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 Chapter 201 - Chapter 210
317 Chapters
201화 감히 우리 원씨를 괴롭혀?
기왕비와 제왕비의 선물도 도착했다.기왕비가 보낸 것은 비취 송자 관음(送子观音)이었다. 매우 정교하게 조각한 최상의 물건이었다. 적지 않은 은자의 값어치를 할 것이다. 기왕비는 이번에 큰 밑천을 들였다.그녀가 큰 선물을 보낸 것이 원경능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기왕비의 체면에 관련된 일이니 언제나 최고로 잘해내야 했으니까.반면 제왕비 저명취의 선물은 초라했다. 인삼 두 뿌리와 당귀 몇몇이었다.저명취는 실속을 따지는 사람으로, 겉치레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원경능을 좋아하지 않았고 임신하는 것은 더더욱 보기 싫었다. 이런 것들을 보낸 것도 아마 부중의 가신이 약간의 성의 표시를 한 것일 테다. 필경 동서지간인데 아무것도 보내지도 않고, 상관하지도 묻지도 않으면 옹졸해 보일 수밖에 없다. 또 정말로 먹을 것이나 약재를 주어도 초왕비가 먹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너무 좋은 것으로 챙길 필요도 없었다.기씨 어멈은 송자 관음을 좋은 곳에 잘 들여놓으려고 했지만 닦는 과정에 송자 관음의 등에 실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균열은 뚜렷하지 않아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비취 무늬나 옥근(玉根)인 줄 알았을 것이다.모든 불상 조각은 완전무결해야 했다. 금이 간 송자 관음을 보낸 건 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화가 난 기씨 어멈이 희씨 어멈에게 알렸다.희씨 어멈이 말했다.“됐네, 한 쪽에 놔두고 왕야께 아뢰면 되네. 왕비껜 아뢰지 말고. 화를 내시지 않게 말이야.”기씨 어멈이 화를 냈다.“기왕비는 사람을 참 업신여기는군요. 이건 저주가 아닙니까? 이렇게 속이 시커먼 여인은 처음 봤어요.”기씨 어멈은 항상 조심하고 분수에 맞게 말했다. 이렇게 한 왕비를 비난하는 일은 예전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 것이었다. 심지어 녹아가 가끔 예의 없는 말을 할 때면 그녀는 꾸짖기도 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일에 착오가 있거나 금기를 범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매우 불길한 일이었다.만약 발견하지 못하고 이 관음상을 방에 놓은 채, 왕비가 밤
Read more
202화 모든 것이 그립다
우문호는 어린 시녀에게 물었다.“그 송자 관음은 어떻게 생겼더냐? 무슨 색이지?”어린 시녀는 방금 이미 너무 놀라서 눈물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우문호가 이렇게 물었지만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 얼버무렸고 머릿속이 텅 빈 채 혀가 굳어버렸다.“그… 그건, 소인은, 소인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옥백색인 듯싶습니다.”우문호가 냉소를 터뜨리며 기왕비를 쳐다봤다.“큰 형수, 형수의 눈에는 제가 바보로 보이나 봅니다. 얼렁뚱땅 넘길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기왕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다섯째 시동생, 무슨 뜻입니까?”“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허면 그 사건은 계속 수사를 하는 걸로 하지요.”우문호가 몸을 돌렸다. 기왕비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주먹을 움켜쥐었다가 천천히 다시 폈다.“제씨 어멈(齐嬷嬷), 네 죄를 알렸다!”기왕비가 엄하게 소리쳤다. 방금 어린 시녀에게 손대려 했던 어멈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했다.이 어멈은 기왕비가 시집올 때 데리고 온 총관 어멈이었다. 기왕비와 매우 사이가 두터웠으며 몇몇 계책은 그녀가 대신 낸 것이기도 했다.이번에 우문호는 기왕비의 말을 기다리지 않은 채 명령했다.“부중의 시위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밖에서 두 사람이 들어왔다.“여기 있습니다!”우문호가 차갑게 말했다.“제씨 어멈을 끌고가 곤장 서른 대를 쳐라.”기왕비는 침통한 얼굴로 어멈을 쳐다봤다. 입술을 달싹였으나 결국 자비를 구하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휘저으며 시위더러 끌고 가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우문호는 사람을 시켜 맞는 것을 감시하게 했다. 한 톨의 인정도 베풀지 못하도록 말이다.기왕비는 처량하게 웃었다.“이럴 필요까지 있습니까? 왕야는 어찌 한 노비에게 이렇게까지 따진단 말입니까?”“바늘이 살에 박히지 않으면 기왕비는 영원히 그 고통을 모를 것 아닙니까?”우문호는 분풀이를 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기왕비는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왕야께서 이렇게 변변치 못한 분인 줄은 미처 몰랐군
