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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싸인

작가: 뚜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9-06 15:27:17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강윤아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강윤아는 두 사람처럼 비열하고 파렴치한 인간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박미란은 차갑게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 눈에는 경멸의 눈빛이 어렴풋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강범석을 바라보았다.

“여보, 당신이 좋은 마음을 품고 제안한 것인데 제가 보기에 윤아는 당신 성의를 받을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조금 전 두 사람의 대화를 전부 다 들었어요. 윤아가 자발적으로 이 모든 것을 포기한 거 맞죠?”

박미란은 말하면서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서류는 내가 이미 작성했어. 오늘 마침 여기서 만났으니 바로 사인하는 게 어때?”

‘조금 전 아빠는 분명 나를 찾으러 왔다고 했는데 우연히 만난 거라고?’

강윤아는 속으로 냉소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강수아가 옆에서 입을 가리고 조용히 웃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가 이렇게 원한이 깊은 줄은 몰랐네? 아빠가 주는 물건이 싫으면 싫다고 해도 돼. 그러면••••••, 언니가 가지지 않는 이상, 모두 내것이 되겠네?”

강수아는 의기양양하게 웃기 시작했다.

원래 그녀는 강윤아에게 자진해서 재산을 포기하게 하려면 많은 공을 들여야 할 줄 알았는데 그녀가 의외로 쉽게 포기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러자 강윤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그제야 이들의 음모를 알아차렸다. 박미란은 분명 아주 일찍이 이 서류를 준비했을 것이다. 강범석이 그녀에게 자기 물건을 남겨주겠다고 했어도 두 모녀는 결국 어떻게 해서든 그녀 스스로 포기하도록 강요했을 것이다.

강윤아는 두 사람이 자기 앞에서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

그때, 강윤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 강수아와 박미란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강윤아, 또 무슨 수작을 부릴 생각 마. 네가 조금 전 그렇게 말했으니 어서 이 서류에 네 이름을 사인해.”

박미란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강윤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서둘러 강윤아에게 서류를 건네주었다. 한시라도 빨리 강윤아의 사인을 받고 일찍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강범석은 그런 박미란을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도 그녀의 행동을 막지 않았다. 자신이 좋은 마음으로 강윤아에게 재산을 넘겨주겠다고 했는데 강윤아는 오히려 얼굴을 붉히며 냉랭하게 필요 없다고 말하니 말이다.

그들 한 명 한 명의 반응을 모두 지켜보던 강윤아는 피식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고개를 숙이고 박미란이 건네준 서류를 힐끗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강윤이가 바로 서류를 받는 모습에 박미란은 순간 얼굴빛이 환해졌다. 하지만 기쁨에 젖어있기도 잠시, 이내 그녀의 얼굴은 다시 굳어버렸다.

“찌익-”

강윤아는 박미란이 건넨 서류를 보란듯이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강수아는 강윤아가 박미란이 정성껏 만든 문서를 찢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냈다.

강윤아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를 쳐다보더니,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이 이건 내가 가져야 할 내 몫이라고 말했잖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당신들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미안한데 전 상속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너••••••.”

강수아는 화가 나서 한 손으로 강윤아에게 손가락질하며 분노했다.

“선 넘지 마.”

“선을 넘는다고? 네가 감히 무슨 자격으로 내가 선을 넘는다고 그래?”

강윤아는 강수아의 말이 우습기만 했다.

“우리 엄마가 저 지경이 된 것도 다 너희 둘 모녀 때문이겠지. 이렇게 하자. 앞으로 두 사람은 우리 엄마를 지극정성으로 모셔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 기분을 봐서 이 서류에 싸인할게. 어때?”

“강윤아. 너 참 뻔뻔한 아이구나?”

박미란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일찍이 서만옥을 강씨 가문에서 쫓아내고 싶었다. 몇 년 전 그녀는 강씨 가문에 성공적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떳떳하지 못한 신분이었다. 때문에 박미란은 서만옥이 일찍 죽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이런 그녀가 어떻게 서만옥을 돌본단 말인가?

강윤아의 말에 강범석도 화가 나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강윤아, 너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야? 내가 준다 할때는 싫다 해놓고, 이제 와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강윤아는 자신에게 화를 내는 강범석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일찌감치 강범석이 자기 편을 들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아무런 기대가 없는데 더 이상 무슨 실망이 필요하겠는가?

