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권재민과 김소혜 쪽의 분위기도 그다지 화기애애해 보이지 않았다.“엄마, 엄마도 알다시피 내 마음속엔 윤아 하나밖에 없어요.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재민은 심각한 얼굴로 소혜에게 말했다.방금 건하가 현우와 명한 그룹 아가씨의 관계가 아주 좋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소혜는 기분이 좀 좋지 않았다. 승호의 결정은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약간의 응어리가 있었다.건하의 사생아는 명문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재민은 신분이 불분명한 여자와만 같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소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마음도 썩 달갑지 않았다.“그 자식 좀 봐, 사생아일 뿐인데 다른 그룹 따님과 잘 지낼 수 있잖아. 그런데 넌? 강윤아를 만난 이후로 다른 여자에게 좋은 표정 한 번 안 주고 있어. 소문이라도 나면 어쩔래?”소혜는 불만스러운 투로 말했다.윤아가 어떤 노력을 했든 지금 소혜의 마음속에는 그녀가 자기 아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항상 느끼고 있다.재민처럼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어떻게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얻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윤아는 재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엄마…….”재민은 참지 못하고 얼굴을 찡그린 채 소혜의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윤아는 그가 사랑하는 여자인데, 그녀 어떻게 윤아에 대한 어머니의 험담을 기꺼이 들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소혜는 현우에게 정말 자극을 받았는지 평소에권재민의 기분을 고려해 보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혼자만 생각하고 말하기 시작했다.“재민아, 말해봐, 도대체 그 강윤아가 뭐가 좋은 거야? 네가 찾고 싶다면 그녀보다 조건이 좋은 여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텐데, 왜 하필이면 이렇게 그 여자만 고집해?”소혜가 계속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재민은 결국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나한테 이런 얘기만 하고 싶은 거면 나 먼저 가볼게요.”소혜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고집부리고 있는 재민을 쏘아보았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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