Read more
203화 태상황이 찾아오다
원경능이 눈물을 떨구는 것을 본 우문호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를 껴안았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우문호, 집이 그리워요. 집에 가고 싶어요.”원경능은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얼마나 많은 딸들이 출가 후에도 친정에 갈 수 있는가? 얼마나 많은 딸들이 임신했을 때 엄마가 이것저것 챙겨와서 보살펴 주는가? 외손자를 위해 작은 옷이며 양말을 준비하고, 임신에 대한 주의사항을 말해주었다.그녀는 알 수 없는 시공 구석에 떨어져 평생 엄마를 만나지 못하는 처지였다. 엄마는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우문호는 그녀가 조모 생각이 나는 줄 알고 얼른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알겠어, 알겠어. 얼른 녹아더러 조모를 모셔오라고 할게. 조모를 모셔와 당신 곁에 머물게 할게, 응?”원경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더욱 서글프게 통곡했다.우문호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그녀를 대신해 아파할 수 없었다. 어떤 말로 달래도 소용없었다.기씨 어멈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서 약간 달라진 안색으로 말했다.“왕야, 태상황께서 오셨습니다.”우문호는 잠시 멍해있다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뭐라?”“정말입니다. 지금 밖에 계십니다. 희씨 어멈이 맞이하고 계십니다.”기씨 어멈이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세상에, 태상황께서 출궁하지 않으신지 얼마나 오래 됐던가? 그런 태상황이 왕비를 보러 걸음 하시다니?원경능은 울음을 그치고 우문호와 눈을 마주쳤다. 이게… 이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이건 정말… 정말 너무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다. 태후나 황후, 현비가 온다면 모를까 태상황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평복 차림이시더냐?”우문호가 물었다.“아닙니다. 의장(仪仗)이 길을 내었습니다.”우문호가 원경능을 보며 말했다.“잠시 다녀올게.”그가 쏜살같이 달려나갔다.밖에 나가 보니 과연 태상황이 상공공과 함께 걸어왔다. 의장은 뒤에 있었고 한 무리의 궁인과 시종들이 따라 나섰는데 그 기세가 대단했다.우문호가 다가가 인사 올렸다.“황조부를 뵙
Read more
204화 됐어, 이미 혼냈어
원경능이 어깨 수레에 실려 나왔다. 한가운데 앉아 있던 태상황은 일찌감치 발견하고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쟤는 나와서 뭐 하려고?”원경능도 멀리서 태상황의 불쾌해하는 기색을 엿볼 수 있었다. 저 영감은 왕부로 그녀를 보러 왔으면서 무슨 거드름을 피우며 아닌 척 한단 말인가?우문호는 재빨리 걸어나가 원경능을 안아 들여왔다.태의의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는 한마디 때문에 볼 일이나 목욕을 할 때에도 다 우문호가 그녀를 안고 다녔다.원경능은 자신이 폐인이 된 것 같아 그의 팔을 때리며 말했다. “내려주고 두어 걸음 걷게 하면 어디 덧나요?”“안돼. 태의가 당신은 아직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고 했단 말이야.”우문호는 말하며 그녀를 직접 의자에 앉혀주었다.”당신은 참 말을 안 들어.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내가 부중에 없을 때 당신이 몰래 침대에서 내려온다는 걸 알고 있어.”원경능이 말했다. “만약 두어 발자국이라도 안 걸으면 다리를 못쓰게 될 것 같다고요.”그녀는 애처롭게 태상황을 바라보며 말했다. “황조부께서 말씀해보세요. 안 그래요?”태상황은 그녀를 한번 보더니 머리를 돌려 우문호를 보고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외출할 때 저 애를 못 내려오게 침대에 묶어 놓을 줄도 모르느냐? 만약 묶어놔도 얌전해지지 않는다면 한바탕 두들겨 놓기라도 해야 한다는 걸 모르겠느냐?”우문호는 머리를 끄덕이며 원경능에게 눈을 깜박였다. “네, 손주 명심하겠습니다.”원경능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영감을 보며 말했다. “아무리 임신을 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법은 없습니다. 가끔은 그래도 내려와 두어 걸음 걸어야 합니다. 전 분수를 알고 있어요. 저도 의원입니다.”태상황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아무리 의술이 좋은 의원도 자신의 병은 고치는 못하는 법이야. 어때? 그 탕은 먹을만하더냐?”원경능은 눈을 반짝였다. “먹을만 합니다. 먹은 후에는 가슴이 답답한 증상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그건 뭐예요? 제가 보기에는 제비집과 야자즙인 것
Read more
205화 누가 우릴 거들떠보겠어요?
