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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숨은 고수

Author: 뚜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그렇군요…….”

다이애나는 조금 실망했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매니저를 일부러 난처하게 하지도 않았다.

“괜찮아요. 이 음식들도 이미 엄청 푸짐해요.”

하지만 그때, 강윤아가 다이애나를 힐끗 보더니 갑자기 툭 제안했다.

“두부조림이라면 저희 어머니가 예전에 자주 해주던 거라 저도 할 줄 아는데…… 제가 모자란 실력이라도 한 번 대드려도 될까요?”

방금 전 나눈 대화에서 다이애나에 대해 호감이 생긴 터라 강윤아는 그녀가 이대로 실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고민도 없이 나섰다.

하지만 말을 내뱉고 바로 후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솜씨는 당연히 호텔 주방장과 비교할 수 없을 거고 상대가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수를 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강윤아는 입을 꾹 다문 채로 긴장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권재민은 그런 그녀를 힐끗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오, 재민, 놀라운데. 네 와이프가 음식도 할 줄 아나 봐?”

스미스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권재민을 툭툭 건드렸다.

권재민도 그의 호들갑에 싱긋 미소지었지만 눈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맴돌았다.

“나도 저 용기에 감탄이 나오네. 그런데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하니 해보라고 해야지.”

곧이어 다이애나도 깜짝 놀라며 강윤아를 바라봤다.

“윤아 씨 음식도 할 줄 알아요? 그럼 저 기대하고 있을게요.”

호텔 측 동의를 구한 강윤아는 곧바로 매니저를 따라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재료 손질을 거의 끝냈을 때 권재민이 안으로 들어왔다.

강윤아의 능숙한 손놀림을 보자 그는 걱정을 조금 덜어냈지만 여전히 불신한 듯 물었다.

“정말 할 수 있겠어요?”

원래 자신이 없었던 강윤아는 권재민의 불신하는 눈빛을 보자 순간 그에게 자기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오기가 생겨났다.

“제가 요리를 끝내면 알 거 아니에요.”

“못 할 것 같으면 안 해도 돼요. 제가 전화로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되니까.”

“필요 없어요.”

딱 잘라내듯 거절한 그녀는 더 이상 권재민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요리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한참 동안 지켜보던 권재민은 그녀가 꽤 잘 해내는 것 을 보자 이내 주방을 나섰다.

그녀가 음식을 내왔을 때, 스미스 부부와 권재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직 맛을 보지 못했지만 코를 찌르는 듯한 향긋한 냄새와 겉모습만 보더라도 군침이 저절로 돌았다.

그리고 맛을 보고 난 뒤 그들은 저마다 혀를 내두르며 그녀의 솜씨를 칭찬했다.

“윤아 씨, 음식 솜씨가 이렇게 좋으면서 전에는 너무 겸손하게 말씀한 거 아니에요? 호텔 셰프 못지않아요.”

아내의 말에 스미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권재민을 바라봤다.

“재민, 네 와이프 진짜 숨은 고수네. 이렇게 요리 잘하는 아내가 있다니 복 받았네.”

권재민은 친구의 말에 웃는 얼굴로 호응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복잡하기만 했다. 아까 강윤아의 실력을 의심했던 자신을 떠올리니 뺨이라도 맞은 듯 얼굴이 따끔거렸다.

그런데 그때.

“하하, 우리 엄마 음식 솜씨 진짜 나무랄 데 없거든요.”

은찬이 으쓱한 미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

매번 입맛이 까다로운 자기 입맛에 맞게 요리하는 엄마가 자랑스러울 만도 했다.

즐거운 식사가 끝난 뒤 스미스의 가족을 호텔로 데려다준 권재민은 강윤아와 은찬을 데리고 호텔을 빠져나왔다.

“윤아 씨의 음식 솜씨가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네요.”

고요하던 차 안에 울려 퍼진 한마디는 한참 동안 흐르던 침묵을 깨버렸다.

권재민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놀랐는지 강윤아는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쑥스러워했다.

