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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강윤아, 집에 가자

Author: 뚜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권재민은 깜짝 놀라하며 은찬을 바라보았다.

은찬을 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더군다나 그가 자기 다리를 끌어안고 아빠라고 부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운전석에 있던 기사도 이 호칭을 듣고 크게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권재민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기로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에게 언제 이렇게 큰 아들이 생긴 것일까?

운전기사가 깜짝 놀라서 의아해 하는 사이, 권재민은 눈살을 찌푸리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자식. 사람 잘 못 본 거 아니야? 난 네 아버지가 아니야.”

“아니요. 아저씨는 제 아빠가 맞아요.”

은찬은 두 손을 더 꼭 끌어안고 그가 도망갈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권재민은 얼굴이 찡그러졌다.

“놀리지 마. 난 네 아버지가 아니야. 어서 빨리 네 부모님한테 가.”

권재민은 은찬이 자기를 따라나온 줄 알고, 모처럼 화를 내지 않고 상냥하게 말했다.

은찬은 다급히 그의 목을 끌어안고 다가가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게 조용히 속삭였다.

“아저씨, 전 아저씨가 제 아빠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어요. 근데 지금 우리 아빠인 척 좀 해줄 수 있어요? 우리 엄마가 나쁜 사람들한테 당하고 있는데 저를 아빠가 없는 사생아라고 욕해서••••••, 실례지만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

권재민은 저도 모르게 동작을 멈추고 의아한 듯이 은찬을 바라보았다.

은찬은 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권재민은 무의식중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다. 그는 이같은 곤난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은찬의 애원하는 눈빛에 그는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네 엄마는 어디 있어?”

“저기요.”

은찬이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권재민은 은찬의 손길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강윤아와 두 눈이 마주쳤다.

앙증맞은 이목구비를 가진 강윤아는 하얀 피부에 햇빛을 받아 수정같이 반짝반짝 빛났다. 검고 긴 머리카락을 어깨에 아무렇게나 풀어헤치고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티셔츠와 멜빵 청바지를 입고 있어 전체적으로 너무 눈부셨다.

그가 그녀를 은근히 훑어보는 동안에도 강윤아는 그를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권재민은 한눈에 봐도 의심할 여지 없이 너무 뛰어났다.

그의 외모는 마치 하느님이 정성껏 조각한 예술품 같았다. 정교하고 입체적인 이목구비에, 곧고 높은 코,얇은 입술. 몸에 딱 맞는 검은색 양복은 그의 몸매를 더욱 훤칠하게 드러나게 했다. 게다가 목선까지 채운 셔츠 단추는 금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강윤아는 살면서 이렇게 예쁜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특히 그에게서 풍기는 고귀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높은 지위에 있었던 왕과 같아서 가만히 있어도 사람을 두렵게 한다.

 그녀는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권재민은 이미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품에 안긴 은찬에게 나직이 물었다.

“저 사람이 네 엄마야?”

“네. 강윤아라고 해요. 예쁘죠?”

그러자 권재민은 큰소리로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은찬을 살며시 안은 후 천천히 강윤아에게로 와서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윤아야, 집에 가자.”

‘윤아’라고 부르는 호칭에 강윤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정말 듣기 좋았다.

낮고 묵직하며 자성한 소리는 듣고만 있어도 사람을 유혹하는 것 같았다.

순간, 강윤아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녀는 권재민이 어떻게 은찬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들을 도우러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의 연기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바보나 다름이 없었다.

강윤아는 다급히 미소를 지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

“여보, 드디어 왔어요? 당신이 계속 나오지 않았으면 저랑 은찬이는 자꾸 이상한 파리가 꼬여서 죽을 뻔 했어요.”

강수아와 고승현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굳어졌다.

“누가 파리라는 거야?”

강수아는 화가 나서 말했다. 그녀는 노여움을 금치 못했다.