“제가 무슨 생각이 있겠어요?”

강윤아는 고개를 숙여 땅의 파편을 바라보았다.

“전 그저 저 사람들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이 몹쓸 자식.”

그때, 강범석은 갑자기 손을 뻗어 강윤아를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러자 그녀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손목의 통증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이 손 놓으세요.”

“강윤아. 너는 지금 점점 더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 같아. 아까는 너와 따지고 싶지 않아서 말을 아꼈는데 지금 꼭 너에게 말해야겠어. 나는 네 아버지니까 너는 나를 마땅히 존중해야 해.”

강범석의 말에 강윤아는 피식 웃었다.

“당신이 제 아빠라고요? 아빠라는 사람이 외부인과 힘을 합쳐 자기 딸을 이렇게 대하나요? 웃기지 마세요.”

그러자 강범석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피가 거꾸로 솟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윤아, 5년 전에 네가 그런 짓을 해서 우리 강씨 가문을 망신시켰으니 내 체면이 어떻게 되었겠어?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그렇게 많은 것을 요구할 자격이 없어. 그래서 이 서류에 싸인할 거야, 말거야? 태도 확실히 해.”

“제가 싸인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강윤아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버럭 화를 냈다.

그러자 강범석은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 강윤아가 조금전에 만났던 그 의사와 동료 몇 명이 황급히 다가왔다.

“뭐 하는 짓이에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고, 강범석은 재빨리 강윤아의 손을 놓고 경고했다.

“이 일은 어쨌든 조만간 해결해야 할 일이니 스스로 잘 생각해봐.”

강윤아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멍든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비꼬듯 웃었다.

“가자, 우린 이만 돌아가도록 하지.”

강범석이 강수아와 박미란에게 말했다.

강수아는 차 뒷좌석 문을 열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강윤아를 바라보았다.

“우리 언니, 내가 이미 조사해 보았는데 지난번 그 남자는 무려 권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었어. 그 분은 언니 같은 사람이 감히 넘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그 연극은 그런대로 괜찮았어. 아쉽게도•••••• 허점이 많았지만 말이야.”

강수아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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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14화 세 가지 약속

    저녁 무렵, 강윤아는 은찬의 등살에 못이겨 아름답게 화장을 한 뒤 은찬의 손을 잡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가는 내내 강윤아의 마음은 여전히 긴장되어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권재민이 선뜻 저녁 식사를 요청한 목적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추측하고 있었다.“은찬아, 대표님께서 왜 갑자기 나를 찾아왔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지?”강윤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그러자 은찬은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엄마, 그렇게 걱정해서 뭘 해요? 아저씨가 엄마를 잡아먹지도 않을 텐데요 뭐.”두 사람이 식당에 도착했을 때 권재민은 이미 안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강윤아는 권재민 앞에서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저도 도착한 지 얼마 안 됐어요.”권재민은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었다. 그는 은찬에게 시선을 돌려 메뉴판을 건넸다.“뭐 먹고 싶은게 있는지 한 번 봐.”은찬은 아무 거리낌 없이 권재민으로부터 메뉴판을 받아들고, 말했다.“전 이거 먹을래요. 아니, 이것도 맛있어 보이는데••••••.”“은찬아, 그렇게 많이 시켜서 다 먹을 수 있어?”강윤아는 권재민의 기색을 조심스레 살폈다. 그녀는 은찬이 이렇게 함부로 하면 행여 그를 화나게 할까봐 황급히 나직이 꾸짖었다.“엄마, 아저씨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권재민은 은찬을 힐끗 쳐다봤다.“은찬이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많이 시켜도 돼.”권재민의 말에 강윤아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잠시 후, 세 사람은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밥을 먹는 도중, 강윤아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저기••••••, 재민 씨. 오늘 무슨 일로 저를 보자고 하셨어요?”권재민 같은 바쁜 사람이 별일이 아니면 굳이 저녁까지 사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최근 친구가 저를 찾아왔는데, 어떤 사정으로 인해 제 아내 역할을 할 사람을 찾아야 해요.”권재민은 강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말에 강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을 계속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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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챕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1화 서로의 버팀목