“음…… 예전에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익힌 거예요.”

강윤아는 감개무량한 듯 대답했다.

그 말에 권재민은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 그리고 일순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 일이 끝나면 두 사람도 앞으로 엮일 일이 없기에 그런 궁금증은 불필요했다.

다음날, 계획대로 두 가족은 호텔에서 출발하여 근처에 있는 유명한 펜션으로 향했다.

그 말에 스미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우리 와이프랑 이 펜션 진짜 가보고 싶었는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대? 센스 있네,”

“이건 우리 와이프가 생각해 낸 거야.”

권재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사실 그는 다른 곳에 가려고 계획했는데 그의 계획을 들은 강윤아가 펜션을 가자고 제안했고 그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생각에 그도 동의한 거다. 그런데 스미스 일가의 마음을 이렇게 사로잡을지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강윤아를 힐끗 바라보며 심상치 않은 그녀를 다시 한 번 감탄했다.

펜션에 도착하자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한눈에 안겨 왔다.

“와, 사람 진짜 많네.”

“네, 이 펜션은 요즘 핫플레이스라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요. 스미스 씨네 가족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네요.”

스미스의 감탄에 강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설명해 줬다.

“윤아 씨랑 재민이 가이드 해주는데 당연히 마음에 들죠.”

스미스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한참 대화를 하던 중 그들은 어느새 펜션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하지만 체크인하는 중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오기 전에 분명 방 4개를 예약했지만 예약 정보를 확인할 때 프런트데스크 직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니겠는가?

“죄송하지만 예약하신 방중 하나가 통풍구에 문제가 생겨 지금 방 3개밖에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다른 방은 없나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한 터라 권재민의 표정은 저도 모르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여전히 미안한 듯 고개만 저어댔다.

권재민이 귀한 손님이라는 걸 알았는지 호텔 측 매니저도 한걸음에 달려와 사과했지만 그는 여전히 불쾌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던 그때 스미스가 그를 바라보며 분위기를 풀었다.

“재민, 그만해. 다들 장사하는 사람인데 일부러 그랬을 리 없다는 거 잘 알잖아. 아니면 애들 둘이 한방을 쓰게 하는 건 어때? 그러면 방 3개라도 괜찮잖아.”

권재민의 표정은 그제야 약간 누그러 들었지만 강윤아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두 아이가 한방을 사용하게 된다면 나와 권재민 씨가 한방을 써야 된다는 뜻이잖아?’

“저기, 저는…….”

강윤아는 뭔가 말하고 싶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권재민이 막아서면서 경고의 눈빛을 보내는 바람에 그녀는 입만 뻐금대다가 끝내 하고 싶은 말을 도로 삼켜야 했다.

엘리사는 은찬이와 같은 방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에 이내 눈을 반짝였다. 벌써 친해진 두 아이는 한방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이 없는 듯했다.

호텔 측에서는 권재민의 심기라도 거스를까 봐 아이들이 한방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즉시 방 배치를 안전하게 변경했고 심지어 장난감도 구입해 안에 넣어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장난감들은 두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핸드폰이 있으니 은찬은 모든 신경이 핸드폰 게임에 쏠렸고 엘리사는 그 옆에 앉아 조용하게 지켜보기 바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은찬이 드디어 관문을 통과한 것을 본 엘리사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은찬, 너 게임 진짜 잘하네!”

