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661 챕터

제41화 상처

강윤아가 무대 위로 뛰어올라 가는 순간 은찬은 마침내 서러운 표정을 지으며 강윤아의 품에 안겼다.“엄마, 아파요.”그의 손을 들어 상처를 확인하는 순간 강윤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졌다.“은찬아, 이거 어떻게 된 거야?”엄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은찬은 방금 전 아프다고 말한 사실이 후회돼 얼른 위로했다.“에이, 농담이에요. 사실 하나도 안 아파요.”사실 강윤아의 생각이 맞았다. 상대 선수는 자기 손에 작은 못을 숨긴 채 은찬과 악수할 때 그를 찔렀던 거다. 하지만 은찬은 경기를 놓칠까 봐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 버텼다.부상당한 손으로 고통을 참으며 경기하다 보니 은찬은 경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동작도 많이 느려졌었다.하지만 어찌 됐든…… 끝내 경기를 이겼다.그때, 대회 주최자가 갑자기 벌어진 사고에 당황한 듯 달려 나와 은찬의 상처를 확인했다.“얼른, 잉 아이를 의무실로 데려가세요.”강윤아가 은찬과 함께 의무실로 간 사이, 권재민은 무대 위에 올라와 싸늘한 표정으로 주최자에게 경고를 날렸다.“이번 일에 만족한 답변을 줬으면 합니다.”주최자는 당연히 권재민이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은찬이가 그가 데려온 선수라는 걸 확인한순간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왜 하필 저 아이가 다친 거야?’한편, 의무실.의사는 은찬의 상처를 꼼꼼히 소독하고 있었다.하지만 강윤아는 피가 흥건한 아들의 손을 보자 또다시 눈물을 흘리며 걱정되는 듯 물었다.“의사 선생님, 살살 해줄 수 없나요?”의사도 강윤아가 은찬을 걱정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조심할게요.”물론 은찬이 피를 많이 흘리긴 했지만 그나마 상처가 깊지 않고 상태도 괜찮았다. 하지만 강윤아는 여전히 마음이 아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한참 동안 입을 막은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엄마, 울지 마요.”은찬은 고개를 돌려 눈물범벅이 된 강윤아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저 괜찮아
더 보기

제42화 챔피언 리그

“은찬아, 아까 왜 그렇게 말했어?”남자애가 떠난 뒤 강윤아는 은찬 앞으로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하지만 은찬은 오히려 그녀의 물음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쳐들었다.“왜라니요? 그냥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걔 정말 재능 있어요. 노력만 하면 앞으로 엄청 강해질 걸요.”너무 진지한 은찬의 모습에 강윤아는 일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만져댔다.‘우리 은찬이…… 앞으로 진짜 훌륭한 사람이 되겠네…… 그것도 엄청. 어쩜 이런 어린 나이에 그렇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일이 대충 마무리되자 결승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1조에서 1위의 성적을 따냈으니 앞으로 마지막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다.주최자는 이미 은찬의 상태를 대충 전해 들었다. 하지만 권재민의 신분도 있고, 또 은찬이가 상처 때문에 경기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까 봐 조마조마했다.하지만 그렇다 한들 은찬 한 명 때문에 시합을 연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편의를 봐준다 뭐다 말이 많을테니.권재민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도 않고, 경기를 다음 날로 연기하고 싶지도 않다 보니 결국 생각해 낸 방법은 반나절이 지났음에도 결승 시작을 알리지 않는 거였다.이에 관중들이 조급해하기 시작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왜 아직도 결승 시작하지 않냐고?”“설마 선수가 다친 것 때문에 그러나?”“…….”사람들의 말소리가 마침 결승에 참가할 두 선수의 귀에 들어오자 은찬은 주동적으로 사회자 쪽으로 걸어가 입을 열었다.“저 다쳤다지만 경기는 계속할 수 있습니다.”때마침 결승에 진출한 다른 아이의 부모님도 따라 걸어왔다.“심판님, 저희 애가 엄지손가락을 붕대로 감고 하겠대요. 그러면 손을 다친 애와 마찬가지로 엄지를 사용하지 못할 테니 경기를 더 공평하게 치를 수 있을 겁니다.”남자애의 아버지가 건의했다.남자애는 자존심이 강한 애다. 전에 은찬이의 경기를 모두 지켜본지라 은찬이가 실
더 보기

