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끝 연애 시작: Bab 571 - Bab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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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하수구 냄새
루트의 연락을 받은 이진은 뭔가 알아차린 듯이 물었다.“그렇다면 정임 씨한테 의뢰를 한 사람이 저희 회사 직원인 거예요?”‘덕분에 내부의 스파이를 잡아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되는 건가?’루트는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대표님.”“걱정 마세요.”이진은 호흡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예상 밖의 일이긴 하지만, 해결할 방법은 있으니 루트 씨는 계속 정임 씨의 행동을 주시하고 계세요.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바로 저한테 연락 주세요.”‘정임의 뒤에 숨어있는 진짜 스파이는.’이진은 차갑게 웃으며 루트와의 대화를 끝내고, 또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회의를 열 것이니, 당장 각 부서 책임자들에게 연락해.”반 시간이 지난 후, 커다란 회의실에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모여 앉았다.회의실에 가장 먼저 들어선 사람은 이진이었다.이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훑어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오늘 여러분을 이 자리에 부르게 된 이유는, 최근 회사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하여 토론하기 위해서예요. 이미 여러 주주분들도 관련소식을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 이기태 씨는 자신의 회사로 저희와 여러 차례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만일 여러분 중에 이 문제에 대한 제안이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게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을 떠났다. 회의실에 남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다야? 지금 이걸 회의라고 하는 거야?’유독 구석에 앉은 주주가 고개를 숙인 채 이진이 했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이진이 이 회의를 소집한 목적은 스파이를 시험하기 위해서다.이진은 회의실을 나서자마자 승연에게 연락하여, 시시각각 GN그룹을 감시할 것을 요구했다.이번에도 이진의 생각이 맞았다.그날 오후, 승연이가 전화를 걸어오더니 다소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사부님! 역시 사부님의 생각이 맞았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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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미련하기 그지없는 놈
이영은 대답을 듣기도 전에 득의양양한 기색을 띠며 이진에게 다가갔다. “이진아, 네가 이길 것이라고 너무 확신하진 마. 괜히 좀 이따 나한테 지기라도 하면 얼마나 창피하겠어?”“백윤정 씨가 너한테 회사를 넘겨주기 전에 사업을 제대로 가르쳐 주진 않으셨나 봐?”이진은 이영과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으나, 계속 자신의 앞에서 잘난 척하는 이영의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었다.이진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이영에게 다가가 말했다.“상대를 얕잡아 보지 않는 게 좋을 거야.”이진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반면 이영은 멍하니 이진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더니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러나 이영은 곧 침착한 모습을 되찾았다.‘AMC의 기획안이 내 손에 있는데, 네가 그깟 쓸모없는 종잇조각 하나로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이영은 턱을 높이 쳐들고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난 이미 경고했으니까, 좀 이따 나한테 져도 모두 네 탓이야.’이 일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이진은 SY테크놀로지의 대표인 유해와 만났다.이 기술을 따내기 위해 이영은 물론 이진도 큰 심혈을 들였다.이진은 이 기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SY테크놀로지의 기술자들과 식사를 나누기도 했다.이 기회를 통해 이진은 적지 않은 내부 정보를 파악했으며, 유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이영과 달리 유해와 이진은 식사 자리에서 꽤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만약 불필요한 규칙들이 사라진다면, 유해는 당장 이진과 합작을 할 것이다.정식 입찰에서 유해는 먼저 이진에게 기획안을 발표할 기회를 주었다.‘내가 먼저 하면 이따가 재밌는 구경을 놓치게 될 거야.’이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다급해 보이는 이영을 보며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유 대표님, 저기 계신 이영 씨가 엄청 조급해 보이시는데, 먼저 이영 씨의 회사에서 준비한 기획안을 보시는 게 어때요?”“그게.”유해는 망설이며 이영을 쳐다보았다.“이영 씨, 괜찮으시겠어요?”“물론이죠!”상황은 이영이 바라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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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함정에 빠지다
