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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1화

에빈을 구출해 내고, 리아성전도 소탕했으며, 흉악한 범죄자들까지 붙잡았으니 이번 임무는 원만하게 완수한 셈이었다.게다가 염구준은 이번 싸움을 통해 새로운 검식인 검삼을 깨닫고, 육체도 더 강해졌으니 오히려 얻은 게 더 많다고 할 수 있었다.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헤로드한테 육체를 단련하는 비법을 끝내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 비법을 손에 넣는다면 허튼 짓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이다.염구준이 기력을 회복하고 있을 때, 사대 전존이 와서 보고를 올렸다.“주상, 항공모함 전투단 네 대 전부 보급을 마쳤으며, 언제든 출항할 수 있습니다.”“주상, 모든 인원이 이미 승선을 마쳤습니다.”...염구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투단을 둘러본 뒤, 힘차게 팔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출항한다! 집 가자!”‘드디어 가는 건가?’성조국의 국왕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릴 것 같았다.그가 이렇게까지 흥분한 이유는 드디어 마음 놓고 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여태 못 잔 잠까지 제대로 잘 생각이었다.염구준이 명령을 내리고 함대가 떠날 때까지 성조국의 국왕은 혹여나 상대방이 정말로 가지 않을까 봐 남아서 쉬고 가라는 형식적인 인사말도 하지 않았다.멀어져 가는 함대를 바라보며 성조국의 국왕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리아성전은 이제 사라졌으니 너는 수습 작업을 맡아라.”그는 이번 기회를 틈타 자신의 세력을 더욱 키웠다.최상위 권력층 사이의 싸움이란 언제나 변화무쌍하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물론 염구준은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걸 몰랐다. 관심도 없고 말이다.그는 지금 아내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었다.“가을아, 이쪽 일은 다 마무리했으니까 이틀 후면 집에 도착할 거 같아.”“잘 마무리 했다니 다행이네. 다친 곳은 없지?”손가을은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하며 말했다. “다치긴, 누가 나를 다치게 할 수 있겠어?”염구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대답했다.그는 리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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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2화

용하국의 강자들도 함께 술잔을 들었다. 그들은 조금 부끄러웠다.술이 한 잔 들어간 뒤, 과거 염구준과 악연이 있던 공무적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저희 사이의 일은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언제든 상대해 드리죠. 하지만 오늘만큼은 동료입니다.”염구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공동의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용하국의 강자들 대부분이 손을 잡고 적을 상대하길 선택하긴 했지만 위기가 사라진 뒤에는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언제든지 맞붙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공무적뿐만 아니라, 사대 전존을 제외한 다른 반보천인 강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이건 일종의 균형이었다. 아니, 어쩌면 무림계의 법칙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한 번 겨뤄 보고 싶습니다. 검을 쓰지 않고 순전히 힘만 써서 말이죠.”공무적은 술이 몇 잔 들어가 자신감이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그는 염구준이 그저 검술만 강하다고 생각했다.“좋습니다.”염구준은 흔쾌히 수락하고 공무적의 앞으로 걸어갔다.이윽고 두 사람은 동시에 오른손을 뻗어 진기와 육체의 힘을 겨루기 시작했다.주변의 사람들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며, 환호성과 야유를 쏟아냈다.“주상, 힘내세요!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무적아, 버텨! 지금 이기면 평생 자랑할 거리가 생기는 거야!”...두 사람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었다. 두 명 다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 거다. 처음에는 팽팽하게 맞서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무적은 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압!”이를 본 염구준은 기세를 몰아 기운을 내뿜으며 공무적을 뒤로 밀어 승리를 거두었다.비록 안 본 사이에 공무적도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염구준의 성장은 그보다 훨씬 빨랐다.시합이 끝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누구도 이 시합의 승패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다들 처음부터 그저 파티의 흥을 돋구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서였다.축하연은 밤이 깊도록 계속되었고 술에 취해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이 속출되서야 파티가 막을 내렸다. 새벽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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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3화