눈앞의 남자는 옆에 있는 고승현 못지 않게 훌륭했다. 심지어 그보다 더 빛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권재민과 고승현이 같이 서있을 때, 고승현은 아예 권재민에게 묻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 이 남자가 어떻게 저 사생아 아빠란 말이야?’

강수아는 곧바로 강윤아를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

“거짓말에도 정도가 있어. 길에서 아무 남자나 잡아다가 저 사생아 아빠 행세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강윤아는 그녀의 말에 참지 않고 손을 치켜들어 강수아의 뺨을 때렸다.

“누가 사생아야? 강수아. 네가 아무리 어째도 네 엄마는 불륜녀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아. 사생아는 우리 은찬이가 아니라 바로 너야. 넌 영락없는 사생아라고. 그런 네가 감히 무슨 자격으로 우리 은찬이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야?”

“가••••••, 감히 나를 때렸어?”

강수아는 정말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는데, 지금 뜻밖에도 이런 천한 여자에게 뺨을 맞았다.

강수아는 무의식중에 손을 때려 강윤아를 때리려고 했다. 그때, 권재민은 갑자기 손으로 강윤아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뒤에 감췄다.

강윤아는 깜짝 놀랐다.

허리춤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와 크고 두툼한 남자의 손은 왠지 모르게 안정감을 줬다.

그녀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부림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권재민은 꿈쩍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동자로 강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에 다시 이 사람한테 손을 대봐. 이 손을 부러뜨릴 테니까.”

그의 말에 강수아는 깜짝 놀라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권재민은 더 이상 강수아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덤덤히 시선을 거두며 강윤아에게 말을 걸었다.

“가자, 차에 타.”

강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강수아가 그렇게 쪼그러드는 모습을 보니, 그 어느때보다 통쾌했다.

두 사람이 은찬을 데리고 가려고 할 때, 고승현이 두 사람 앞을 가로 막았다.

“강윤아. 저 사람이랑 가지 마. 나랑 같이 가. 아저씨께서 집에서 기다린단 말이야.”

강윤아는 고승현을 쳐다보며 피식 비웃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그 사람이 날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꼭 가야 해? 길 막지 말고 저리 비켜.”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승현을 밀치고 권재민을 따라 차에 올라탔다.

고승현은 그 가만히 자리에 서서 강윤아와 그 남자가 함께 떠나는 뒷모습을 어두운 눈길로 빤히 바라보았다.

••••••

한편, 검은색 벤틀리 차량.

강윤아와 권재민은 사이에 은찬을 앉힌 후, 나란히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비록 권재민은 더 이상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지 않았지만, 강윤아는 여전히 허리춤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순간,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은찬은 오히려 신이 나서 권재민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아까 너무 잘했어요.”

권재민은 은찬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별 말씀을.”

말을 마친 후, 그는 옆에 있는 강윤아를 힐끔 쳐다보았다.

강윤아도 의혹과 경각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권재민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혹시 우리 은찬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권재민이 막 대답하려는데, 은찬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엄마, 이분이 바로 방금 카페에서 나랑 얘기했던 아저씨예요. 멋있고 자상하다고 했던 아저씨 말이에요. 거 보세요. 제 말이 맞죠?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강윤아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권재민은 온몸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다. 강윤아는 그제야 자신이 권재민을 오해했던 것을 깨닫고 급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별 거 아닌데요, 뭘.”

권재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새, 차는 어느새 인적이 드문 도로 위를 달렸다.

“이따 어디서 내려줄까요?”

권재민이 물었다.

“그냥 앞에 내려주시면 돼요.”

강윤아가 말했다.

“혹시 두 분도 시내로 갈 건가요? 괜찮으시다면 가는 길에 모셔다 드릴 수 있습니다.”

그의 말에 운전기사는 깜짝 놀랐다. 권재민은 원래 여자를 1미터 이상 가까이 두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그럼 재민 씨를 너무 귀찮게 하는 거 아니에요?”

