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1132 챕터

제101화 역할 놀이

심지안은 성연신의 얼굴을 보자 확신하게 되어 조심스럽게 물었다.“할아버지께서 저보고 당신 회사에 가라고 하셨어요?”“그런 셈이죠.”“할아버지께서 그때 저에게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저는 핑계를 찾아 거절했어요.”그녀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성연신은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책임을 회피하는 건 빠르군요.”“원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데 왜 회피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심지안은 진지한 태도로 반박했다.어르신이 너무 열성적이어서 감당할 수 없었다.사실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짜 성씨 가문의 손주며느리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그녀는 할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거짓말을 하면서 속이고 싶지 않았고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정말 잘해 주셨다.그래서 심지안은 죄책감을 느꼈다.성수광은 휴지를 꺼내 입을 닦으며 담담하게 물었다. “부용은 바빠?”“좀 바빠요.”“많이 힘들어?”“육체적으로 힘든 건 괜찮아요. 마음이 힘든 게 문제죠.”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서로 등 뒤에서 칼을 꽂고 있었다.일하러 가는 것도 힘든데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했다.성연신은 눈썹을 치켜들고 말을 하려는데 심지안이 먼저 나서서 홀가분하게 말했다.“그런데 저 퇴사하기로 했어요.”그는 조금 놀랐다.“왜요?”그는 그녀가 부용에서 1, 2년 동안 열심히 버틸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정신을 차릴 줄은 몰랐다.너무 어리석지는 않았다.“당신 말이 맞으니까요.”심지안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그에게 요즘 있었던 일을 말하면서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마치 숨구멍을 찾은 것처럼 그녀는 머릿속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말을 마친 후 그녀는 훨씬 더 편안해진 기분으로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업계에서 부용의 평판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성연신은 이 모든 것에 놀라지 않았다.이것은 또한 다른 모든 100년 역사를 가진 회사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부용만 후퇴하고 있는 분명한 이유이기도 했다.“번역해야 할 프랑스어
더 보기

제102화 네가 먼저 원한 거잖아

심지안은 집에서 며칠을 쉬며 생리 기간을 보냈고, 내일은 휴가 마지막 날이다.그녀는 진유진과 같이 쇼핑도 하고 밥도 먹을 계획이었다.외출하기 전에 성연신에게 저녁을 혼자 해결하라고 당부했다.성연신은 심지안이 보낸 문자를 보고 코웃음을 쳤다.몸이 회복하자마자 참지 못하고 밖에 나가려고 하다니,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니까.장학수는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성연신 앞에 놓으며 물었다.“추가할 게 있는지 확인해 봐.”성연신은 서류를 들고 한눈에 스캔했다.이때 정욱이 두 박스의 결혼식 사탕을 들고 들어왔고 장학수도 있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성 대표님, 데이터 팀의 유영재 씨와 번역팀의 전지혜 씨가 결혼식을 올리면서 사탕을 나눠주었습니다.”그 말을 듣고 성연신의 시선이 사탕 박스로 향했고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 가지 조항 더 추가해. 사내 연애 금지.”장학수는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다.“심지안 씨가 이 조항을 거절하면 어떡해?”“지안 씨는 거절할 자격이 없어.”장학수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친구의 어깨를 두드리며 왜 이렇게 융통성 없고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으려고 하냐고 말하고 싶었다....도심의 쇼핑몰에서.심지안과 진유진은 쇼핑하고 있었는데 집에 입을 만한 옷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녀는 옷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성연신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넥타이를 발견했다.가격을 보니 4만 원밖에 하지 않았다. 성연신은 무조건 그것을 싫어할 것이다.그녀는 판매원의 추천을 사양했다.진유진은 그 넥타이가 꽤 마음에 들어서 그것을 구매했다.“남자친구 주려고?”“응, 요즘에 일자리를 구해야 해서 넥타이가 필요하거든.”심지안은 멈칫했다.“무슨 일자리인데?”“프로그래머. 전에도 해봤어.”심지안은 더 질문하지 않았고 진유진과 함께 인터넷에서 유명한 가게로 가서 줄을 섰다.줄은 길었고 대부분은 압도적인 온라인 프로모션에 이끌려 찾아온 손님들이었다. 종업원은 그들에게 한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
더 보기

