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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눈이 흐릿하다

그는 자기가 눈이 흐릿해서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프런트 데스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녕하세요. 8번 테이블에서 방금 결제를 마쳤습니다.”

진현수는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계산한 사람이 심지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자리로 돌아와 보니 심지안은 자리에 없었다.

“지안 씨는 어디 갔어?”

진찬우는 두 손을 벌리며 모른다는 듯이 말했다.

“인수가 물어보고 있어.”

“인수도 아까 여기 있지 않았어?”

“너무 더워서 옆 가게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돌아왔는데 지안 언니가 사라졌어요.”

서인수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지안 언니도 화장실에 갔을지 모르니까요.”

진현수는 살짝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지안 씨도 술을 많이 마셨으니 이제 술기운이 올라올 시간이야.”

...

고속도로에서.

차 뒷좌석에 앉은 심지안은 기차가 달리는 것처럼 머릿속이 윙윙거렸고 창밖의 교통 상황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우면서도 서인수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휴대폰이 먼저 울렸다.

“지안 언니, 혹시 화장실 갔어요?”

“아니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집에 갈게요...”

옆에 있는 성연신의 입꼬리가 경련을 일으켰다. 이 멍청한 여자는 술에 취해도 여전히 진지하게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럼 지안 언니 집에 도착하면 한마디 해줘요.”

“알았어요...”

전화를 끊은 심지안은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잠시 잠을 청하고 싶어서 눈을 감았다.

“거짓말쟁이.”

성연신의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괘씸하게 들렸다.

심지안은 이를 갈며 말했다.

“연신 씨가 말도 없이 와서 내가 거짓말한 거잖아요.”

오늘 식사를 한 가게는 골목 안에 있었는데 차가 들어올 길이 없었고 밖은 큰 도로여서 주차를 오래 할 수 없었다.

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먼저 갈 수밖에 없었다.

“데리러 간다고 했잖아요.”

“그럼 내가 항상 당신이 데리러 오는 걸 기다리고 있어야 하나요?”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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