만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진이훈은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프다니, 정의를 되찾겠다니? 그게 아니라 안지영을 적대시하고 일부러 괴롭히려고 온 거겠지. 정의를 운운하며 나태웅을 돕는다니 말도 안 돼.' 나태웅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앞으로는 여기 오지 마.” “응, 오빠 말 들을게.” 하주원은 나태웅 앞에서 완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취하며 착한 아이로 변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나태웅도 마음 한구석에 쌓였던 울분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그는 다시 진이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여자한테 전해. 사흘 안에 사과하지 않으면 하늘 그룹은 강성에서 사라질 거라고.” ‘뭐라고?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방금 전 구이준에게 두들겨 맞은 것을 떠올리며 진이훈은 온몸이 다시 풀리는 것 같았다. ‘이 타이밍에 가서 안지영 씨를 찾으라고? 그럼 이번엔 구이준뿐 아니라 장선명 씨한테도 맞는 거 아냐?’ 진이훈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 “근데 왜 꼭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들은 다 안지영 씨와 화해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건 화해를 포기하겠다는 건가?’ 그의 의문에 나태웅은 바보를 보듯 그를 흘겨보더니 하주원을 향해 말했다. “가자. 병원에 데려다줄게.” “좋아.” 병원에 데려다준다는 말을 들은 하주원의 얼굴은 금세 환해졌다. 그녀의 손목은 진짜 너무 아팠다. ‘그 못된 안지영, 그리고 안열 때문에 지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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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내가 이렇게까지 다쳤는데 그걸 보고도 날 못났다고 하다니!’ “다른 사람과 싸우다가 이렇게 된 주제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안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건 너무 갑작스러웠다고요! 선명 씨는 하주원이 얼마나 막 나가는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요.” 하주원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안지영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랑 나태웅이 무슨 큰일을 벌인 것도 아닌데 찾아와서 때리다니! 정말 말이 안 돼!’ 장선명은 그녀의 화난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다치지 않은 부위를 손으로 가볍게 눌렀다. “말은 됐고 나중에 다 나으면 제 일과를 따라야 해요.” “무슨 일과를 왜 따라야 하는데요?” “운동 시간이요.” 안지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안 하면 안 되나? 체력을 너무 소모하는 건 싫은데.’ 하지만 장선명이 그녀에게 운동을 시키려는 이유는 명백했다. 싸움에서 이기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사람은 정말, 출발선부터 남들과 달랐다. 장선명이 정성껏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발라준 뒤에야 자리를 떴다. 장선명이 하늘 그룹 본사를 나서자마자 그는 곁에 있던 구이준에게 물었다. “하씨 가문 사람이냐?” “네, 나태웅 씨의 사촌 여동생입니다.” 구이준이 대답했다. 장선명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하씨 가문이라, 좋아. 아주 좋아.” ‘나태웅이 사과를 요구한다고? 그렇다면 이번엔 나태웅에게 보여주겠다. 누가 누구에게 사과해야 하는지.’ 하씨 가문은 겉보기엔 만만치 않은 집안처럼 보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질이 나쁜 집안이었다. 장선명은 하씨 가문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늘 일이 나태웅에게서 비롯된 건 이미 뻔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나태웅은 가족을 감싸느라 도를 넘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그들이 건드린 사람은 안지영이었다. 그리고 장선명은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 시각, 안지영은 거울을 보며 얼굴에 난 손톱자국을 확인하고 있었다. 약을 바른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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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다음에 또 하주원 같은 사람이 찾아오면 내가 적어도 한 방은 먹여줘야지. 지금처럼 겨우 맞대응만 하다 끝나는 건 싫어. 하지만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쉽지 않은데.’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쉬며 결심한 듯 말했다. “오늘 밤부터 저도 킹덤 타운에서 살 거예요!” 안열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안 대표님 원래도 킹덤 타운에서 살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가끔 장선명 씨랑 일 얘기할 때만 잠깐씩 갔던 거예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제대로 이사해서 살려고요!” 안열은 그녀의 결연한 표정을 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왜 갑자기 킹덤 타운에 살겠다는 거예요?” “다음에 하주원 같은 사람이 오면 제가 다시는 제 얼굴에 상처 입는 꼴은 못 보겠거든요!” 안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안열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그게 이유라면야 나름 진지한 거긴 하네요. 근데 진짜 킹덤 타운으로 가실 거예요?” “당연하죠!” “근데 넷째 도련님의 운동 스케줄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선명의 악명 높은 운동 루틴을 떠올리며 안열은 몸서리를 쳤다. 그녀 자신도 근육이 제법 붙은 편이었지만 그의 훈련 강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안지영은 잠깐만 달려도 숨이 차는데 장선명의 훈련 강도를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안지영은 의문스럽게 물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심하게 운동해요?” 