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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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새로 사귄 남자친구

가는 내내 강윤아는 침묵을 지켰다. 이에 백미러로 그녀를 관찰하던 권재민은 그녀가 여전히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을 기미를 보이자 먼저 입을 열었다.“어머니의 병세가…… 심각한가요?”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 강윤아는 잠깐 어리둥절했다. 전에는 자기한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고 냉담하기만 하던 그가 먼저 말을 병원 앞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전에는 심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그때 옆에 있던 은찬이 강윤아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엄마, 저 외할머니 본 적 없는데. 저를 보시면 좋아하실까요?”그 말에 강윤아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지며 웃어 보였다.“당연하지. 은찬이가 이렇게 귀여운데 외할머니가 어떻게 좋아하지 않겠어?”조용하던 차 안에 드문드문 대화가 오가던 중, 어느새 병원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하지만 강윤아가 은찬을 데리고 내리며 감사 인사를 건네려던 찰나, 권재민도 같이 차에서 내리는 게 아니겠는가?이에 강윤아는 의아한 듯 그를 바라봤다.“뭐 하시는 거예요?”“저도 어머님 뵈러 가려고요.”“가서 뭐 하려고…….”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능청스럽게 말하는 권재민의 모습에 강윤아는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 말에 권재민은 그녀를 힐끗 째려보더니 언짢은 기색이 역력한 말투로 쏘아붙였다.“왜요? 저는 가면 안 돼요?”“아니요.”강윤아는 얼른 손사래를 치며 부인했다.“재민 씨처럼 바쁜 분한테는 시간 낭비인 것 같아 그러죠.”“공교롭게도 오늘 저 시간 많아요.”권재민은 말하면서 먼저 병원으로 걸어갔다.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는 게 말문이 막혔지만 강윤아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세 사람이 엘리베이터 문 앞에 이르렀을 때, 강윤아는 권재민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목소리를 내리깔며 부탁했다.“혹시,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어요?”“뭐요?”강윤아가 자기한테 이런 부탁을 할 거라고 생각지 못했는지 권재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강윤아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잠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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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두 사람 무슨 사이야?

“지금 뭐 하는 거예요?”놀란 듯 권재민의 손목을 확 낚아챈 강윤아와 달리 당사자는 오히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속삭였다.“저 윤아 씨 남자친구잖아요. 그러니까 여자친구를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그…… 그렇지만…….”‘이건 그저 연기잖아요.’강윤아는 속마음을 내뱉고 싶었지만 서만옥이 보는 앞에서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됐어요. 저 얼른 의사 선생님 따라갔다 올게요.”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그녀를 보던 권재민은 그녀를 안심시키듯 한마디를 하고 이내 몸을 돌렸다.그런데 그때, 강윤아가 그를 뒤따르며 낮게 불렀다.“잠깐만요, 저도 같이 갈게요.”어머니의 앞에서 사이좋은 척 연기하는 건 괜찮았지만 돈까지 상대더러 부담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이 앞섰다.하지만 권재민은 이내 그녀를 막아섰다.“괜찮아요. 윤아 씨는 병실에서 어머님 잘 돌봐요. 며칠 만에 보는 거잖아요.”거절하지 못하게 딱 잘라 말하고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윤아는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그리고 그가 시선에서 사라지자 다시 눈길을 거두고 어머니의 병상 옆에 앉았다.그런데 그때, 서만옥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농담을 내뱉었다.“왜? 한시도 눈을 못 떼겠어?”강윤아는 어머니가 자기를 오해했다는 걸 알아챘지만 어머니의 눈에 권재민은 그저 그녀의 남자친구일 뿐이기에 할 수 없이 낮은 소리로 부정했다.“아니에요…….”8천만 원 가까이 되는 병원비를 낼 때 권재민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돈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계산 명세서를 확인하더니 진지한 어투로 되물었다.“이참에 약값까지 모두 계산할게요. 그래도 되죠?”그 말에 병원 측 직원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의 카드를 받아들었다.모든 일을 끝낸 권재민은 강윤아의 어머니를 더 좋은 병실로 옮기는 게 어떻겠는지 얘기해 보기 위해 얼른 병실로 돌아왔다.하지만 병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웬 남자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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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다투다

