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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Author: 송언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6 18:00:00
동영 그룹에서 일할 때 안지영은 영업부에 소속되어 있어 매일 여러 곳을 돌아야 했다.

비록 그녀가 안씨 가문에서 유일한 딸이지만 동영 그룹에서 공부하던 시절 안진섭은 그녀에게 매우 엄격했다.

그래서 그녀는 돈을 아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차를 거의 사용할 수 없었다.

그때 그녀의 체력이 정말 좋았는데 하늘 그룹으로 돌아온 지 며칠 만에 체력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안지영은 안 그래도 참고 있었는데 나태웅이 이런 말투로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것에 격분하면서 바로 폭발했다.

“네가 신경 쓸 일 아냐! 너 미쳤어? 뛰어내린다면서? 여기가 뛰어내리는 곳이야?”

물을 따르고 있던 진이훈은 할 말을 잃었다.

안지영의 불평과 원망 섞인 목소리를 듣고 둘 다 얼어붙었다.

그녀의 말을 들어 보니 나태웅이 오늘 뛰어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 같았다.

진이훈은 깜짝 놀랐다.

“안지영 씨, 진정 좀 해주세요.”

진이훈은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진이훈은 나태웅의 손목에 있는 상처가 안지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 보스를 미쳤다고 여겼다. 한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으려고 한다니.

그런데 이렇게 나쁜 상황에서 왜 더 자극을 주는 거지?

“진정? 제가 왜 진정해야 해요? 저는 충분히 진정하고 있는 거예요! 나태웅, 너 진짜 개새끼라고 생각해!”

그녀는 진정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도저히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정말 최대한 참아가며 말하고 있었다.

진이훈은 입술을 움찔하며 재빨리 다가갔다.

“안지영 씨, 우리 잠깐 나가서 이야기할까요?”

“이거 놔요!”

“저와 잠깐만 이야기 좀 합시다.”

진이훈은 그녀를 잡고 말했다.

머리에 문제가 생긴 사람을 자극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이러는 게 맞나 싶었다.

게다가 이 사람이 미친 이유가 그녀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이훈이 계속해서 눈치를 주자 안지영은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하지만 자신이 아까처럼 힘들게 뛰어오느라 지친 걸 떠올리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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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영은 얼굴에 난 상처를 걱정하며 안지영을 지켜보았다. 손을 뻗어 상처를 만져보려 했지만 혹시 더 아프게 만들까 봐 주저했다. 안지영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갑자기 고은영의 작은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에 대었다. “봐, 안 아파!” 고은영은 본능적으로 손을 빼려 했지만 안지영을 더 아프게 할까 봐 걱정했다. “빨리 놓아줘.” 안지영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괜찮다고. 안 아프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왠지 차가운 기운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뒤를 돌아보니 배준우가 자신을 노려보며 시선이 날카롭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지영은 당황해서 살짝 손을 놓았다. ‘배준우는 정말 질투가 나면 누구에게나 그런 건가? 나는 여자인데? 질투도 성별을 가려야 하지 않나?’ 고은영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정말 안 아파?” “안 아파. 하나도 안 아파.” 안지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고은영도 조금 안심한 듯 보였다. 안지영은 그런 고은영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바보는 진짜 내가 뭐라 해도 다 믿네.’ 그렇게 순진한 모습이야말로 자신이 그녀를 보호하게 만들었던 이유였다. 그 순수함이 누구에게도 악용당할 수 있을 만큼 여렸기 때문이다. “아기는 어때?” 안지영은 조용히 물었다. 고은영은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기는 정씨 어르신이 데려갔어. 며칠 동안 함께 지내기로 했대.”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씨 어르신은 고은영의 선생님으로서 그녀에게 엄청 잘해주었다. 안지영은 고은영을 잘 챙겨주려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고은영은 참 순수했고 그런 그녀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안지영을 보고 하늘 그룹에서 나온 고은영은 배준우의 몸에서 이상한 기운을 내뿜는 것을 느꼈다. 고은영은 조심스럽게 그의 표정을 살펴보고 자연스럽게 조금 거리를 두었다. 그 모습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80화