안열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전에 부하 중 한 명이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뛰었다는데, 어떨 것 같아요?” 안지영은 말을 잃었다. ‘다리가 부러질 정도라고?’ 순간, 그녀의 마음속 결심은 산산조각 났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아무래도 포기해야겠어. 내가 체력으로 장선명과 겨룬다고? 웃기지도 않아.’ 하지만 장선명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안열이 방을 나간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장선명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안지영이 전화를 받았다. “비밀번호.” “무슨 비밀번호요?” 갑작스러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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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나태웅은 자신이 오늘 하늘 그룹에서 벌인 일로 인해 안지영과 장선명이 진지하게 동거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병원에서는 하주원의 손목이 마치 만두처럼 부풀어 올라서 아예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소식을 들은 하준성은 급히 병원에 도착했고 자신의 딸이 이렇게 다친 모습을 보고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이게 안씨 가문 그년이 한 거냐?” 자신의 유일한 딸이 병원에 누워 있는데 그녀는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대담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장씨 가문이냐? 지금 그 여자는 장씨 가문의 며느리가 아니지 않나!’ 하주원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를 한 번 보고 그 후 나태웅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태도는 이미 너무나도 분명했다. 하준성은 나태웅을 보며 다가가서 물었다. “태웅아, 너는 안씨 가문 그년과 친한 거냐?” 나태웅은 대답 없이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하준성은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년에게 전해라. 이번 일에 대해서 나는 반드시 해명 받아야 한다고.” “주원이를 다치게 한건 안지영이 아니에요.” 나태웅은 차갑게 말했다. 하준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누구냐? 너는 그 여자 편을 든 거냐?” 나태웅이 안지영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이제 나씨 가문 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동안 나태범은 그 일 때문에 거의 병원에 실려 갔을 정도였으니 하준성이 모를 리 없었다. 하준성은 나태웅이 안지영를 감싸고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했고 나태웅은 말없이 담배를 하나 꺼내 물며 말했다. “손목에 있는 상처는 장씨 넷째 도련님 옆에 있는 안열이 한 거예요.” “안열? 안칼?” ‘그 배경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냉혹함과 장씨 가문의 후원 덕분에 강성에서 입지를 다진 여자가? 그 여자 감히 하씨 가문 사람에게 손을 대다니? 아니, 강성에서 몇 년 동안 장씨 가문의 면전에서 아무도 그 여자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그녀가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몇 분의 자리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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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너...!” 그 말은 안지영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하준성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였다. 이미 화가 나 있던 하준성은 나태웅의 이 냉정한 태도에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 ‘이 녀석은 진짜 예사롭지 않은 놈이었다!’ 나태웅은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이 간단히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러자 하준성은 또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럼 적어도 주원이에게 사과라도 시키지. 나태웅, 너도 알잖아, 나는 내 가족이 괴롭힘당하는 걸 못 참아!” 그 말은 명백히 나태웅을 비꼬는 말이었다. 집 밖의 사람을 위해 집안사람은 못 챙기고 오히려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하준성은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태웅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때, 하준성은 또 물었다. “안열 그 여자는 너와 관계가 없지? 그거라도 확실히 해야겠어. 내 딸이 이렇게 맞았는데 그대로 참고 있을 순 없잖아! 남자로서 체면이 있지 않냐!” 안열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나태웅의 눈에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 그 후, 그는 짧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상관없습니다.” 그 말은 안열과의 관계는 없으며 하준성이 그 여자를 어떻게 하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화가 난 하준성은 나태웅의 말에 조금은 위안을 얻은 듯했다. ‘상관없다니, 그럼 괜찮겠군.’ 한편, 안지영의 상황은 달랐다. 고은영이 안지영이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 고은영은 안지영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이고, 울지 마. 나 안 아프다니까.” 안지영은 황급히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정말로 안지영은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버지가 그녀를 동영 그룹에 보내고 모든 카드를 끊어버린 일도 그녀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은영이 울면 다르다. 고은영이 울면 안지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예전에 절에 갔을 때 스님이 그녀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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