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민은 강은찬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한 강윤아에게 화가 나 있었다. 강은찬이 아직 어린애인 걸 뻔히 알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오다니••••••, 설마 병원 쪽 상황이 정말 심각한 것일까? 자세히 생각해보니, 강윤아의 성격에 아무 이유 없이 강은찬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만옥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권재민은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어 화를 꾹 참고, 강윤아의 집을 향해 질주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강씨 가문에 도착한 강윤아는 대문 앞에 서서 힘껏 문을 두드렸다.“한 밤중에 누구야?”거실에서 박미란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밤중에 이렇게 큰 소리로 문을 두드리는 건 민페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그 여자의 목소리에 강윤아는 더욱 짜증이 나 문을 점점 더 세게 두드렸다.곧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었다. 고용인은 강윤아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기세등등하게 다가오는 강윤아를 보고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가씨••••••. 아니, 강윤아 씨.”강윤아는 고용인을 거들떠 보지 않고 안으로 터벅터벅 들어섰다.“강범석, 강범석 나와.”익숙한 목소리에 박미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너야? 여긴 어쩐 일이야?”“참나.”강윤아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당신의 그 잘난 남편이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지 물어보세요. 아, 아니. 어쩌면 당신들이 짜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그 소리에 강범석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를 보는 순간, 강윤아의 안색이 갑자기 싸늘해졌다.”강범석, 그러고도 사람이에요? 어쨌든 우리 엄마는 당신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부부로 살았는데 어떻게 엄마한테 이렇게 모질게, 엄마를 독살하려고 생각한 거예요?”강윤아의 말에 강범석은 어리둥절해하며 강윤아를 쳐다봤다. “윤아야,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모르는 척 하지 마세요.”시치미를 때는 강범석의 모습에 강윤아는 더욱 화가 났고, 자기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란 생각에 더
그때, 강범석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네 엄마가••••••, 목숨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내가 보낸 전복탕 때문에••••••?”강범석의 입술이 가볍게 떨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강윤아는 그런 그를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아무런 감정 동요도 없었다. 강윤아는 강범석이 그저 우습기만 했다. 강윤아는 더 이상 강범석이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어쨌든, 강범석이 어떤 짓을 해도, 그녀는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강윤아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자, 박미란이 갑자기 버럭 소리쳤다.“강범석, 전 당신이 그 천한 여자를 잊지 못했을 줄 이미 짐작하고 있었어요. 설령 그녀가 병이 들어 곧 죽어가는 상태여도 당신은 그 여자를 잊지 못할 거예요.”“박미란,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왜 그래?”강범석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박미란의 말투가 몹시 불편했다.박미란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이러다가 그 여자 때문에 저를 때리기라도 하시겠어요? 그래요, 제가 한 거예요. 제가 일부러 당신에게 그 여자한테 전복탕을 주라고 한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목숨줄이 어찌나 긴지, 참••••••. 전 그 여자가 당장이라도 죽었으면 좋겠어요.”“박미란, 그만해, 너무한 거 아니야?”강범석은 진지한 말투로 박미란의 말을 끊었다.“제가 너무한다고요? 강범석 씨, 그럼 당신은 뭐 얼마나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요? 전복탕을 먹인 건 당신이잖아요. 그 여자가 혈압이 높아서 전복탕을 먹으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당신은 왜 그랬어요? 경찰에 신고할 수 있으면 한 번 신고해보세요. 당신이 과연 그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제가 좀 봐야겠어요.”박미란의 말에 강윤아는 얼떨떨해졌다. 강범석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쓴 입장이고, 진짜 처벌해야 할 사람은 바로 박미란이었다.설령 강범석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박미란의 꾀에 넘어갔다. 그러자 강윤아의 몸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하더니 박미란과 강수아를 빤히 노려보다가 갑자
권재민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순간, 집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전부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은 권재민이 여기에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었다.권재민의 뜨거운 시선이 강윤아의 뒤를 뒤쫓고 있는 강수아에게 떨어졌다. 그러자 그의 표정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강수아에게 달려와 이내 식칼을 빼앗았다.강수아는 갑자기 이곳으로 온 권재민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권재민이 자신의 식칼을 빼앗아가는 것을 보고 잠시 두려움에 휩싸여 뒤로 물러섰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경고하는데, 감히 제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우리 강씨 가문에서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비록 독설을 퍼붓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권재민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권재민은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강수아는 몇 걸음 더 뒷걸음질쳤다. 결국, 아예 그녀는 강범석의 등뒤로 숨어서 그의 보호를 받으려 했다.“아빠, 아빠, 이거 어떡해요?”‘펑'하는 소리와 함께 강수아의 몸이 떨려왔다. 그녀는 그제서야 권재민이 식칼을 땅바닥에 내리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모종의 경고의 의미이기도 했다.