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강범석이 이렇게 허약할 줄 몰랐는지, 눈살을 찌푸리고 핏자국을 바라보더니 혐오스러운 듯 ‘쯧쯧’ 소리를 냈다.“됐어. 일이 귀찮아지기 전에 가자.”앞장선 그 깡패가 말했다.사람들은 그렇게 약탈을 감행한 후 다시 우르르 떠났고, 범석만 홀로 남겨진 채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었다.이때 권재민 쪽에서도 박미란이 큰돈을 빚진 후 도망쳤고, 모든 빚을 범석이 떠안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미란이 저지른 일에 대해 재민은 결코 쉽게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곧 사람을 보내 그 여자를 주시하라고 지시했다.“도망가지 않게 잘 지켜봐.”재민은 엄숙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윤기태는 고개를 끄덕였다.“아, 맞다, 강범석 쪽은 누군가 빚을 받으러 찾아왔다가 집안의 물건을 거의 전부 가져갔대요.”재민은 별로 반응이 없었다. 이미 예상했던 것처럼 말이다.이렇게 많은 빚을 졌다는 것은 원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게다가…… 지금 범석의 상황은 매우 어렵다.깡패들이 떠난 후, 범석은 바로 의식을 잃었다.나중에 지나가던 이웃이 대문이 열려있어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쓰러진 범석을 발견하고 급히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범석이 깨어났을 때, 머리를 조금 다친 외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이 더없이 썰렁했다.‘대체 뭘 한 거야…….’이렇게 되니 미란의 처신에 상처를 입을 대로 입은 범석의 머릿속에 갑자기 서만옥과 강윤아의 얼굴이 떠올랐다.만옥이 그를 향한 진심을 그는 모두 눈여겨보았지만, 아쉽게도…… 모두 그에게 짓밟혔다.만약 만옥과 윤아가 곁에 있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 부닥쳤더라도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이 순간, 범석의 마음속에는 후회가 짙게 일었다.만약 미란의 고혹을 받지 않고 그녀를 집에 들여보내지 않았다면 뒷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인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집도 이미 산산조각이 나서 아예 집 같지 않았다.범석은 자신이 체면을 접어두고 만회하려 해도 용서받지 못하리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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