제103화 여보, 우리 올라가서 쉬어요

쫓아 온 심연아는 ‘누나’라는 말을 듣고 심지안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충격으로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방금 뭐라고 불렀어요?”“누나라고 불렀어.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내가 존댓말을 쓰는 게 뭐가 잘못됐어?”주원재는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는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레게머리를 하고 있어 불량 학생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그가 공손히 심지안을 누나라고 부르는 것은 얼마나 스릴 넘치는 일인가.심지안은 눈을 까뒤집어 떴다. 며칠 전 그가 그녀를 놀릴 때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었다.“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주원재는 눈알을 굴렸다.“우리 아버지 회사에서 만났지. 그게 왜 그렇게 궁금해?”심연아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하면서 솟아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간신히 진정하고 말했다.“아직 모르죠? 나 지안이 언니예요.”“알아.”너희들이 심지안을 괴롭힌 것도 알아.물론 이것은 주혁재가 주원재와 심연아가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알려준 것이다.그 말을 듣고 심연아는 더는 미소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주원재와 심지안을 같이 있게 놔둘 수 없어서 주원재에게 말했다.“학교에 가야 하지 않아요?”“날 보내려고? 방금까지 날 붙잡으려고 하지 않았어?”주원재가 솔직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 그냥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그 말에 심지안은 살짝 웃으면서 팔짱을 끼고 드라마를 보듯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긴장한 심연아는 입술을 깨물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그건 내가 장난친 거죠. 빨리 가요. 시간 끌지 말고.”주원재는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 외에 농구도 즐겼는데 이 상황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기자 마세라티를 타고 떠났다.심연아는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긴장했던 것이 살짝 풀렸다. 자기와 주원재의 일을 알고 있는지 심지안을 떠보려고 했는데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을 때 심지안은 진유진을 끌고 떠나갔다.쇼가 끝났으니 당연히 자리를 떠야 했다.심연아가 가슴에 품고 있던 의문은 알아서 잘 추측하도록 내버
더 보기

제104화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가르치다

심지안은 목뒤로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왠지 두렵기까지 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배를 잡았다.“먼저 들어가요. 난 화장실 가고 싶어요.”“침실에도 화장실이 있어.”“됐어요. 난 습관이...”심지안의 말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그녀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나왔다. 그녀는 성연신에게 안기어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잃어 무의식적으로 두 손으로 성연신의 목을 감쌌다.성연신의 잘생긴 눈썹에는 사악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고 입술이 그녀의 귓가 가까이에 있었는데 오직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도발하는 게 좋으면 오늘 원하는 대로 해 줄게요. 내가 어떤지 봐요.”남자가 풍기는 기운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고 따뜻하고 촉촉한 입김이 심지안의 귀로 불어와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귓불도 연분홍색으로 물들었다.그녀는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그의 검은 눈동자에서 그가 농담하는 것인지 아니면 겁을 주는 것인지 보아낼 수 없었다.오랫동안 그녀는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유혹했다.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뭔가를 하게 된다면, 그녀는 경험이 전혀 없는 초짜였다!심지안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성연신은 이미 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왔다.성연신의 침실이었다.성수광은 제자리에 서서 2층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을 하고 있었다.“역시 성씨 가문의 훌륭한 사내야. 실행력이 뛰어나네. 한다면 곧바로 하네.”서백호는 그 장면을 보고 의아해했다.도련님께서 이번에 진짜로 하시려고 그러나?...침실에서.성연신의 침실은 집에서 가장 큰 침실이었고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되어 있었다. 침대와 옷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나치게 간단했다.심지안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찌르며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저기... 이제 나를 내려놓아도 돼요.”조명 아래서 성연신의 눈썹과 눈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지안 씨 나한테 붙어 있는 거 좋아하잖아요?”“그건 맞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지 않아요?”“난 빨리 하고 빨리 끝내는 거 좋아해요.”심
더 보기