강윤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은찬이 다급히 대답했다.

“아니요. 전혀 안 귀찮아요. 아저씨는 좋은 분이잖아요.”

권재민도 은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괜찮아요.”

“고마워요.”

그 후,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은찬만이 권재민에게 여러 질문을 했을 뿐이다.

강윤아는 그녀의 어머니를 걱정하느라 정신이 팔려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차는 마침내 도착지에 멈추었다.

권재민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윤아 씨, 다 왔습니다.”

“아, 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바로 그때, 갑자기 그녀가 몸에 지니고있던 옥패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 옥패는 매우 영롱해 보기만 해도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그건 바로 5년 전, 그 황당한 하룻밤이 지난 후, 그녀가 호텔에서 주운 물건이었다.

권재민도 그 옥패를 발견했지만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강윤아가 재빨리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두 모자는 차에서 내린 후 권재민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권재민은 아무런 말없이 차 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

이윽고, 차는 시동을 걸고 재빠르게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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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을 해결하고, 강윤아는 아직도 은찬과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권재민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정말 고마웠어요.”“아닙니다.”권재민은 강윤아를 대하는 태도는 은찬을 대하는 태도보다 훨씬 냉담했지만 그래도 예의는 유지했다.강윤아는 그런 그의 냉담함을 일찍이 예상했다.“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으니 제가 밥 한 끼 사드릴까요?”“죄송합니다.”권재민은 은찬의 손을 풀고 고개를 돌려 강윤아를 바라보았다.“제가 낯선 사람과 밥을 같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요.”강윤아는 비록 자신이 권재민 같은 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권재민이 직접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난감함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하긴, 권씨 그룹 대표가 못 먹어본 음식은 없겠지. 감히 권재민 앞에서 밥을 사겠다고 하다니••••••, 어리석어도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없었다.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권재민에게 굳이 밥을 사줄 필요는 없었다. 그는 딱 봐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은찬은 도대체 무슨 요령으로 권재민과 이렇게 친해진 걸까? 혹시 은찬에게 무슨 다른 매력이 있는 건 아닐까? 권재민은 말을 마친 후, 강윤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바로 돌아서서 차에 올랐다. 그가 차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던 강윤아는 은찬을 데리고 유치원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눈을 파는 사이, 은찬은 곧장 권재민의 차에 따라 올라탔다.“은찬.”강윤아는 당황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권재민은 은찬을 귀여워하고, 그를 어느정도 봐주긴 했지만, 그가 이렇게 함부로 권재민의 차에 올라타는 것은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만약 은찬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권재민의 화를 돋군다면 정말 큰일이었다.은찬은 마치 강윤아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 듯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은찬은 다급히 차 문을 닫았다.그녀는 제자리에서 잠시 멍하니 있다가 급히 걸어가 은찬을 불러내려했다. 하지만 그녀가 막 몇 걸음 발을 내디뎠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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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강윤아는 은찬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그가 권재민과 함께 떠나도록 내버려두었다. 저녁, 강윤아는 아무리 기다려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은찬 때문에 내내 불안해했다.그녀가 소파에 한참 앉아 있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강윤아는 벌떡 일어나 문을 향해 뛰어갔다. 문을 열어보니 은찬은 그녀를 향해 환히 웃고 있었다. 은찬의 뒤에 권재민이 서 있었다.“엄마, 제가 꼭 제시간에 맞춰 집에 가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걱정하는 거예요?”은찬이 중얼거렸다.“무사히 돌아왔으면 됐어.”강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냉담한 표정으로 권재민을 바라보았다.“은찬이를 안전하게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닙니다.”권재민의 목소리도 한없이 냉랭했다.강윤아에 의해 억지로 집 안으로 끌려들어온 은찬은 번쩍 정신을 차리고 권재민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저씨, 조심히 가세요.”그러자 권재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강윤아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이 남자••••••, 웃는 것도 참 예쁘네.’“안녕.”권재민은 은찬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그렇게 권재민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강윤아는 은찬을 끌고 소파에 앉히며 물었다.“너 무슨 사고라도 일으킨 건 아니지?”그러자 은찬은 시치미를 뚝 뗐다.“엄마, 저를 뭘로 보는 거예요? 제가 사고나 치고 다니는 아이로 보이세요?”“아니, 그건 아니지.”한편, 권재민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이 동네를 훑어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저었다.윤 실장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긴장한 듯 물었다.“도련님, 왜 그러세요?”“이 동네 환경이 그닥 좋지 않아.”권재민이 말했다.윤 실장은 그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그는 순간,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 그럼 저희는 이만 떠날까요?”“집 한 채를 장만해.”권재민이 말했다.“네? 집을요? 집을 사서 뭐하시려고요?”“은찬에게 주려고.”권재민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권재민의 행동에 윤 실장은 깜짝 놀랐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12화 아내인 척