회의장 내의 이진은 준비한 기획안에 관한 설명을 마쳤고, 전화를 끊은 이영은 마침내 현장으로 돌아왔다.하지만 전화를 끊은 이영은 기분이 더 불쾌해져, 이진을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한쪽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던 유해는 더욱 이영을 아니꼽게 보았다.‘애초에 이영 씨가 찾아와 합작을 제기했을 때부터 왠지 모르게 걱정되었는데, 역시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네. 게다가 이진 씨는 기획안이 표절 당했는데 전혀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에 제기한 내용과 다르고 더욱 완벽한 기획안을 꺼내시다니.’이진이 기획안의 설명을 마치자, 정신을 차린 유해는 칭찬 가득한 눈빛을 이진에게 보냈다.그 눈빛은 마치 당장 이진과 합작을 체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유해는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하며 다른 두 책임자와 눈빛을 교환했다.그리고 목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두 분께서 준비하신 기획안 모두 너무 참신하네요. 하지만 종합적인 방면을 고려한다면, AMC그룹에서 보여준 기획안이 저희 회사의 요구에 더 부합되는 것 같아 저희 SY테크놀로지는 최종적으로.”“잠시만요!”유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영이 입을 열었다.지금 이영은 분노에 휩싸인 것만이 아니었다. 이영은 입찰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이진을 이겨 입찰에 성공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기 때문이다. 만약 SY테크놀로지가 이진을 선택한다면 이영이가 지게 되었다는 소식이 널리 퍼질 것이다.이영은 많은 사람들이 보내온 괴이한 눈빛을 무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이진을 가리켰다.“유 대표님, 이진을 선택해시면 안 돼요. 이번 입찰은 이진이가 절 모함하기 위해 수작을 부린 게 분명해요! 안 그러면 제가 저 딴 년한테 졌을 리가 있겠어요?”‘표절한 주제에 이렇게 당당하다니?’유해는 하마터면 이영을 쳐다보던 혐오스러운 눈빛을 숨기지 못할 뻔했다.유해는 얼른 이영의 눈을 피하고 이진을 쳐다보았다.“이 대표님, 지금 이영 씨께서.”유해는 하려던 말을 멈추었지만, 이진은 유해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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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좀벌레
이영이 더 이상 일을 벌일지 말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진은 절대로 이영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이영은 이미 여러 차례 이진의 마지노선을 건드렸기에, 이영에 대한 이진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를 돌파했다.이번에 이진이 참고 기다린 이유는 이영에게 제대로 된 교훈을 주기 위해서다.이영이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이진은 손에 힘을 주고는 이영의 손목을 세게 잡았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이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이곳에서 소란을 피울 시간에, 어떻게 빠져나갈지를 생각해 보는 건 어때? 네가 가지고 있는 기획안이 설마 공짜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이진은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이영은 순식간에 등골이 오싹해지더니, 동작을 멈추고는 이진을 노려보았다.“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너 뭐 하려는 거야?”이진은 소리를 지르는 이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이영은 순식간에 이진에 대한 증오와, 알 수 없는 공포에 빠지고 말았다.두 감정이 한데 얽히자 이영은 미치기 직전이었다.한참 후, 이영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엄마, 돈이 아직 얼마나 남았어? 엄마가 날 도와줘야 하는데.”‘이진이 나한테 손을 대기 전에, 돈 주고 희생양을 구하면 되지.’이진은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루트를 만나게 되었다.루트가 손에 쥔 녹음 펜 안에는, 모두 이영이 정임을 통해 기획안을 훔친 증거들이 들어있었다.표절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닌 데다가, 얼마 전 이영은 이진의 차에 몰래 손을 대기도 했다. 두 가지 죄명을 모두 밝혀낸 후 널리 알린다면, 이영이가 꽤나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대표님, 일이 더 늦어지기 전에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요.”루트는 이영이 벌인 짓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기에, 당장 이영을 감방에 넣어버리고 싶었다.루트는 이진이 명령을 내린다면 바로 행동을 개시할 것이다.하지만 루트가 신고 전화를 걸기도 전에, 이진은 경찰 측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곧 전화를 받은 이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모든 것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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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나쁜 남자