원경능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혼내 줬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우문호는 그날 기왕부에서 있었던 일을 낱낱이 말해주었다. 기왕비 신변의 어멈을 엄하게 곤장까지 때린 일까지 다 말했다. 하지만 기왕비가 마지막에 그에게 한말은 꺼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다시 신신당부했다.“기왕비든 다른 그 어떤 사람이든 우리 둘 사이를 이간질하는 말에 당신은 절대 넘어가면 안돼.”원경능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바보도 아니고. 옳고 그름도 판단하지 못할까 봐요?”우문호는 그래도 마음속으로 좀 근심이 됐다.그와 원경능의 사이가 좋아진 건 그녀가 태상황의 병을 치료한 후부터였다. 혹시 그녀도 속으로 그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을까?이런 근심을 하노라니 우문호의 마음은 더없이 가라앉았다.그는 원경능의 진심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또 감추려다 도리어 더 드러나는 격이 될까 봐 겁났다.어르신이 보내온 달콤한 탕은 원경능에게 이틀간 천국 같은 생활을 선사했다.토하지도 않았기에 음식도 조금 먹을 수 있었다. 가끔 위가 불편했으나 그전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게다가 태의의 진단에 따라 그녀는 매일 침대에서 내려 정원에서 조금 산책도 할 수 있었다.다만 뒤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더욱 자유로웠을 것이다.우문호는 여느 때보다 더 긴장했다. 집밖을 나가기 전 천만번 당부했다. 특히 서일과 태의에게 분부했다. 그녀가 침대에서 내리기만 하면 반드시 두 사람이 그 뒤꽁무니를 따라다녀야 한다고 말이다.이틀 후 원경병이 짐을 챙겨 들고 찾아왔다. 그녀는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부친이 저한테 부탁했어요. 언니 곁에 있으라고요.”“부탁이라고?”원경능은 웃었다. 원경병의 이 단어가 좀 익살맞은 것 같았다.원경병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비록 명령이었지만, 그래도 어투는 많이 좋아졌다고요.”원경병이 후부의 소식을 전해줬다.노부인은 최근 식사도 많이 하시고 약도 적극적으로 마시고 있으며 매일 마당에 나가 산
Read more
206화 무슨 놈의 세상인가
원경능은 현재 경후부의 난처한 상황을 알고 있었다. 경후부는 요 몇 년간 능력이 있는 사람을 하나도 배양해내지 못했다. 부친의 시랑 관직도 여기저기에 많은 은자를 들여서 보존한 것이다. 매번 이부(吏部)에서 시험을 치를 때 꼭 사람을 찾아 뒷거래를 해야만 관직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황제는 올해 연초에 어떤 관아들을 거명하여 비평하였다. 어떠한 관원들은 직책을 다하지 않고 봉록만 받아먹으면서 빈둥빈둥 논다는 것이다. 올해 시험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경후는 절로 자신이 그러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자연히 자신과 관련이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이상은 높으나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늘 시대와 기회의 탓을 하지만 사실 속으로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무능하다는 사실을.남에게 빌붙는 능력조차 없어, 딸을 시집 보내는 방식으로 관원들을 매수하여 자신의 관직을 보존하려고 힘썼다.경후는 늘 상서가 될 것이라 말했지만 사실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시랑 관직을 보존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을.경후도, 경후부의 사람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원경병도 이를 꿰뚫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경병이 자신이 고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을 한 것이었다. 자신을 하찮은 사람이라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원경능은 마음이 약한 사람인지라 이러한 말을 듣는 것이 힘들었다. 그녀는 나지막이 탄식하였다."알았어. 눈 앞에 닥치면 다시 말해.""저 때문에 신경 쓰지 마세요, 전 준비를 다 했어요."원경병이 웃었다."사실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에요. 소난처럼 시집가는 것을 부러워하는 여인들도 많거든요. 소난의 집안 사정으로 대학사에게 시집간 것은 조상님께서 도우신 거죠."원경병의 마지막 한마디 말에는 풍자를 감추지 못했다. 원경능은 가슴이 또 다시 답답해져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가 참지 못하고 타구 앞으로 달려가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원경병은 깜짝 놀라 바삐 문을 열고 사람들을 불렀다. 그리고는 원경능