    강윤아라는 말에 권재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윤아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힘든 일을 많이 겪었고 늘 다른 사람의 타깃이 되었어요. 재민이가 너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 그녀를 연루시킨 거죠.”“재아 씨가 지금 걱정해도 소용없어요, 재아 씨부터 잘 챙겨요.”윌은 재아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자, 재아 씨 기분 전환하러 갔다가 나중에 우리 집에 가요.”그 말을 들은 권재아는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이 왜 빨개지는 거예요? 내가 옆에 있었으면 재아 씨가 좀 더 편하게 잠들 거예요.”윌은 웃으며 농담했다.재아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 된 채 그를 한 대 때렸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날이 저물자 바다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고 이따금 파도가 아련하게 일기도 했다. 해변의 모래사장에는 간간이 등불이 있는데, 등불은 그다지 밝지 않고 군데군데 있어서 밤하늘의 별과 서로 잘 어울렸다.재아는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앞으로 한 걸음씩 폴짝폴짝 뛰어갔다.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아득하고도 고요했다.윌은 재아의 뒤에서 몇 걸음 걷다가 재아가 전혀 알아채지 못하자 성큼성큼 몇 걸음 앞으로 나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손바닥으로 감쌌다.재아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두 눈이 반달 모양으로 변했다.“손잡고 싶은 거면 얘기하지 그랬어요.”재아의 표정이 너무 도도해서 윌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긁었다.“그러게 누가 재아 씨더러 아무것도 모르래요?”술도 밥도 배불리 먹었으나 그 뒤로 딴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재아는 윌 덕분에 배불리 먹었고 지금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윌의 손을 잡고 있자니 따뜻한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힘에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백사장을 따라 한참을 걸은 후에야 마침내 윌이 말한 그 ‘재미있는 곳’에 이르렀다.재아는 어두컴컴한 불빛 속 나무 밑에 숨어 있는 해먹에 하마터면 눈살을 찌푸릴 뻔했다.“여기가 재밌는 곳이에요?”“재미있는 곳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올 거잖아요?”윌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올라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60화 마음이 아파

    회의가 끝난 후, 권재아는 권현우가 그녀를 쉽게 보지 못하게 하려고 여전히 당당하게 걸어 나갔지만, 사무실로 돌아온 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초조하고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은 재아는 매우 낭패한 모습이었다.재아는 권재민에게 이 일을 알리려 문자를 보냈지만, 그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재아는 윤기태에게도 이 일을 말했다. 기태도 분노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아가 풀이 죽은 모습을 보며 화가 났지만 재아를 먼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이런 결과는 대표님도 원하지 않겠지만, 정말 방법이 없잖아요. 자책하지 마세요, 권재민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분명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기태의 위로가 전혀 소용이 없었고 재아는 여전히 괴로웠다.재아의 이런 모습을 본 기태는 더는 방해하지 않고 그녀에게 인사한 후 자리를 떴다.늦은 시간, 재아는 여전히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권재아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만 했다.갑자기 넓은 손이 재아 앞에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재아는 화를 내려다가 윌임을 발견했다. 순간 화가 난 얼굴이 미리 설정된 듯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아, 윌,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귀국하지 않았어요? 돌아왔으면 나한테 말해주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내가 공항으로 데리러 갔을 텐데.”윌은 재아의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풀고 책상을 돌아 재아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러는 내내 눈빛은 재아에게서 떠나지 않았다.“보고 싶어서 돌아왔어요. 알려줬으면 어떻게 서프라이즈를 해줬겠어요. 왜 이렇게 피곤한 얼굴이죠? 날 봤을 땐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어요.”윌이 그녀 앞에 서자 재아는 윌의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살짝 윌의 몸에 기대며 풀이 죽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윌은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듯해 보여 더는 강요하지 않고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주차장에서 오래 기다렸는데도 안 내려와서 야근하는 거 아닌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9화 심신이 지치다