제105화 성연신은 그녀를 싫어한다

두 사람이 깊이 빠져들려고 할 때 침대 옆 탁자 위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욕망으로 가득 차 있던 성연신은 어느 정도 정신이 돌아왔고 자신에게 옷을 찢긴 여자를 바라보고는 깜짝 놀랐다.곧바로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쿵’하는 큰 소리가 나게 문을 닫았다. 벽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는데 분노와 당혹감이 느껴졌다.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침대 위의 심지안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자 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모습을 봤다.뭐야!이게 뭐 하는 짓이야???그녀에게 만족하지 않은 것일까?그녀가 그 정도로 별로였나?방금 전 자신의 적극적인 행동을 떠올리자 갑자기 가슴속에서 엄청난 수치심과 좌절감이 넘쳐났다. 그녀는 눈이 붉어졌고 옷을 단정히 하고 나가면서 문을 쾅 닫았다.아래층에는 성수광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아마 갔을 것이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좋지 않아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하지만 아무리 뒤척여도 잠들 수가 없었다.심지안은 눈을 크게 뜨고 창밖의 밤경치를 바라보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그 쓰레기 같은 남자와 여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정말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을까?하지만 그럴 가치가 없다고 해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그녀는 손으로 눈물을 깨끗이 닦고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천천히 깊은 잠에 빠졌다.하지만 성연신은 욕실에서 한 시간 동안 찬물로 샤워하며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심지안을 생각하자 또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그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차 키를 챙기고 드라이브하러 나갔다.30분 후.손남영은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고 귀를 파고는 참지 못하고 성연신에게 말했다.“다시 말해 봐. 잘 못 들었어.”“여자 몇 명 데리고 오라고.”“여자는 왜 찾아?”그의 눈빛은 차가웠다.“네가 말해 봐. 왜 찾겠어?”손남영은 몸을 떨었다. 그는 당연히 여자를 데려와서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그에게
더 보기

제106화 우리 회사에 와서 비서할래요?

정신이 흐리멍덩한 심지안은 버스를 타고 부용으로 갔다.아직 출근 시간이 안 되었기에 1층의 경비 아저씨와 청소부 아주머니는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친척분은 이혼하셨어요?”“이혼했어요. 지금 힘들게 살고 있어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데다가 홀로 두 아이를 키우게 됐는데, 내가 처음부터 이혼은 하지 말라고 말렸어요. 내 말을 안 듣고 지금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지.”“어이쿠, 내가 보기에는요, 남자가 연봉 2억을 벌어오는데 성격이 아무리 나빠도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혼을 하지 않고 먹고 입을 걱정 없었겠는데. 지금은 이혼했으니 가장 힘든 건 아이들이겠죠.”“할 수 없어요. 젊은 사람이라 충동적이어서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아요.”그 후에도 두 사람은 다른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심지안은 그것을 더 듣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축 늘어뜨린 두 손을 꽉 쥐었는데 너무 세게 힘을 주어서 관절 부분이 하얗게 되었다.제자리에 서서 한참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포기하려는 생각을 떨쳐 버렸다.성연신의 곁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마도 성연신 곁에 머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심지안은 상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상사는 여러 번 그녀를 붙잡았지만 그녀는 정중히 거절했다.그녀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한 것을 알아차리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심지안은 부용에 몇 달만 있었을 뿐이지만, 그녀가 창출한 가치는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녀의 퇴사 소식은 서인수와 진찬우에게 빠르게 퍼졌다. 점심시간에.세 사람은 탕비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서인수의 반응이 너무 컸고 두 눈이 빨개진 모습이 토끼 같았다.“지안 언니, 안 가면 안 돼요? 언니 가면 나랑 같이 있어 줄 사람이 없어요. 회사에 친구가 없어요.”“내가 안정되면 그쪽에 사람 필요한지 다시 연락할게요. 그렇게 되면 제가 데려갈게요.”심지안은 장난을 치면서 말했다.이별의 아픔은 잠시 뿐이다. 그녀와 서인수는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더 보기