“왜 그래요?”어리둥절해서 물어보는 강윤아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막연함이 묻어 있었다.그런 그녀를 보는 순간 권재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도 자기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사실 둘 사이에 쓸데없는 설명따위 할 필요가 없었지만 강유나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저기…… 아까 그 사람 고승현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아버지가 제 동의 없이 점찍어 준 약혼남이었어요.”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으면서 긴장했는지 그녀는 조심스럽게 권재민의 눈치를 살피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물론…… 후에 일이 있어 파혼하고 다시는 연락 안 했지만. 전에 봤을 때 같이 있던 사람은 제 동생인데, 두 사람이 지금은 약혼한 사이에요. 그래서 오늘 왜 여기 왔는지 더 모르겠네요.”권재민의 기분은 강윤아의 설명을 듣고도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강윤아의 약혼남이었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기분이 언짢아졌다.“저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요.”이윽고 신경이 쓰이면서도 그는 오히려 강경한 말투로 딱 잘라냈다.분명한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강윤아는 그의 말에 담긴 의미를 바로 이해했다. ‘하긴, 아무 사이도 아닌데 뭘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냐? 착각도 유분수지. 머리가 어떻게 된 것도 아니고.’그러던 그때.“윤아야, 둘이 무슨 얘기 하고 있어?”한참 동안 조용하던 서만옥이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두 사람이 싸울까 봐 걱정되어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이에 놀란 강윤아는 그제야 어머니도 곁에 있다는 걸 발견하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엄마,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 따로 볼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잠깐 나갔다 올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권재민에게 눈빛을 보내더니 그를 끌고 병실을 나섰다.하지만 그녀에게 끌려 병실을 나온 권재민은 냉담한 표정으로 강윤아의 손을 뿌리치더니 나지막한 어조로 말했다.“스미스네 가족도 이미 떠났으니 우리 둘 사이의 협력 관계도 이제 끝이네요. 아까 병원비 1억 이미 지불했어요. 그리고 이거…….”말하면서 그는 안주머니에 넣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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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질투

침대에 걸터앉은 강윤아는 여전히 멍한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문뜩 아까의 장면이 눈 뇌리에 떠올랐다.‘재민 씨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그러던 그때.“윤아야.”서만옥의 목소리가 강윤아를 현실로 끄집어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윤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싱긋 웃었다.“엄마, 왜 그래요?”서만옥은 수심에 찬 얼굴로 딸애를 빤히 바라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윤아야, 너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얼른 가서 휴식해. 나 괜찮으니까.”“엄마, 저 괜찮아요. 엄마도 저랑 얘기 오래 나누느라 피곤하실 텐데 얼른 휴식하세요.”“그래.”세심하게 이불을 끌어 서만옥에게 덮어주며 주는 강윤아의 모습에 서만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눈을 감았다.강윤아는 어머니가 잠이 든 것을 발견하자 은찬을 끌어와 옆에 앉았다. 그러던 그때, 의사가 병실로 들어서더니 잠이 든 서만옥을 보더니 강윤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나오라는 의사의 사인에 병실을 나선 강윤아는 의사와 함께 서만옥의 후속 치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의사의 입에서 권재민이 1억이 넘는 병원비를 냈다는 걸 듣게 된 순간 그녀의 마음은 순간 착잡해졌다.그러던 그때.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던 의사는 갑자기 감탄을 자아냈다.“정말 좋은 남자친구를 뒀던데요. 남자친구라도 따지고 보면 남인데 지금껏 봐 온 환자분의 다른 지인들보다 훨씬 인정 넘치더라고요.”남자친구라는 말에 강윤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의사에게 간곡히 부탁했다.“참, 의사 선생님. 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제 어머니의 친구분들이 다들 어머니가 잘 지내는 꼴을 보면 배 아파하는 사람들이라 병문안 오면 막아주세요. 그리고 저한테 전화로 알려주세요. 그래주실 수 있나요?”고승현이 왔었던 걸 생각하니 갑자기 박미란과 강수아가 그녀가 없는 틈을 타 어머니에게 해코지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다행히 그녀의 말을 들은 의사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동의했다. 어찌 됐든 환자가 하루빨리 낫기를 바라는 건 의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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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강압적인 키스