    권재민은 강윤아의 움직임을 추적한 뒤 곧바로 현진성과 합류해 구출 계획을 논의하고 애스릭이 숨어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려 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은 변장하고 다가갔다. 애스릭은 분명 그들을 경계할 것이고, 외딴 섬에서의 일을 겪었으니 애스릭의 경계와 의심이 더 강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만반의 계획을 세워야만 윤아를 구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같은 시간, 국내에 있던 김소혜와 서만옥은 출국할 예정이었다.그날 기슭에 도착한 후 재민은 아이를 안배하고 나서 소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혜는 발신자가 실종된 지 오래된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보고 매우 흥분했다.“재민아,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했구나. 그동안 네가 나한테 전화 안 해서 우리도 방해할 엄두가 안 났는데 너는 지금 어때? 윤아는 행방불명이야? 윤아를 구해낸 거 아니었어?”소혜는 재민의 전화가 희소식을 전하러 걸려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재민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민의 전화를 받은 후 마음이 매우 흥분되고 기뻤기 때문이기도 했다.재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소혜의 이렇게 흥분한 말투를 들으며 차마 그녀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해서 아이를 돌볼 가족이 있어야 했다. 비록 의사가 있지만 그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그는 이를 악물고 실정을 소혜에게 말했다.“엄마, 내 말 좀 들어봐요. 마음을 다잡고 들어요, 일이 이렇게 됐어요…… 엄마가얘기한 거랑 상황이 좀 달라요. 윤아가 처음에 구출되긴 했는데 다시 잡혀갔어요.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건 내가 계속 그 사람의 경계에 잠복해있었기 때문이에요.”재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혜가 말을 끊었다.“뭐? 구출되긴 했는데 또 잡혀갔다는 건 뭐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엄마, 내 말끝까지 들어봐요.”재민이 이마를 어루만졌다.“이 일은 당분간 자세히 말하기 어려워요. 제가 윤아를 데려가고 나서 자세히 말해줄게요.”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8화 진짜 위험해

    고승혁 교수가 협조를 거부했기 때문에 애스릭은 더 심하게 때렸다. 거의 몇 시간마다 가서 괴롭혔는데 매번 때리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말로 욕했지만 고승혁 교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강윤아는 고승혁 교수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생기는 것을 보고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사실, 애스릭이 매번 고승혁 교수를 데려갈 때마다 그가 입을 열어 경험을 전수해주도록 했을 뿐 매번 그를 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승혁 교수는 돌아올 때마다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얻어맞았다.고승혁 교수는 베티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배신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원망스러웠다.“고승혁 교수님, 저 때문에 교수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으니 협조하고 절 그냥 내버려 둬요.”“괜찮아요,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요. 나는 견딜 수 있어요. 나는 오히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 보고 싶어요. 언젠가 내가 정말 견딜 수 없게 되면 자연히 그들에게 항복할 거예요. 그때 가서 윤아 씨가 나를 원망하지 말아주세요.”고승혁 교수는 손을 내저으며 개의치 않는 듯 윤아를 향해 농담까지 했다.“교수님은 이미 내 목숨을 구해줬고 내 아이를 지켜줬어요. 이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교수님에게 감사해요. 교수님이 앞으로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윤아는 고승혁 교수의 이런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다.“정말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이건 내 인생 경험의 일부일 뿐이에요.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에요. 굴복해 연명할 수 있지만 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고승혁 교수는 윤아가 미안한 표정을 짓자 그녀를 안심시켰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우리가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교수님의 연구원에 많이 투자할게요.”“그럼 먼저 윤아 씨에게 감사해야겠어요.”“고승혁 교수님, 우리는 함께 목숨 걸고 싸운 사이이니 그냥 저를 윤아라고 부르세요, 윤아 씨는 너무 서먹서먹해요.”윤아가 고승혁을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7화 호되게 때려

    메리는 인큐베이터 옆에 있는 의사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그를 한 번 쿡 찌르며 낮은 소리로 주의를 시키었다.“존, 사람들이 묻고 있잖아요.”“네?”존은 어리둥절하게 되물었다.권재민은 옆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다시 물었다.“내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물었어요.”“아기는 지금 상태가 안정돼 있고 아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놀라지 않았어요. 달이 차지 않아 태어났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지 않아 인큐베이터에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존은 마침내 반응을 보였고 무서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재민은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고 인큐베이터 안의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생명이 정말 완강하다고 느꼈다.강윤아에게 그렇게 많은 위험이 닥쳤는데도 이 아이는 이렇게 안전하고 무사하게 태어났고, 게다가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앞으로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눈앞의 작은 아이가 이렇게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건강할 수 있다면, 아이의 엄마 윤아는 분명 더 완강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지만 윤아는 아슬아슬하게 돌아왔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재민은 보면 볼수록 더 반가웠고 윤아가 출산할 때 옆에 없었지만 수술실 밖에 있었으니 좀 멀지만 어떻게 보면 윤아 옆에 있은 셈이다. 다음번에는, 다음번에는 윤아 옆에 꼭 있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재민의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 현진성과 한기현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기를 바라보았다.“윤아 씨를 많이 닮아서 참 예뻐. 앞으로 윤아 씨처럼 예쁘게 자랄 거야.”기현은 한참을 쳐다보았다.옆에 있던 진성은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윤아 씨와 닮은 줄 알아요? 갓난아이는 이목구비도 다 비슷비슷하고 쭈글쭈글한 모습이 늙은이 같다는 생각만 들어요. 게다가 머리카락이나 눈썹도 다 나지 않았잖아요.”“진성 씨…… 왜 그래요? 분명 윤아 씨를 닮았잖아요?”핀잔을 들은 기현은 얼굴이 빨개졌다.“재민아. 진성 씨 봐, 너의 아이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6화 두 가지 계략