제43화 소유욕

권재민의 말에 강윤아는 어리둥절했다. 그가 왜 갑자기 이렇게 감탄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평소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자꾸만 의미 부여가 됐다.‘그런데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이상함을 느낀다고? 세상에 성격 비슷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잠시 들었던 생각을 부인하자 강윤아의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그 시각, 무대 위에 있는 은찬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권재민은 갑자기 어릴 때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 그는 성격이 은찬이랑 똑같았다.심지어 은찬이랑 함께 지내면서 저도 모르게 은찬이가 자기 친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그런데 그한테 이런 아들이 있을 수가 없지 않은가?강윤아에 대한 기억이 없는 데다 만약 그녀가 자기 아이를 가졌다 하면 낳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컸으니까.‘우연이겠지.’하지만 은찬의 아버지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자꾸만 밀려왔다. 전에 강윤아가 곤란한 상황에 부딪쳤을 때 여러 번 도와주다가 권재민은 강윤아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지면서 파혼당하고 해외로 떠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대체 어떤 남자길래 그렇게까지 하지? 그 남자는 또 어디 갔길래 두 모자의 곁에 있어 주지 않지?수많은 질문이 권재민의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하지만 그 남자의 존재를 떠올리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내가 왜 이러지? '그는 자기가 왜 강윤에게 자꾸만 소유욕이 생겨나는지 알 수 없었다.그 시각, 무대 위에서 상을 받은 은찬은 수상 소감을 말하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한 손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다른 한 손으로 마이크를 받아쥔 채 입을 열었다.“엄마 아빠, 저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저 너무 기뻐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우수한 사람이 될게요!”말이 끝나자 무대 아래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린 나이라 겉치레적인 인사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꾸밈 없는 몇 마디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무대 아래에서 지켜보던 강윤아도 아들의 성적에 기뻤지만 그와 동시에
더 보기

제44화 신비한 손님

결국 모든 결승전이 끝내 막을 내렸다.청소년 조와 성인조의 우승자는 상을 받은 뒤 특별히 은찬과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네가 유소년 조 우승자 강은찬이지? 같이 기념사진 찍을까?”청소년 조 우승자 서희와 성인조 우승자 이일의 요청에 은찬은 눈을 깜빡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강윤아를 바라봤다. 그건 그녀의 의견을 묻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런 요구에 강윤아는 반대할 리 없었다. 모두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니 서로 친하게 진해서 나쁠 게 없으니까.역시나 세 사람은 함께 사진을 찍자마자 바로 오늘 경기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꼬마야, 너 어쩜 그렇게 어린데도 게임을 그렇게 잘해?”이일이 미소를 지으며 묻는 말에 은찬은 바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형이 더 대단하던데요? 그런데 가끔 너무 무모할 때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효과가 나올 때가 있긴 하지만 위험에 빠질 수도 있잖아요.”이일은 잠시 멈칫했다. 은찬의 평가에 그는 언짢아하기는커녕 오히려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꼬마야, 너 진짜 대단하네. 어쩜 우리 코치님과 똑가은 말을 하지? 그런데 이건 내 습관이라서 쉽게 고쳐지지 않아.”“괜찮아요. 습관이 어떻게 단번에 고쳐지겠어요. 앞으로 더 신경 쓰면 되죠.”은찬은 진지하게 대답했다.맨 처음 은찬이 뱉은 말에 강윤아는 심장이 덜컹했다. 이일이 그 말에 화라도 내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넓은 도량으로 은찬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연락처 교환해요. 앞으로 같이 게임하면 좋잖아요.”서희는 말하면서 이내 핸드폰을 꺼내 두 사람과 연락처를 교환했다.은찬은 세 사람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두 사람은 모두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심지어 서로 연령이 다른 세 사람이었지만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말이 잘 통했다.그로부터 한참 뒤, 누군가 다가와 그들에게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어린 은찬은 부모님을 대신
더 보기