제107화 퇴사했어요

"아니에요. 저 이미 직장 찾았어요.”심지안은 물 한 모금을 마시면서 말했다.“이렇게 빨리요? 어느 회사에요?”진현수는 놀랐다.“작은 회사예요...”“너 능력도 좋은데 왜 작은 회사로 갈 생각을 했어?”진찬우가 끼어들었다.“내가 소개해 줄 수 있으니까 네 아까운 청춘을 낭비하지 마.”“맞아요. 발판으로 삼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발전하고 싶다면 큰 회사에 가야 해요.”“그래요, 지안 언니.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심지안은 그들의 조언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되는 것을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연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물론 감사한 마음도 갖고 있었다.“네,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니 충동적으로 결정하진 않을 거예요.”심지안은 빙그레 웃었고 그녀의 눈은 별이 담겨 있는 듯 반짝였다.“저 엄청 고민해보고 가는 거예요. 이 회사에서 부용보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해서 가는 거예요.”진현수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럼 다행이네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와요.”“진짜요? 만약 강우석이 저희 둘이 친하다는 걸 알게 되면 두 사람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그녀는 입 밖으로는 시시덕거렸지만 마음속으로는 강우석이 그녀와 성연신의 관계를 알고 화가 나 팔짝 뛰는 모습이 떠올라 너무 통쾌했다.진현수는 깜짝 놀라 시선을 피했다.“서열을 따지면 내가 연장자라 강우석이 나를 통제할 자격이 없어요.”“그렇군요.”심지안은 진현수와 친구 사이였을 뿐이기에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강우석에게 연장자가 얼마나 많은지 석 달 사이에 벌써 그의 친척을 두 명이나 만났다.이때 진찬우가 다가와 그녀와 잔을 부딪쳤다.“만약 진현수가 강우석의 삼촌이라면 너 혹시 다시는 진현수와 연락 안 하는 거 아니야?”심지안은 멈칫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 그럴 거예요.”“왜?”“왜냐하면 저는 강우석의 숙모가 되고 싶으니까요!”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서인
더 보기

제108화 눈이 흐릿하다

그는 자기가 눈이 흐릿해서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프런트 데스크로 발걸음을 옮겼다.“안녕하세요. 8번 테이블에서 방금 결제를 마쳤습니다.”진현수는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계산한 사람이 심지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자리로 돌아와 보니 심지안은 자리에 없었다.“지안 씨는 어디 갔어?”진찬우는 두 손을 벌리며 모른다는 듯이 말했다.“인수가 물어보고 있어.”“인수도 아까 여기 있지 않았어?”“너무 더워서 옆 가게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돌아왔는데 지안 언니가 사라졌어요.”서인수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지안 언니도 화장실에 갔을지 모르니까요.” 진현수는 살짝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지안 씨도 술을 많이 마셨으니 이제 술기운이 올라올 시간이야.”...고속도로에서.차 뒷좌석에 앉은 심지안은 기차가 달리는 것처럼 머릿속이 윙윙거렸고 창밖의 교통 상황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우면서도 서인수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휴대폰이 먼저 울렸다. “지안 언니, 혹시 화장실 갔어요?”“아니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집에 갈게요...”옆에 있는 성연신의 입꼬리가 경련을 일으켰다. 이 멍청한 여자는 술에 취해도 여전히 진지하게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그럼 지안 언니 집에 도착하면 한마디 해줘요.”“알았어요...”전화를 끊은 심지안은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잠시 잠을 청하고 싶어서 눈을 감았다.“거짓말쟁이.”성연신의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괘씸하게 들렸다.심지안은 이를 갈며 말했다.“연신 씨가 말도 없이 와서 내가 거짓말한 거잖아요.”오늘 식사를 한 가게는 골목 안에 있었는데 차가 들어올 길이 없었고 밖은 큰 도로여서 주차를 오래 할 수 없었다.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먼저 갈 수밖에 없었다.“데리러 간다고 했잖아요.”“그럼 내가 항상 당신이 데리러 오는 걸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요?”“그건
더 보기

제109화 당신 조카의 이름이 뭐예요?