이러한 칭찬을 듣는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은찬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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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에 걸터앉은 강윤아는 여전히 멍한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문뜩 아까의 장면이 눈 뇌리에 떠올랐다.‘재민 씨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그러던 그때.“윤아야.”서만옥의 목소리가 강윤아를 현실로 끄집어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윤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싱긋 웃었다.“엄마, 왜 그래요?”서만옥은 수심에 찬 얼굴로 딸애를 빤히 바라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윤아야, 너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얼른 가서 휴식해. 나 괜찮으니까.”“엄마, 저 괜찮아요. 엄마도 저랑 얘기 오래 나누느라 피곤하실 텐데 얼른 휴식하세요.”“그래.”세심하게 이불을 끌어 서만옥에게 덮어주며 주는 강윤아의 모습에 서만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눈을 감았다.강윤아는 어머니가 잠이 든 것을 발견하자 은찬을 끌어와 옆에 앉았다. 그러던 그때, 의사가 병실로 들어서더니 잠이 든 서만옥을 보더니 강윤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나오라는 의사의 사인에 병실을 나선 강윤아는 의사와 함께 서만옥의 후속 치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의사의 입에서 권재민이 1억이 넘는 병원비를 냈다는 걸 듣게 된 순간 그녀의 마음은 순간 착잡해졌다.그러던 그때.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던 의사는 갑자기 감탄을 자아냈다.“정말 좋은 남자친구를 뒀던데요. 남자친구라도 따지고 보면 남인데 지금껏 봐 온 환자분의 다른 지인들보다 훨씬 인정 넘치더라고요.”남자친구라는 말에 강윤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의사에게 간곡히 부탁했다.“참, 의사 선생님. 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제 어머니의 친구분들이 다들 어머니가 잘 지내는 꼴을 보면 배 아파하는 사람들이라 병문안 오면 막아주세요. 그리고 저한테 전화로 알려주세요. 그래주실 수 있나요?”고승현이 왔었던 걸 생각하니 갑자기 박미란과 강수아가 그녀가 없는 틈을 타 어머니에게 해코지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다행히 그녀의 말을 들은 의사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동의했다. 어찌 됐든 환자가 하루빨리 낫기를 바라는 건 의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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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게 벌어진 광경에 강윤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가렸다.아무런 준비도 없이 권재민에게 얼굴을 내어준 고승현은 그의 주먹에 맞기 바쁘게 비틀대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심지어 하마터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찢을 뻔했다.그때, 권재민이 강윤아 앞을 막아서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고승현을 바라봤다.“그쪽이 이렇게 뻔뻔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내가 너무 얕잡아 봤나 보네.”그 시각 고승현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금방 권재민에게 맞은 부분이 벌써 붉게 부어올라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강윤아 앞에 완전히 막아선 권재민을 보는 순간 고승현의 얼굴은 이내 그늘졌다. 하지만 권재민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라 눈빛은 오히려 강윤아에게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윤아야, 너 이 사람이랑…… 연기하는 거지?”일전에 강윤아가 분명히 말한 적 있지만 고승현은 그 사실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심지어 권재민의 태도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보아냈지만 여전히 마음속으로 아니라고 자기를 위로했다.그도 그럴 것이, 자기에게 파혼당한 여자가 오히려 이렇게 능력 있는 남자랑 만나고 있으니 달가울 리가 없었다.방금 병실에서도 그랬다. 권재민이 자기를 마치 그의 자기 아내를 탐하는 괴한 취급을 하는 걸 보는 순간 그는 이상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솔직히 강윤아에 대한 미련 보다는 자기가 버린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갔다는 게 자존심 상하고 언짢은 마음이 더 컸다.하지만 그의 어이없는 질문을 들은 강윤아는 그저 웃음만 날 뿐이었다. 대체 어디서 난 용기인지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같잖고 우스웠다.마침 그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던 터라 강윤아는 대뜸 권재민의 팔짱을 끼며 귀찮은 듯 그의 말에 맞받아쳤다.“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못 믿어? 게다가 내가 널 속일 필요가 뭐가 있어?”그녀의 행동은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권재민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심지어 그녀가 팔짱을 껴오는 순간 권재민의 마음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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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1화 서로의 버팀목