    “너...!” 그 말은 안지영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하준성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였다. 이미 화가 나 있던 하준성은 나태웅의 이 냉정한 태도에 이성을 완전히 잃었다. ‘이 녀석은 진짜 예사롭지 않은 놈이었다!’ 나태웅은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이 간단히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러자 하준성은 또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럼 적어도 주원이에게 사과라도 시키지. 나태웅, 너도 알잖아, 나는 내 가족이 괴롭힘당하는 걸 못 참아!” 그 말은 명백히 나태웅을 비꼬는 말이었다. 집 밖의 사람을 위해 집안사람은 못 챙기고 오히려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하준성은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태웅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때, 하준성은 또 물었다. “안열 그 여자는 너와 관계가 없지? 그거라도 확실히 해야겠어. 내 딸이 이렇게 맞았는데 그대로 참고 있을 순 없잖아! 남자로서 체면이 있지 않냐!” 안열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나태웅의 눈에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 그 후, 그는 짧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상관없습니다.” 그 말은 안열과의 관계는 없으며 하준성이 그 여자를 어떻게 하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화가 난 하준성은 나태웅의 말에 조금은 위안을 얻은 듯했다. ‘상관없다니, 그럼 괜찮겠군.’ 한편, 안지영의 상황은 달랐다. 고은영이 안지영이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 고은영은 안지영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이고, 울지 마. 나 안 아프다니까.” 안지영은 황급히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정말로 안지영은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버지가 그녀를 동영 그룹에 보내고 모든 카드를 끊어버린 일도 그녀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은영이 울면 다르다. 고은영이 울면 안지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예전에 절에 갔을 때 스님이 그녀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아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9화

    나태웅은 자신이 오늘 하늘 그룹에서 벌인 일로 인해 안지영과 장선명이 진지하게 동거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병원에서는 하주원의 손목이 마치 만두처럼 부풀어 올라서 아예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소식을 들은 하준성은 급히 병원에 도착했고 자신의 딸이 이렇게 다친 모습을 보고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이게 안씨 가문 그년이 한 거냐?” 자신의 유일한 딸이 병원에 누워 있는데 그녀는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대담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장씨 가문이냐? 지금 그 여자는 장씨 가문의 며느리가 아니지 않나!’ 하주원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를 한 번 보고 그 후 나태웅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태도는 이미 너무나도 분명했다. 하준성은 나태웅을 보며 다가가서 물었다. “태웅아, 너는 안씨 가문 그년과 친한 거냐?” 나태웅은 대답 없이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하준성은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년에게 전해라. 이번 일에 대해서 나는 반드시 해명 받아야 한다고.” “주원이를 다치게 한건 안지영이 아니에요.” 나태웅은 차갑게 말했다. 하준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누구냐? 너는 그 여자 편을 든 거냐?” 나태웅이 안지영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이제 나씨 가문 사람들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동안 나태범은 그 일 때문에 거의 병원에 실려 갔을 정도였으니 하준성이 모를 리 없었다. 하준성은 나태웅이 안지영를 감싸고 있다는 뉘앙스로 얘기했고 나태웅은 말없이 담배를 하나 꺼내 물며 말했다. “손목에 있는 상처는 장씨 넷째 도련님 옆에 있는 안열이 한 거예요.” “안열? 안칼?” ‘그 배경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냉혹함과 장씨 가문의 후원 덕분에 강성에서 입지를 다진 여자가? 그 여자 감히 하씨 가문 사람에게 손을 대다니? 아니, 강성에서 몇 년 동안 장씨 가문의 면전에서 아무도 그 여자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그녀가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몇 분의 자리가 있다고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8화