심지안은 위장이 가져온 불편함을 참으면서 계약서를 보기 위해 몸을 곧게 폈지만 밤에는 차가 많고 속도가 빠른 탓에 정욱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구토를 할 뻔했다.심지안이 불을 켜려던 손을 거두고 고개를 숙였다. 한 손은 입을 가리고 한 손은 계약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다음 어두운 시야로 서명할 곳을 간신히 찾은 후 재빨리 사인했다.그녀는 혼자여서 탐낼 것이 없었고 성연신은 위압적인 조건을 요구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연봉은 협상되었기 때문이다.심지안은 계약서를 건네고 바로 다시 눈을 감고 메스꺼움을 억지로 참았다. 성연신과 접촉하고 싶지 않은 듯 아주 빠른 속도로 일련의 움직임이 진행되었다.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금 그를 꺼리고 있는 것인가?가는 내내 말이 없었다. 6월이었지만 차 안의 분위기는 매우 차가웠다.정욱은 너무 추워서 떨었다.흑흑, 당신들이 싸웠는데 왜 내가 추워야 하는 거야.그리고 곧.중정원에 도착했다.심지안은 길에서 몸이 불편해서 잠을 자지 못했다.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조금 나아진 것 같았다.그녀는 오늘이 원이를 데리고 산책하는 날임을 잊지 않았지만 잠이 너무 쏟아졌다.할 수 없이 원이를 데리고 빠른 속도로 나가야 했다. 성연신의 옆을 지나가면서 한마디를 하고 싶었지만 결국 참았다.됐어. 미움을 사지 말자.성연신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전에는 이 여자가 그렇게 성격이 센지 몰랐다.그녀가 다음날 일어나서 출근했을 때 회사가 보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히 그에게 감사할 것이다.그때 가서 그녀에게 몇 가지 교훈을 가르쳐도 늦지 않을 것이다....20분 후.심지안은 원이와 함께 돌아왔고 침실로 들어와 물 한 컵을 마시고 간단히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일찍.잠이 덜 깬 심지안은 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자 이불을 머리 위로 덮었다.퇴사를 했는데 늦잠을 자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했다.“똑똑똑---”“15분 안에 준비해요.”3초 후,
더 보기

제110화 성 대표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어요

조카?성연신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나 조카 없어요.”심지안은 뇌 속의 팽팽한 끈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공허했고, 눈에는 아무런 빛이 없었으며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3개월 동안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많은 것들에서 힌트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단지 자신이 너무 초조해서 그것을 무시했을 뿐이었다.그렇다면 강우석은 왜 그녀와 삼촌에 대해 말했을까?생각이 서서히 돌아와 진현수라는 이름이 격렬하게 번쩍였다.먼 친척 사이...연장자...심지안은 숨이 가빠왔고 자신을 때리고 싶었다.성연신은 심지안의 이상 증세를 알아차리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며 물었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저... 괜찮아요.”“몸이 안 좋으면 병원에 가요. 억지로 버티지 말고요. 직원이 아프면서 출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심지안은 한동안 침묵한 채 그의 눈을 응시하다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알았어요.”성연신은 그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심지안은 멍을 때리면서 앉아 있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욱이 왔다.성연신이 어제 설명한 대로 정욱은 자연스럽게 심지안을 데리고 입사 수속을 밟았다.그 과정에서 심지안은 꼭두각시처럼 그를 따라갔고, 정욱은 그녀의 이상한 상태를 보고 여러 번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하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일련의 입사 수속을 마친 정욱은 기획팀 문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심지안 씨, 앞으로 일하게 될 곳이 여기입니다.”앞으로 일하게 될 곳...심지안은 중얼거리며 정욱의 가슴에 걸려 있는 ‘보광 중신’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명찰을 똑바로 쳐다봤는데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성연신은 강우석의 삼촌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는 여기 있을 수 없었다!“죄송합니다. 성연신 씨에게 제가 입사하지 않는다고 전해주세요.”정욱은 어리둥절했고
더 보기
이전
1
...
910111213
...
11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