Read more
207화 귀지에서의 광경
원경능은 무기력하게 그의 어깨에 기댔다."가지 마요, 제 곁에 있어줘요.""애교부리는 거야?"우문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랑스럽다는 듯이 그녀의 얼굴에 입맞춤 하였다.원경능은 눈을 감았다.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마음이 또 머릿속에서 불현듯 떠올랐다."저는 원래 몇 년간은 둘만의 세계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생각밖에 곧 한 사람이 늘겠네요.""둘만의 세계? 무슨 둘만의 세계?"우문호는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 보았다."당신과 저만 있는 걸 말해요.""왕부에 당신과 나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 하인들이 이렇게 많은데."원경능은 눈을 위로 올렸다. 우문호의 멍청한 얼굴을 보다가 또 다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 '됐어, 해명하지 않을래.'저녁식사는 넘어가지 않았다. 다만 다행히도 해시좌우에 상공공이 직접 국을 가지고 왔다. 맛은 전과 같았다. 원경능은 그것을 먹은 뒤에야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우문호는 참지 못하고 상공공에게 물었다."이건 도대체 무엇인가? 만드는 방법을 본왕에게 주면 안 되는가?"상공공이 말했다."안됩니다. 효과가 빠른 물건일 수록 부작용이 있기 마련입니다. 태상황은 그저 왕비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보내신 겁니다. 버틸 수만 있다면 이것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원경능은 호기심에 물었다."이건 야자즙에 제비집을 섞은 것이 아닌가? 무슨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제비집은 좋은 점이 없었으나 인체에 나쁜 점도 없었다."왕비, 두 가지의 맛만 분별해내셨습니까?"원경능이 말했다."그리고 약초의 맛도 나네. 감초 같군, 아니면 시호(柴胡)인 겐가?"우문호는 미간을 찌푸렸다."감초와 시호를 제비집과 야자즙에 섞어도 되는가? 얼마나 맛이 없겠어.""맛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당연히 맛난 것도 아니지만요. 그러나 마시고 나면 울렁거리지 않아요."원경능이 말했다. 상공공은 웃으며 답했다."왕비께서 더 이상 속이 울렁이지 않을 때 소인이 알려드리겠습니다."상공공은 말을 마치고 곧 물러갔다. 원경능은
Read more
208화 측비가 되고 싶어요
우문호는 화가 나 펄펄 뛰었다. 하지만 처제의 말투로 보아 배후자가 아닐 것이었다.이 소란스러움에 자연히 원경능도 알게 되었다.희씨 어멈은 그녀를 부축하면서 나왔다. 원경능이 입은 비단 망토가 땅에 끌렸다. 잰 걸음으로 왔지만 몸이 무거운지라 마치 위풍당당한 펭귄 같았다."무슨 일이냐?"원경능은 다가가 소난을 흘끔 본 뒤 분노가 가득 찬 우문호를 보았다. 원경병은 억울한 듯이 말했다."큰 언니, 왕야가 글쎄 소난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우문호는 울화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라 크게 소리를 쳤다."본왕이 귀지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이 여인이 함부로 들어와 뒤에서 본왕을 안은 것이다. 본왕은 곧장 이 여인을 끌고 나왔다."원경병은 잠시 멍해졌다."허튼 소리...."다만 그녀는 순간 말을 멈추고 소난을 바라 보았다."너 나가 산책하겠다고 했는데 어디로 갔던 거야?"다만 아닐 것이다. 원경병은 소난을 믿었다. 소난은 심성이 단순한 아이였다.소난은 당장에 바닥에 꿇어 앉아 훌쩍훌쩍 울었다. 그 울음소리는 매우 절망적이었는데 변명은 하지 않았다.원경병은 일시에 진위를 가리기 어려웠다. 괴롭힘을 당해서 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원경능은 우문호를 흘깃 보고는 서일에게 말했다."왕야가 목욕하도록 모시거라.""목욕은 무슨 얼어 죽을...."우문호는 화가 가시지 않았지만 원경능의 싸늘한 눈빛을 받았다."아까 다른 여인이 손 댄 곳을 깨끗하게 씻고 닦아요. 서일, 자네가 씻겨주게. 건드렸던 곳은 모두 박박 밀어!"서일은 씩씩하게 명을 받고는 우문호를 이끌고 나갔다. 우문호는 몸을 돌려 해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난 건드리지 않았어. 저 여인이 안을 때 곧 알게 되었거든....""녹아, 기라, 둘째 아가씨와 소난 아가씨를 편청으로 모시거라."원경능이 몸을 돌려 나가자 희씨 어멈은 재빨리 다가가 부축을 했다.원경능의 호흡은 조금 거칠었다. 화가 난 것이었다. 소난은 기라에게 이끌려 일어났다."갑시다. 왜 우는