이진이 냉철한 판단을 내리자 만만은 피가 끓어올랐다.언제부턴가 만만이 이진에 대한 숭배 심은 점점 더 커져갔다. 만만은 한걸음 물러서서 사무실을 나선 후, 이진의 말을 따라 회사 질서를 어긴 직원들에게 전부 경고와 처벌을 내렸다.도가 지나친 직원은 직접 법원에 넘겨 처리하였다. 이진의 무자비한 태도로 인해, 며칠째 직원들은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 일을 알게 된 외부 언론들은, 모두 나이가 어리지만 판단이 명확한 이진에 대해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더욱이, 이번 표절 사건 때문에 마음을 졸이던 SY테크놀로지의 책임자들은, 이 소식을 들은 후 서로 상의를 하고는 새로 작성된 계약서를 가지고 직접 이진을 찾으러 갔다.그중 가장 이진을 좋게 보던 유해는 두 회사의 계약에 대해 오랫동안 기대해왔다.유해는 흔쾌히 계약서의 마지막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대표님, 좋은 합작이 되길 바랍니다.”“물론이죠.”이진의 가벼운 미소와 평온한 어조는, 왠지 모르게 그녀를 따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이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계속 말했다.“제가 기자회견을 열어 대외적으로 AMC그룹과 SY테크놀로지의 합작 소식을 선포하고 싶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기자회견을 열어 홍보를 한다면, 그들의 신기술을 하루빨리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술에 투자할 협찬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손해 볼 일은 아닌 것 같네.’유해 등은 당연히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이진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모두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자, 이진은 신속하게 기자회견의 일정을 잡았다.이진이 회사를 정돈한 일로 떠들썩하던 언론들은, 두 회사의 합작 소식을 듣자 더욱 뜨거운 열기를 불러일으켰다.기자회견을 통해 이 기술의 이로운 점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더욱 흥미를 느꼈다.기자회견이 끝난 후, 반응은 이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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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서프라이즈
‘윤이건과 민시우는 친구라 그런지 하는 짓까지 똑같네! 모처럼 한가한데, 남자 문제는 그만 생각하고 이진이랑 같이 재밌게 놀기나 해야겠어!’정희는 핸드폰을 끄고 급히 옷장으로 향해 짐을 싸기 시작했다.반면에 전화가 끊긴 이건은 자신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방 안에 가득한 풍선들을 보며 침묵에 빠졌다.이건은 원래 이진과의 결혼 기념일을 몰래 서프라이즈로 즐기려고 했던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프라이즈를 준비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 여주인공이 도망가는 것은 물론이고, 친구와 함께 도망을 가버렸다.이런 상황에 이건은 머리가 찢어질 듯이 아팠는데, 이 비서가 정말이지 이 타이밍에 눈치 없이 다가왔다.“대표님, 말씀하신 것들은 모두 준비되었는데, 제가 작은 사모님을 모시고 올까요?”이 비서는 짧디짧은 몇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눈을 크게 뜨며 이건이 칭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마침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건은, 이 말을 듣자 차가운 눈빛으로 이 비서를 쳐다보았고, 이 비서는 놀란 마음에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이 비서에게 화를 내는 것보다는 일단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기념일은 물론 단둘이 보낼 시간을 놓쳐서도 안 돼.’이건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것들은 모두 치워버려. 그리고 G시로 가는 가장 빠른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민시우를 불러와.”이건은 지시를 내린 후 부하더러 이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게 하였다.이진이 차를 몰고 간 데다가, 어느 호텔에 체크인을 했는지 알게 된 후, 이건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비행기를 타고 G시로 가는 건 차를 몰고 가는 것보다 한 시간이나 빠르다.그러기에 이건과 시우는 이 시간을 이용해 함께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기로 했다.이건의 머릿속엔 온통 이진으로 가득 찼고, 옆자리에 앉은 시우는 정희를 생각하고 있었다.이건과 함께 서프라이즈 준비를 마친 후, 시우는 호텔 부근을 돌아다니며 정희를 찾았다.마침내 시우는 호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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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부러운 눈길을 보내다
