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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구세주의 도착

작가: 뚜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강윤아는 멍한 표정으로 은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감히 엄두도 못 낼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설마•••••• 은찬이가 감히 그 전설적인 권씨 그룹의 대표를 불렀기야 했겠어?’

유치원 선생님은 여전히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들이 얼마나 믿음직한 구세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전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어서 여기를 떠나세요.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에 가서도 피해를 보는 건 두 분이예요. 은찬이 어머니께서 직접 말해보세요. 맞죠?”

유치원 선생님은 두 손을 가슴에 대고 강윤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강윤아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는 이제야 권력과 지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 혼자 이런 굴욕을 당한거라면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은찬까지 연루되어 그녀와 함께 억울함을 당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은찬은 그녀의 팔을 흔들며 그녀에게 윙크를 했다.

“와.”

그때, 사무실 밖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강윤아는 다소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돌렸다. 유치원 선생님은 현관으로 와서 밖을 내다보며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한 대의 고급차가 유치원 입구에 천천히 멈추었다. 그러다가 차 안에서 훤칠한 한 남자가 내렸다. 온몸에서 고귀한 기품이 줄줄 흘렀다. 그는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모종의 위협감을 주었다.

“엄마, 저기 보세요. 제 구세주가 도착했어요.”

은찬은 약간 흥분해서 권재민에게로 달려갔다.

조금 전 강윤아가 유치원으로 오기 전, 은찬은 몰래 권재민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의 부름에 권재민은 한번에 바로 오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비록 억울한 얼굴이었지만 은찬은 속으로 기세가 등등했다.

“무슨 일이야?"

권재민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은찬의 머리를 툭툭 치며 참을성 있게 물었다.

두 사람이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강윤아는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뜻밖에도 그 모습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마치 원래 한 집안 식구처럼 말이다.

“저 아이가 제 휴대폰을 빼앗아가고 바닥에 내려치기까지 했어요. 그것도 모자라 저한테 먼저 싸움을 걸었어요.”

은찬은 입을 삐죽거리며 권재민에게 억울함을 털어놓았다.

그는 가엾은 표정을 지으며 권재민을 힐끗 쳐다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다 제 잘못이라고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권재민은 은찬의 말을 듣고 마치 그를 위로하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도 은찬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가자, 같이 가서 선생님께 제대로 잘 말해보자.”

잠시 후, 권재민은 은찬의 손을 잡고 선생님 쪽으로 걸어갔다.

권재민이 나타난 순간, 선생님은 이 남자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이 남자가 은찬의 아버지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것을 보고, 선생님은 당연히 권재민이 은찬의 아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더욱 두려워졌다.

그녀는 처음에 강윤아와 은찬이 호락호락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

두 사람의 구세주인 권재민은 권력과 지위를 모두 갖춘 사람같아 보였다. 보아하니, 방금 자신이 보호해줬던 그 아이보다 가정 형편이 훨씬 더 좋아 보였다.

권재민이 그녀 앞에 다가왔을 때, 그녀의 이마에는 이미 약간의 식은땀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뚝뚝하게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버님, 이 일은 정말 아버님댁 아이가 먼저 사람을 때렸어요. 제가 이렇게 처벌하는 것도 규칙에 따라 행동한 것입니다.”

그 말에 권재민은 바로 정색했다.

“우리 아이는 거짓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건••••••, 아버님. 도리를 따져야죠. 아버님 집 아이가 거짓말을 할 것 같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모함해서는 안 됩니다. 보세요, 저도 증인이에요. 아니면 당사자끼리 합의해서 체벌을 피하는 건 어때요?”

선생님이 말했다.

권재민은 문득 고개를 들어 사무실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여기 교실마다 CCTV가 있는 것 같던데 cctv를 확인하면 모든 일이 다 명확해지지 않나요?”

그러자 선생님의 얼굴에 잠시 당황스러움이 스쳐갔다.

“아이들끼리의 장난일 뿐인데, 일을 그렇게 심하게 키울 필요는 없죠.”