    강윤아라는 말에 권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힘든 일을 많이 겪었고 늘 다른 사람의 타깃이 되었어요. 재민이가 너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 그녀를 연루시킨 거죠.”“재아 씨가 지금 걱정해도 소용없어요, 재아 씨부터 잘 챙겨요.”윌은 재아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자, 재아 씨 기분 전환하러 갔다가 나중에 우리 집에 가요.”그 말을 들은 권재아는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예요? 내가 옆에 있었으면 재아 씨가 좀 더 편하게 잠들 거예요.”윌은 웃으며 농담했다.재아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그를 한 대 때렸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날이 저물자 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고 이따금 파도가 아련하게 일기도 했다. 해변의 모래사장에는 간간이 등불이 있는데, 등불은 그다지 밝지 않고 군데군데 있어서 밤하늘의 별과 서로 잘 어울렸다.재아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앞으로 한 걸음씩 폴짝폴짝 뛰어갔다.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득하고도 고요했다.윌은 재아의 뒤에서 몇 걸음 걷다가 재아가 전혀 알아채지 못하자 성큼성큼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으로 감쌌다.재아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두 눈이 반달 모양으로 변했다.“손잡고 싶은 거면 얘기하지 그랬어요.”재아의 표정이 너무 도도해서 윌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긁었다.“그러게 누가 재아 씨더러 아무것도 모르래요?”술도 밥도 배불리 먹었으나 그 뒤로 딴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재아는 윌 덕분에 배불리 먹었고 지금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윌의 손을 잡고 있자니 따뜻한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힘에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백사장을 따라 한참을 걸은 후에야 마침내 윌이 말한 그 ‘재미있는 곳’에 이르렀다.재아는 어두컴컴한 불빛 속 나무 밑에 숨어 있는 해먹에 하마터면 눈살을 찌푸릴 뻔했다.“여기가 재밌는 곳이에요?”“재미있는 곳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올 거잖아요?”윌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올라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0화 마음이 아파

    회의가 끝난 후, 권재아는 권현우가 그녀를 쉽게 보지 못하게 하려고 여전히 당당하게 걸어 나갔지만, 사무실로 돌아온 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초조하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재아는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재아는 권재민에게 이 일을 알리려 문자를 보냈지만, 그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재아는 윤기태에게도 이 일을 말했다. 기태도 분노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아가 풀이 죽은 모습을 보며 화가 났지만 재아를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이런 결과는 대표님도 원하지 않겠지만, 정말 방법이 없잖아요. 자책하지 마세요, 권재민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분명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태의 위로가 전혀 소용이 없었고 재아는 여전히 괴로웠다.재아의 이런 모습을 본 기태는 더는 방해하지 않고 그녀에게 인사한 후 자리를 떴다.늦은 시간, 재아는 여전히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권재아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만 했다.갑자기 넓은 손이 재아 앞에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재아는 화를 내려다가 윌임을 발견했다. 순간 화가 난 얼굴이 미리 설정된 듯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아, 윌,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귀국하지 않았어요? 돌아왔으면 나한테 말해주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내가 공항으로 데리러 갔을 텐데.”윌은 재아의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풀고 책상을 돌아 재아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러는 내내 눈빛은 재아에게서 떠나지 않았다.“보고 싶어서 돌아왔어요. 알려줬으면 어떻게 서프라이즈를 해줬겠어요. 왜 이렇게 피곤한 얼굴이죠? 날 봤을 땐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어요.”윌이 그녀 앞에 서자 재아는 윌의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살짝 윌의 몸에 기대며 풀이 죽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윌은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해 보여 더는 강요하지 않고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주차장에서 오래 기다렸는데도 안 내려와서 야근하는 거 아닌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9화 심신이 지치다