    한기현은 다시 권재민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숨은 곳을 알려줬지만 강윤아가 끌려갔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았다.재민은 재빨리 이곳으로 달려와 둘러보았으나 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러운 얼굴로 기현과 현진성을 힐끗 쳐다보았다.“기현아, 현진성 씨, 윤아 씨는요? 윤아 씨가 왜 여기에 없죠?”두 사람은 안절부절못했다. 평소 대단한 사람들이었지만 지금 재민 앞에서 감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기현은 슬며시 진성을 쳐다보고 몰래 진성을 쿡 찔렀다. 진성은 방심하다 밀려났고 뒤를 돌아보며 기현을 노려보았지만 기현은 고개를 숙이고 더는 두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묻고 있잖아요! 윤아 씨는요? 내 아내 어디 갔어요? 당신들 윤아 씨를 어디로 데려갔어요?”재민은 두 사람의 행동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소리쳤다.진성은 미안한 표정으로 재민을 바라보며 재민에게 그가 떠난 후의 일을 대충 말했다.“권재민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윤아 씨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애스릭에게 빼앗겼어요. 제가 부주의했어요. 그 방에 숨으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애스릭이 이렇게 교활하게 두 가지 계략을 쓸 줄은 몰랐어요.”“권재민 대표님, 지금 저를 때리고 욕해도 저 할 말이 없어요.”이 말을 들은 재민은 온몸에 살기가 피어올랐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진성을 노려보며 허리에서 총을 꺼내려 했다. 기현이 황급히 그런 재민을 말렸다.“재민아, 일단 흥분하지 마, 방법이 있을 거야. 같은 편이니 우릴 도울 수 있어. 게다가 인터폴이야. 너 인터폴을 죽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윤아 씨부터 찾아야지. 지금 우리는 진성 씨가 필요해.”기현은 재민의 허리춤의 총을 쥔 손을 힘껏 눌렀다.진성도 황급히 위로했다.“권재민 대표님,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밖에 비도 오고 바람도 심해서 빨리 갈 수 없으니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게다가, 우리 배에는 위치추적 장치가 있어요. 아주 은밀한 곳에 두었으니, 그들은 분명히 찾을 수 없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5화 제가 소홀했어요

    한기현은 사람과 함께 현진성의 사람들을 따라 수술실의 암도 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는데 길을 따라가다가 애스릭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기현은 그들 모두가 깨끗이 떠난 줄 알고 있었는데 애스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사람을 남겨 그들을 몰살시킬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다.기현의 눈에 갑자기 핏빛이 솟구쳐오르더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맨주먹으로 몇 사랑을 해치웠다.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독살스러운 모습까지 보여 상대방을 놀라게 했다.그 사람들은 애스릭을 보낸 후 매우 내키지 않았다. 한바탕 뒤지고 나서 도망갈 계획이었는데, 결국 절반 정도 뒤지다가 기현 일행을 만났다. 특히 기현은 어두운 얼굴을 한 채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듯 보였다.그들은 원래 기현 일당과 대충 싸우려고 일부러 그들을 놓아주려 했는데 기현이 달려들어 그들 몇 사람을 쓰러 눕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기현 일행과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기현이 상대방의 생각을 알면 지금쯤 후회해 죽을지도 모른다. 몇 분 동안 아무렇게나 싸우면 될 일을 이렇게 충동적으로 또 한 번 미뤘다.몇 분 동안 싸운 후, 쌍방은 모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기현의 왼팔이 그 무리의 두목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쥐고 그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고 있어 쌍방이 모두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현은 그들의 타협을 기다렸고, 그 사람은 반격의 기회를 기다렸다.이 팀장은 원래 타협하려 했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니 승리욕이 자극되었고 지금은 고개를 숙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숙이면 부하들이 그를 무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그는 승부를 내려고 했다.이때 폭발음이 드디어 또렷하게 들렸고 그 사람은 이때 갑자기 손을 썼다.기현은 그가 성급히 달려들 것을 예상한 듯 손을 빼 권총을 내던지고 날쌔게 상대방의 손을 잡아 그의 등 뒤로 돌렸다. 두 발은 날렵하게 그의 허리와 배를 걷어찼고 곧 사납게 그의 몸을 비틀어 앞을 가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4화 좀 참아요