그 말에 권재민의 얼굴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불쾌한 뉘앙스로 말을 이어갔다.

“저는 이미 분명히 말했습니다. 오늘 CCTV를 증거로 제시하지 않으면 제가 책임지고 이 유치원을 다신 운영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난폭한 해결방식에 강윤아는 어리둥절해 하며 새삼 감탄했다.

‘역시 권세 있는 사람은 일을 처리하는 게 참 다르다니까?’

그녀는 이전에 이런 일처리 방법에 대해 사실 반감을 가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권재민이 은찬을 대신해 싸워주는 모습에 그녀는 권재민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강윤아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은찬은 권재민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권재민은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은찬의 귀에 몸을 가까이했다.

“이번에는 제가 아저씨한테 신세를 진 셈이니, 나중에 제가 반드시 아저씨를 게임에서 1등하게 만들어 줄게요.”

강윤아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다가 은찬의 말을 듣고 순간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은찬이 게임을 잘하는 건 맞지만, 권재민도 게임을 하긴 하는 것일까? 그는 전혀 게임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한편, 선생님은 지금 완전히 당황해서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원장 선생님께서 오셨어요.”

그때, 선생님의 얼굴은 공포로 뒤덮였다.

“무슨 일이야?”

원장님은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우는 줄 알고 얼굴빛이 어두워보였다.

그러자 소반 선생님은 마지못해 웃으며 말했다.

“원장님, 웬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여기 일은 저 혼자 처리하면 되는데요.”

원장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반 선생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권재민을 향해 정중하게 일의 경위를 설명 받았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원장은 손을 내저으며 두말없이 CCTV를 확인하게 했다.

“그렇다면 어서 CCTV를 확인해보세요.”

 CCTV를 확인하니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고, 은찬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소반 선생님은 구석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장님, 보아하니 원장님은 사리에 밝은 사람인 것 같은데 무책임한 선생님을 한 명 고용해서 어떻게 다른 학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보낼 수 있겠습니까?"

권재민은 소반 선생님을 힐끗 쳐다보며 원장에게 말했다.

그러자 원장의 표정도 매우 엄숙해졌다. 첫째는 눈앞의 이 남자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둘째는 이번일은 확실히 소반 선생님의 일처리에 문제가 있었으며, 셋째는 소반 선생님을 계속 유치원에 남겨두면 그들의 유치원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걱정 마세요. 지금 바로 해고하겠습니다.”

“원장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실수 하지 않겠습니다."

소반 선생님이 다급하게 원장을 찾아와서 사정했지만 원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때, 권재민은 다시 원래의 '피해자'에게 눈길을 돌렸다.

“이 거짓말쟁이를 원장님은 또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일주일 동안 유치원 청소를 시키고, 은찬이가 그걸 감독하게 하는 건 어때요?”