    박미란과 강수아는 이렇게 아무런 수확도 없이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만만찮은 두 남자 때문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강윤아의 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도 박미란은 여전히 조금 전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수아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강윤아한테 어디서 갑자기 기댈 구석이 생긴거지?”강수아의 얼굴빛은 심하게 굳어졌다. 그녀도 마침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그녀의 시선이 방금 아래층에서 주차된 고급 외제차에 떨어졌다.이번에 귀국할 때 권재민이 운전하던 바로 그 차였다.‘뭐야? 그럼 설마 강윤아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소리야? 정말 권재민이랑 만나고 있는 거야?’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강수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를 질렀다.‘안 돼, 안 돼. 강윤아가 어떻게 감히 권재민이랑 만난다는 거야? 권재민이 그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어.’강수아의 표정을 본 박미란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강수아가 그저 조금 전 강윤아에게 한바탕 당해서 화가 난 줄로만 알고 황급히 위로했다. “수아야, 화내지 마. 우리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자. 난 이렇게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야. 절대.”“방법은 무슨 방법이요? 강윤아는 하마터면 재벌가에 시집갈지도 몰라요. 재벌집에 시집가니까 저희 가문의 재산이 마음에 안 드는 거라고요.”강수아는 홧김에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의 말에 박미란 깜짝 놀라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재차 물었다.“그••••••, 그게 무슨 뜻이야?”“방금 봤는데, 권씨 그룹 대표 차가 아래에 주차되어 있었어요. 조금 전 그 경호원들도 분명 권씨 가문 경호원들일 거예요. 강윤아는 대체 무슨 수를 썼길래 귀국하자마자 이렇게 큰 월척을 낚아챈 거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반드시 막아야 해요.”강수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벌써부터 음모의 새싹이 싹트기 시작했다.한편, 강윤아와 은찬은 집에 갑자기 나타난 경호원 두 명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강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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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1화 서로의 버팀목

