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이 허옇게 뒤집어질 정도로 화가 난 임수정은 하마터면 넘어갈 뻔했다.송종철의 안색은 더 엉망으로 구겨졌다. 아연이 다른 사람을 건드린 건 분명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또 임씨 집안을 건드리다니.임씨 집안은 근본적으로 자신들이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상대였다.송종철은 곧바로 아연을 만나 어떤 상황인지 물어볼 수 있도록 경찰에게 요구했다.현재 유치장 구류 중인 아연은 면회가 허용되는 상태였기에, 경찰에서는 그들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해줬다.헝클어진 머리에 울어서 빨갛게 부어 오른 눈, 눈물 자국으로 얼룩덜룩한 아연의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세심하게 단장했던 평소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다른 사람에게는 인색하고 이기적인 임수정이지만 자신의 딸 송아연만큼은 누구보다 아꼈다.어려서부터 손에 올려 놓고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운 딸이건만,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임수정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아연아, 아이고, 불쌍한 내 딸.”송아연도 울었다.“아빠, 엄마, 살려주세요. 도와줘요. 나 여기 있고 싶지 않아요. 무서워요.”유치장은 두 모녀의 울부짖는 소리로 가득 찼다.임씨 집안과의 문제로 마음이 복잡하던 송종철은 두 모녀의 울음소리에 더욱 골치가 아팠다.성난 목소리로 다그쳤다.“울면, 지금 운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 지금은 문제를 해결해야 해. 아연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을 해 봐!”그의 처 임수정과 딸 아연은 그저 모든 걸 누리기만 하고 살아왔다.그에 반해 송종철은 집안의 가장이었다. 큰일이 터졌을 때. 역시 집에서 권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두 모녀는 즉시 울음을 멈추었다. 임수정이 아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달랬다.“아연아, 걱정 말고 찬찬히 말해 봐. 아빠, 엄마가 죽을 힘을 다해 도와줄 테니까!”“송성연 때문이에요. 걔가 고의로 약을 내 서랍에 집어넣었어요. 당시 송성연만 교실에 남아 있었단 말이에요. 성연이가 임정용에게 준 약이 틀림없어요.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송성연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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