권재민은 고개를 숙여 은찬을 한 번 슥 쳐다봤다. 은찬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도 원장의 말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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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미스가 식구를 데리고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권재민은 미리 5성급 호텔을 예약했다.그리고 그들 일행이 도착하자 그는 자연스레 그들을 호텔로 안내했다.“방은 예약해 뒀으니까 휴식 잘해. 시차 잘 적응하고.”“시차가 뭔 대수라고. 나도 매일이다시피 여기저기 출장 다니는 몸이라 이미 습관 됐어.”권재민의 걱정과 달리 스미스는 오히려 손을 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그래도 먼저 들어가서 짐 정리해야 하잖아. 얼른 가 봐.”계속되는 권재민의 말에 스미스는 부인 다이애나의 의견을 물은 다음 식구들을 데리고 호텔 방으로 향했다.그들의 편리를 위해 권재민은 저녁을 먹을 장소를 호텔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그것도 모자라 레스토랑이 있는 2층 전체를 빌리기까지 했다.그의 통 큰 행동에 강윤아는 혀를 내둘렀지만 돈이 그녀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도 아니기에 그저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다.저녁 시간이 되자 강윤아와 은찬은 권재민과 함께 스미스네 식구를 맞이했다. 아래층으로 향하는 동안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세 무리로 나뉘어졌다. 권재민과 스미스는 비즈니스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았고 강윤아는 다이애나와 일상적인 얘기를 주고받았고 은찬은 이제 안 지 얼마 되지 않는 엘리사와 어느새 친해졌는지 둘만의 세상에 빠져 저들끼리 놀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아들이 곁에 있지 않는 게 습관이 되지 않아 두리번 거리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강윤아는 엘리사가 자기 아들 얼굴에 입을 맞추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놀란 듯 잠시 멍하니 있는 그때, 다이애나도 아이들을 발견했는지 살짝 웃음을 터뜨리며 강윤아의 어깨를 두드렸다.“윤아 씨 아들 정말 귀엽네요. 우리 엘리사가 이렇게 남한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데.”“은찬이 쟤는 예쁜 여자애들하고만 놀아요. 저것 봐요, 엘리사한테만은 미소를 잃지 않는 거.”강윤아는 피식 웃으며 마치 화라도 난 듯 푸념했다.두 사람이 입을 가리며 웃고 있던 그때, 마침 고개를 돌린 권재민과 스미스는 사이좋은 네 사람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재민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17화 숨은 고수

    “그렇군요…….”다이애나는 조금 실망했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매니저를 일부러 난처하게 하지도 않았다.“괜찮아요. 이 음식들도 이미 엄청 푸짐해요.”하지만 그때, 강윤아가 다이애나를 힐끗 보더니 갑자기 툭 제안했다.“두부조림이라면 저희 어머니가 예전에 자주 해주던 거라 저도 할 줄 아는데…… 제가 모자란 실력이라도 한 번 대드려도 될까요?”방금 전 나눈 대화에서 다이애나에 대해 호감이 생긴 터라 강윤아는 그녀가 이대로 실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고민도 없이 나섰다.하지만 말을 내뱉고 바로 후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솜씨는 당연히 호텔 주방장과 비교할 수 없을 거고 상대가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실수를 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강윤아는 입을 꾹 다문 채로 긴장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권재민은 그런 그녀를 힐끗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때.“오, 재민, 놀라운데. 네 와이프가 음식도 할 줄 아나 봐?”스미스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권재민을 툭툭 건드렸다.권재민도 그의 호들갑에 싱긋 미소지었지만 눈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맴돌았다.“나도 저 용기에 감탄이 나오네. 그런데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하니 해보라고 해야지.”곧이어 다이애나도 깜짝 놀라며 강윤아를 바라봤다.“윤아 씨 음식도 할 줄 알아요? 그럼 저 기대하고 있을게요.”호텔 측 동의를 구한 강윤아는 곧바로 매니저를 따라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재료 손질을 거의 끝냈을 때 권재민이 안으로 들어왔다.강윤아의 능숙한 손놀림을 보자 그는 걱정을 조금 덜어냈지만 여전히 불신한 듯 물었다.“정말 할 수 있겠어요?”원래 자신이 없었던 강윤아는 권재민의 불신하는 눈빛을 보자 순간 그에게 자기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오기가 생겨났다.“제가 요리를 끝내면 알 거 아니에요.”“못 할 것 같으면 안 해도 돼요. 제가 전화로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되니까.”“필요 없어요.”딱 잘라내듯 거절한 그녀는 더 이상 권재민의 말에 대꾸도