    강윤아라는 말에 권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힘든 일을 많이 겪었고 늘 다른 사람의 타깃이 되었어요. 재민이가 너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 그녀를 연루시킨 거죠.”“재아 씨가 지금 걱정해도 소용없어요, 재아 씨부터 잘 챙겨요.”윌은 재아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자, 재아 씨 기분 전환하러 갔다가 나중에 우리 집에 가요.”그 말을 들은 권재아는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예요? 내가 옆에 있었으면 재아 씨가 좀 더 편하게 잠들 거예요.”윌은 웃으며 농담했다.재아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그를 한 대 때렸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날이 저물자 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고 이따금 파도가 아련하게 일기도 했다. 해변의 모래사장에는 간간이 등불이 있는데, 등불은 그다지 밝지 않고 군데군데 있어서 밤하늘의 별과 서로 잘 어울렸다.재아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앞으로 한 걸음씩 폴짝폴짝 뛰어갔다.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득하고도 고요했다.윌은 재아의 뒤에서 몇 걸음 걷다가 재아가 전혀 알아채지 못하자 성큼성큼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으로 감쌌다.재아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두 눈이 반달 모양으로 변했다.“손잡고 싶은 거면 얘기하지 그랬어요.”재아의 표정이 너무 도도해서 윌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긁었다.“그러게 누가 재아 씨더러 아무것도 모르래요?”술도 밥도 배불리 먹었으나 그 뒤로 딴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재아는 윌 덕분에 배불리 먹었고 지금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윌의 손을 잡고 있자니 따뜻한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힘에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백사장을 따라 한참을 걸은 후에야 마침내 윌이 말한 그 ‘재미있는 곳’에 이르렀다.재아는 어두컴컴한 불빛 속 나무 밑에 숨어 있는 해먹에 하마터면 눈살을 찌푸릴 뻔했다.“여기가 재밌는 곳이에요?”“재미있는 곳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올 거잖아요?”윌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올라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0화 마음이 아파

    회의가 끝난 후, 권재아는 권현우가 그녀를 쉽게 보지 못하게 하려고 여전히 당당하게 걸어 나갔지만, 사무실로 돌아온 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초조하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재아는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재아는 권재민에게 이 일을 알리려 문자를 보냈지만, 그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재아는 윤기태에게도 이 일을 말했다. 기태도 분노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아가 풀이 죽은 모습을 보며 화가 났지만 재아를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이런 결과는 대표님도 원하지 않겠지만, 정말 방법이 없잖아요. 자책하지 마세요, 권재민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분명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태의 위로가 전혀 소용이 없었고 재아는 여전히 괴로웠다.재아의 이런 모습을 본 기태는 더는 방해하지 않고 그녀에게 인사한 후 자리를 떴다.늦은 시간, 재아는 여전히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권재아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만 했다.갑자기 넓은 손이 재아 앞에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재아는 화를 내려다가 윌임을 발견했다. 순간 화가 난 얼굴이 미리 설정된 듯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아, 윌,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귀국하지 않았어요? 돌아왔으면 나한테 말해주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내가 공항으로 데리러 갔을 텐데.”윌은 재아의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풀고 책상을 돌아 재아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러는 내내 눈빛은 재아에게서 떠나지 않았다.“보고 싶어서 돌아왔어요. 알려줬으면 어떻게 서프라이즈를 해줬겠어요. 왜 이렇게 피곤한 얼굴이죠? 날 봤을 땐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어요.”윌이 그녀 앞에 서자 재아는 윌의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살짝 윌의 몸에 기대며 풀이 죽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윌은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해 보여 더는 강요하지 않고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주차장에서 오래 기다렸는데도 안 내려와서 야근하는 거 아닌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9화 심신이 지치다

    권재민은 강윤아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곧바로 현진성과 합류해 구출 계획을 논의하고 애스릭이 숨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려 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은 변장하고 다가갔다. 애스릭은 분명 그들을 경계할 것이고, 외딴 섬에서의 일을 겪었으니 애스릭의 경계와 의심이 더 강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만반의 계획을 세워야만 윤아를 구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같은 시간, 국내에 있던 김소혜와 서만옥은 출국할 예정이었다.그날 기슭에 도착한 후 재민은 아이를 안배하고 나서 소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혜는 발신자가 실종된 지 오래된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보고 매우 흥분했다.“재민아,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했구나. 그동안 네가 나한테 전화 안 해서 우리도 방해할 엄두가 안 났는데 너는 지금 어때? 윤아는 행방불명이야? 윤아를 구해낸 거 아니었어?”소혜는 재민의 전화가 희소식을 전하러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재민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민의 전화를 받은 후 마음이 매우 흥분되고 기뻤기 때문이기도 했다.재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소혜의 이렇게 흥분한 말투를 들으며 차마 그녀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해서 아이를 돌볼 가족이 있어야 했다. 비록 의사가 있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그는 이를 악물고 실정을 소혜에게 말했다.“엄마, 내 말 좀 들어봐요. 마음을 다잡고 들어요, 일이 이렇게 됐어요…… 엄마가얘기한 거랑 상황이 좀 달라요. 윤아가 처음에 구출되긴 했는데 다시 잡혀갔어요.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건 내가 계속 그 사람의 경계에 잠복해있었기 때문이에요.”재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혜가 말을 끊었다.“뭐? 구출되긴 했는데 또 잡혀갔다는 건 뭐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엄마, 내 말끝까지 들어봐요.”재민이 이마를 어루만졌다.“이 일은 당분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워요. 제가 윤아를 데려가고 나서 자세히 말해줄게요.”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8화 진짜 위험해