전신전의 전력이 용하국에서 완전히 철수한 데다, 누군가가 염구준이 사망했다는 소문을 퍼뜨린 덕에 그동안 숨어 지내던 불한당들이 거리낌 없이 날뛰기 시작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놈들을 전부 진압해드릴 테니까요.”염구준에게 이건 모두 사소한 문제였기 때문에 그는 자신있게 답했다.과거에 이 무리들의 본거지를 직접 쓸어버렸었기 때문에 지금 살아남은 자들은 그때 운 좋게 도망친 잔당에 불과했다.‘그 놈들이야 뭐, 아무것도 아니지.’통화를 마친 염구준은 전신전 내부 통신망을 통해 명령을 하달했다.“청룡, 너는 서북으로 가서 변경에 자리 잡은 서북 늑대를 처리해.”“백호, 너는 북방 설국으로 가서 한바탕 혼쭐 좀 내주고 협상하고.”...모두 어렵지 않은 명령들이었다.이번 상대들은 리아 성전 같은 강력한 세력이 아니었기에, 대대적인 작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 명의 전존 씩만 보내도 충분하다는 거다.한편, 염구준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해적들을 처리하기 위해 항공모함 전투단을 이끌고 북빙안으로 향했고, 나머지 용하국의 반보천인들도 조급하게 내리지 않고 그와 함께 이동했다.북빙안 해역은 용하국이 대외 무역을 하는데 중요한 수상 통로로, 상선이 많은 편이었다.한때 해적들이 창궐했었던 적이 있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바로 염구준에게 소탕 당하고 해적들의 왕이라고 불리우던 사이런조차 목숨을 잃었었다.‘요즘 조용하길래 사라진 줄 알았더니 숨어있었을 줄이야.’한편, 북빙안 해역에 있는 거대한 상선 위.선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벌벌 떨고 있었고, 해적들은 손에 무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걸핏하면 선원들을 때리면서 건방을 떨었다.“다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바다에 던져서 상어 밥이 되게 해 줄 테니까.”선장은 깊게 베인 배를 움켜잡고 이를 악물고 외쳤다.“우리는 용하국의 상선이야. 어떻게 감히 우리를 이렇게 대할 수가 있어?”“풋, 해적이 나라 따지는 거 봤어? 그리고 여기 국제 해역인 거 몰라?”해적들의 두목인 하이샤는 선장의 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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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4화

“쓸데없이 겁 먹긴. 우리 손엔 인질이 있잖아. 겨우 함대 하나로는 어림도 없지.”하이샤는 손에 들고 있던 야자수를 내려놓으며 천천히 일어섰다.너무나도 자신만만해서 그는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도, 망원경으로 대충 훑어보기만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푸훗!”그러나 가까이 다가온 항공모함 전투단을 제대로 확인한 순간, 하이샤는 크게 놀라 입안의 야자수를 그대로 뿜어버렸다. 상황이 너무 심각했다. 이렇게 강한 함대들이 지키고 있으면 전멸할 게 분명했고, 설사 본거지로 도망친다고 해도 소용이 없을 게 너무나도 뻔했다.“멍청한 놈!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왜 미리 보고하지 않은 거야?”그는 크게 화를 내면서 보고한 이를 걷어찼다.말을 하는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저 배에 탑승한다!”이때, 염구준의 파워풀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퍼지더니, 곧 요트를 타고 이동하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이미 충분히 경고를 했지만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도 없으니 그는 직접 움직일 생각이었다.쾅쾅!하이샤는 빠르게 다가오는 요트를 보며 무언가 떠올라 다급하게 협박했다.“멈춰! 다가오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여버릴 거니까!”배에 있는 인질들은 그의 최후의 카드였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몇몇 해적들이 인질들을 끌고 앞으로 걸어가 피가 묻은 칼을 그들의 목에 가져다댔다.조금이라도 손에 힘을 준다면 인질들은 바로 죽을 게 뻔했다.“살려주세요! 전 죽기 싫어요!”“다음달이면 아빠가 될 예정이에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뭐든 다 드릴게요! 그러니 죽이지만 말아주세요!”선원들은 공포에 질려 눈물, 콧물을 다 흘리면서 애원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비극에 그들은 모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작전 개시해.”그러나 염구준은 해적들과 협상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명령을 내렸고,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요트 위에 있던 사람들은 동시에 상선을 향해 이동했다.십여 명의 반보천인이 함께 구조에 나선 건 아마 용하국 역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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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5화