갑작스럽게 벌어진 광경에 강윤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가렸다.아무런 준비도 없이 권재민에게 얼굴을 내어준 고승현은 그의 주먹에 맞기 바쁘게 비틀대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심지어 하마터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찢을 뻔했다.그때, 권재민이 강윤아 앞을 막아서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고승현을 바라봤다.“그쪽이 이렇게 뻔뻔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내가 너무 얕잡아 봤나 보네.”그 시각 고승현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금방 권재민에게 맞은 부분이 벌써 붉게 부어올라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강윤아 앞에 완전히 막아선 권재민을 보는 순간 고승현의 얼굴은 이내 그늘졌다. 하지만 권재민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라 눈빛은 오히려 강윤아에게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윤아야, 너 이 사람이랑…… 연기하는 거지?”일전에 강윤아가 분명히 말한 적 있지만 고승현은 그 사실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심지어 권재민의 태도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보아냈지만 여전히 마음속으로 아니라고 자기를 위로했다.그도 그럴 것이, 자기에게 파혼당한 여자가 오히려 이렇게 능력 있는 남자랑 만나고 있으니 달가울 리가 없었다.방금 병실에서도 그랬다. 권재민이 자기를 마치 그의 자기 아내를 탐하는 괴한 취급을 하는 걸 보는 순간 그는 이상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솔직히 강윤아에 대한 미련 보다는 자기가 버린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갔다는 게 자존심 상하고 언짢은 마음이 더 컸다.하지만 그의 어이없는 질문을 들은 강윤아는 그저 웃음만 날 뿐이었다. 대체 어디서 난 용기인지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같잖고 우스웠다.마침 그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던 터라 강윤아는 대뜸 권재민의 팔짱을 끼며 귀찮은 듯 그의 말에 맞받아쳤다.“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못 믿어? 게다가 내가 널 속일 필요가 뭐가 있어?”그녀의 행동은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권재민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심지어 그녀가 팔짱을 껴오는 순간 권재민의 마음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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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진짜 여자친구

권재민은 쾅 하는 문 소리만 남긴 채 차에 다시 올라탔다.그리고 그 전 강윤아는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마음대로 해”라는 한마디를 똑똑히 들었다.먼지를 날리며 사라지는 권재민의 차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내가 또 뭘 잘못했나? 그저 얕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는데 왜 또 저러지?’“엄마, 왜 그래요? 아저씨가 엄마 화나게 했어요?”눈을 깜빡이며 묻는 은찬의 말에 강윤아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집으로 들어갔다.그날 저녁, 강윤아는 집에서 짐을 정리했다. 그러던 그때 갑자기 함께 지낸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권재민과 공통 추억이 무척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특히 짐을 정리할 때 그 생각은 더 강렬해졌다.다음날, 강윤아는 정리한 짐을 챙겨 권재민의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그의 별장 문 앞에 도착한 순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갑자기 권재민이 자기의 이 물건들을 마음에도 두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어찌 됐든 물건을 원래 주인한테 돌려줘야 하는 건 맞았다.게다가 어제 그녀가 제안했을 때 권재민이 거절하지 않았으니 오늘 가져온 물건을 보고 또 화낼 이유는 없을 거다.그러던 그때, 별장 문이 열리며 집사가 밖으로 나왔다.집사는 예전에 강윤아를 본 적 있다. 때문에 문 앞에 멍하니 서 있는 그녀를 보자 다급히 달려 나왔다.“강윤아 씨, 여긴 어쩐 일입니까?”강윤아는 다급히 손에 쥐고 있는 집을 내보이며 입을 열었다.“저기…… 이 물건들은 전에 권재민 씨가 저한테 줬던 것들이에요.”“아하, 그런데 도련님은 집에 안 계십니다. 아니면 여기서 잠깐 기다리실래요?”“그건…….”강윤아는 집사를 바라보며 머뭇거렸다.“물건만 여기에 두고 갈게요.”“괜찮습니다. 놀러 왔다고 생각하고 들어오세요.”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계속 초대하는 집사의 모습에 강윤아는 할 수 없이 그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별장의 호화로운 인테리어에 혀를 내둘렀다.그녀가 전에 강씨 저택에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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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오해했어요?