최신 챕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1화 서로의 버팀목

    강윤아라는 말에 권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힘든 일을 많이 겪었고 늘 다른 사람의 타깃이 되었어요. 재민이가 너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 그녀를 연루시킨 거죠.”“재아 씨가 지금 걱정해도 소용없어요, 재아 씨부터 잘 챙겨요.”윌은 재아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자, 재아 씨 기분 전환하러 갔다가 나중에 우리 집에 가요.”그 말을 들은 권재아는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예요? 내가 옆에 있었으면 재아 씨가 좀 더 편하게 잠들 거예요.”윌은 웃으며 농담했다.재아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그를 한 대 때렸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날이 저물자 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고 이따금 파도가 아련하게 일기도 했다. 해변의 모래사장에는 간간이 등불이 있는데, 등불은 그다지 밝지 않고 군데군데 있어서 밤하늘의 별과 서로 잘 어울렸다.재아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앞으로 한 걸음씩 폴짝폴짝 뛰어갔다.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득하고도 고요했다.윌은 재아의 뒤에서 몇 걸음 걷다가 재아가 전혀 알아채지 못하자 성큼성큼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으로 감쌌다.재아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두 눈이 반달 모양으로 변했다.“손잡고 싶은 거면 얘기하지 그랬어요.”재아의 표정이 너무 도도해서 윌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긁었다.“그러게 누가 재아 씨더러 아무것도 모르래요?”술도 밥도 배불리 먹었으나 그 뒤로 딴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재아는 윌 덕분에 배불리 먹었고 지금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윌의 손을 잡고 있자니 따뜻한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힘에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백사장을 따라 한참을 걸은 후에야 마침내 윌이 말한 그 ‘재미있는 곳’에 이르렀다.재아는 어두컴컴한 불빛 속 나무 밑에 숨어 있는 해먹에 하마터면 눈살을 찌푸릴 뻔했다.“여기가 재밌는 곳이에요?”“재미있는 곳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올 거잖아요?”윌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올라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0화 마음이 아파

    회의가 끝난 후, 권재아는 권현우가 그녀를 쉽게 보지 못하게 하려고 여전히 당당하게 걸어 나갔지만, 사무실로 돌아온 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초조하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재아는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재아는 권재민에게 이 일을 알리려 문자를 보냈지만, 그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재아는 윤기태에게도 이 일을 말했다. 기태도 분노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아가 풀이 죽은 모습을 보며 화가 났지만 재아를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이런 결과는 대표님도 원하지 않겠지만, 정말 방법이 없잖아요. 자책하지 마세요, 권재민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분명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태의 위로가 전혀 소용이 없었고 재아는 여전히 괴로웠다.재아의 이런 모습을 본 기태는 더는 방해하지 않고 그녀에게 인사한 후 자리를 떴다.늦은 시간, 재아는 여전히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권재아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만 했다.갑자기 넓은 손이 재아 앞에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재아는 화를 내려다가 윌임을 발견했다. 순간 화가 난 얼굴이 미리 설정된 듯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아, 윌,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귀국하지 않았어요? 돌아왔으면 나한테 말해주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내가 공항으로 데리러 갔을 텐데.”윌은 재아의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풀고 책상을 돌아 재아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러는 내내 눈빛은 재아에게서 떠나지 않았다.“보고 싶어서 돌아왔어요. 알려줬으면 어떻게 서프라이즈를 해줬겠어요. 왜 이렇게 피곤한 얼굴이죠? 날 봤을 땐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어요.”윌이 그녀 앞에 서자 재아는 윌의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살짝 윌의 몸에 기대며 풀이 죽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윌은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해 보여 더는 강요하지 않고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주차장에서 오래 기다렸는데도 안 내려와서 야근하는 거 아닌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9화 심신이 지치다