정희는 불쾌한 대화를 마치고는,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방으로 돌아왔다.눈치가 빠른 이진은 단번에 정희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애초에 정희는 간식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내려간 것이다.하지만 정희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컨디션이 엄청 안 좋아 보였다.“정희야? 왜 그래?”이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정희는 그저 싱긋 웃으며 이진의 곁에 앉았다.“방금 간식을 가지러 가지 않았어? 혹시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방금 누가 괴롭히기라도 했어?”‘간식.’정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해, 내가 깜빡했나 봐.”“사과할 필요 없어.”이진은 정희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너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먼저 쉬고 있어. 내가 내려가서 간식을 가져올 게.”“잠깐만!”정희는 큰소리로 말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진의 앞을 막았다.‘만약 지금 이진이 내려갔다가 시우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이건 씨가 준비한 서프라이즈가 모두 들통날 거야.’정희는 이진의 손을 꽉 잡고는 다시 이진을 소파에 앉혔다.“이진아, 내가 잠시 깜빡한 것뿐이야. 내가 다시 가져올 테니 넌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 게다가 누가 감히 날 괴롭히겠어?”“진짜 괜찮은 거지?”정희가 계속 괜찮다고 말하자, 이진은 마음속의 근심을 가라앉히고 스위트룸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오후 내내 두 사람은 스위트룸에서 음식을 먹고 게임을 하면서,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저녁이 다 돼가자, 정희는 메시지 한 통을 받게 되었다.“무슨 일이야?”이진 역시 인기척을 듣고 무슨 중요한 일이 있는 줄 알고 정희에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정희는 빠르게 메시지 내용을 훑어본 후, 이진이 다가오기 전에 핸드폰을 거두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방금 찾아봤는데, 이 호텔의 온천이 엄청 유명한 것 같아. 피로도 식힐 겸, 온천에 가보는 건 어때?” ‘온천에 가는 건 상관없지만.’오전까지 의심을 품었던 이진은, 지금 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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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다정한 부부
이건은 결혼기념일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사람을 찾아 다이아몬드 반지를 제작 주문했다.이것만으로도 이건이 얼마나 신경을 써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마찬가지로 서프라이즈의 결과도 매우 만족스러웠다.호텔의 스위트룸 안은 불빛이 매우 어두웠다.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얽히고설켰다.이진은 가는 팔로 이건의 목덜미를 껴안고는, 단 한 번도 보인 적 없었던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이와 동시에, 서프라이즈가 끝난 뒤 정희의 마음속엔 실망스러운 감정이 밀려들었다.하필 시우는 눈치 없이 정희의 옆에서 끝없이 재잘거리기만 했다.정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돌려 시우의 말을 끊었다.“그만 좀 해요! 하나만 물을 게요. 시우 씨, 사실 저 별로 안 좋아하죠?”정희도 이렇게 극단적이고 싶지 않았지만, 이건이 준비한 서프라이즈를 보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역시 시우 씨는 여태껏 나를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았던 거야.’속상한 마음이 터져 나오자, 정희는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정희는 시우에게 한 걸음 다가가 울먹거리며 물었다.“윤이건 씨는 기념일을 기억하고 이렇게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데, 왜 그와 친구인 시우 씨는 기억조차 못하시는 거예요?” “오후 내내 화가 나신 이유가 이것 때문이에요?”시우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정희를 보았다.“기념일 일은 제가 모두 설명해 드렸잖아요. 제가 잊은 게 아니라, 너무 바빠서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던 거예요. 게다가 제가 이후에 따로 보상을 해드렸잖아요.”시우가 임시로 산 목걸이는 확실히 이건이 주문 제작한 반지와 비교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은 시우가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준비한 것이다.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자, 시우는 눈을 굴리더니 말했다.“물론, 정희 씨도 이런 서프라이즈를 원하신다면 다음 기념일에 제가 준비할게요.”“관심 없어요!”‘내가 언제 이런 거 해달라고 했어? 이건 미안하다며 발뺌하는 것 같잖아.’정희는 속상한 마음에 시우를 내버려 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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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그녀가 찾는 사람
