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S 시티 경성 국제공항.강윤아는 이 낯익은 땅에 다시 발을 디뎠다. 마음 속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들끓었다.그녀는 자신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5년 전, 청계 마을에서의 그 황당했던 하룻밤 이후, 그녀는 글쎄 임신을 하게 되었다.꼬박 석 달 남짓할 때에 배가 불룩해졌다. 그녀는 그때야 비로소 자신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한순간에 뒤바뀌게 되었다.원래 그녀에게는 곧 결혼을 앞둔 약혼자가 있었는데, 뜻밖에 임신하는 바람에 그는 단칼에 그녀를 떠나버렸다.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덜컥 임신을 하는 바람에 그녀 할아버지는 그만 병에 걸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강윤아의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그녀와 부녀 관계를 끊어버리기까지 했었다.강윤아는 순식간에 강씨 가문의 가장 큰 치욕거리로 전락했다.경성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여자의 도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악의적으로 그녀를 모욕했다.경성의 유명한 순수하고, 순결한 여신이었던 강윤아는 나중에는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거리는 누구나 쉽게 넘볼 수 있는 천하디 천한 여자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그 후, 그녀는 강씨 가문에 의해 해외로 보내졌고, 5년 동안 이렇다 저렇다 소식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행방을 묻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마치 강윤아라는 사람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지난날의 이런저런 일을 떠올리자, 강윤아는 코끝이 시큰거렸다. 마음 속은 마치 큰 바위에 눌린 듯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때, 옆에서 명랑한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엄마, 왜 멍하니 서 있어요? 짐 찾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강윤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작은 꼬마를 바라보았다.그 꼬마는 강윤아의 아들인 은찬이었다.그해, 강씨 가문에 의해 강제로 출국한 뒤 그녀는 아이를 지우지 않았다. 외국에 있는 몇 년 동안 그녀는 온갖 고생을 다 겪었는데, 만약 은찬이 옆에 없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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