    권재민은 강윤아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곧바로 현진성과 합류해 구출 계획을 논의하고 애스릭이 숨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려 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은 변장하고 다가갔다. 애스릭은 분명 그들을 경계할 것이고, 외딴 섬에서의 일을 겪었으니 애스릭의 경계와 의심이 더 강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만반의 계획을 세워야만 윤아를 구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같은 시간, 국내에 있던 김소혜와 서만옥은 출국할 예정이었다.그날 기슭에 도착한 후 재민은 아이를 안배하고 나서 소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혜는 발신자가 실종된 지 오래된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보고 매우 흥분했다.“재민아,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했구나. 그동안 네가 나한테 전화 안 해서 우리도 방해할 엄두가 안 났는데 너는 지금 어때? 윤아는 행방불명이야? 윤아를 구해낸 거 아니었어?”소혜는 재민의 전화가 희소식을 전하러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재민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민의 전화를 받은 후 마음이 매우 흥분되고 기뻤기 때문이기도 했다.재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소혜의 이렇게 흥분한 말투를 들으며 차마 그녀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해서 아이를 돌볼 가족이 있어야 했다. 비록 의사가 있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그는 이를 악물고 실정을 소혜에게 말했다.“엄마, 내 말 좀 들어봐요. 마음을 다잡고 들어요, 일이 이렇게 됐어요…… 엄마가얘기한 거랑 상황이 좀 달라요. 윤아가 처음에 구출되긴 했는데 다시 잡혀갔어요.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건 내가 계속 그 사람의 경계에 잠복해있었기 때문이에요.”재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혜가 말을 끊었다.“뭐? 구출되긴 했는데 또 잡혀갔다는 건 뭐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엄마, 내 말끝까지 들어봐요.”재민이 이마를 어루만졌다.“이 일은 당분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워요. 제가 윤아를 데려가고 나서 자세히 말해줄게요.”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8화 진짜 위험해

    고승혁 교수가 협조를 거부했기 때문에 애스릭은 더 심하게 때렸다. 거의 몇 시간마다 가서 괴롭혔는데 매번 때리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말로 욕했지만 고승혁 교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강윤아는 고승혁 교수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보고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사실, 애스릭이 매번 고승혁 교수를 데려갈 때마다 그가 입을 열어 경험을 전수해주도록 했을 뿐 매번 그를 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승혁 교수는 돌아올 때마다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얻어맞았다.고승혁 교수는 베티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배신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원망스러웠다.“고승혁 교수님, 저 때문에 교수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 협조하고 절 그냥 내버려 둬요.”“괜찮아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요. 나는 견딜 수 있어요. 나는 오히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 보고 싶어요. 언젠가 내가 정말 견딜 수 없게 되면 자연히 그들에게 항복할 거예요. 그때 가서 윤아 씨가 나를 원망하지 말아주세요.”고승혁 교수는 손을 내저으며 개의치 않는 듯 윤아를 향해 농담까지 했다.“교수님은 이미 내 목숨을 구해줬고 내 아이를 지켜줬어요. 이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교수님에게 감사해요. 교수님이 앞으로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윤아는 고승혁 교수의 이런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정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이건 내 인생 경험의 일부일 뿐이에요.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에요. 굴복해 연명할 수 있지만 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고승혁 교수는 윤아가 미안한 표정을 짓자 그녀를 안심시켰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우리가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교수님의 연구원에 많이 투자할게요.”“그럼 먼저 윤아 씨에게 감사해야겠어요.”“고승혁 교수님, 우리는 함께 목숨 걸고 싸운 사이이니 그냥 저를 윤아라고 부르세요, 윤아 씨는 너무 서먹서먹해요.”윤아가 고승혁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7화 호되게 때려

    메리는 인큐베이터 옆에 있는 의사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한 번 쿡 찌르며 낮은 소리로 주의를 시키었다.“존, 사람들이 묻고 있잖아요.”“네?”존은 어리둥절하게 되물었다.권재민은 옆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다시 물었다.“내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물었어요.”“아기는 지금 상태가 안정돼 있고 아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놀라지 않았어요. 달이 차지 않아 태어났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존은 마침내 반응을 보였고 무서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재민은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고 인큐베이터 안의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생명이 정말 완강하다고 느꼈다.강윤아에게 그렇게 많은 위험이 닥쳤는데도 이 아이는 이렇게 안전하고 무사하게 태어났고, 게다가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앞으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눈앞의 작은 아이가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건강할 수 있다면, 아이의 엄마 윤아는 분명 더 완강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윤아는 아슬아슬하게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재민은 보면 볼수록 더 반가웠고 윤아가 출산할 때 옆에 없었지만 수술실 밖에 있었으니 좀 멀지만 어떻게 보면 윤아 옆에 있은 셈이다. 다음번에는, 다음번에는 윤아 옆에 꼭 있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재민의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 현진성과 한기현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기를 바라보았다.“윤아 씨를 많이 닮아서 참 예뻐. 앞으로 윤아 씨처럼 예쁘게 자랄 거야.”기현은 한참을 쳐다보았다.옆에 있던 진성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윤아 씨와 닮은 줄 알아요? 갓난아이는 이목구비도 다 비슷비슷하고 쭈글쭈글한 모습이 늙은이 같다는 생각만 들어요. 게다가 머리카락이나 눈썹도 다 나지 않았잖아요.”“진성 씨…… 왜 그래요? 분명 윤아 씨를 닮았잖아요?”핀잔을 들은 기현은 얼굴이 빨개졌다.“재민아. 진성 씨 봐, 너의 아이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6화 두 가지 계략