    고승혁 교수가 협조를 거부했기 때문에 애스릭은 더 심하게 때렸다. 거의 몇 시간마다 가서 괴롭혔는데 매번 때리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말로 욕했지만 고승혁 교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강윤아는 고승혁 교수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보고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사실, 애스릭이 매번 고승혁 교수를 데려갈 때마다 그가 입을 열어 경험을 전수해주도록 했을 뿐 매번 그를 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승혁 교수는 돌아올 때마다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얻어맞았다.고승혁 교수는 베티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배신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원망스러웠다.“고승혁 교수님, 저 때문에 교수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 협조하고 절 그냥 내버려 둬요.”“괜찮아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요. 나는 견딜 수 있어요. 나는 오히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 보고 싶어요. 언젠가 내가 정말 견딜 수 없게 되면 자연히 그들에게 항복할 거예요. 그때 가서 윤아 씨가 나를 원망하지 말아주세요.”고승혁 교수는 손을 내저으며 개의치 않는 듯 윤아를 향해 농담까지 했다.“교수님은 이미 내 목숨을 구해줬고 내 아이를 지켜줬어요. 이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교수님에게 감사해요. 교수님이 앞으로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윤아는 고승혁 교수의 이런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정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이건 내 인생 경험의 일부일 뿐이에요.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에요. 굴복해 연명할 수 있지만 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고승혁 교수는 윤아가 미안한 표정을 짓자 그녀를 안심시켰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우리가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교수님의 연구원에 많이 투자할게요.”“그럼 먼저 윤아 씨에게 감사해야겠어요.”“고승혁 교수님, 우리는 함께 목숨 걸고 싸운 사이이니 그냥 저를 윤아라고 부르세요, 윤아 씨는 너무 서먹서먹해요.”윤아가 고승혁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7화 호되게 때려

    메리는 인큐베이터 옆에 있는 의사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한 번 쿡 찌르며 낮은 소리로 주의를 시키었다.“존, 사람들이 묻고 있잖아요.”“네?”존은 어리둥절하게 되물었다.권재민은 옆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다시 물었다.“내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물었어요.”“아기는 지금 상태가 안정돼 있고 아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놀라지 않았어요. 달이 차지 않아 태어났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존은 마침내 반응을 보였고 무서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재민은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고 인큐베이터 안의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생명이 정말 완강하다고 느꼈다.강윤아에게 그렇게 많은 위험이 닥쳤는데도 이 아이는 이렇게 안전하고 무사하게 태어났고, 게다가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앞으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눈앞의 작은 아이가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건강할 수 있다면, 아이의 엄마 윤아는 분명 더 완강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윤아는 아슬아슬하게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재민은 보면 볼수록 더 반가웠고 윤아가 출산할 때 옆에 없었지만 수술실 밖에 있었으니 좀 멀지만 어떻게 보면 윤아 옆에 있은 셈이다. 다음번에는, 다음번에는 윤아 옆에 꼭 있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재민의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 현진성과 한기현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기를 바라보았다.“윤아 씨를 많이 닮아서 참 예뻐. 앞으로 윤아 씨처럼 예쁘게 자랄 거야.”기현은 한참을 쳐다보았다.옆에 있던 진성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윤아 씨와 닮은 줄 알아요? 갓난아이는 이목구비도 다 비슷비슷하고 쭈글쭈글한 모습이 늙은이 같다는 생각만 들어요. 게다가 머리카락이나 눈썹도 다 나지 않았잖아요.”“진성 씨…… 왜 그래요? 분명 윤아 씨를 닮았잖아요?”핀잔을 들은 기현은 얼굴이 빨개졌다.“재민아. 진성 씨 봐, 너의 아이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6화 두 가지 계략