“멈춰! 네가 알고 싶은 건 뭐든지 말해줄게.”1분도 지나지 않아, 하이샤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갑판에 머리를 박으며 용서를 빌었다.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고통을 그는 차마 더 견딜 수가 없었다.휙.염구준은 손을 저어 기운을 거두고는 차갑게 하이샤를 노려보았다.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속임수를 쓰려 한다면 다시 한 번 고통을 맛보게 할 생각이었다.어차피 기운은 충분하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바... 바로 집게 선장, 블런드야!”“몇 년 동안은 이 해역이 위험하다며 약탈을 하지 말라고, 특히, 용하국의 상선은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어.”“하지만 며칠 전에 갑자기 이 해역에서 무차별적으로 약탈하라고 하더군. 이 바다를 지키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말이야.”하이샤는 감히 더 숨기지 못하고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이 일이 얼마나 복잡한지는 그도 잘 몰랐다. 다만 상사에게 복종할 뿐이었다.“블런드?”염구준은 가볍게 탄성을 내뱉으며, 그 이름을 되새겼다. 그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고, 인상도 무척 깊었다.과거 북빙안에서, 블런드는 세 명의 해적왕 중 한 명으로 군림하며 강대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었다. “하하! 이름만 듣고 겁 먹은 거야?”하이샤는 염구준이 탄성을 내뱉은 걸 겁 먹은 거라고 오해하고 비웃었다. 전설적인 해적왕의 명성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기에 충분하니까 말이다.“쓸데없는 말 하지마.”짝!이때, 금방 배에 올라탄 전신전의 습격대 중 한 명이 이 말을 듣고는 바로 따귀를 후려쳤다. 염구준은 이런 하찮은 놈과는 입씨름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하고, 대신 겁에 질린 선원들을 위로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여러분. 저희는 용하국의 군인들입니다. 이제 모두 안전해요.”“곧 인원을 배치해 여러분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드리겠습니다.”전신전의 복장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염구준은 친절하게 말을 덧붙여 해명했다.‘집에 보내준다고?’선원들은 집에 보내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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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6화

잔혹하게 행동하고 약탈을 일삼는 해적들에게 동정을 베푸는 이는 없었다.“너희...”이 광경을 본 하이샤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건 그의 예상과 다른 상황이었다.보통 각국 해군이 해적을 잡으면 먼저 감금한 뒤 천천히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염구준은 그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읽고, 과거에 했던 말을 다시 반복했다.“북빙안의 해적은 내가 보는 족족 죽일 거야. 절대 자비란 없어.”“블런드 만나게 길 안내해.”‘블런드를 만나겠다고?’하이샤는 눈을 크게 떴다. 누구나 피하려는 존재를 만나겠다고 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그는 블런드가 졌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무서운 녀석한테 졌다 했었지.’“왜, 내가 다시 손을 써야겠어?”염구준의 냉혹한 목소리에 생각이 끊긴 하이샤는 재빨리 대답했다. “아니, 당장 출발하자!”그는 조금 전의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하이샤의 안내하에 항공모함 전투단은 다시 출항하여 점점 용하국에서 멀어져 갔다.가는 동안 염구준은 할 수 없이 아내에게 연락해 일정이 변동되어 늦게 돌아갈 거라고 전했다.“여기야!”탁 트인 망망대해에 도착하자 하이샤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보이는 건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 뿐이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감히 우릴 갖고 놀아?”그를 감시하던 병사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 보자마자 바로 하이샤의 다리를 걷어차 부러뜨렸다.해적들에게 그는 특히 더 강하게 나갔다. 봐주면 기어오르기 쉽상이니까 말이다.“윽...”“거래 장소는 여기가 맞아. 아직 거래 시간까지 30분 정도 남아서 그래.”하이샤는 식은땀을 흘리며 빠르게 해명했다. 그는 지금 꼼수를 부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상대방이 너무 거칠기 때문이었다. 두말하지 않고 살기를 담아 때리는 게 일반 용하국의 군인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주변 해역을 정찰해.”염구준은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며 명령을 내렸다.블런드는 잔혹하고 악랄한 자였다. 놔두면 더 큰 위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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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7화