    한기현은 다시 권재민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숨은 곳을 알려줬지만 강윤아가 끌려갔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재민은 재빨리 이곳으로 달려와 둘러보았으나 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러운 얼굴로 기현과 현진성을 힐끗 쳐다보았다.“기현아, 현진성 씨, 윤아 씨는요? 윤아 씨가 왜 여기에 없죠?”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 평소 대단한 사람들이었지만 지금 재민 앞에서 감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기현은 슬며시 진성을 쳐다보고 몰래 진성을 쿡 찔렀다. 진성은 방심하다 밀려났고 뒤를 돌아보며 기현을 노려보았지만 기현은 고개를 숙이고 더는 두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묻고 있잖아요! 윤아 씨는요? 내 아내 어디 갔어요? 당신들 윤아 씨를 어디로 데려갔어요?”재민은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소리쳤다.진성은 미안한 표정으로 재민을 바라보며 재민에게 그가 떠난 후의 일을 대충 말했다.“권재민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윤아 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애스릭에게 빼앗겼어요. 제가 부주의했어요. 그 방에 숨으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애스릭이 이렇게 교활하게 두 가지 계략을 쓸 줄은 몰랐어요.”“권재민 대표님, 지금 저를 때리고 욕해도 저 할 말이 없어요.”이 말을 들은 재민은 온몸에 살기가 피어올랐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진성을 노려보며 허리에서 총을 꺼내려 했다. 기현이 황급히 그런 재민을 말렸다.“재민아, 일단 흥분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같은 편이니 우릴 도울 수 있어. 게다가 인터폴이야. 너 인터폴을 죽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윤아 씨부터 찾아야지. 지금 우리는 진성 씨가 필요해.”기현은 재민의 허리춤의 총을 쥔 손을 힘껏 눌렀다.진성도 황급히 위로했다.“권재민 대표님,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밖에 비도 오고 바람도 심해서 빨리 갈 수 없으니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게다가, 우리 배에는 위치추적 장치가 있어요. 아주 은밀한 곳에 두었으니, 그들은 분명히 찾을 수 없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5화 제가 소홀했어요

    한기현은 사람과 함께 현진성의 사람들을 따라 수술실의 암도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길을 따라가다가 애스릭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기현은 그들 모두가 깨끗이 떠난 줄 알고 있었는데 애스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사람을 남겨 그들을 몰살시킬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다.기현의 눈에 갑자기 핏빛이 솟구쳐오르더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맨주먹으로 몇 사랑을 해치웠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독살스러운 모습까지 보여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그 사람들은 애스릭을 보낸 후 매우 내키지 않았다. 한바탕 뒤지고 나서 도망갈 계획이었는데, 결국 절반 정도 뒤지다가 기현 일행을 만났다. 특히 기현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그들은 원래 기현 일당과 대충 싸우려고 일부러 그들을 놓아주려 했는데 기현이 달려들어 그들 몇 사람을 쓰러 눕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기현 일행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기현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면 지금쯤 후회해 죽을지도 모른다. 몇 분 동안 아무렇게나 싸우면 될 일을 이렇게 충동적으로 또 한 번 미뤘다.몇 분 동안 싸운 후, 쌍방은 모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기현의 왼팔이 그 무리의 두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쥐고 그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있어 쌍방이 모두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현은 그들의 타협을 기다렸고, 그 사람은 반격의 기회를 기다렸다.이 팀장은 원래 타협하려 했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니 승리욕이 자극되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숙이면 부하들이 그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그는 승부를 내려고 했다.이때 폭발음이 드디어 또렷하게 들렸고 그 사람은 이때 갑자기 손을 썼다.기현은 그가 성급히 달려들 것을 예상한 듯 손을 빼 권총을 내던지고 날쌔게 상대방의 손을 잡아 그의 등 뒤로 돌렸다. 두 발은 날렵하게 그의 허리와 배를 걷어찼고 곧 사납게 그의 몸을 비틀어 앞을 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4화 좀 참아요