“그림 그릴 거야?”이진의 행동을 지켜보던 이건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며 물었다.사실 이진이 화판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이건은 이미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이진이 직접 화대를 세우고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자, 이진에게 이런 재능이 있을 줄 몰랐던 이건은 몰래 감탄하고 있었다.이진은 마음을 다잡고 잠시 멈추었다가, 몸 옆에 늘어진 손을 조용히 움켜쥐었다.“맞아요, 그림을 그릴 거예요. 풍경이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물론.”이진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이건의 시선을 피했다.“너무 기대하지는 마세요. 그냥 최근에 우수한 작품들을 보아, 그림에 관심이 생겨 취미 삼아 그려보는 거예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이진은 절대로 그림을 대충 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이진은 원래 이건의 앞에서 실력을 선보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이진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어 손이 근질근질해졌던 것이다.이 말을 들은 이건은 더 이상 의심하지 않은 채, 이진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그리고 긴 다리를 꼬아 나른하게 한쪽에서 지켜보았다.이진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눈앞에 보인 장면들을 생동하게 그렸다.그 그림에는 이진의 개성이 짙게 드러났다.이진의 동작만 보았을 때 대충 그리는 것 같았지만, 완성된 그림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했다.멀리서 촬영을 하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중년 여자는, 무심코 이쪽을 쳐다보더니 이진의 화판에 놓인 그림을 보게 되었다.중년 여자는 그 그림과 이진의 붓을 사용하는 습관을 똑똑히 포착한 후, 눈을 번쩍이며 이진에게 다가왔다.“잠시만요!”중년 여자는 큰 소리로 말하며 손에 든 카메라를 놓고, 빠른 걸음으로 이진에게 다가갔다.이진의 얼굴을 똑똑히 본 후, 중년 여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중년 여자의 기억 속의 그 화가는 적어도 30년 이상의 경력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눈앞의 이목구비가 정교한 이진은, 여자의 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젊었다.어쨌든 직접 이진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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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비교할 수 없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진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적당한 이유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이진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헬렌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이 근처의 단골손님인데, 이 부근에 괜찮은 카페가 있더라고요. 한번 가보지 않을래요?”이진은 말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헬렌의 거듭되는 초대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몇 번 만나보진 못했지만, 이진은 헬렌이 자신의 신분에 대해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대충 알 수 있었다.‘반드시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야 돼.’카페는 헬렌의 말대로 호텔에서 멀지 않고 환경이 아늑했다.그러기에 대화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헬렌은 커피숍의 단골손님이라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는, 가방에서 그림 한 묶음을 꺼냈다.예외 없이 모두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었다.그중 하나가 바로 니키의 작품이다.그 작품을 본 이진은, 그림들을 뒤져보던 손을 갑자기 멈추고 말았다.‘이 그림은 경매에서 이름을 밝히려 하지 않은 수집가에게 고가로 팔려갔었는데. 그 수집가가 헬렌일 줄이야.’헬렌은 이진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전 니키 씨의 팬으로서, 니키 씨가 그린 그림이라면 모두 수집해 평생 간직하고 싶어요. 그래서 전문 니키 씨의 작품을 수집한 갤러리도 설립했었어요. 제 생애 가장 큰 소원은 니키 씨를 직접 만나보는 거예요.”말을 마친 헬렌은 뜨거운 눈빛으로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은 계속 모르는 척하며 조심스럽게 그림을 거두어 헬렌에게 돌려주었다.“헬렌 씨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전 니키 씨가 누구인지도 모르거든요. 그분의 작품도 오늘 처음 보게 된 거예요.”“그래요?”헬렌은 전혀 믿지 않았기에, 이진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가볍게 웃었다.“전 니키 씨의 첫 번째 작품부터 줄곧 지켜봐왔고, 계속 그녀를 따라다녔어요.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니키 씨는 이렇게 오랫동안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가,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인터넷에는 그녀에 대한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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