바닷물이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며 물 아래의 검은 그림자가 점점 커지더니 곧이어 거대한 검은 물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이윽고 한 척의 거대한 잠수함이 항공모함 전투단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냈다.선체의 노출된 부분에는 해골 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휘익.몇 명이 잠수함에서 뛰어나왔는데, 그중 선두에 선 사람은 한쪽 눈에 검은 안대를 두르고 있었으며, 덥수룩한 황금빛 수염을 가지고 있었고, 오른손의 위치엔 손 대신 쇠갈고리가 달려 있었다.그가 바로 과거 바다를 주름잡던 해적왕 중 한 명인 블런드였다.“하이샤, 뜻밖이지? 내가...”그는 말을 하다가 주위를 둘러본 후 입을 다물었다. ‘이런. 놈들의 포위망에 스스로 걸려든 셈이군.’그의 시선은 곧 항공모함 갑판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에게 고정되었다.그날의 싸움과 상대방에 대한 기억은 여러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어제처럼 생생했다.“염구준, 너 죽었다며!”블런드가 포효하듯 외쳤다.분노에 찬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도 섞여 있었다.최근에 염구준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야 그는 다시 북빙안에 돌아와 해적질을 할 수 있었다.“오른팔이 잘리고 한 쪽 눈이 파인채로 난류에 던져진 너도 안 죽었는데 내가 죽을 리가 없지.”염구준은 옛 이야기를 꺼내며 눈 앞의 상대가 오래전 삼대 해적왕 중 한 명인 블런드라는 걸 확신했다.몇 년 전, 그는 해적을 소탕하라는 명령을 받고 북빙안에 가서 세 명의 해적왕과 싸움을 벌였었다.한바탕 치열하게 싸운 뒤, 그는 성공적으로 세 명 모두 진압했으나, 폭우가 오는 바람에 두 명의 시체밖에 찾지 못했는데, 중상을 입은 블런드가 그 상황에 도망쳤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으아아악!”“예전의 치욕을 오늘 반드시 갚아주마! 네가 내 오른팔을 앗아갔으니 난 네 목을 베어야겠어.”블런드는 포효하며 기운을 뿜어내면서 염구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반보천인인가?’‘몇 년 못 본 사이에, 그 악명 높은 해적 두목도 경지가 높아졌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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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8화

블런드는 우렁차게 포효하며 그 수법을 쓰기로 결심했다.“죽어라!”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두 개의 연막탄을 던지고는 격벽 가장자리로 빠르게 후퇴했다.이길 수 없는 적을 맞이한 상황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건 당연했다.휙휙.그러나 염구준은 그와 거의 동시에 이동하며 몇 번의 검기를 날려 그가 도망칠 수 없도록 길을 완전히 차단했다.평범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공격을 하겠다는 소리를 들으면 본능적으로 방어 태세를 갖추었겠지만, 염구준은 풍부한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말보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먼저 파악하곤 했다.“정말 더럽게도 끈질기네.”블런드는 욕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뒤로 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옆으로 돌았다.염구준과 정면승부를 벌이지 않는 이유는 방금 전의 일격에서 죽을 거라는 걸 깨달아 용기가 나지 않아서였다.그러나 염구준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그대로 돌진해 맹렬한 공격을 개시하며 검기를 뿌려댔다.“윽...”블런드는 위기감을 느끼고 마지못해 몸을 돌려 방어했지만, 곧 여러 군데 베여서 점점 더 힘들어 했다.수년간 미친 듯이 무공을 닦아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다.쿵!블런드는 온 힘을 다해 막았지만 결국 염구준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바다 위로 튕겨나갔다.그는 계속 피를 토했지만, 그 입꼬리에는 묘한 미소가 번졌다.‘힘을 빌어서 바다에 뛰어들어 몇 년 전의 상황을 재현하려는 건가?’“이번엔 안 되지.”염구준은 상대방의 의도를 꿰뚫어 보고, 재빠르게 몸을 날려 원래 자리에서 사라졌다.잠시 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미 격벽 가장자리에 서서 검을 들고 뒤로 날아오는 블런드를 기다리고 있었다.‘망했어!’블런드는 속으로 절망했다. 이제서야 그는 자신이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촥!염구준은 날아오는 블런드를 보며 주저하지 않고 힘껏 베었다.공중에 있는 상태라 블런드는 힘을 기댈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쇠갈고리로 공격을 막았으나 결국 중상을 입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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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9화