    권재민은 강윤아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곧바로 현진성과 합류해 구출 계획을 논의하고 애스릭이 숨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려 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은 변장하고 다가갔다. 애스릭은 분명 그들을 경계할 것이고, 외딴 섬에서의 일을 겪었으니 애스릭의 경계와 의심이 더 강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만반의 계획을 세워야만 윤아를 구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같은 시간, 국내에 있던 김소혜와 서만옥은 출국할 예정이었다.그날 기슭에 도착한 후 재민은 아이를 안배하고 나서 소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혜는 발신자가 실종된 지 오래된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보고 매우 흥분했다.“재민아,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했구나. 그동안 네가 나한테 전화 안 해서 우리도 방해할 엄두가 안 났는데 너는 지금 어때? 윤아는 행방불명이야? 윤아를 구해낸 거 아니었어?”소혜는 재민의 전화가 희소식을 전하러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재민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민의 전화를 받은 후 마음이 매우 흥분되고 기뻤기 때문이기도 했다.재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소혜의 이렇게 흥분한 말투를 들으며 차마 그녀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해서 아이를 돌볼 가족이 있어야 했다. 비록 의사가 있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그는 이를 악물고 실정을 소혜에게 말했다.“엄마, 내 말 좀 들어봐요. 마음을 다잡고 들어요, 일이 이렇게 됐어요…… 엄마가얘기한 거랑 상황이 좀 달라요. 윤아가 처음에 구출되긴 했는데 다시 잡혀갔어요.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건 내가 계속 그 사람의 경계에 잠복해있었기 때문이에요.”재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혜가 말을 끊었다.“뭐? 구출되긴 했는데 또 잡혀갔다는 건 뭐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엄마, 내 말끝까지 들어봐요.”재민이 이마를 어루만졌다.“이 일은 당분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워요. 제가 윤아를 데려가고 나서 자세히 말해줄게요.”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8화 진짜 위험해

    고승혁 교수가 협조를 거부했기 때문에 애스릭은 더 심하게 때렸다. 거의 몇 시간마다 가서 괴롭혔는데 매번 때리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말로 욕했지만 고승혁 교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강윤아는 고승혁 교수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보고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사실, 애스릭이 매번 고승혁 교수를 데려갈 때마다 그가 입을 열어 경험을 전수해주도록 했을 뿐 매번 그를 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승혁 교수는 돌아올 때마다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얻어맞았다.고승혁 교수는 베티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배신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원망스러웠다.“고승혁 교수님, 저 때문에 교수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 협조하고 절 그냥 내버려 둬요.”“괜찮아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요. 나는 견딜 수 있어요. 나는 오히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 보고 싶어요. 언젠가 내가 정말 견딜 수 없게 되면 자연히 그들에게 항복할 거예요. 그때 가서 윤아 씨가 나를 원망하지 말아주세요.”고승혁 교수는 손을 내저으며 개의치 않는 듯 윤아를 향해 농담까지 했다.“교수님은 이미 내 목숨을 구해줬고 내 아이를 지켜줬어요. 이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교수님에게 감사해요. 교수님이 앞으로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윤아는 고승혁 교수의 이런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정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이건 내 인생 경험의 일부일 뿐이에요.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에요. 굴복해 연명할 수 있지만 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고승혁 교수는 윤아가 미안한 표정을 짓자 그녀를 안심시켰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우리가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교수님의 연구원에 많이 투자할게요.”“그럼 먼저 윤아 씨에게 감사해야겠어요.”“고승혁 교수님, 우리는 함께 목숨 걸고 싸운 사이이니 그냥 저를 윤아라고 부르세요, 윤아 씨는 너무 서먹서먹해요.”윤아가 고승혁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7화 호되게 때려

    메리는 인큐베이터 옆에 있는 의사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한 번 쿡 찌르며 낮은 소리로 주의를 시키었다.“존, 사람들이 묻고 있잖아요.”“네?”존은 어리둥절하게 되물었다.권재민은 옆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다시 물었다.“내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물었어요.”“아기는 지금 상태가 안정돼 있고 아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놀라지 않았어요. 달이 차지 않아 태어났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존은 마침내 반응을 보였고 무서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재민은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고 인큐베이터 안의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생명이 정말 완강하다고 느꼈다.강윤아에게 그렇게 많은 위험이 닥쳤는데도 이 아이는 이렇게 안전하고 무사하게 태어났고, 게다가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앞으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눈앞의 작은 아이가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건강할 수 있다면, 아이의 엄마 윤아는 분명 더 완강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윤아는 아슬아슬하게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재민은 보면 볼수록 더 반가웠고 윤아가 출산할 때 옆에 없었지만 수술실 밖에 있었으니 좀 멀지만 어떻게 보면 윤아 옆에 있은 셈이다. 다음번에는, 다음번에는 윤아 옆에 꼭 있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재민의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 현진성과 한기현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기를 바라보았다.“윤아 씨를 많이 닮아서 참 예뻐. 앞으로 윤아 씨처럼 예쁘게 자랄 거야.”기현은 한참을 쳐다보았다.옆에 있던 진성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윤아 씨와 닮은 줄 알아요? 갓난아이는 이목구비도 다 비슷비슷하고 쭈글쭈글한 모습이 늙은이 같다는 생각만 들어요. 게다가 머리카락이나 눈썹도 다 나지 않았잖아요.”“진성 씨…… 왜 그래요? 분명 윤아 씨를 닮았잖아요?”핀잔을 들은 기현은 얼굴이 빨개졌다.“재민아. 진성 씨 봐, 너의 아이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6화 두 가지 계략