강범석은 당연히 권재민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그와 강윤아가 어떤 사이인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권재민이 이렇게 강씨 가문에 들이닥친 것은 분명히 강윤아를 보호하려는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강범석은 권재민과 같은 거물이 강윤아를 위해 이렇게 나설 줄은 전혀 몰랐다.강범석은 권재민의 기색을 살피더니 다급히 그를 향해 환히 웃어보였다.“이건 모두 오해입니다. 그러니까 절대 화내지 마세요.”“오해라고요?”권재민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들었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도대체 뭐가 오해라는 건지 모르겠네요.”강범석은 아직도 권재민과 강윤아가 어떤 관계인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전에도 강수아에게 들은 적이 있지만 그때 강수아는 두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직접 오늘 이 상황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권재민은 강
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권재민은 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했다.한편 강윤아와 은찬은 조용히 뒷좌석에 앉았다.핸들을 잡고 열심히 운전하는 권재민을 보자 강윤아는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재민 씨 앞에서 자꾸 말썽을 일으키게 되네…….’강윤아는 권재민을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였다.권재민은 백미러를 통해 그녀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윤아의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은찬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고는 권재민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데려다주셔서 고마워요. 게다가 절 구해주기까지 했으니…….”권재민은 그녀의 말을 듣고 무표정으로 대답했다.“별거 아니에요. 은찬이를 위해 한 일이기도 해요.”‘재민 씨 눈엔 그저 은찬이만 보이나 봐.’권재민의 말을 듣자 강윤아는 조금 실망스러웠다.“그래도 고마워요.”그녀가 실망했다는 걸 권재민이 알아차릴까 봐 그녀는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때 은찬이가 갑자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엄마, 그런 거 아니에요! 아빠가 방금 차를 얼마나 빨리 몰았는 데요! 아빠도 분명 엄마를 엄청 걱정했을 거예요.”강윤아는 은찬이의 말에 다소 놀라며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권재민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은찬이가 폭로해버리자 권재민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말했다.“당신이 한밤중에 소란을 피운 탓에 잠이 안 오게 생겼는데, 어떻게 보상해 줄 거예요?”“아…….”전과 다른 권재민의 모습을 보자 강윤아는 다소 놀라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강윤아는 멍하니 서서 한참을 생각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나중에 밥 한 끼 사드릴 까요……?”권재민은 그녀의 말을 듣자 웃음을 터뜨리고는 물었다.“윤아 씨는 제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사람으로 보여요?”강윤아는 소심하게 고개를 저었다.이때 권재민이 주저하지 않은 채 말했다.“그럼 다른 보상을 해 줘요.”강윤아는 그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그럼…… 어떤 보상을 드릴까요?”권재민
“아…….”강윤아는 얼른 고개를 돌리더니 다소 어색한 말투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거의…… 다 드신 것 같으니 이만 치울게요.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권재민은 방금 젓가락을 내려놓았으나 강윤아가 재촉하자 다시 젓가락을 들고 말했다.“아니, 아직 다 못 먹었어요.”“근데 방금 분명히…… 젓가락을 내려놓으셨잖아요.”강윤아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권재민을 쳐다보았다.권재민은 뻔뻔한 말투로 요리를 집더니 말했다.“젓가락을 내려놓았다면 그만 먹어야 되는 법이라도 있나요?”“아니에요, 계속 드세요.”강윤아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은 채 자신이 쓰던 그릇과 젓가락을 치웠다.권재민은 그녀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으려고 밥을 엄청 천천히 먹었는데 밥을 다 먹은 후 그는 더 이상 이곳에 있을만한 구실이 없었다.이때 침실 문이 열렸는데 잠이 덜 깬 은찬이가 안에서 걸어 나오더니 엄청 흥분된 말투로 말했다.“엄마 아직 안 주무셨어요? 아빠도 아직 계시네요!”그리고 권재민의 옆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아빠, 오늘 저랑 함께 자면 안 돼요?”권재민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 기회를 놓치기라도 할까 봐 얼른 어쩔 수 없는 척하며 동의하려고 했다.이때 강윤아는 엄한 표정으로 은찬이를 쳐다보며 말했다.“은찬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아저씨가 왜 우리 집에서 자겠어?” 은찬이의 말을 듣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는데 얼른 자기의 긴장된 마음을 감추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그런데…… 정말 아빠랑 함께 있고 싶어요.”은찬이는 억울한 마음에 입을 삐죽거렸다.강윤아는 은찬이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약해졌지만 도저히 권재민을 그녀의 집에 남겨둘 수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권재민이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은찬아, 아저씨도 많이 힘드시니 오늘은 이만 보내드릴까?”“네.”은찬이는 마침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권재민도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강윤아를