강윤아는 기분이 언짢아 보이는 송해나를 보며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둘 사이를 오해라도 하면 자기도 가장 경멸했던 내연녀가 될 것만 같았다.‘권재민 씨가 전에 뭘 했든 다 연기였어. 지금은 여기를 빨리 빠져나가야 해.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면 안 돼.’갑자기 밀려오는 생각에 그녀는 더욱 힘껏 권재민의 손을 뿌리치고 황급히 그곳을 빠져나왔다.권재민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더니 송해나의 물음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뒤따랐다.“재민!”그 사실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송혜나는 한 발 앞으로 다가서며 소리쳤지만 그녀의 소리는 권재민을 불러오지 못했다.권재민이 강윤아를 쫓아 별장 정원까지 쫓아갔을 때, 강윤아는 그의 발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이내 그에 의해 따라잡혔다.권재민이 팔을 홱 낚아채는 바람에 강윤아는 할 수 없이 자리에 멈춰서야 했다.그녀는 권재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어 버둥댔지만 연약한 여자가 남자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끝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그녀는 포기한 듯 고개를 들어 권재민을 바라봤다.“대체 뭐하자는 거예요?”권재민은 대답 대신 눈을 깜빡이지도 않은 채 강윤아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그 시각 강윤아의 표정은 복잡한 데다 살짝 억울함과 서러움이 섞여 있었다. 대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안쓰럽고 불쌍한 그녀의 표정을 보자 권재민의 마음은 이내 약해졌다.하지만 그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강윤아는 억지 미소를 쥐어짜 내며 입을 열었다.“우리의 협력인 이미 끝났어요. 오늘은 그저 물건 돌려주러 온 것뿐이고요. 두 분과 마주칠 줄은 몰랐는데, 죄송해요.”권재민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강윤아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녀의 가면을 벗겨내고 속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할듯한 그의 눈빛에 강윤아는 다급히 시선을 돌려 그의 눈을 피했다.“하실 말씀 없으시면 저 먼저 돌아갈게요.”뜨거운 눈빛에 저항할 수 없자 그녀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자기 손을 빼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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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가짜는 가짜일 뿐이야

강윤아가 열쇠를 꺼내 문을 열자 은찬은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다가와 고개를 내밀고 밖을 내다보았다.“은찬아, 뭘 보고 있는 거야?"강윤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은찬을 안으로 끌어들였다.“엄마, 아빠는 아직 안 왔어요?”은찬은 입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강윤아는 은찬이 말하는 아빠가 누구인지 금세 깨달았다. 그 호칭에 강윤아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은찬에게 버럭 화를 냈다.“은찬, 함부로 그렇게 부르지 마. 권재민은 네 아빠가 아니야. 그동안의 모든 것은 그저 연기일 뿐이야.”강윤아의 갑작스런 고함에 은찬은 깜짝 놀라 눈에 눈물이 조금 맺혀 있었다.그의 기억 속에서 강윤아는 항상 부드럽고 자상하게 대했지, 오늘처럼 자신에게 이렇게 사나운 적이 없었다.속상해하는 은찬의 모습에 강윤아는 조금 전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되었다.이런 생각에 강윤아는 급히 몸을 웅크리고 앉아 애처로운 듯 은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은찬아, 아까는 엄마가 잘못했어. 너한테 화내지 말았어야 했어. 엄마가 사과할게, 미안해.”은찬은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는 강윤아를 외면했다. 그러다가 강윤아가 여전히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럼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험악하게 굴지 않기로 약속해요.”“그래, 좋아.”강윤아는 웃으며 말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은찬은 권재민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가끔 차에서 그를 아저씨라고 불러도 운전기사나 비서들 앞에서 강윤아는 은찬에게 권재민을 아빠라고 부르도록 하게 했었다.지금은 강윤아와 권재민의 협력은 끝났지만, 이미 길들여진 습관을 되돌리기는 어려웠다.“엄마, 아빠, 아니. 아저씨는 왜 요즘 저를 보러 안 와요? 그는 정말 제 아버지가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아저씨가 저에게 정말 잘 대해준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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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매수