    한기현은 다시 권재민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숨은 곳을 알려줬지만 강윤아가 끌려갔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재민은 재빨리 이곳으로 달려와 둘러보았으나 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러운 얼굴로 기현과 현진성을 힐끗 쳐다보았다.“기현아, 현진성 씨, 윤아 씨는요? 윤아 씨가 왜 여기에 없죠?”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 평소 대단한 사람들이었지만 지금 재민 앞에서 감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기현은 슬며시 진성을 쳐다보고 몰래 진성을 쿡 찔렀다. 진성은 방심하다 밀려났고 뒤를 돌아보며 기현을 노려보았지만 기현은 고개를 숙이고 더는 두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묻고 있잖아요! 윤아 씨는요? 내 아내 어디 갔어요? 당신들 윤아 씨를 어디로 데려갔어요?”재민은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소리쳤다.진성은 미안한 표정으로 재민을 바라보며 재민에게 그가 떠난 후의 일을 대충 말했다.“권재민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윤아 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애스릭에게 빼앗겼어요. 제가 부주의했어요. 그 방에 숨으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애스릭이 이렇게 교활하게 두 가지 계략을 쓸 줄은 몰랐어요.”“권재민 대표님, 지금 저를 때리고 욕해도 저 할 말이 없어요.”이 말을 들은 재민은 온몸에 살기가 피어올랐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진성을 노려보며 허리에서 총을 꺼내려 했다. 기현이 황급히 그런 재민을 말렸다.“재민아, 일단 흥분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같은 편이니 우릴 도울 수 있어. 게다가 인터폴이야. 너 인터폴을 죽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윤아 씨부터 찾아야지. 지금 우리는 진성 씨가 필요해.”기현은 재민의 허리춤의 총을 쥔 손을 힘껏 눌렀다.진성도 황급히 위로했다.“권재민 대표님,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밖에 비도 오고 바람도 심해서 빨리 갈 수 없으니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게다가, 우리 배에는 위치추적 장치가 있어요. 아주 은밀한 곳에 두었으니, 그들은 분명히 찾을 수 없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5화 제가 소홀했어요

    한기현은 사람과 함께 현진성의 사람들을 따라 수술실의 암도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길을 따라가다가 애스릭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기현은 그들 모두가 깨끗이 떠난 줄 알고 있었는데 애스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사람을 남겨 그들을 몰살시킬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다.기현의 눈에 갑자기 핏빛이 솟구쳐오르더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맨주먹으로 몇 사랑을 해치웠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독살스러운 모습까지 보여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그 사람들은 애스릭을 보낸 후 매우 내키지 않았다. 한바탕 뒤지고 나서 도망갈 계획이었는데, 결국 절반 정도 뒤지다가 기현 일행을 만났다. 특히 기현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그들은 원래 기현 일당과 대충 싸우려고 일부러 그들을 놓아주려 했는데 기현이 달려들어 그들 몇 사람을 쓰러 눕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기현 일행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기현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면 지금쯤 후회해 죽을지도 모른다. 몇 분 동안 아무렇게나 싸우면 될 일을 이렇게 충동적으로 또 한 번 미뤘다.몇 분 동안 싸운 후, 쌍방은 모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기현의 왼팔이 그 무리의 두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쥐고 그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있어 쌍방이 모두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현은 그들의 타협을 기다렸고, 그 사람은 반격의 기회를 기다렸다.이 팀장은 원래 타협하려 했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니 승리욕이 자극되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숙이면 부하들이 그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그는 승부를 내려고 했다.이때 폭발음이 드디어 또렷하게 들렸고 그 사람은 이때 갑자기 손을 썼다.기현은 그가 성급히 달려들 것을 예상한 듯 손을 빼 권총을 내던지고 날쌔게 상대방의 손을 잡아 그의 등 뒤로 돌렸다. 두 발은 날렵하게 그의 허리와 배를 걷어찼고 곧 사납게 그의 몸을 비틀어 앞을 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4화 좀 참아요