Read more
209화 궁에서 알게 되다
우문호는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으나 의연히 노기등등한 모습이었다."처벌했어?"우문호는 문에 들어서기 바쁘게 물었다."때려죽였어?"원경능은 웃으며 다가가 시중을 들었다. 물을 떠주고 머리를 닦았으며 어깨를 주물렀다."쫓아 보냈어요. 이번에는 작은 징벌로 큰 교훈을 주기로 했어요.""이렇게 쉽게 놓아줬다고?"우문호는 노발대발하였다. 감히 성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필경 처음부터 당장 알아내지 못해 다른 여인에게 안겼으니, 원씨는 이러한 것들에 매우 신경을 썼다.원경능이 말했다."다른 사람의 꼬드김에 넘어간 희생양일 뿐이에요. 오 대학사에게 시집가기 싫어 당신에게 손을 쓴 거예요. 측비가 되려고요.""꼬드김? 누가?"우문호는 곧 한 사람을 떠올렸다."기왕비야?""네."원경능은 그를 이끌며 자리에 앉았다."이 일은 더 이상 추궁하지 마요, 둘째 동생도 이미 미안해하고 있어요. 만일 더 추궁한다면 이후로는 감히 초왕부에 오지 못할 거예요.""이번에는 눈치가 없었어. 처음에 감히 소난의 편을 들다니."우문호가 콧방귀를 뀌었다."이용당했을 뿐이에요. 탓하지 말고 그만 화 풀어요."원경능은 그의 등을 쓸어 내리며 배실배실 웃었다. 우문호의 목소리는 크고도 매서웠다."이번에는 당신의 체면을 봐서 추궁하지 않는 거야. 만일 다음 번이 있다면 초왕부에 발 들일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해.""네, 네!"원경능이 약속했다."이미 경고했어요, 다음에 그러지 않겠대요.""그리고...."우문호는 눈을 부라리며 여전히 화가 난 모습이었다. 원경능은 그의 손을 놓으며 흘깃 눈길을 던졌다."그만 해요."우문호는 화를 거두면서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팍에 놓았다. 그리고는 매우 억울한 모습으로 말했다."계속 아까처럼 해.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단 말이야."원경능은 실소를 터뜨렸다. 보아하니 남자들도 구슬림이 필요했다. 한동안 위로를 한 뒤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우문호의 머리가 마르자 잠을 청했다.우문호는 사실 잠이 오지 않았다. 현재
Read more
210화 누군가는 억제해야 한다
고사가 무엇을 진지하게 하려면 속도가 빨랐다. 저녁에 출궁한 뒤 공을 세우려고 장악한 따끈따끈한 자료를 초왕부에 가지고 갔다.그러다가 정원에서 원경병과 마주친 것이었다. 고사는 순간 이 공을 세우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기가 적절했다."둘째 아가씨!"고사는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전번의 일로 하여 아마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원경병은 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공자님, 익숙한 얼굴이시네요."고사는 깨진 마음을 주어 담으며 자기 소개를 했다."저는 고사라고 해요. 아가씨의 형부와 벗이고요."원경병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그가 성밖에서 일이 났을 때 다가와 인사하였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곧 몸을 돌려 갔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다."고 대인이시군요. 실례했네요!"원경병은 정색하였는데 공손한 기색이 조금 어렸다."절 아시나요?"고사는 시선을 원경병에서 떨구며 물었다."저희 만난 적이 있어요. 다만 고 대인께서는 아마 기억하시지 못할 거예요."원경병은 웃으며 말했다.'기억하지 못하다니? 다음 생에도 기억날 것이야.'고사는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는 멍한 모습으로 물었다."어디에서 만났었지요?"원경병이 귀띔해주었다."성밖에서요. 제왕비가 죽을 나누어주다가 사건이 터진 그날에요.""아!"고사는 그제야 깨달은 듯 하였다."네, 기억나요. 아가씨는 그날 초왕비와 함께 있었어요. 제가 다가가서 말을 걸었었죠."원경병이 답했다."네, 다만 무슨 이유에선지 곧 몸을 돌려 가셨어요.""네, 그날 상황이 위급한지라 너무 마음이 조급했어요. 백성들을 구하느라 실례를 범했네요."고사가 사죄하였다. 원경병은 인사를 올렸다."대인께서 백성을 자식처럼 여기시니 이 소녀 정말 탄복해요.""아니에요, 과찬이시네요."고사는 손을 흔들며 겸손하게 웃었다.회랑에서 우문호와 원경능이 나란하게 서있었다."어떡해? 저놈을 쥐어박고 싶어."우문호는 고사를 바라 보며 원경능에게 말했다."고사가 정말 둘째 동생을 좋아해요?"원경능이
Read more
PREV
1
...
1920212223
...
3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