    현진성은 애스릭의 부하들이 베티를 데려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애스릭이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애스릭이 베티를 포기하거나 그들과 함께 죽으려고 이 보이지 않는 장치를 작동시켰다고 생각했다.애스릭이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베티를 데려가서 부활을 꿈꾸고 있을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애스릭은 고승혁 교수와 강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진성은 갑자기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윤아와 고승혁 교수가 숨어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났다.그는 급히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갔다. 들어가 보니 그가 배치한 사람 중 몇 명은 상처를 입었고, 또 몇 명은 이미 의식을 잃었으며 그중 한 명은 이미 죽었는데 의사였다. 그 의사는 아기의 인큐베이터를 필사적으로 안고 있었다.진성은 그 의사의 시체를 땅에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 사람의 손이 인큐베이터 가장자리를 필사적으로 잡고 있어서 아주 많은 힘을 써서야 그 손을 쪼갰다. 진성은 겨우 옆 깨끗한 곳으로 메고 가서 그를 살며시 내려놓았다.의사를 내려놓은 진성은 돌아서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살펴보았다.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매우 달콤하게 자고 있었기에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엎드려 있어서 진성은 한동안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하나하나 뒤집어 보았다. 애스릭의 사람들이 그냥 들어와서 그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고승혁 교수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다.진성은 갑자기 윤아가 떠올랐다. 총소리가 그렇게 컸으니 윤아가 정신을 차리지 않았을 리 없다. 진성은 급히 모퉁이의 병상 옆으로 달려갔다.이불 속이 울퉁불퉁했다. 그는 처음에는 고승혁 교수 등이 윤아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고 생각했지만 열어보니 안에 베개가 있었다. 진성은 멍해졌다.“이 방은 밀폐되어 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잡혀간 거지? 게다가 방금 내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으니 문으로 나갔을 리가 없어.”진성은 조급했다.갑자기

  •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제653화 여기서 죽게 둘 순 없어

    고승혁 교수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고는 바다 위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에 배가 한 척 있었는데 애스릭이 그 배에 있었고 많은 사람이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승혁 교수는 깜짝 놀라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현진성은 그에게 대답할 방법이 없어서 그를 붙잡고 비밀 통로로 갔다.권재민도 급히 한기현에게 연락해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그러나 신호를 받자마자 재민은 기현 쪽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기현아, 무슨 일이야?”재민은 노심초사하여 급히 물었다.“방금 그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스템을 파괴했어. 최선을 다해 구조했으니 지금은 30분 정도 지연될 수 있어.”“시스템 복구가 시급한데 지금 그들과 싸우는 중이라……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어.”기현은 시스템 감시실에서 애스릭의 부하들과 싸우며 관제탑에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권재민과 이쪽의 상태를 보고했다.보고하는 과정에서 재민은 기현의 끙끙거리는 소리까지 듣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기아현, 너는 어때? 버틸 수 있겠어? 시스템 쪽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지금은 복구할 방법이 없어. 이젠 네가 나설 차례야.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안 남았어요, 재민아.”“상대편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우리 사람은 이 몇 명밖에 없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재민아, 빨리 와.”기현이 헐떡이며 소리쳤다.재민은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했지만 윤아가 이쪽에 있었기에 결정하기 어려웠다. 윤아가 힘없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매우 걱정했다.진성은 재민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내 부하들이 애스릭의 부하들에게 습격당했고, 그자들이 통제실의 시스템을 파괴했대요. 지금 우리 부하들이 그들과 싸우고 있는데 기현이도 그들에게 얽매여 시스템을 고칠 기회가 전혀 없어요…… 나는 윤아 씨가 마음에 걸려요.”재민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가요, 여기 내가 있을게요. 기지 안에 내 사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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