    현진성은 애스릭의 부하들이 베티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애스릭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애스릭이 베티를 포기하거나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이 보이지 않는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생각했다.애스릭이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베티를 데려가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애스릭은 고승혁 교수와 강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진성은 갑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윤아와 고승혁 교수가 숨어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났다.그는 급히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그가 배치한 사람 중 몇 명은 상처를 입었고, 또 몇 명은 이미 의식을 잃었으며 그중 한 명은 이미 죽었는데 의사였다. 그 의사는 아기의 인큐베이터를 필사적으로 안고 있었다.진성은 그 의사의 시체를 땅에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의 손이 인큐베이터 가장자리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어서 아주 많은 힘을 써서야 그 손을 쪼갰다. 진성은 겨우 옆 깨끗한 곳으로 메고 가서 그를 살며시 내려놓았다.의사를 내려놓은 진성은 돌아서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살펴보았다.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기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엎드려 있어서 진성은 한동안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하나 뒤집어 보았다. 애스릭의 사람들이 그냥 들어와서 그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승혁 교수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다.진성은 갑자기 윤아가 떠올랐다. 총소리가 그렇게 컸으니 윤아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 리 없다. 진성은 급히 모퉁이의 병상 옆으로 달려갔다.이불 속이 울퉁불퉁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승혁 교수 등이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어보니 안에 베개가 있었다. 진성은 멍해졌다.“이 방은 밀폐되어 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잡혀간 거지? 게다가 방금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 문으로 나갔을 리가 없어.”진성은 조급했다.갑자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3화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어

    고승혁 교수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고는 바다 위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있었는데 애스릭이 그 배에 있었고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승혁 교수는 깜짝 놀라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현진성은 그에게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 그를 붙잡고 비밀 통로로 갔다.권재민도 급히 한기현에게 연락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그러나 신호를 받자마자 재민은 기현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기현아, 무슨 일이야?”재민은 노심초사하여 급히 물었다.“방금 그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스템을 파괴했어. 최선을 다해 구조했으니 지금은 30분 정도 지연될 수 있어.”“시스템 복구가 시급한데 지금 그들과 싸우는 중이라……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어.”기현은 시스템 감시실에서 애스릭의 부하들과 싸우며 관제탑에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권재민과 이쪽의 상태를 보고했다.보고하는 과정에서 재민은 기현의 끙끙거리는 소리까지 듣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기아현, 너는 어때? 버틸 수 있겠어? 시스템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지금은 복구할 방법이 없어.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안 남았어요, 재민아.”“상대편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사람은 이 몇 명밖에 없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재민아, 빨리 와.”기현이 헐떡이며 소리쳤다.재민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했지만 윤아가 이쪽에 있었기에 결정하기 어려웠다. 윤아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매우 걱정했다.진성은 재민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내 부하들이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했고, 그자들이 통제실의 시스템을 파괴했대요. 지금 우리 부하들이 그들과 싸우고 있는데 기현이도 그들에게 얽매여 시스템을 고칠 기회가 전혀 없어요…… 나는 윤아 씨가 마음에 걸려요.”재민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가요, 여기 내가 있을게요. 기지 안에 내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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