“안 돼! 그건 내 전부란 말이야!”잠수함으로 상대방을 협박하려고 했던 블런드는 자신의 꼼수가 이렇게도 쉽게 간파당해버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가 부하들에게 공격을 하라고 한 시간까지 아직 한참 남아있었다.콰아앙!곧이어 수면 아래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더니 파도가 일며 부품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뢰 공격하에 포위당한 잠수함을 제외하고는 전부 박살이 나버렸다.악랄하기로 이름을 날린 일부 해적들은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렸다.“이제 포기했지?”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는 마침내 과거의 숙적을 베어버리며 모든 것을 끝맺었다.과거 블런드가 운 좋게 목숨을 건진 건 어쩌면 하늘이 그에게 다른 인생을 살라고 준 기회였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결국 다시 해적의 길을 선택했다.‘나쁜 심성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은 죽어도 마땅하지.’“주상! 포위 당한 잠수함이 도주하려고 합니다!”이때 누군가가 갑자기 소리쳤다. 동시에 물결이 일며 잠수함들은 도망가기 위해 전부 수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이렇게 짧은 거리에선 같은 편을 쏠까 봐 어뢰 공격도 할 수 없었다.“도망칠 수 있을 리가.”염구준은 날렵하게 잠수함 위로 뛰어올라 날카로운 검기를 날렸고, 여러군데 구멍이 뚫린 잠수함은 바닷물이 들어가 결국 깊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잠수함의 내부에 있던 해적들도 모두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짧은 시간 내에 하나의 강한 해적 세력이 염구준에 의해 완전히 소탕 당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서 신호를 보내 위압감을 주는 것이었다.용하국의 상선을 노리는 해적들을 염구준은 한 대도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항해 해. 용하국의 개항 부두로 돌아간다.”염구준은 옆에 있던 병사에게 명령했다.블런드는 죽었고, 그의 부하들도 전멸했으니 그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어있을 생각이 없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병사 한 명이 하이샤를 가리키며 물었다.“고통 없이 보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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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0화

“좋은데? 준석 형, 이제 형네 협박할 사람도 없으니 굳이 숨어 살 필요 없잖아요.”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손중석은 원래 용하국 사람이기 때문에 용하국에서 정착하고 싶어 하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우리도 좋다고 생각해. 그치만 호적이 좀 복잡해서...”손가을은 말을 흐리며 남편을 살짝 바라보았다. 괜히 남편을 이용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뭘 그런 걸 걱정하고 그래. 최상위급 기술 인재가 호적 하나 못 받겠어?”염구준의 한마디에 모두가 정신이 들었다.손중석이 기록해 둔 신에너지 개발 공식은 어느 나라에서든 탐낼만한 보물이었다.“어쩌면 그걸 깜빡할 수가 있지?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남편의 말에 아이디어가 떠오른 그녀는 바로 이 일을 책임졌다.원래는 남편의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해 제이든 일가의 국적을 옮길 생각이었으나, 손중석의 능력이라면 정식 절차를 밟아도 문제가 없었다. 그는 용하국에 특히 필요한 인재니까 말이다.잠시후, 손가을은 무언가 떠오른 듯 다시 입을 열었다.“어제 김대석이 찾아왔어. 우리더러 김영영과 같은 수준으로 싸울 필요 없다면서, 자기가 손녀 대신 사과하고 보상하겠다고 하더라.”“다음에 만나면 김영영이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줘.”염구준은 길게 설명하지 않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성조국을 떠날 때, 그는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두 명의 성녀를 모두 돌려보냈었다.그가 데려온 건 오직 재무총괄을 암살한 범죄자뿐이었다.“알겠어.”손가을은 남편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더 캐묻지 않았다.“고마워. 난 앞으로 손씨 그룹에서 신에너지를 연구할게. 마침 큰 프로젝트가 있다면서?”손중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회사에 들어가길 지원했다.이건 그의 감사표시이기도 했다. 말로만 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에 그는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그럼 저야 너무 좋죠.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 맡아주시면 될 것 같아요.”손가을은 흔쾌히 수락했다.비록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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