    한기현은 다시 권재민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숨은 곳을 알려줬지만 강윤아가 끌려갔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재민은 재빨리 이곳으로 달려와 둘러보았으나 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러운 얼굴로 기현과 현진성을 힐끗 쳐다보았다.“기현아, 현진성 씨, 윤아 씨는요? 윤아 씨가 왜 여기에 없죠?”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 평소 대단한 사람들이었지만 지금 재민 앞에서 감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기현은 슬며시 진성을 쳐다보고 몰래 진성을 쿡 찔렀다. 진성은 방심하다 밀려났고 뒤를 돌아보며 기현을 노려보았지만 기현은 고개를 숙이고 더는 두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묻고 있잖아요! 윤아 씨는요? 내 아내 어디 갔어요? 당신들 윤아 씨를 어디로 데려갔어요?”재민은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소리쳤다.진성은 미안한 표정으로 재민을 바라보며 재민에게 그가 떠난 후의 일을 대충 말했다.“권재민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윤아 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애스릭에게 빼앗겼어요. 제가 부주의했어요. 그 방에 숨으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애스릭이 이렇게 교활하게 두 가지 계략을 쓸 줄은 몰랐어요.”“권재민 대표님, 지금 저를 때리고 욕해도 저 할 말이 없어요.”이 말을 들은 재민은 온몸에 살기가 피어올랐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진성을 노려보며 허리에서 총을 꺼내려 했다. 기현이 황급히 그런 재민을 말렸다.“재민아, 일단 흥분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같은 편이니 우릴 도울 수 있어. 게다가 인터폴이야. 너 인터폴을 죽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윤아 씨부터 찾아야지. 지금 우리는 진성 씨가 필요해.”기현은 재민의 허리춤의 총을 쥔 손을 힘껏 눌렀다.진성도 황급히 위로했다.“권재민 대표님,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밖에 비도 오고 바람도 심해서 빨리 갈 수 없으니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게다가, 우리 배에는 위치추적 장치가 있어요. 아주 은밀한 곳에 두었으니, 그들은 분명히 찾을 수 없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5화 제가 소홀했어요

    한기현은 사람과 함께 현진성의 사람들을 따라 수술실의 암도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길을 따라가다가 애스릭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기현은 그들 모두가 깨끗이 떠난 줄 알고 있었는데 애스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사람을 남겨 그들을 몰살시킬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다.기현의 눈에 갑자기 핏빛이 솟구쳐오르더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맨주먹으로 몇 사랑을 해치웠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독살스러운 모습까지 보여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그 사람들은 애스릭을 보낸 후 매우 내키지 않았다. 한바탕 뒤지고 나서 도망갈 계획이었는데, 결국 절반 정도 뒤지다가 기현 일행을 만났다. 특히 기현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그들은 원래 기현 일당과 대충 싸우려고 일부러 그들을 놓아주려 했는데 기현이 달려들어 그들 몇 사람을 쓰러 눕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기현 일행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기현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면 지금쯤 후회해 죽을지도 모른다. 몇 분 동안 아무렇게나 싸우면 될 일을 이렇게 충동적으로 또 한 번 미뤘다.몇 분 동안 싸운 후, 쌍방은 모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기현의 왼팔이 그 무리의 두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쥐고 그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있어 쌍방이 모두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현은 그들의 타협을 기다렸고, 그 사람은 반격의 기회를 기다렸다.이 팀장은 원래 타협하려 했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니 승리욕이 자극되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숙이면 부하들이 그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그는 승부를 내려고 했다.이때 폭발음이 드디어 또렷하게 들렸고 그 사람은 이때 갑자기 손을 썼다.기현은 그가 성급히 달려들 것을 예상한 듯 손을 빼 권총을 내던지고 날쌔게 상대방의 손을 잡아 그의 등 뒤로 돌렸다. 두 발은 날렵하게 그의 허리와 배를 걷어찼고 곧 사납게 그의 몸을 비틀어 앞을 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4화 좀 참아요

