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가 침대에서 기지개를 켜며 천천히 일어나더니 비몽사몽한 얼굴로 문에 기댔다. 주방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냅다 밖으로 뛰어나갔다.역시나 식탁 위에 놓은 음식들은 그녀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와, 언니는 우렁각시예요?”최연희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침부터 뭘 이렇게 많이 했어요?”강서연이 방긋 웃으며 야채죽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이로써 아침 준비가 모두 끝났다.“얼른 먹어요.”그녀는 최연희에게 수저를 건넸다.“연희 양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한식이랑 양식 이것저것 해봤어요. 입맛에 안 맞아도 많이 먹어요.”“안 맞을 리가 없죠!”최연희는 빵부터 하나 집어 흐뭇한 얼굴로 맛있게 먹었다.강서연은 요리도 참 잘했다. 평범한 식자재들로 이렇게 맛있게 만들다니, 그녀 집의 요리사보다도 훨씬 솜씨가 뛰어난 것 같았다.‘이러니 오빠가 언니한테 푹 빠져서 집에 안 오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역시 입맛부터 사로잡아야 해.’그 생각에 최연희는 저도 모르게 히죽 웃었다.“왜 그래요?”강서연이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무슨 기분 좋은 일 있어요?”“아니에요. 그냥 언니랑 함께 사는 형부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언니가 해준 아침을 먹으니까 저도 너무 행복해요.”강서연의 두 볼이 발그스름해졌다. 최연준도 그녀에게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이 두 사람은 맨날 행복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네...’그녀는 피식 웃고는 최연희에게 반찬을 집어주었다.“연희 양, 지금 제인 호텔에 묵고 있죠? 이따가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최연희가 활짝 웃었다.“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어요.”“누군데요?”최연희는 아무 말 없이 히죽 웃기만 했다. 두 볼이 발그스름해진 걸 보니 아무래도 남자인 모양이다.잠시 후, 역시 강서연의 예상대로였다. 집 밑에서 최연희가 그녀에게 소개해주었다.“여긴 저의... 친구 인지석이에요.”‘남자친구겠지?’강서연은 대놓고 얘기하진 않았다. 어쨌거나 1
최신 업데이트 : 2023-10-1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