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다. 네가 염구준을 죽이길 바란 건 아니야.”지금은 고우혁에게 따지기도 귀찮았다.“그리고…”고우혁은 더 보고할 것이 있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말을 흐렸다.“할 말이 있으면 해. 꾸물거리지 말고.”그러자 가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을 해도 안 해도 죽을 판이니 고우혁도 더는 감추지 않았다.“염구준이 고대영을 구덩이에서 찾고 가문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가주님 개조 로봇도 팔 하나가 부러졌어요.”그는 하나도 숨기지 않고 전부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안은 쥐가 죽은 듯 조용해졌다.겁을 먹은 고우혁은 침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곧 폭풍우가 몰아질 징조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쿵!바로 그때, 갑자기 강력한 힘이 폭발하더니 문짝 하나가 무릎을 꿇고 있는 고우혁에게 날아왔다.그러고는 한 노인의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썹과 머리 위에는 작은 결빙들이 맺혀 있었다.바로 얼음 원소의 힘이다!“쓸모 없는 놈!”고중천은 분노했지만 감히 공격할 염두는 내지 못했다. 고중천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해 고우혁에 비해 훨씬 강했지만 염구준과 싸우려면 사람이 필요한데, 부하를 다치게 하면 그의 손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가주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고우혁은 무릎을 꿇은 채로 바닥에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고중천이 어떤 사람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금방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당장 치료하고 T봇을 고쳐라. 오늘 밤에 움직인다.”고중천이 차갑게 말했다.만약 고대영이 깨어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니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일찌감치 끝내야 했다.“네.”고우혁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둘러 일어섰다.이곳에 1초도 더 있을 수 없어 빨리 준비하러 달려나갔다.…어둠이 드리자 염구준이 묵은 방에 밝은 조명이 켜졌고, 염구준 일행 3명과 고대영의 아들 세 명이 방에서 고대영을 지키고 있었다.“하음.”손가을이 하품을 했다.다크서클까지 생긴 걸 보니 정말 피곤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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