    ‘다음에 또 하주원 같은 사람이 찾아오면 내가 적어도 한 방은 먹여줘야지. 지금처럼 겨우 맞대응만 하다 끝나는 건 싫어. 하지만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쉽지 않은데.’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쉬며 결심한 듯 말했다. “오늘 밤부터 저도 킹덤 타운에서 살 거예요!” 안열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안 대표님 원래도 킹덤 타운에서 살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가끔 장선명 씨랑 일 얘기할 때만 잠깐씩 갔던 거예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제대로 이사해서 살려고요!” 안열은 그녀의 결연한 표정을 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왜 갑자기 킹덤 타운에 살겠다는 거예요?” “다음에 하주원 같은 사람이 오면 제가 다시는 제 얼굴에 상처 입는 꼴은 못 보겠거든요!” 안지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안열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그게 이유라면야 나름 진지한 거긴 하네요. 근데 진짜 킹덤 타운으로 가실 거예요?” “당연하죠!” “근데 넷째 도련님의 운동 스케줄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선명의 악명 높은 운동 루틴을 떠올리며 안열은 몸서리를 쳤다. 그녀 자신도 근육이 제법 붙은 편이었지만 그의 훈련 강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안지영은 잠깐만 달려도 숨이 차는데 장선명의 훈련 강도를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안지영은 의문스럽게 물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심하게 운동해요?” 안열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전에 부하 중 한 명이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뛰었다는데, 어떨 것 같아요?” 안지영은 말을 잃었다. ‘다리가 부러질 정도라고?’ 순간, 그녀의 마음속 결심은 산산조각 났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아무래도 포기해야겠어. 내가 체력으로 장선명과 겨룬다고? 웃기지도 않아.’ 하지만 장선명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안열이 방을 나간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장선명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안지영이 전화를 받았다. “비밀번호.” “무슨 비밀번호요?” 갑작스러운 요구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7화

    ‘내가 이렇게까지 다쳤는데 그걸 보고도 날 못났다고 하다니!’ “다른 사람과 싸우다가 이렇게 된 주제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안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건 너무 갑작스러웠다고요! 선명 씨는 하주원이 얼마나 막 나가는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요.” 하주원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안지영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랑 나태웅이 무슨 큰일을 벌인 것도 아닌데 찾아와서 때리다니! 정말 말이 안 돼!’ 장선명은 그녀의 화난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다치지 않은 부위를 손으로 가볍게 눌렀다. “말은 됐고 나중에 다 나으면 제 일과를 따라야 해요.” “무슨 일과를 왜 따라야 하는데요?” “운동 시간이요.” 안지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안 하면 안 되나? 체력을 너무 소모하는 건 싫은데.’ 하지만 장선명이 그녀에게 운동을 시키려는 이유는 명백했다. 싸움에서 이기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사람은 정말, 출발선부터 남들과 달랐다. 장선명이 정성껏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발라준 뒤에야 자리를 떴다. 장선명이 하늘 그룹 본사를 나서자마자 그는 곁에 있던 구이준에게 물었다. “하씨 가문 사람이냐?” “네, 나태웅 씨의 사촌 여동생입니다.” 구이준이 대답했다. 장선명의 눈에 싸늘한 빛이 스쳤다. “하씨 가문이라, 좋아. 아주 좋아.” ‘나태웅이 사과를 요구한다고? 그렇다면 이번엔 나태웅에게 보여주겠다. 누가 누구에게 사과해야 하는지.’ 하씨 가문은 겉보기엔 만만치 않은 집안처럼 보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질이 나쁜 집안이었다. 장선명은 하씨 가문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늘 일이 나태웅에게서 비롯된 건 이미 뻔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나태웅은 가족을 감싸느라 도를 넘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그들이 건드린 사람은 안지영이었다. 그리고 장선명은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 시각, 안지영은 거울을 보며 얼굴에 난 손톱자국을 확인하고 있었다. 약을 바른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6화

    나태웅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한 번 바라봤다. “여기 왜 온 거야?” 비록 감정을 억누른 듯한 목소리였지만 옆에 있던 진이훈조차 그의 불만이 섞인 말투를 알아챌 수 있었다. 나태웅의 물음에 하주원은 금세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 차올랐다. 이내 울먹이며 말했다. “내가 해외에 있는 동안 안지영이 오빠의 감정을 짓밟았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 오빠를 대신해 정의를 되찾으러 온 거야.” 말투와 표정 모두 그럴듯했다. 하지만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진이훈은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프다니, 정의를 되찾겠다니? 그게 아니라 안지영을 적대시하고 일부러 괴롭히려고 온 거겠지. 정의를 운운하며 나태웅을 돕는다니 말도 안 돼.' 나태웅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앞으로는 여기 오지 마.” “응, 오빠 말 들을게.” 하주원은 나태웅 앞에서 완전히 순종적인 태도를 취하며 착한 아이로 변했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나태웅도 마음 한구석에 쌓였던 울분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그는 다시 진이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여자한테 전해. 사흘 안에 사과하지 않으면 하늘 그룹은 강성에서 사라질 거라고.” ‘뭐라고?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방금 전 구이준에게 두들겨 맞은 것을 떠올리며 진이훈은 온몸이 다시 풀리는 것 같았다. ‘이 타이밍에 가서 안지영 씨를 찾으라고? 그럼 이번엔 구이준뿐 아니라 장선명 씨한테도 맞는 거 아냐?’ 진이훈은 속으로 울고 싶었다. “근데 왜 꼭 안 대표님이 사과를 해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들은 다 안지영 씨와 화해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건 화해를 포기하겠다는 건가?’ 그의 의문에 나태웅은 바보를 보듯 그를 흘겨보더니 하주원을 향해 말했다. “가자. 병원에 데려다줄게.” “좋아.” 병원에 데려다준다는 말을 들은 하주원의 얼굴은 금세 환해졌다. 그녀의 손목은 진짜 너무 아팠다. ‘그 못된 안지영, 그리고 안열 때문에 지금 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5화