강윤아가 집에 멍하니 앉아 있는 사이 송해나는 부하들과 한 카페에서 만났다.“조사하라고 한 건 알아냈어? 나한테 또 기다리라고 하지 마, 우리 송씨 가문에서 너희들에게 이렇게 효율성 없이 일하라고 그렇게 높은 월급을 주는 게 아니니까.”송해나는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부하들은 서둘러 아첨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가씨, 아가씨 부탁인데 당연히 잘해내야죠.”그러자 송해나의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 “자료를 찾았다는 뜻이야? 얼른 보여줘.”부하들은 서류뭉치에서 서류를 꺼내 송해나에게 공손히 건넸다.“아가씨, 보세요. 이건 강윤아에 대한 모든 자료입니다. 강윤아라는 여자에게는 아이가 한 명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이들과 아무런 교류가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현재까지 아무런 자료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부하는 말을 마치고 송해나의 안색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는 혹시 또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다행히 강윤아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송해나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신경 쓰지 않았다. 권재민일 이가 없잖아?송해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강윤아를 경멸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재벌가에 시집가려던 여자였던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해결책도 간단했다.부하는 그런 송지예의 마음을 알아채고 급히 아첨을 떨었다.“아가씨, 제 생각에 강윤아는 대표님 눈에 차지 않을 겁니다. 모든 방면에서 아가씨보다 못해요. 조사해보니 제대로 된 직장도 없고, 병원 살이를 하는 어머니가 있어서 지출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돈으로 그녀를 매수하면 어떨까요?”송해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부하들의 생각에 동의했다. 어차피 송씨 가문은 돈이 부족하지 않으니 상관 없었다. 그 돈으로 강윤아가 권재민 곁에서 완전히 사라지면 그리 나쁘지 않은 거래일 것 같았다.다음날,“은찬아, 유치원에서 꼭 얌전히 말 잘 들어야 해.”강윤아가 신신당부했다.은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윤아에게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며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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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선물

강윤아는 아무리 둔감해도 이번이 송해나가 자신을 왜 찾아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커피숍에서 나온 강윤아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송해나가 오늘 자신을 찾아온 사실을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보아하니 송해나는 그렇게 쉽게 물러설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나중에 얼마든지 다시 그녀를 찾아올지도 모른다.강윤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은 정말 무고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권재민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왜 자꾸 권재민과 자신을 엮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아파트에 들어설 때, 강윤아는 길가에 화려한 스포츠카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온 강윤아는 고개를 숙인 채 가방에서 열쇠를 꺼냈다. 고개를 들자, 그녀는 눈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정신이 멍해졌다.권재민이 그녀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왜 왔어요?”강윤아는 깜짝 놀랐다.권재민은 눈살을 찌푸리고 강윤아를 쳐다보았다.“어디 갔어요?”“그게••••••.”강윤아는 잠시 멈칫했다.“은찬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오는 길이에요.”‘이것도 거짓말이라고••••••.’권재민은 강윤아가 어제 돌려준 옷과 장신구들이 들어 있는 자루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강윤아를 쳐다보지도 않고 자루를 그녀 품에 던지며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윤아 씨가 입어보고, 써봤던 것이어서 도로 사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윤아 씨가 가지세요.”“하지만••••••.”강윤아는 그 자루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저한테는 너무 과분해요.”“갖고 싶지 않으면 그냥 버리세요. 어차피 제가 가지고 있어도 소용없으니까요.”권재민이 무표정하게 말했다.이런 상황에 강윤아는 그 선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없이 서 있었다. 잠시 후, 강윤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기••••••, 또 무슨 일 있는 거예요?”“이번에 스미스 일가가 돌아간 후에 스미스 부인이 윤아 씨에게 선물을 보냈어요.”권재민은 강윤아를 힐끗 쳐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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