제45화 세계 1등

이일과 서희는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주미가 마지막 이름을 호명하는 것을 듣고, 주미의 옆에 있던 사회자도 어리둥절해했다. 무대 아래에 있던 관객들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 강은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그는 심지어 억울하기까지 했다.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분명 강은찬이 이번 시합의 우승자인데 왜 주미는 그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2등을 한 아이를 선택한 것일까?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주미의 결정에 의혹을 품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승을 한 강은찬이 아닌, 2등을 한 아이를 선택한 것은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강은찬이 제자리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방혜가 강은찬에게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미안해, 전에 미리 말했어야 하는데 사실 이 일은 주미 코치님이 우리 집에 와서 얘기했던 거야.”권재민은 방혜가 말하는 것을 듣고 가볍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의 표정은 한껏 굳어있었다. “왜죠?”방혜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한참 만에야 말했다.“아마도, 저희 집 형편이 좋아서 그런 거겠죠?”‘돈?’다른 사람의 입에서 이 말을 들으니, 권재민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권재민의 카리스마에 기가 죽은 방혜는 몸을 움츠리더니 강은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권재민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윤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강은찬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강윤아는 강은찬이 이 일로 인해 실망하고 억울해할까 봐 두려웠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무능함을 원망하기 시작했다.자신의 형편이 남들보다 좋았다면 강은찬이 이런 억울함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다 내 탓이야.’강윤아는 마음속으로 자책했다. 강은찬은 계속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윤아는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몸을 웅크리고 앉아 그의 표정을 살피려 했다.“은찬아, 괜찮아?”걱정스러운 강윤아의 말투에 강은찬은 서둘러 고개를 들어 강윤아를 향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네,
더 보기

제46화 파렴치한 것들

사회자의 말에 장내가 떠들썩했다. 주미에 이어 또 한 명의 미스터리 게스트가 등장할 줄은 전혀 몰랐다.강은찬 팀은 비록 새로 창설된 팀이지만, 자금이 충족했기 때문에 팀의 후속 발전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현장 분위기는 흥분으로 들끓었다. 하지만 사회자는 여전히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한 가지 더, EC 라는 새로운 팀에 들어오는 모든 팀원들은 백만 달러의 현금 지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그러자 사회자는 이일과 서희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웃으며 말했다.“제가 X선생을 대표해서 두 사람을 EC 팀에 초대합니다.”두 선수는 모두 주미 감독의 총애를 받았지만, 그동안 주미가 강은찬에게 해온 불공정한 대우를 직접 목격한 데다가 다른 쪽에서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자 주저하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 “EC 팀에 기꺼이 합류하겠습니다.”이일이 먼저 말했다.그러자 서희 역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사회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EC 팀에 들어가고 싶습니다.”두 사람의 선택에 무대 아래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주미에 대한 존경심도 컸지만, 강은찬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에 불쾌하기도 했다.어쨌든, 두 사람은 강은찬의 노력을 모두 지켜봤었고, 그의 실력도 매우 인정했다.“미쳤어?”주미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누군지 정체도 알 수 없는 사람 팀을 위해 내 밑으로 들어오는 걸 포기하겠다는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지 알아? 이 파렴치한 것들.”두 사람은 원래 주미를 포기하고 새로운 팀에 들어간 것에 대해 주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조금 전 주미의 태도에 두 사람은 주미에게 정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코치님, 저희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지만, 전 아무래도 EC 팀에 가고 싶습니다.”지금 주미는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화가 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주미는 서희와 이일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우리 AY 팀은 이미 좋은
더 보기