    원래는 기고만장했던 하주원이었지만 지금 안열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겁에 질려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손목을 빼내려고 했지만 안열의 손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너 당장 놔!” 고통에 찬 하주원은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 방금까지 안열을 비서라고 무시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두려운 눈빛을 본 안열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집에 돌아가서 네 아버지에게 말해. 오늘 네 딸은 안열이라는 여자에게 맞아서 이렇게 됐다고.” “너!” “그리고 네가 안지영에 대해 한 마디라도 입에 올린다면 네 이 손목은 완전히 잘려 나갈 줄 알아.” 하주원은 경악하며 더듬거렸다. “너, 너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 안열은 차분히 대답했다. “협박이 아니라 경고야. 이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말해주는 것뿐이지.” 하주원은 그녀의 차가운 눈빛에 온몸이 떨려왔다. 안열은 그런 하주원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알겠어? 확실히 기억했으면 대답해.” 그 순간, 나태웅이 나섰다. 그는 안열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해. 이제 충분하지 않아?” 안열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손목을 빼냈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의 눈빛은 엄청 차가워졌다. 하주원은 안열을 노려보고 억울하다는 듯이 나태웅에게 매달렸다. “사촌 오빠, 저 너무 아파요!” 나태웅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며 안열을 향한 적대감이 뚜렷해졌다. “안열, 네가 정말 내가 널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해?” 안열은 비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건드릴 수야 있겠죠. 하지만 저를 어떻게 할 건데요?” 그녀의 태도는 전혀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당당해 보였다. ‘이 여자가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을 얻은 거야? 감히 사촌 오빠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두 사람이 할 말을 잃자 안열은 비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건 두 가지 일입니다. 나 대표님, 제 말이 틀리나요?” “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74화

    ‘사과?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라고?’ 이제야 그녀는 진이훈이 왜 맞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 장선명의 주먹은 나태웅을 겨냥한 것이었다. 진이훈을 때린 것은 분명 그들에게 경고하는 의미였다. 이 일을 더 물고 늘어진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말이다. 하지만 나태웅은 이런 경고를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이해하고도 무시한 것인지 여전히 끈질기게 얽매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하주원은 나태웅이 자신을 위해 정의를 주장하며 나서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녀는 안열을 향해 도발적으로 말했다. “못 들었어? 빨리 너희 안 대표님을 불러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무릎 꿇고 사과하라니?’ 진이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주원에게 무릎을 꿇고 말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 여자가 도대체 안지영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건가? 확실한 것은 하나였다. 오늘 일을 계기로 안지영과 나태웅 사이의 관계는 영원히 끝났다는 것이다. 진이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태웅이 안지영에게 사과를 요구하다니, 이 사람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지?’ 그는 속으로 미칠 지경이었다. 나태웅은 안지영 때문에 심리 상담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이건 그야말로 안지영을 완전히 떠밀어내는 꼴 아닌가. 진이훈은 숨이 턱 막혔다. 안열은 하주원의 말을 듣고 마치 우스운 소리라도 들은 듯이 되물었다. “당신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물론이지! 당장 불러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낼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으려고요?” 하주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열이 차갑게 말을 끊었다. 하주원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열은 냉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경멸과 혐오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하주원의 얼굴을 내리쳤다. ‘찰싹!’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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