    현진성은 애스릭의 부하들이 베티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애스릭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애스릭이 베티를 포기하거나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이 보이지 않는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생각했다.애스릭이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베티를 데려가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애스릭은 고승혁 교수와 강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진성은 갑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윤아와 고승혁 교수가 숨어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났다.그는 급히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그가 배치한 사람 중 몇 명은 상처를 입었고, 또 몇 명은 이미 의식을 잃었으며 그중 한 명은 이미 죽었는데 의사였다. 그 의사는 아기의 인큐베이터를 필사적으로 안고 있었다.진성은 그 의사의 시체를 땅에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의 손이 인큐베이터 가장자리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어서 아주 많은 힘을 써서야 그 손을 쪼갰다. 진성은 겨우 옆 깨끗한 곳으로 메고 가서 그를 살며시 내려놓았다.의사를 내려놓은 진성은 돌아서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살펴보았다.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기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엎드려 있어서 진성은 한동안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하나 뒤집어 보았다. 애스릭의 사람들이 그냥 들어와서 그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승혁 교수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다.진성은 갑자기 윤아가 떠올랐다. 총소리가 그렇게 컸으니 윤아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 리 없다. 진성은 급히 모퉁이의 병상 옆으로 달려갔다.이불 속이 울퉁불퉁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승혁 교수 등이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어보니 안에 베개가 있었다. 진성은 멍해졌다.“이 방은 밀폐되어 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잡혀간 거지? 게다가 방금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 문으로 나갔을 리가 없어.”진성은 조급했다.갑자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3화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어

    고승혁 교수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고는 바다 위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있었는데 애스릭이 그 배에 있었고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승혁 교수는 깜짝 놀라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현진성은 그에게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 그를 붙잡고 비밀 통로로 갔다.권재민도 급히 한기현에게 연락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그러나 신호를 받자마자 재민은 기현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기현아, 무슨 일이야?”재민은 노심초사하여 급히 물었다.“방금 그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스템을 파괴했어. 최선을 다해 구조했으니 지금은 30분 정도 지연될 수 있어.”“시스템 복구가 시급한데 지금 그들과 싸우는 중이라……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어.”기현은 시스템 감시실에서 애스릭의 부하들과 싸우며 관제탑에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권재민과 이쪽의 상태를 보고했다.보고하는 과정에서 재민은 기현의 끙끙거리는 소리까지 듣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기아현, 너는 어때? 버틸 수 있겠어? 시스템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지금은 복구할 방법이 없어.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안 남았어요, 재민아.”“상대편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사람은 이 몇 명밖에 없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재민아, 빨리 와.”기현이 헐떡이며 소리쳤다.재민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했지만 윤아가 이쪽에 있었기에 결정하기 어려웠다. 윤아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매우 걱정했다.진성은 재민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내 부하들이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했고, 그자들이 통제실의 시스템을 파괴했대요. 지금 우리 부하들이 그들과 싸우고 있는데 기현이도 그들에게 얽매여 시스템을 고칠 기회가 전혀 없어요…… 나는 윤아 씨가 마음에 걸려요.”재민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가요, 여기 내가 있을게요. 기지 안에 내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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