    현진성은 애스릭의 부하들이 베티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애스릭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애스릭이 베티를 포기하거나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이 보이지 않는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생각했다.애스릭이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베티를 데려가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애스릭은 고승혁 교수와 강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진성은 갑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윤아와 고승혁 교수가 숨어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났다.그는 급히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그가 배치한 사람 중 몇 명은 상처를 입었고, 또 몇 명은 이미 의식을 잃었으며 그중 한 명은 이미 죽었는데 의사였다. 그 의사는 아기의 인큐베이터를 필사적으로 안고 있었다.진성은 그 의사의 시체를 땅에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의 손이 인큐베이터 가장자리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어서 아주 많은 힘을 써서야 그 손을 쪼갰다. 진성은 겨우 옆 깨끗한 곳으로 메고 가서 그를 살며시 내려놓았다.의사를 내려놓은 진성은 돌아서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살펴보았다.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기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엎드려 있어서 진성은 한동안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하나 뒤집어 보았다. 애스릭의 사람들이 그냥 들어와서 그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승혁 교수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다.진성은 갑자기 윤아가 떠올랐다. 총소리가 그렇게 컸으니 윤아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 리 없다. 진성은 급히 모퉁이의 병상 옆으로 달려갔다.이불 속이 울퉁불퉁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승혁 교수 등이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어보니 안에 베개가 있었다. 진성은 멍해졌다.“이 방은 밀폐되어 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잡혀간 거지? 게다가 방금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 문으로 나갔을 리가 없어.”진성은 조급했다.갑자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3화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어

    고승혁 교수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고는 바다 위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있었는데 애스릭이 그 배에 있었고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승혁 교수는 깜짝 놀라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현진성은 그에게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 그를 붙잡고 비밀 통로로 갔다.권재민도 급히 한기현에게 연락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그러나 신호를 받자마자 재민은 기현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기현아, 무슨 일이야?”재민은 노심초사하여 급히 물었다.“방금 그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스템을 파괴했어. 최선을 다해 구조했으니 지금은 30분 정도 지연될 수 있어.”“시스템 복구가 시급한데 지금 그들과 싸우는 중이라……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어.”기현은 시스템 감시실에서 애스릭의 부하들과 싸우며 관제탑에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권재민과 이쪽의 상태를 보고했다.보고하는 과정에서 재민은 기현의 끙끙거리는 소리까지 듣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기아현, 너는 어때? 버틸 수 있겠어? 시스템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지금은 복구할 방법이 없어.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안 남았어요, 재민아.”“상대편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사람은 이 몇 명밖에 없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재민아, 빨리 와.”기현이 헐떡이며 소리쳤다.재민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했지만 윤아가 이쪽에 있었기에 결정하기 어려웠다. 윤아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매우 걱정했다.진성은 재민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내 부하들이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했고, 그자들이 통제실의 시스템을 파괴했대요. 지금 우리 부하들이 그들과 싸우고 있는데 기현이도 그들에게 얽매여 시스템을 고칠 기회가 전혀 없어요…… 나는 윤아 씨가 마음에 걸려요.”재민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가요, 여기 내가 있을게요. 기지 안에 내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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