송해나는 곁눈질로 강윤아의 혼비백산한 표정을 언뜻 보고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이번에 온 목적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닌가?강윤아는 송해나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다는 것을 느끼고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상한 점을 눈치챌까 봐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저기…… 또 다른 일 있으신가요?”그녀의 이런 표정은 이미 송해나를 만족시켰고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우리 시간 잡아서 일 이야기를 하러 갑시다. 내일 어떠신가요?”“내일…… 내일은 시간이 없을지도 몰라요.”강윤아는 눈빛을 살짝 피하며 무의식적으로 사양을 했다.이를 본 송해나는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며 말했다.“괜찮아요. 모레도 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시간이 많아요. 그쪽도 지금 일이 없으시니 바쁘진 않겠네요. 나중에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때 시간 되시는지 다시 말씀 주세요.”“그래요, 고마워요.” 강윤아는 얼굴의 웃음이 사라질 것만 같았고 송해나가 일찍 떠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송해나도 그녀의 뜻에 따랐고 강윤아를 힐끔힐끔 쳐다보는데 눈에는 득의양양함이 스쳐 지나갔다.“일이 다 끝났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그쪽도 가서 쉬세요.”“그럼 해나 씨, 저는 배웅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그쪽이 오셨는데 대접할 것도 없어서 너무 죄송해요.”강윤아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송해나는 개의치 않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괜찮아요. 이해해요.”송해나가 떠난 뒤 강윤아는 순간 잠이 없어져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고 머릿속은 텅 비었다.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송해나가 오늘 그녀를 찾아온 것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알고 있었다. 송해나의 그 말은 분명히 주권을 선언하는 것이었으며, 그녀는 전에 한 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원래 강윤아는 자신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고 지난번 송해나가 자신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 후 권재민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된
고승현과 권재민은 동시에 몸이 굳었다.재민은 방금 병실 안에서의 일어난 일 때문에 화가 났지만 강윤아가 그의 팔을 꽉 잡자 마음속에 쌓이던 분노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심지어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그는 윤아가 자신을 붙잡도록 내버려 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녀를 자신에게 더 가까이 끌어당겨 두 사람의 거리를 훨씬 더 좁혔다.승현은 멍하니 서 있었다. ‘분명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결혼을 한 거야?’그는 문득 윤아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 입을 열며 윤아에게 다가갔다.그러나 재민은 윤아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고승현 씨,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은데 정신 차리게 해줄까요?”재민의 매서운 눈을 본 승현은 그에게 얻어맞았던 기억이 떠올라 얼굴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승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재민에게 친근한 듯 말했다.“재민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전 단지 아주머니를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그의 말을 들은 윤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승현의 가식적인 모습이 보기 싫었고 승현이 한 모든 일을 잊지 않았기에 승현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런거라면, 당신은 할 자격이 없어요.”재민은 헛웃음을 치며 냉랭하게 말했다.승현의 얼굴이 살짝 굳어지더니 곧이어 입을 열었다.“권재민 씨, 말씀하신 대로 윤아와 전 친구 사이인데 어떻게 남 일처럼 대하겠어요? 윤아랑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재민은 그가 윤아를 다정하게 부르는 것이 거슬려 무의식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런 자신이 너무 속 좁아 보였다. 그리고…… 이건 윤아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일이었다.재민은 고개를 숙인 뒤 윤아를 쳐다보았지만 윤아는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승현이 또 말도 안 되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그게 아니라도 그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윤아가 인상을 지으며 물었다. 그녀의 얼굴엔 승현을 향한 혐오감이 가득했다.승현은
그 시각, 강윤아가 살던 동네에는 검은색 아오디 차 안에서 몇 사람이 작은 소리로 소곤거리고 있었다.“잘 들으세요, 강윤아는 E동 405호에 살고 있어요. 이미 알려드릴 건 다 알려드렸으니 신속하게 행동하세요. 30분 안에 완료해야 합니다.”강수아는 뒷좌석에 앉은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두 청년에게 말했다.그 중 한 명은 아무 말도 없이 가슴을 치며 약속했다.“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이런 일은 한두 번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은 30분도 안 걸려요. 만족하실 겁니다.”수아는 가볍게 입술을 문지르며 반응하지 않고 말했다.“그러길 바랄게요. 알겠습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빨리 끝내고 빨리 집에 갑시다.”그때 다른 한 명이 손을 비비며 조심스레 물었다.“그…… 아가씨, 돈은 어떻게…….”그들을 힐끗 쳐다본 수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물론 그들은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신분에 어떻게 그들을 의지할 수 있겠는가?수아는 인상을 지으며 말했다.“당신들이 잘만 한다면 적게 줄 이유가 없죠, 일만 성공적으로 끝나면 550만원을 입금해 드릴게요. 그럼 만족해요?”“어휴, 당연히 만족하죠.”두 사람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550만원을 받으면 어디에 쓸지, 돈 쓸 궁리만 했다.“하지만 당신들은 반드시 비밀리에 이 일을 해결해야 됩니다. 만약 들통나 버리면 그에 대한 대가는 당신들이 치러야 할 겁니다.” 수아는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두 사람은 거듭 대답했다.“아가씨는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깔끔하게 해결하겠습니다.”이어 그들은 재빨리 장비를 챙겨 차에 내린 뒤, 윤아가 있는 집 현관으로 향했다.수아는 차에 앉아 복도로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찾아가 윤아의 집에 잠입시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그녀는 윤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 했다.수아는 가볍게 비웃었다. ‘그 두 사람이 성공하기만 하면 앞으로 강윤아의 모든 사생활이 내 손안에 있는 게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