제47화 부끄러워

결국 권재민은 강은찬과 상의를 한 끝에 경기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골라 즉석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배후에 있는 X선생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후한 조건에 누가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강은찬의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었다. 주미 코치가 강은찬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미에게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하지만 이제 더 좋은 조건의 팀이 생겨서 그들은 당연히 매우 기뻤다.주미가 이끄는 AY팀은 이미 유명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조금 전 주미가 강은찬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보면 주미는 사실 자격이 있는 코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훈련 면에서는 뛰어난 편이지만 실력을 떠나 선수를 자기 마음내키는대로 뽑다니••••••, 이대로 가다가는 AY팀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강은찬, 앞으로 우리는 같은 팀 동료가 될 테니까 잘 부탁해."신입 동료들이 다가와 강은찬에게 인사를 건넸다.강은찬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실력을 인정받는 것을 보고 다른 선수들은 그를 부러워하면서도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런 모습으로 보아, 강은찬의 실력은 이미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았다.그렇게 일련의 일이 마침내 끝나자, 하늘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가자, 밥 먹으러."권재민이 손목시계를 힐끗 보고 말했다.그 말에 강윤아는 잠시 망설였다. 권재민이 이미 오늘 두 사람을 위해 큰 일을 성사시켰는데 두 사람에게 밥 까지 사준다니••••••, 너무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저기, 밥은 됐어요. 저랑 은찬이는 집에 가서 먹어도 돼요.”강윤아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다.“배고파서 밥 먹고 싶어서 그래요. 오늘 제가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밥 한 끼 대접도 안 하는 거예요?”“네?”강윤아는 당황한 듯 연신 손사래를 쳤다.그때, 강은찬이 먼저 권재민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러더니 다른 한 손으로는 강윤아의 손을 잡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엄마, 전 오늘 아빠랑 밥 먹고 싶어요.”강은찬의
더 보기

제48화 목숨이 위험해

강범석이 왔다고? 서만옥의 말에 강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지? 강범석이 막 병원에 오자마자, 서만옥에게 이런 큰 일이 생겼었다.‘설마••••••.’강윤아의 머릿속에는 문득 받아들이기 힘든 가능성이 스쳐지나갔다.“엄마.”강윤아는 서만옥의 손을 덥석 잡으며 다급하게 물었다.“아빠가 엄마한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병상에 누워있는 서만옥은 눈을 깜박거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졸린 기색이 역력했다. 강윤아의 질문에 대답할 기운도 없어보였다.이렇게 허약한 서만옥을 보고 있자니, 강윤아는 마음이 아팔다. 그녀는 서만옥을 도와 이불을 걷어올리며 조용히 말했다. “엄마, 더 이상 물어보지 않을 게요. 엄마도 그만 생각하고 어서 푹 주무세요.”그녀의 말에 서만옥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강윤아는 깊은 잠에 빠진 서만옥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강범석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서만옥을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 건지, 머릿속으로 고민했다.그러자 주치의가 들어오더니, 강윤아가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이내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환자에게 음식을 마구 먹이다니,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아세요?”“네?”강윤아는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마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강윤아의 모습에 주치의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우리가 몇 번이나 당부했는데, 환자는 지금 이 상황에서 담백하게 먹을 수밖에 없어요. 방금 환자가 갑자기 위독했던 이유는 가족분들이 그녀에게 전복탕을 먹였기 때문이에요. 그녀에게 이런 음식을 먹이는 것은 그녀의 목숨을 빼앗아가는거랑 다름이 없어요.”강윤아는 억울했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것도 반박하지 않았다. 강윤아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강범석이 이런 얕은 수법으로 그녀를 해치려고 했다.강윤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몸이 자기도 모르게 부르르 떨려왔다. 그녀 옆에는 강윤아를 도와 서만옥을 간호하는 어린 간호사도 있었다.“그리고 너, 어떻게 된 거야? 환자 좀 봐
더 보기

제49화 강범석

권재민은 강은찬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한 강윤아에게 화가 나 있었다. 강은찬이 아직 어린애인 걸 뻔히 알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오다니••••••, 설마 병원 쪽 상황이 정말 심각한 것일까? 자세히 생각해보니, 강윤아의 성격에 아무 이유 없이 강은찬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만옥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권재민은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어 화를 꾹 참고, 강윤아의 집을 향해 질주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강씨 가문에 도착한 강윤아는 대문 앞에 서서 힘껏 문을 두드렸다.“한 밤중에 누구야?”거실에서 박미란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중에 이렇게 큰 소리로 문을 두드리는 건 민페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그 여자의 목소리에 강윤아는 더욱 짜증이 나 문을 점점 더 세게 두드렸다.곧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었다. 고용인은 강윤아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기세등등하게 다가오는 강윤아를 보고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가씨••••••. 아니, 강윤아 씨.”강윤아는 고용인을 거들떠 보지 않고 안으로 터벅터벅 들어섰다.“강범석, 강범석 나와.”익숙한 목소리에 박미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너야? 여긴 어쩐 일이야?”“참나.”강윤아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당신의 그 잘난 남편이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지 물어보세요. 아, 아니. 어쩌면 당신들이 짜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그 소리에 강범석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를 보는 순간, 강윤아의 안색이 갑자기 싸늘해졌다.”강범석, 그러고도 사람이에요? 어쨌든 우리 엄마는 당신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부부로 살았는데 어떻게 엄마한테 이렇게 모질게, 엄마를 독살하려고 생각한 거예요?”강윤아의 말에 강범석은 어리둥절해하며 강윤아를 쳐다봤다. “윤아야,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모르는 척 하지 마세요.”시치미를 때는 강범석의 모습에 강윤아는 더욱 화가 났고, 자기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란 생각에 더
더 보기

제50화 윤아야, 조심해

그때, 강범석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네 엄마가••••••, 목숨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내가 보낸 전복탕 때문에••••••?”강범석의 입술이 가볍게 떨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강윤아는 그런 그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 동요도 없었다. 강윤아는 강범석이 그저 우습기만 했다. 강윤아는 더 이상 강범석이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어쨌든, 강범석이 어떤 짓을 해도, 그녀는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강윤아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자, 박미란이 갑자기 버럭 소리쳤다.“강범석, 전 당신이 그 천한 여자를 잊지 못했을 줄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요. 설령 그녀가 병이 들어 곧 죽어가는 상태여도 당신은 그 여자를 잊지 못할 거예요.”“박미란,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왜 그래?”강범석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박미란의 말투가 몹시 불편했다.박미란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이러다가 그 여자 때문에 저를 때리기라도 하시겠어요? 그래요, 제가 한 거예요. 제가 일부러 당신에게 그 여자한테 전복탕을 주라고 한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목숨줄이 어찌나 긴지, 참••••••. 전 그 여자가 당장이라도 죽었으면 좋겠어요.”“박미란, 그만해, 너무한 거 아니야?”강범석은 진지한 말투로 박미란의 말을 끊었다.“제가 너무한다고요? 강범석 씨, 그럼 당신은 뭐 얼마나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요? 전복탕을 먹인 건 당신이잖아요. 그 여자가 혈압이 높아서 전복탕을 먹으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당신은 왜 그랬어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으면 한 번 신고해보세요. 당신이 과연 그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제가 좀 봐야겠어요.”박미란의 말에 강윤아는 얼떨떨해졌다. 강범석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쓴 입장이고, 진짜 처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박미란이었다.설령 강범석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박미란의 꾀에 넘어갔다. 그러자 강윤아의 몸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하더니 박미란과 강수아를 빤히 노려보다가 갑자
더 보기
이전
1
...
34567
...
6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